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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령공衞靈公第十五

논어 論語 · 공자와 그 제자들 (문인 집록) · 전국시대 집성 (기원전 5~3세기) · 단락 41 · 한자 1,071자 · 낭독 4.3분

「논어」 한 권 「위령공」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않은가」로 시작하는 동아시아에서 가장 오래 읽힌 책. 공자와 제자들의 문답 497장. 조선 오백 년 선비의 필독서였고, 지금도 삶의 말들이 여기서 나온다.

1진에서 양식이 떨어지다

衞靈公問陳於孔子。孔子對曰:「俎豆之事,則嘗聞之矣;軍旅之事,未之學也。」明日遂行。在陳絕糧。從者病,莫能興。子路慍見曰:「君子亦有窮乎?」子曰:「君子固窮,小人窮斯濫矣。」

위령공이 공자께 진법을 물으니 공자께서 「제기 다루는 일은 일찍이 들었으나, 군사의 일은 배우지 못했습니다」 하시고 이튿날 마침내 떠나셨다. 진나라에서 양식이 떨어지고 따르던 이들이 병들어 일어나지 못하였다. 자로가 성난 얼굴로 뵙고 「군자도 궁할 때가 있습니까?」 하니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궁해도 굳게 버티지만, 소인은 궁하면 넘치고 만다.」

2하나로 꿰뚫는다

子曰:「賜也,女以予爲多學而識之者與?」對曰:「然,非與?」曰:「非也,予一以貫之。」

공자께서 「사(賜)야, 너는 내가 많이 배워 기억하는 자라고 여기느냐?」 하시니 「그렇습니다. 아닙니까?」 하고 대답하였다. 말씀하셨다. 「아니다. 나는 하나로 꿰뚫는 것이다.」

3덕을 아는 자가 드물다

子曰:「由,知德者鮮矣!」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유야, 덕을 아는 자가 드물구나.」

4무위로 다스린 이는 순임금

子曰:「無爲而治者,其舜也與!夫何爲哉?恭己正南面而已矣。」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무위(無爲)로 다스린 이는 순임금이시리라! 무엇을 하셨는가. 몸을 공손히 하고 바르게 남면하셨을 뿐이다.」

5말은 충실하고 미덥게, 행실은 도탑고 공경스럽게

子張問行。子曰:「言忠信,行篤敬,雖蠻貊之邦行矣。言不忠信,行不篤敬,雖州里行乎哉?立,則見其參於前也;在輿,則見其倚於衡也。夫然後行。」子張書諸紳。

자장이 행해짐을 물으니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말이 충실하고 미더우며 행실이 도탑고 공경스러우면 비록 오랑캐 나라에서도 행해지겠지만, 말이 충실하고 미덥지 못하며 행실이 도탑고 공경스럽지 못하면 제 고을에선들 행해지랴. 서 있으면 그것이 눈앞에 늘어서 있음을 보고, 수레에 있으면 그것이 멍에 끝에 기대 있음을 보라. 그런 뒤에야 행해진다.」 자장이 그 말씀을 띠에 적었다.

6곧도다 사어여, 군자로다 거백옥이여

子曰:「直哉史魚!邦有道,如矢;邦無道,如矢。君子哉蘧伯玉!邦有道,則仕;邦無道,則可卷而懷之。」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곧도다, 사어여! 나라에 도가 있어도 화살 같고 나라에 도가 없어도 화살 같구나. 군자로다, 거백옥이여! 나라에 도가 있으면 벼슬하고, 나라에 도가 없으면 거두어 품을 줄 아는구나.」

7사람을 잃지 않고 말을 잃지 않는다

子曰:「可與言,而不與之言,失人;不可與言,而與之言,失言。知者不失人,亦不失言。」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더불어 말할 만한데 말하지 않으면 사람을 잃고, 더불어 말할 만하지 않은데 말하면 말을 잃는다. 지혜로운 이는 사람도 잃지 않고 말도 잃지 않는다.」

8살신성인

子曰:「志士仁人,無求生以害仁,有殺身以成仁。」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뜻있는 선비와 어진 사람은 삶을 구하려 인을 해치지 않고, 몸을 죽여 인을 이루는 일은 있다.」

9인을 행하려면 먼저 연장을 벼리라

子貢問爲仁。子曰:「工欲善其事,必先利其器。居是邦也,事其大夫之賢者,友其士之仁者。」

자공이 인을 행함을 물으니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장인이 제 일을 잘하려면 반드시 먼저 연장을 벼리는 법이다. 한 나라에 살면 그 대부 가운데 어진 이를 섬기고, 그 선비 가운데 어진 이를 벗하라.」

10나라 다스리는 법 — 하의 역법과 소무

顏淵問爲邦。子曰:「行夏之時,乘殷之輅,服周之冕,樂則韶舞。放鄭聲,遠佞人。鄭聲淫,佞人殆。」

안연이 나라 다스림을 물으니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하나라의 역법을 쓰고, 은나라의 수레를 타고, 주나라의 면류관을 쓰며, 음악은 소무(韶舞)로 하라. 정나라 소리를 몰아내고 말재주꾼을 멀리하라. 정나라 소리는 음란하고 말재주꾼은 위태롭다.」

11멀리 내다보지 않으면 가까운 근심이

子曰:「人無遠慮,必有近憂。」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멀리 내다보는 생각이 없으면, 반드시 가까운 근심이 있다.」

12덕을 여색만큼 좋아하는 이를 못 보았다

子曰:「已矣乎!吾未見好德如好色者也!」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그만이로구나! 나는 아직 덕 좋아하기를 여색 좋아하듯 하는 자를 보지 못하였다.」

13자리를 훔친 자 — 장문중

子曰:「臧文仲,其竊位者與!知柳下惠之賢,而不與立也。」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장문중은 자리를 훔친 자이리라! 유하혜의 어짊을 알고도 함께 조정에 서지 않았으니.」

14제 몸을 후하게 꾸짖으라

子曰:「躬自厚,而薄責於人,則遠怨矣!」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제 몸은 스스로 후하게 꾸짖고 남은 가볍게 꾸짖으면, 원망이 멀어진다.」

15어찌할까 어찌할까 하지 않는 자

子曰:「不曰『如之何,如之何』者,吾末如之何也已矣!」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어찌할까, 어찌할까』 하지 않는 자는, 나도 어찌할 수가 없다.」

16종일 모여 의로운 말이 없으면

子曰:「群居終日,言不及義,好行小慧,難矣哉!」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여럿이 종일 모여 있으면서 말이 의로움에 미치지 않고 잔꾀 부리기나 좋아한다면, 참 곤란하다.」

17의를 바탕으로 예로 행하라

子曰:「君子義以爲質,禮以行之,孫以出之,信以成之。君子哉!」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의로움을 바탕으로 삼아 예로 행하고, 겸손으로 내며, 믿음으로 이룬다. 군자로다!」

18군자는 무능을 병으로 여긴다

子曰:「君子病無能焉,不病人之不己知也。」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제 무능을 병으로 여기지,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음을 병으로 여기지 않는다.」

19죽은 뒤 이름이 일컬어지지 않음을

子曰:「君子疾沒世而名不稱焉。」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세상을 마치도록 이름이 일컬어지지 않음을 근심한다.」

20군자는 자기에게서 구한다

子曰:「君子求諸己,小人求諸人。」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자기에게서 구하고, 소인은 남에게서 구한다.」

21곧으나 다투지 않고 어울리나 패거리 짓지 않는다

子曰:「君子矜而不爭,群而不黨。」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씩씩하되 다투지 않고, 어울리되 패거리 짓지 않는다.」

22말로 사람을 들어 쓰지 않는다

子曰:「君子不以言擧人,不以人廢言。」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말만으로 사람을 들어 쓰지 않고, 사람 때문에 그 말을 버리지 않는다.」

23한 글자로 종신토록 행할 것 — 서(恕)

子貢問曰:「有一言而可以終身行之者乎?」子曰:「其恕乎!己所不欲,勿施於人。」

자공이 물었다. 「한마디 말로 종신토록 행할 만한 것이 있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서(恕)이리라! 자기가 바라지 않는 것을 남에게 베풀지 말라.」

24내가 누구를 헐뜯고 누구를 기리랴

子曰:「吾之於人也,誰毀誰譽?如有所譽者,其有所試矣。斯民也,三代之所以直道而行也。」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사람을 대함에 누구를 헐뜯고 누구를 기리랴. 기린 이가 있다면 시험해 본 바가 있어서다. 이 백성은 삼대가 곧은 도로 다스려 온 백성이다.」

25사관의 빈칸을 나는 보았다

子曰:「吾猶及史之闕文也,有馬者,借人乘之。今亡矣夫!」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그래도 사관이 의심스러운 데를 비워 둔 것과, 말 가진 이가 남에게 빌려주어 타게 하던 것을 보았는데, 지금은 없어졌구나.」

26작은 것을 참지 못하면 큰일을 그르친다

子曰:「巧言亂德,小不忍,則亂大謀。」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교묘한 말은 덕을 어지럽히고, 작은 것을 참지 못하면 큰 꾀를 어지럽힌다.」

27뭇사람이 미워해도 반드시 살피라

子曰:「眾惡之,必察焉;眾好之,必察焉。」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뭇사람이 미워해도 반드시 살피고, 뭇사람이 좋아해도 반드시 살피라.」

28사람이 도를 넓힌다

子曰:「人能弘道,非道弘人。」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도를 넓힐 수 있는 것이지, 도가 사람을 넓히는 것이 아니다.」

29허물을 고치지 않는 것이 허물

子曰:「過而不改,是謂過矣。」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허물이 있는데도 고치지 않는 것, 이것을 허물이라 한다.」

30생각만 하는 것은 배움만 못하다

子曰:「吾嘗終日不食,終夜不寑,以思;無益,不如學也。」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내 일찍이 종일 먹지 않고 밤새 자지 않으며 생각해 보았으나 유익함이 없었으니, 배우는 것만 못하더라.」

31군자는 도를 꾀하지 밥을 꾀하지 않는다

子曰:「君子謀道不謀食。耕也,餒在其中矣;學也,祿在其中矣。君子憂道不憂貧。」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도를 꾀하지 밥을 꾀하지 않는다. 밭을 갈아도 굶주림이 그 가운데 있을 수 있고, 배우면 녹이 그 가운데 있다. 군자는 도를 근심하지 가난을 근심하지 않는다.」

32앎으로 얻고 인으로 지키라

子曰:「知及之,仁不能守之,雖得之,必失之。知及之,仁能守之。不莊以蒞之,則民不敬。知及之,仁能守之,莊以蒞之。動之不以禮,未善也。」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앎이 미치더라도 인이 그것을 지키지 못하면, 비록 얻어도 반드시 잃는다. 앎이 미치고 인이 지키더라도 장엄하게 임하지 않으면 백성이 공경하지 않는다. 앎이 미치고 인이 지키고 장엄하게 임하더라도, 움직임이 예에 맞지 않으면 아직 선하지 못하다.」

33군자는 크게 받을 수 있다

子曰:「君子不可小知,而可大受也。小人不可大受,而可小知也。」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작은 일로 알아볼 수는 없으나 큰 것을 받을 수 있고, 소인은 큰 것을 받을 수는 없으나 작은 일로 알아볼 수는 있다.」

34인은 물불보다 급하다

子曰:「民之於仁也,甚於水火。水火,吾見蹈而死者矣,未見蹈仁而死者也。」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백성에게 인은 물과 불보다 더 급하다. 물과 불은 밟다가 죽는 이를 내가 보았으나, 인을 밟다가 죽는 이는 보지 못하였다.」

35인 앞에서는 스승에게도 양보하지 않는다

子曰:「當仁,不讓於師。」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인 앞에서는 스승에게도 양보하지 않는다.」

36군자는 곧되 완고하지 않다

子曰:「君子貞而不諒。」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곧고 바르되, 작은 신의에 얽매이지 않는다.」

37임금을 섬김에는 일 먼저 녹 나중

子曰:「事君,敬其事而後其食。」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임금을 섬김에는 그 일을 공경히 하고 그 녹은 뒤로 미룬다.」

38가르침에는 차별이 없다

子曰:「有教無類。」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가르침에는 차별이 없다.」

39길이 다르면 함께 꾀하지 않는다

子曰:「道不同,不相爲謀。」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길이 같지 않으면 서로 더불어 꾀하지 않는다.」

40말은 뜻이 통하면 그만

子曰:「辭,達而已矣!」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말은 뜻이 통하면 그만이다.」

41눈먼 악사를 돕는 도리

師冕見。及階,子曰:「階也。」及席,子曰:「席也。」皆坐,子吿之曰:「某在斯,某在斯。」師冕出,子張問曰:「與師言之道與?」子曰:「然,固相師之道也。」

악사 면(冕)이 뵈러 왔다. 층계에 이르자 공자께서 「층계요」 하시고, 자리에 이르자 「자리요」 하시고, 다 앉자 「아무개는 여기 있고 아무개는 여기 있소」 하고 일러 주셨다. 악사 면이 나가자 자장이 「그것이 악사와 말하는 도리입니까?」 하고 물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 진실로 악사를 돕는 도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