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삼국유사 › 감통 제7

광덕과 엄장廣德嚴莊

삼국유사 三國遺事 · 일연(一然) · 1281년 (고려 충렬왕 7) · 단락 3 · 한자 441자 · 낭독 1.8분

「삼국유사」 감통 제7 「광덕과 엄장」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고려의 승려 일연이 엮은 삼국시대 설화집. 정사가 버린 이야기를 모았다. 단군신화가 실린 가장 오래된 책이다.

1먼저 가는 이가 알리기로 하다

廣徳嚴莊文武王代有沙門名廣徳·嚴莊.二人友善日夕約曰.“先歸安飬者須告之.”徳隠居芬皇西里〔或云皇龍寺有西去房,未知孰是.〕蒲鞋爲業挾妻子而居,荘庵栖南岳大種刀耕.一日日影拖紅松隂静暮,窓外有聲報云,“某已西徃矣,惟君好住速從我来.”荘排闥而出顧之,雲外有天樂聲光明属地.明日歸訪其居徳果亡矣.於是乃與其婦収骸同營蒿里.

광덕과 엄장.

문무왕 대에 사문으로 광덕(廣德)과 엄장(嚴莊)이라는 이가 있었다.

두 사람이 벗으로 친하여 밤낮으로 약속하였다. "먼저 극락으로 돌아가는 이가 모름지기 알리기로 하세."

광덕은 분황사 서쪽 마을에〔황룡사에 서거방이 있다고도 하는데 어느 것이 옳은지 알지 못한다.〕 숨어 살며 짚신 삼기를 업으로 하고 처자를 데리고 살았다.

엄장은 남악에 암자를 짓고 살며 크게 나무를 베어 밭을 일구었다.

하루는 해 그림자가 붉게 끌리고 솔 그늘이 고요히 저무는데, 창밖에서 소리가 나서 알렸다.

"아무개는 이미 서쪽으로 갔소. 그대는 잘 있다가 어서 나를 따라오시오."

엄장이 문을 밀치고 나가 돌아보니, 구름 밖에 하늘 음악 소리가 있고 빛이 땅에 이어져 있었다.

이튿날 그가 살던 곳을 찾아가니 광덕이 과연 죽어 있었다.

이에 그 아내와 함께 뼈를 거두어 무덤을 지었다.

협주 1

或云皇龍寺有西去房, 未知孰是.

황룡사에 서거방(西去房)이 있다고도 하는데 어느 것이 옳은지 알지 못한다.

2나무에 올라 물고기를 구하는 격이오

既事乃謂婦曰,“夫子逝矣偕處何如.”婦曰,“可”遂留.夜宿將欲通焉,婦靳之曰.“師求淨圡可謂求魚縁木.”莊驚恠問曰.“徳既乃爾,予又何妨.”婦曰,“夫子與我同居十餘載未甞一夕同床而枕,况觸汚乎.但每夜端身正坐一聲念阿彌陁佛号,或作十六觀,觀既熟明月入户時昇其光加趺於上.竭誠若此雖欲勿西奚徃.夫適千里者一歩可規,今師之觀可云東矣,西則未可知也.”荘愧赧而退.便詣元曉法師處懇求津要.曉作錚觀法誘之.藏於是潔已悔責一意修觀,亦得西昇.錚觀在曉師夲傳與海東僧傳中.其婦乃芬皇寺之婢,盖十九應身之一.

일을 마치고 나서 그 아내에게 일렀다. "남편이 갔으니 나와 함께 사는 것이 어떻겠소."

아내가 "좋습니다" 하고 마침내 머물렀다.

밤에 자다가 통하려 하니 아내가 막으며 말하였다.

"스님이 정토를 구하는 것은 나무에 올라 물고기를 구한다 이를 만합니다."

엄장이 놀라고 괴이히 여겨 물었다. "광덕이 이미 그러하였는데 내가 또 무엇이 방해되겠소."

아내가 말하였다. "남편이 나와 함께 산 지 열 몇 해인데 일찍이 하룻밤도 한 침상에 베개를 함께한 적이 없습니다. 하물며 더럽게 닿는 일이겠습니까.

다만 밤마다 몸을 단정히 하고 바로 앉아 한 소리로 아미타불의 이름을 외거나 열여섯 가지 관을 지었습니다.

관이 이미 익어 밝은 달이 문에 들면 때때로 그 빛에 올라 그 위에 가부좌하였습니다.

정성을 다함이 이와 같았으니 서쪽으로 가지 않으려 한들 어디로 가겠습니까.

무릇 천 리를 가는 이는 첫걸음으로 헤아릴 수 있으니, 이제 스님의 관은 동쪽이라 이를 만하고 서쪽은 알 수 없습니다."

엄장이 부끄러워 낯을 붉히며 물러났다.

곧 원효법사를 찾아가 도에 이르는 요긴한 길을 간절히 물었다. 원효가 쟁관법(錚觀法)을 지어 이끌었다.

엄장이 이에 몸을 깨끗이 하고 스스로를 꾸짖어 한뜻으로 관을 닦아 또한 서쪽으로 올랐다.

쟁관법은 원효의 본전과 『해동승전』 가운데 있다.

그 아내는 곧 분황사의 계집종이니 대개 열아홉 응신 가운데 하나다.

3광덕이 지은 노래

徳甞有歌云,“月下,伊底亦西方念丁去賜里遣,無量夀佛前乃惱叱古音.〔郷言云報言也.〕多可攴白遣賜立誓音深史隠尊衣希仰攴两手集刀花乎白良,願徃生願徃生慕人有如白遣賜立.阿邪,此身遺也置遣,四十八大願成遣賜去.”

광덕이 일찍이 지은 노래가 있다.

月下 伊底亦西方念丁去賜里遣 無量夀佛前乃 惱叱古音多可攴白遣賜立 誓音深史隠尊衣希仰攴 两手集刀花乎白良 願徃生願徃生 慕人有如白遣賜立 阿邪 此身遺也置遣 四十八大願成遣賜去

〔'뇌질고음'은 우리말로 '알리는 말'이라 한다.〕

협주 1

郷言云報言也.

우리말로 '알리는 말'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