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산의 두 성인包山二聖
1나무가 남쪽으로 굽어 맞이하다
包山二聖羅時有觀機·道成二聖師,不知何許人同隐包山.〔郷去所瑟山乃梵音,此云包也.〕機庵南嶺,成䖏北穴.相去十許里,披雲嘯月每相過從.成欲致機,則山中樹木皆向南而俯如相迎者.機見之而徃.機欲邀成也則亦如之皆北偃,成乃至,如是有年.成於所居之後髙嵓之上常宴㘴.一日自嵓縫間透身而出,全身騰空而逝,莫知所至.或云至壽昌郡〔今壽城郡〕指骸焉,機亦継踵歸真.
포산의 두 성인.
신라 때에 관기(觀機)와 도성(道成) 두 성사가 있었는데, 어떤 사람인지 알지 못하며 함께 포산에 숨었다.〔우리말로 소슬산이라 하는데 곧 범어이며, 여기서는 '포'라 한다.〕
관기는 남쪽 고개에 암자를 짓고 도성은 북쪽 굴에 있었다.
서로 십 리쯤 떨어져 구름을 헤치고 달에 휘파람 불며 늘 서로 오갔다.
도성이 관기를 부르고자 하면 산속의 나무가 모두 남쪽을 향해 굽어 서로 맞이하는 듯하였다.
관기가 이를 보고 갔다.
관기가 도성을 부르고자 하면 또한 그와 같이 모두 북쪽으로 누우니 도성이 이에 이르렀다. 이렇게 하기를 여러 해였다.
도성이 사는 곳 뒤 높은 바위 위에 늘 고요히 앉았다.
하루는 바위 틈 사이로 몸을 뚫고 나가 온몸이 허공에 솟아 사라졌으니 이른 곳을 알지 못한다.
혹은 수창군에〔지금의 수성군이다.〕 이르러 뼈를 버렸다고도 한다. 관기 또한 뒤를 이어 세상을 떠났다.
협주 2
郷去所瑟山乃梵音, 此云包也.
우리말로 소슬산이라 하는데 곧 범어이며, 여기서는 '포(包)'라 한다.
今壽城郡
지금의 수성군이다.
2향나무가 밤에 촛불처럼 빛나다
今以二師名命其墟,皆有遺趾.道成嵓髙数丈,後人置寺穴下.大平興國七年壬午有釋成梵始来住寺,敞萬日彌陁道塲,精懃五十餘年屢有殊祥.時玄風信士二十餘人嵗結社,拾香木納寺.每入山採香劈析淘洗攤置箔上,其木至夜放光如燭.由是郡人項施其香徒以得光之嵗爲賀,乃二聖之霊感或岳神攸助也.神名靜聖天王甞於迦葉佛時受佛囑,有夲誓,“待山中一千人出世轉受餘報.”今山中甞記九聖,遺事則未詳,曰“觀機·道成·㮽師·𣛻師·道義〔有栢岩基.〕·子陽·成梵·今勿女·白牛師.”
지금 두 법사의 이름으로 그 터를 이름하니 모두 남은 자취가 있다.
도성암은 높이가 몇 길인데 뒷사람이 굴 아래에 절을 두었다.
태평흥국 칠년 임오년에 승려 성범(成梵)이 처음 와서 절에 머물며 만일미타도량을 열고, 쉰 해 남짓 정성껏 힘쓰니 남다른 상서가 여러 번 있었다.
그때 현풍의 믿는 이 스무 남짓이 해마다 결사를 맺어 향나무를 주워 절에 바쳤다.
산에 들어가 향나무를 캘 때마다 쪼개고 씻어 발 위에 널어 두면, 그 나무가 밤이 되면 촛불처럼 빛을 놓았다.
이로 말미암아 고을 사람들이 그 향도들에게 시주를 더하였고, 빛을 얻은 해를 하례로 삼았다.
곧 두 성인의 신령한 감응이거나 산신이 도운 바다.
산신의 이름은 정성천왕(靜聖天王)이니 일찍이 가섭불 때 부처의 부촉을 받아 본래의 서원이 있었다.
"산속에서 천 사람이 세상에 나오기를 기다려 남은 과보를 옮겨 받으리라."
지금 산속에 일찍이 아홉 성인을 기록하였으나 남은 사적은 자세하지 않다. 이르기를 관기·도성·반사·첩사·도의〔백암사 터가 있다.〕·자양·성범·금물녀·백우사라 한다.
협주 1
有栢岩基.
백암사 터가 있다.
3내가 일찍이 포산에 살며 지은 시
讃曰.“相過踏月弄雲泉,二老風流㡬百年.滿壑烟霞餘古木,仾昻寒影尚如迎.”㮽音般,郷云雨木,𣛻音牒,郷云加乙木.此二師久隠嵓叢,不交人世.皆編木葉爲衣,以度寒暑掩濕遮羞而已.因以爲號.甞聞楓岳亦有斯名,乃知古之隠倫之士例多逸韻如此,但難爲蹈襲.子甞寓包山,有記二師之遺羙今并録之.紫茅黄精𡎺肚皮,蔽衣木葉非蚕機.寒松颼颼石犖确,日暮林下樵蘇歸.夜深披向月眀㘴,一半䬃䬃随風飛.敗蒲横卧於憨眼,夢魂不到紅塵覊.雲逰逝兮二庵墟,山鹿恣登人跡稀.
기려서 이른다.
달을 밟고 서로 오가며 구름과 샘을 즐기니 두 늙은이의 풍류가 몇 백 년인가. 골짜기에 가득한 안개와 노을에 옛 나무가 남아 낮았다 높았다 하는 찬 그림자가 아직도 맞이하는 듯하네.
'반(㮽)'은 음이 반이니 우리말로 비나무라 하고, '첩(𣛻)'은 음이 첩이니 우리말로 갈나무라 한다.
이 두 법사는 오래 바위 덤불에 숨어 사람 세상과 사귀지 않았다.
모두 나뭇잎을 엮어 옷으로 삼아 추위와 더위를 지내고, 젖은 데를 가리고 부끄러운 데를 막았을 뿐이다. 이로 인해 호를 삼았다.
일찍이 듣건대 풍악에도 이런 이름이 있다 하니, 옛날 숨어 사는 이들이 대개 이처럼 빼어난 운치가 많음을 알겠다. 다만 따라 밟기는 어렵다.
내가 일찍이 포산에 살며 두 법사의 남긴 아름다움을 적은 것이 있어 이제 아울러 적는다.
자줏빛 띠풀과 누런 정기로 배를 채우고 가린 옷은 나뭇잎이라 누에틀에서 난 것이 아니네. 찬 솔은 쏴쏴 울고 돌은 울퉁불퉁한데 해 저문 숲 아래로 나무꾼이 돌아가네. 밤 깊어 달 밝은 데를 향해 헤치고 앉으니 절반은 우수수 바람 따라 날리네. 해진 부들자리에 비스듬히 누워 눈을 감으니 꿈속 넋도 붉은 티끌 세상의 굴레에 이르지 않네. 구름처럼 노닐다 가 버린 두 암자 터에 산사슴이 멋대로 오르고 사람 자취는 드물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