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삼국유사 › 피은 제8

영재가 도적을 만나다永才遇賊

삼국유사 三國遺事 · 일연(一然) · 1281년 (고려 충렬왕 7) · 단락 2 · 한자 264자 · 낭독 1.1분

「삼국유사」 피은 제8 「영재가 도적을 만나다」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고려의 승려 일연이 엮은 삼국시대 설화집. 정사가 버린 이야기를 모았다. 단군신화가 실린 가장 오래된 책이다.

1칼날 앞에서 두려운 빛이 없었다

永才遇賊釋永才性滑稽不累於物善郷歌.暮嵗将隐于南岳至大峴嶺,遇賊六十餘人.将加害才臨刄無懼色怡然當之.賊恠而問其名曰,永才.賊素聞其名,乃命□□□作歌.其辭曰.“自矣心米皃史毛逹只将來呑隐日,逺鳥逸□□過出知遣,今呑藪未去遣省如.但非乎隠焉破□主,次弗□史内於都還於尸朗也,此兵物叱沙過乎好尸曰沙也内乎呑尼,阿耶唯只伊吾音之叱恨隐㵛陵隐安攴尚宅都乎隐以多.”

영재가 도적을 만나다.

승려 영재(永才)는 성품이 익살스럽고 사물에 얽매이지 않으며 우리 노래를 잘하였다.

늘그막에 남악에 숨으려고 대현령에 이르러 도적 예순 남짓을 만났다.

장차 해치려 하는데 영재는 칼날 앞에서도 두려운 빛이 없이 태연히 맞섰다.

도적이 괴이히 여겨 이름을 물으니 영재라 하였다.

도적이 본디 그 이름을 들었으므로 이에 노래를 짓게 하였다.

그 노랫말은 이러하다.

自矣心米皃史毛逹只将來呑隐日 逺鳥逸□□過出知遣 今呑藪未去遣省如 但非乎隐焉破□主 次弗□史内於都還於尸朗也 此兵物叱沙過乎好尸曰沙也内乎呑尼 阿耶 唯只伊吾音之叱恨隐㵛陵隐 安攴尚宅都乎隐以多

2비단을 땅에 던지다

賊感其意贈之綾二端.才笑而前謝曰,“知財賄之爲地獄根夲,将避於窮山以餞一生,何敢受焉.”乃投之地.賊又感其言,皆釋釼投戈落髮爲徒,同隐智異不復蹈世.才年僅九十矣在元聖大王之世.讃曰.䇿杖歸山意轉深,綺紈珠玊豈治心.綠林君子休相贈.地獄無根只寸金.

도적이 그 뜻에 감동하여 비단 두 필을 주었다.

영재가 웃으며 앞으로 나아가 사양하였다.

"재물이 지옥의 근본인 줄 알아 깊은 산으로 피하여 한평생을 보내려 하는데 어찌 감히 받겠소."

이에 땅에 던졌다.

도적이 또 그 말에 감동하여 모두 칼을 풀고 창을 던지고 머리를 깎아 무리가 되었다. 함께 지리산에 숨어 다시 세상을 밟지 않았다.

영재의 나이가 겨우 아흔이었고 원성대왕 때의 일이다.

기려서 이른다.

지팡이를 짚고 산으로 돌아가니 뜻이 더욱 깊고 비단과 구슬로 어찌 마음을 다스리랴. 녹림의 군자들이여 서로 주려 하지 말라 지옥에는 뿌리가 없고 다만 한 치의 금이 있을 뿐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