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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통이 용을 항복시키다惠通降龍

삼국유사 三國遺事 · 일연(一然) · 1281년 (고려 충렬왕 7) · 단락 7 · 한자 876자 · 낭독 3.5분

「삼국유사」 신주 제6 「혜통이 용을 항복시키다」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고려의 승려 일연이 엮은 삼국시대 설화집. 정사가 버린 이야기를 모았다. 단군신화가 실린 가장 오래된 책이다.

1뼈가 제 굴로 돌아가 새끼를 안고 있었다

恵通降龍釋恵通氏族未詳,白衣之時家在南山西麓銀川洞之口.〔今南澗寺東里.〕一日逰舎東溪上,捕一獺屠之弃骨園中.詰旦亡其骨跡血尋之,骨還舊穴抱五兒而蹲.郎望見驚異久之.感嘆蹰躇便弃俗出家易名恵通.

혜통이 용을 항복시키다.

승려 혜통(惠通)은 씨족이 자세하지 않다. 속인이었을 때 집이 남산 서쪽 기슭 은천동 어귀에 있었다.〔지금의 남간사 동쪽 마을이다.〕

하루는 집 동쪽 시냇가에 놀다가 수달 한 마리를 잡아 죽이고 뼈를 동산에 버렸다.

이튿날 아침에 그 뼈가 없어졌으므로 핏자국을 따라 찾아가니, 뼈가 옛 굴로 돌아가 다섯 새끼를 안고 웅크리고 있었다.

혜통이 바라보고 오래도록 놀라고 기이히 여겼다.

감탄하며 머뭇거리다가 곧 세속을 버리고 출가하여 이름을 혜통으로 고쳤다.

협주 1

今南澗寺東里.

지금의 남간사 동쪽 마을이다.

2머리에 불동이를 이다

徃唐謁無畏三藏請業,藏曰“嵎夷之人豈堪法噐”,遂不開授.通不堪軽謝去,服勤三載猶不許通,乃憤悱立於庭頭戴火盆,須臾頂裂聲如雷.蔵聞来視之,撤火盆以指按裂䖏誦神呪,瘡合如平日.有瑕如王字文因号王和尚,深噐之傳印訣.

당나라에 가서 무외삼장을 뵙고 배움을 청하니, 삼장이 말하였다. "동쪽 변방 사람이 어찌 법의 그릇이 될 수 있겠는가."

마침내 열어 주지 않았다.

혜통은 가벼이 여겨 물러가는 것을 견딜 수 없어 세 해를 부지런히 섬겼으나 여전히 허락하지 않았다.

이에 분하고 답답하여 뜰에 서서 머리에 불동이를 이었다.

잠깐 사이에 정수리가 갈라지며 소리가 우레 같았다.

삼장이 듣고 와서 보고, 불동이를 치우고 손가락으로 갈라진 데를 눌러 신묘한 주문을 외니 상처가 아물어 여느 날과 같아졌다.

흠집이 임금 왕(王) 자 무늬처럼 남았으므로 이로 인해 왕화상(王和尙)이라 불렀다.

깊이 그릇으로 여겨 인결(印訣)을 전하였다.

3흰 콩과 검은 콩으로 신병을 만들다

時唐室有公主疾病髙宗請救於三藏,舉通自代.通受教别䖏以白豆一斗呪銀噐中,變白甲神兵逐崇不克.又以黒豆一斗呪金噐中,變黒甲神兵,令二色合逐之,忽有蛟龍走出,疾遂瘳.

그때 당나라 왕실에 공주가 병들어 고종이 삼장에게 구해 주기를 청하니, 삼장이 혜통을 들어 자기를 대신하게 하였다.

혜통이 가르침을 받아 따로 자리를 잡고, 흰 콩 한 말을 은그릇 안에 넣고 주문을 외니 흰 갑옷 입은 신병으로 바뀌었다. 빌미가 된 것을 쫓았으나 이기지 못하였다.

또 검은 콩 한 말을 금그릇 안에 넣고 주문을 외니 검은 갑옷 입은 신병으로 바뀌었다.

두 빛깔을 합쳐 쫓게 하니 홀연 교룡이 달아나 나왔고, 병이 마침내 나았다.

4버드나무 한 그루 때문에

龍㤪通之逐已也,来本國文仍林害命𡯃毒.是時鄭恭奉使於唐,見通而謂曰,“師所逐毒龍歸夲國害甚速去除之.”乃與恭以麟徳二年乙丑還國而黜之.龍又㤪恭,乃托之栁生鄭氏門外.恭不之覺但賞其葱宻酷愛之.及神文王崩孝昭即位,修山陵除葬路,鄭氏之栁當道有司欲伐之.恭恚曰“寧斬我頭莫伐此樹.”有司奏聞,王大怒命司冦曰,“鄭恭恃王和尚神術将謀不遜,侮逆王命言斬我頭冝従所好.”乃誅之坑其家.朝議,“王和尚與恭甚厚應有忌嫌,冝先啚之.”乃徴甲尋捕.

용이 혜통에게 쫓긴 것을 원망하여, 본국의 문잉림(文仍林)에 와서 목숨을 해치는 것이 몹시 독하였다.

이때 정공(鄭恭)이 당나라에 사신으로 갔다가 혜통을 보고 일렀다. "스님이 쫓은 독룡이 본국으로 돌아가 해가 심하니 빨리 가서 없애 주시오."

이에 정공과 함께 인덕 이년 을축년에 나라로 돌아와 용을 내쫓았다.

용이 또 정공을 원망하여, 정씨 집 문밖에 나는 버드나무에 붙었다.

정공은 그것을 알아채지 못하고 다만 그 무성함을 좋아하여 몹시 아꼈다.

신문왕이 세상을 떠나고 효소왕이 즉위하여 능을 닦고 장사 지낼 길을 트는데, 정씨의 버드나무가 길을 막아 관원이 베려 하였다.

정공이 성내어 말하였다. "차라리 내 머리를 벨지언정 이 나무는 베지 말라."

관원이 아뢰니 왕이 크게 노하여 사구에게 명하였다.

"정공이 왕화상의 신묘한 술법을 믿고 장차 불손한 일을 꾀하여, 왕명을 업신여기고 거스르며 제 머리를 베라 하니 마땅히 좋아하는 대로 따르게 하라."

이에 죽이고 그 집안을 묻어 버렸다.

조정에서 의논하였다. "왕화상은 정공과 매우 두터웠으니 마땅히 꺼리는 바가 있을 것이다. 먼저 도모해야 한다."

이에 군사를 불러 잡으려 하였다.

5병목에 그은 한 획

通在王望寺,見甲徒至登屋携砂甁研朱筆而呼曰,“見我所爲.”乃於甁項抹一畫曰,“爾軰冝各見項.”視之皆朱畫相視愕然.又呼曰,“若断甁項應断爾項如何.”其徒奔走以朱項赴王,王曰,“和尚神通豈人力所能啚.”乃捨之.王女忽有疾詔通治之,疾愈王大恱.通因言,“恭被毒龍之汚濫膺國刑.”王聞之心悔乃免恭妻孥,拜通爲國師.龍既報寃於恭徃機張山爲熊神,慘毒滋甚民多梗之.通到山中諭龍授不殺戒,神害乃息.

혜통이 왕망사에 있다가 군사들이 이르는 것을 보고, 지붕에 올라 사기병과 붉은 붓을 갈아 들고 외쳤다.

"내가 하는 바를 보라."

이에 병의 목에 한 획을 긋고 말하였다.

"너희는 마땅히 각자 제 목을 보아라."

보니 모두 붉은 획이 그어져 있어 서로 보며 놀랐다.

또 외쳤다. "만약 병의 목을 자르면 마땅히 너희 목도 잘릴 터인데 어찌하겠느냐."

그 무리가 달아나 붉은 목을 한 채 왕에게 나아가니, 왕이 말하였다.

"화상의 신통을 어찌 사람의 힘으로 도모하겠는가."

이에 놓아두었다.

왕의 딸이 홀연 병들어 조서로 혜통에게 고치게 하니 병이 나아 왕이 크게 기뻐하였다.

혜통이 이에 말하였다. "정공은 독룡의 더럽힘을 입어 나라의 형벌을 함부로 받았습니다."

왕이 듣고 마음으로 뉘우쳐 정공의 처자를 놓아주고, 혜통을 국사로 삼았다.

용은 이미 정공에게 원한을 갚고 기장산으로 가서 곰 신이 되었는데, 모질고 독함이 더욱 심하여 백성이 많이 괴로워하였다.

혜통이 산속에 이르러 용을 타일러 죽이지 않는 계를 주니 신의 해가 이에 그쳤다.

6등창의 원인은 지난 세상의 원한이었다

初神文王發疽背請候於通,通至呪之立活.乃曰“陛下曩昔爲宰官身誤决臧人信忠爲隷,信忠有㤪生生作報.今兹惡疽亦信忠所祟,冝爲忠創伽藍,奉䆩祐以解之.”王深然之,創寺号信忠奉聖寺.寺成空中唱云,“因王創寺脫苦生天㤪已解矣.”〔或本載此事於真表傳中,誤.〕因其唱地置折㤪堂,堂與寺今存.

처음에 신문왕이 등에 등창이 나서 혜통에게 살펴 주기를 청하였다. 혜통이 이르러 주문을 외니 곧 살아났다.

이에 말하였다. "폐하께서 지난 세상에 재상의 몸으로 계실 때 착한 사람 신충(信忠)을 잘못 판결하여 종으로 삼으셨습니다. 신충이 원한이 있어 태어날 때마다 갚고 있습니다.

이번 몹쓸 등창 또한 신충이 빌미가 된 것이니, 마땅히 신충을 위해 절을 세우고 명복을 빌어 풀어야 합니다."

왕이 깊이 옳게 여겨 절을 세우고 신충봉성사(信忠奉聖寺)라 하였다.

절이 이루어지자 공중에서 노래하듯 말하였다. "임금이 절을 세워 준 덕에 괴로움을 벗고 하늘에 나니 원한이 이미 풀렸다."〔어떤 책에는 이 일을 「진표전」 가운데 실었으나 잘못이다.〕

그 소리가 난 자리에 절원당(折怨堂)을 두었으니, 당과 절이 지금도 있다.

협주 1

或本載此事於真表傳中, 誤.

어떤 책에는 이 일을 「진표전」 가운데 실었으나 잘못이다.

7밀교의 바람이 크게 떨치다

先是宻夲之後有髙僧明朗.入龍宫得神印〔梵云文豆婁,此云神印.〕祖創神逰林,〔今天王寺.〕屢欀隣國之冦.今和尚傳無畏之髓,遍歴塵寰救人化物.兼以宿命之明創寺雪㤪,宻教之風於是乎大振.天磨之捴持嵓毋岳之呪錫院等皆其流裔也.或云“通俗名尊勝角干”,角干乃新羅之宰相峻級,未聞通歴仕之迹.或云“射得犲狼”,皆未詳.讃曰.山桃溪杏映籬斜,一徑春深两岸花.頼淂郎君閑捕獺,盡教魔外逺亰華.

이보다 앞서 밀본 뒤에 높은 승려 명랑(明朗)이 있었다.

용궁에 들어가 신인(神印)을〔범어로 문두루라 하니 이는 신인을 이른다.〕 얻어, 신유림에〔지금의 사천왕사다.〕 처음으로 절을 세우고 여러 번 이웃 나라의 침입을 물리쳤다.

이제 화상이 무외의 골수를 전해 받아 티끌 세상을 두루 다니며 사람을 구하고 만물을 교화하였다.

아울러 지난 세상을 밝히 아는 힘으로 절을 세워 원한을 씻었으니, 밀교의 바람이 이에 크게 떨쳤다.

천마산의 총지암과 모악산의 주석원 등이 모두 그 갈래의 자손이다.

어떤 이는 "혜통의 세속 이름은 존승 각간이다" 하나, 각간은 곧 신라 재상의 높은 등급인데 혜통이 벼슬을 지낸 자취는 듣지 못하였다.

어떤 이는 "이리를 쏘아 잡았다" 하나 모두 자세하지 않다.

기려서 이른다.

산 복숭아와 시내 살구가 울타리에 비껴 비치고 한 오솔길에 봄이 깊어 양쪽 언덕에 꽃이 피었네. 낭군이 한가로이 수달을 잡은 덕분에 마귀와 외도를 모두 서울에서 멀리 쫓았네.

협주 2

梵云文豆婁, 此云神印.

범어로 문두루라 하니 이는 신인(神印)을 이른다.

今天王寺.

지금의 사천왕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