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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성의 아육왕 탑遼東城育王塔

삼국유사 三國遺事 · 일연(一然) · 1281년 (고려 충렬왕 7) · 단락 3 · 한자 422자 · 낭독 1.7분

「삼국유사」 탑상 제4 「요동성의 아육왕 탑」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고려의 승려 일연이 엮은 삼국시대 설화집. 정사가 버린 이야기를 모았다. 단군신화가 실린 가장 오래된 책이다.

1구름 속 승려를 따라가 땅에서 탑을 찾다

三寳感通録載.髙䴡遼東城傍塔者古老傳云.昔髙䴡聖王按行國界次,至此城見五色雲覆地徃尋雲中,有僧執錫而立,旣至便滅逺看還現.傍有圡塔三重,上如覆釜不知是何.更徃覔僧,唯有荒草,掘尋一丈得杖并履,又掘得銘上有梵書.侍臣識之云‘是佛塔.’王委曲問詰,荅曰‘漢國有之.彼名蒲啚王〔本作休屠王,祭天金人.〕.’因生信起木塔七重後佛法始至具知始末.今更損髙,夲塔朽壞.

『삼보감통록(三寶感通錄)』에 실려 있다.

고구려 요동성 옆의 탑에 대해 옛 노인이 이렇게 전한다.

옛날 고구려의 거룩한 임금이 나라 경계를 돌아보다가 이 성에 이르러, 오색 구름이 땅을 덮은 것을 보고 구름 속으로 찾아갔다. 승려 하나가 지팡이를 짚고 서 있었는데, 다가가면 곧 사라지고 멀리서 보면 도로 나타났다.

곁에 세 층 흙탑이 있었는데 위가 엎어 놓은 솥 같아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다시 가서 승려를 찾았으나 거친 풀만 있을 뿐이었다.

한 길을 파 보니 지팡이와 신이 나왔고, 더 파니 새긴 글이 나왔는데 그 위에 범서가 있었다. 모시던 신하가 알아보고 "이는 불탑입니다" 하였다.

왕이 자세히 캐어물으니 대답하였다. "한나라에 그것이 있습니다. 저들은 포도왕(蒲圖王)이라 부릅니다."〔본래 휴도왕이라 적으니, 하늘에 제사 지내던 금인이다.〕

이로 인해 믿음이 생겨 일곱 층 나무탑을 세웠다. 뒤에 불법이 비로소 이르러 그 처음과 끝을 다 알게 되었다.

지금은 다시 높이가 줄었고 본래의 탑은 썩어 무너졌다.

협주 1

本作休屠王, 祭天金人.

본래 휴도왕(休屠王)이라 적으니, 하늘에 제사 지내던 금인(金人)이다.

2일연이 연대를 따지다

育王所統一閻浮提洲處處立塔,不足可恠.又唐龍朔中有事遼左,行軍薛仁貴行至隋主討遼古地乃見山像,空曠蕭條絶於行徃.問古老,云‘是先代所現.’便圗寫來亰師.按西漢與三國地理志,遼東城在鴨緑之外屬漢幽州.髙䴡聖王未知何君.或云東明聖帝,疑非也.東明以前漢元帝建昭二年即位,成帝鴻嘉壬寅升遐.于時漢亦未見具葉,何得海外陪臣已能識梵書乎.然稱佛爲蒲圗王,似在西漢之時西域文字或有識之者,故云梵書爾.按古傳,育王命鬼徒每於九億人居地立一塔,如是起八萬四千於閻浮界内,藏於巨石中.今處處有現瑞非一,蓋真身舎利感應難思矣.

아육왕(阿育王)이 다스리던 온 세상 곳곳에 탑을 세웠으니 괴이할 것이 없다.

또 당나라 용삭 연간에 요동에서 일이 있었을 때, 행군하던 설인귀(薛仁貴)가 수나라 임금이 요동을 치던 옛 땅에 이르러 산에 새겨진 상을 보았다. 텅 비고 쓸쓸하여 오가는 이가 끊긴 곳이었다. 옛 노인에게 물으니 "이는 앞선 시대에 나타난 것입니다" 하므로, 그림으로 그려 서울로 가져왔다.

서한(西漢)과 삼국의 지리지를 살피건대, 요동성은 압록강 밖에 있어 한나라 유주(幽州)에 속하였다.

고구려의 거룩한 임금이 누구인지는 알 수 없다. 혹 동명성제라 하나 아닌 듯하다. 동명은 전한 원제 건소 이년에 즉위하여 성제 홍가 임인년에 세상을 떠났다. 그때는 한나라도 아직 불경을 보지 못하였는데, 어찌 바다 밖의 신하가 벌써 범서를 알아볼 수 있었겠는가.

그러나 부처를 포도왕이라 일컬은 것을 보면, 서한 때에 서역의 문자를 아는 이가 더러 있었던 듯하다. 그러므로 범서라 한 것뿐이다.

옛 전승을 살피건대 아육왕이 귀신 무리에게 명하여 아홉 억 사람이 사는 땅마다 탑 하나씩을 세우게 하였는데, 이렇게 하여 온 세상에 팔만사천을 세워 큰 돌 속에 감추었다 한다.

지금 곳곳에 상서가 나타나는 일이 하나둘이 아니니, 대개 참된 몸의 사리가 감응하는 것은 헤아리기 어렵다.

3기려서 이르다

讃曰.育王寳塔遍塵寰,雨濕雲埋蘚纈班.想像當年行路眼,㡬人指㸃祭神墦.

기려서 이른다.

아육왕의 보배 탑이 티끌 세상에 두루 퍼졌는데 비에 젖고 구름에 묻혀 이끼가 얼룩졌네 그 시절 길 가던 이들의 눈을 그려 보나니 몇 사람이나 손가락질하며 신에게 제사 지내는 무덤이라 하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