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삼국유사 › 탑상 제4

흥륜사 벽에 그린 보현보살興輪寺壁畵普賢

삼국유사 三國遺事 · 일연(一然) · 1281년 (고려 충렬왕 7) · 단락 2 · 한자 206자 · 낭독 0.8분

「삼국유사」 탑상 제4 「흥륜사 벽에 그린 보현보살」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고려의 승려 일연이 엮은 삼국시대 설화집. 정사가 버린 이야기를 모았다. 단군신화가 실린 가장 오래된 책이다.

1제석이 내려와 열흘을 머물다

第五十四景明王時,興輪寺南門及左右廊廡災焚未修,靖和·弘継二僧募縁將修.貞明七年辛巳五月十五日,帝釋降于寺之左經樓留旬日,殿塔及草樹圡石皆發異香,五雲覆寺南池魚龍喜躍跳擲.國人聚観嘆未曽有,玉帛梁稻施積丘山.工匠自來不日成之.

쉰넷째 경명왕 때, 흥륜사의 남문과 좌우 행랑이 불에 타 고치지 못하고 있었다. 정화(靖和)와 홍계(弘繼) 두 승려가 시주를 모아 고치려 하였다.

정명 칠년 신사년 5월 보름에 제석(帝釋)이 절 왼쪽 경루(經樓)에 내려와 열흘을 머물렀다.

전각과 탑, 풀과 나무와 흙과 돌에서 모두 기이한 향기가 났고, 오색 구름이 절을 덮었으며 남쪽 못의 물고기와 용이 기뻐 뛰놀았다.

나라 사람들이 모여 보고 일찍이 없던 일이라 감탄하니, 옥과 비단과 곡식이 언덕처럼 쌓였다. 장인들이 저절로 몰려와 며칠 걸리지 않아 일을 마쳤다.

협주 1

貞明

정명(貞明)

2제석이 자기 대신 보현보살을 그리라 이르다

工旣畢,天帝將還,二僧白曰“天若欲還宫,請啚寫聖容至誠供養以報天恩.亦乃因兹留影永鎮下方焉.”帝曰“我之願力不如彼普賢菩薩遍垂玄化,畫此菩薩像虔設供養而不廢冝矣.”二僧奉敎敬,畫普賢菩薩於壁間,至今猶存其像.

일이 끝나고 하늘의 임금이 돌아가려 하자 두 승려가 아뢰었다.

"하늘로 돌아가시려거든, 청컨대 거룩한 모습을 그려 지극한 정성으로 공양하여 하늘의 은혜에 보답하게 해 주십시오. 또한 이로써 그림자를 남겨 아랫세상을 길이 지켜 주십시오."

제석이 말하였다.

"나의 원력은 저 보현보살이 두루 그윽한 교화를 드리우는 것만 못하다. 이 보살의 상을 그려 정성껏 공양하며 그치지 않는 것이 마땅하다."

두 승려가 가르침을 받들어 공경히 벽에 보현보살을 그렸다. 지금도 그 상이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