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삼국유사 › 의해 제5

심지가 조사를 잇다心地繼祖

삼국유사 三國遺事 · 일연(一然) · 1281년 (고려 충렬왕 7) · 단락 4 · 한자 848자 · 낭독 3.4분

「삼국유사」 의해 제5 「심지가 조사를 잇다」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고려의 승려 일연이 엮은 삼국시대 설화집. 정사가 버린 이야기를 모았다. 단군신화가 실린 가장 오래된 책이다.

1선 자리 열 자에만 눈이 내리지 않다

心地継祖釋心地辰韓第四十一主憲徳大王金氏之子也.生而孝悌天性冲睿.志學之年落采従師拳懃于道.寓止中岳〔今公山〕,適聞俗離山深公傳表律師佛骨簡子設果訂法㑹决意披尋,旣至後期不許叅例.乃席地扣庭隨衆禮懴.経七日天大雨雪,所立地方十尺許雪飄不下.衆見其神異許引入堂.地撝謙稱恙退處房中向堂潜禮,肘顙俱血類表公之仙溪山也,地藏菩薩日来問慰.

심지가 조사를 잇다.

승려 심지(心地)는 진한 마흔한째 임금 헌덕대왕 김씨의 아들이다.

나면서부터 효성스럽고 우애로우며 천성이 맑고 슬기로웠다.

배움에 뜻을 둘 나이에 머리를 깎고 스승을 따라 도에 힘썼다.

중악에〔지금의 공산이다.〕 머무르다가, 마침 속리산의 영심공이 진표율사의 불골 간자를 전하여 과증법회를 연다는 말을 듣고 뜻을 정하고 찾아갔다.

이르고 보니 기한에 늦어 참례를 허락하지 않았다.

이에 땅에 자리 잡고 뜰에서 두드리며 여럿을 따라 예배하고 참회하였다.

이레가 지나 하늘에서 큰 눈이 내렸는데, 그가 선 자리 사방 열 자쯤에는 눈이 흩날리면서도 내리지 않았다.

여럿이 그 신령하고 기이함을 보고 법당에 들이기를 허락하였다.

심지는 겸양하여 병을 핑계로 물러나 방 안에 있으면서 법당을 향해 몰래 예배하였다.

팔꿈치와 이마에 모두 피가 흘렀으니 진표가 선계산에서 하던 것과 같았다. 지장보살이 날마다 와서 위로하였다.

협주 2

訂

저본은 「訂」이나 「果證」의 잘못으로 보아 「과증」으로 옮겼다.

今公山

지금의 공산이다.

2간자가 옷깃에 붙어 따라오다

洎席罷還山途中見二簡子貼在衣褶間,持廻告於深.深曰,“簡在凾中那得至此.”撿之封題依舊開視亡矣.深深異之重襲而藏之.又行如初再迴告之,深曰,“佛意在子,子其奉行”,乃授簡子.地頂戴敀山,岳神率一仙子迎至山椒.引地坐於嵒上敀伏嵓下謹受正戒.地曰,“今将擇地奉安聖簡,非吾軰所能指定,請與三君憑高擲簡以卜之.”乃與神等陟峰巓向西擲之,簡乃風颺而飛.時神作歌曰,“礙嵓逺退砥平兮.落葉飛散生明兮.覔得佛骨簡子兮.邀於淨䖏投誠兮.”旣唱而得簡於林泉中,即其地構堂安之.今桐華寺籖堂北有小井是也.

자리가 끝나 산으로 돌아오는 길에, 두 간자가 옷 주름 사이에 붙어 있는 것을 보았다.

가지고 돌아가 영심에게 알리니 영심이 말하였다. "간자는 함 속에 있는데 어찌 여기에 이르렀는가."

살펴보니 봉한 표지는 예전 그대로인데 열어 보니 없어졌다.

영심이 몹시 기이히 여겨 거듭 싸서 갈무리하였다.

또 가는데 처음과 같으므로 다시 돌아가 알리니 영심이 말하였다.

"부처의 뜻이 그대에게 있으니 그대가 받들어 행하라."

이에 간자를 주었다.

심지가 머리에 이고 산으로 돌아가니, 산신이 신선 하나를 거느리고 산꼭대기에 맞이하러 왔다.

심지를 이끌어 바위 위에 앉히고 바위 아래에 엎드려 삼가 바른 계를 받았다.

심지가 말하였다. "이제 땅을 가려 거룩한 간자를 모시려 하는데, 우리들이 정할 수 있는 바가 아니오. 세 분과 함께 높은 데 올라 간자를 던져 점치기를 청하오."

이에 신들과 함께 봉우리 꼭대기에 올라 서쪽을 향해 던지니, 간자가 바람에 날려 갔다.

그때 신이 노래를 지어 말하였다.

막힌 바위는 멀리 물러나 숫돌처럼 평평하구나 진 잎은 날아 흩어져 밝음이 나는구나 부처의 뼈로 만든 간자를 찾아 얻었구나 깨끗한 곳에 맞이하여 정성을 바치는구나

노래를 마치고 숲과 샘 사이에서 간자를 얻어, 곧 그 땅에 법당을 지어 모셨다.

지금 동화사 첨당 북쪽에 있는 작은 우물이 그것이다.

3백여든아홉 간자에 적힌 것들

夲朝睿王嘗取迎聖簡致内瞻敬,忽失九者一簡以牙代之送還夲寺.今則漸變同一色難卞新古,其質乃非牙非玉.按占察経上卷,叙一百八十九簡之名.一者求上乗得不退,二者所求果現當證,第三·第四求中下乗得不退,五者求神通得成就,六者修四梵得成就,七者修世禪得成就,八者所欲受得妙戒,九者所曽受得戒具,〔以此文訂,知慈氏所言新得戒者謂今生始得戒也,舊得戒者謂過去曽受,今生又增受也非謂修生夲有之新舊也.〕十者求下乗未住信,次求中乗未住信.如是乃至一百七十二皆過現世中或善或惡得失事也.

본조 예종이 일찍이 거룩한 간자를 가져다 궁 안에 모셔 우러러 공경하다가, 홀연 '아홉'이라 쓴 간자 하나를 잃어 상아로 대신 만들어 본래의 절로 돌려보냈다.

지금은 차츰 바뀌어 빛깔이 같아져 새것과 옛것을 가리기 어려운데, 그 바탕이 상아도 아니고 옥도 아니다.

『점찰경』 상권을 살피건대 백여든아홉 간자의 이름을 늘어놓았다.

첫째는 상승을 구하여 물러나지 않음을 얻는 것, 둘째는 구하는 열매가 나타나 마땅히 증명되는 것, 셋째와 넷째는 중승과 하승을 구하여 물러나지 않음을 얻는 것, 다섯째는 신통을 구하여 이룸을 얻는 것, 여섯째는 네 가지 범행을 닦아 이룸을 얻는 것, 일곱째는 세간의 선정을 닦아 이룸을 얻는 것, 여덟째는 받고자 하는 묘한 계를 얻는 것, 아홉째는 일찍이 받은 구족계를 얻는 것,

〔이 글로 바로잡아 보면, 미륵이 말한 '새로 얻은 계'란 이승에서 비로소 얻은 계를 이르고, '예전에 얻은 계'란 지난 세상에 일찍이 받아 이승에 또 더 받은 것을 이르는 것이지, 닦아 생긴 것과 본래 있던 것의 새롭고 낡음을 이르는 것이 아니다.〕

열째는 하승을 구하여 아직 믿음에 머물지 못한 것, 다음은 중승을 구하여 아직 믿음에 머물지 못한 것이다.

이와 같이 백일흔둘에 이르기까지 모두 지난 세상과 이승 가운데 착하거나 악하여 얻고 잃는 일이다.

협주 1

以此文訂, 知慈氏所言新得戒者謂今生始得戒也, 舊得戒者謂過去曽受, 今生又增受也非謂修生夲有之新舊也.

이 글로 바로잡아 보면, 미륵이 말한 '새로 얻은 계'란 이승에서 비로소 얻은 계를 이르고, '예전에 얻은 계'란 지난 세상에 일찍이 받아 이승에 또 더 받은 것을 이르는 것이지, 닦아 생긴 것과 본래 있던 것의 새롭고 낡음을 이르는 것이 아니다.

4백여덟이 아니라 백여든아홉이다

弟一百七十三者捨身已入地獄,〔已上皆未来之果也.〕一百七十四者死已作畜生.如是乃至餓鬼·修羅·人·人王·天·天王·聞法·出家·值聖僧·生兠率·生淨圡·尋見佛·住下乗·住中乗·住上乗·得解脫第一百八十九䓁是也〔上言住下乗至上乗得不退,今言上乗得解脫䓁以此爲别爾.〕皆三世善惡果報差别之相.以此占看得與心所行事相當則爲感應,否則爲不至心名爲虚謬.則此八·九二簡但従百八十九中而来者也.而宋傳但云百八籖子何也.恐認彼百八煩惱之名而稱之,不揆尋経文爾.又按夲朝文士金寬毅所撰王代宗録二卷云,羅末新羅大徳釋冲献太祖以表律師袈裟一領·戒簡百八十九枚,今與桐華寺所傳簡子未詳同異.讃曰.生長金閨早脫籠,儉懃聦恵自天鍾.滿庭積雪偸神簡,来放桐華最上峯.

백일흔셋째는 몸을 버리고 이미 지옥에 든 것이요,〔이 아래는 모두 오는 세상의 과보다.〕 백일흔넷째는 죽어서 이미 축생이 된 것이다.

이와 같이 아귀·수라·사람·사람의 왕·하늘·하늘의 왕·법을 들음·출가·거룩한 승려를 만남·도솔에 남·정토에 남·부처를 찾아뵘·하승에 머묾·중승에 머묾·상승에 머묾, 그리고 해탈을 얻는 백여든아홉째 등이 이것이다.〔위에서는 하승에서 상승에 머물러 물러나지 않음을 말하였고, 여기서는 상승에서 해탈을 얻음을 말하였으니 이로써 구별할 뿐이다.〕

모두 삼세의 착하고 악한 과보가 갈리는 모습이다.

이것으로 점쳐 보아 마음이 행한 일과 서로 들어맞으면 감응이 되고, 그렇지 않으면 마음이 지극하지 않다 하여 헛되고 그르다 이른다.

그런즉 이 여덟째와 아홉째 두 간자는 다만 백여든아홉 가운데서 나온 것일 뿐이다.

그런데 송나라 전에는 다만 백여덟 간자라 하니 어찌 된 일인가. 아마 저 백팔번뇌의 이름으로 잘못 알고 일컬은 것이지, 경문을 헤아려 찾지 않은 것일 뿐이다.

또 살피건대 본조의 문사 김관의(金寬毅)가 지은 『왕대종록』 두 권에 이르기를, 신라 말에 대덕 석충(釋冲)이 태조에게 진표율사의 가사 한 벌과 계간(戒簡) 백여든아홉 매를 바쳤다 한다. 지금 동화사에 전하는 간자와 같은지 다른지는 자세하지 않다.

기려서 이른다.

대궐에서 나고 자라 일찍 새장을 벗어나니 검소하고 부지런하고 총명함이 하늘에서 모였네. 뜰에 가득 쌓인 눈 속에서 신령한 간자를 얻어 동화사 가장 높은 봉우리에 옮겨 놓았네.

협주 2

已上皆未来之果也.

이 아래는 모두 오는 세상의 과보다.

上言住下乗至上乗得不退, 今言上乗得解脫䓁以此爲别爾.

위에서는 하승에서 상승에 머물러 물러나지 않음을 말하였고, 여기서는 상승에서 해탈을 얻음을 말하였으니 이로써 구별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