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령을 넘다
1자합국
法顯等進向子合國,在道二十五日,便到其國。國王精進。有千餘僧,多大乘學。
법현 등은 자합국으로 나아가 길에서 스무닷새 만에 그 나라에 이르렀다. 국왕은 정진하는 이였다. 승려 천여 명이 있는데 대부분 대승을 배운다.
2총령산에 들다
住此十五日已,於是南行四日,入葱嶺山,到於麾國安居。
여기서 보름을 머문 뒤 남쪽으로 나흘을 가서 총령산에 들어, 어휘국에 이르러 안거하였다.
3갈차국에서 다시 만나다
安居已止,行二十五日,到竭叉國,與慧景等合。
안거를 마치고 스무닷새를 가서 갈차국에 이르러 혜경 등과 합쳤다.
4오년대회
值其國王作般遮越師。般遮越師,漢言五年大會也。會時請四方沙門,皆來雲集,集已,莊嚴衆僧坐處,懸繒幡蓋,作金銀蓮華,著繒座後,鋪淨坐具。王及羣臣如法供養,或一月、二月,或三月,多在春時。王作會已,復勸諸羣臣設供供養,或一日、二日、三日、五日。供養都畢,王以所乘馬,鞍勒自副,使國中貴重臣騎之,并諸白㲲、種種珍寶、沙門所須之物,共諸羣臣,發願布施。布施已,還從僧贖。
마침 그 나라 왕이 반차월사를 베풀고 있었다. 반차월사는 한나라 말로 오년대회(五年大會)다. 대회 때에는 사방의 사문을 청하니 모두 구름처럼 모여든다. 모인 뒤에는 승려들이 앉을 자리를 장엄하여 비단 번과 일산을 걸고, 금은 연꽃을 만들어 비단 자리 뒤에 두고 깨끗한 방석을 편다. 왕과 뭇 신하가 법대로 공양하기를 한 달이나 두 달, 혹은 석 달을 하는데 대개 봄철이다. 왕이 대회를 마치면 다시 뭇 신하에게 권하여 공양을 베풀게 하니, 하루·이틀·사흘·닷새씩 한다. 공양이 다 끝나면 왕은 제가 타던 말에 안장과 굴레까지 갖추어 나라의 귀한 신하로 하여금 타게 하고, 흰 무명과 갖가지 진귀한 보배며 사문에게 필요한 물건을 아울러, 뭇 신하와 함께 발원하며 보시한다. 보시한 뒤에는 도로 승려에게서 값을 치르고 무른다.
5밀이 익은 뒤에야 해를 받다
其地山寒,不生餘穀,唯熟麥耳。衆僧受歲已,其晨輒霜。故其王每讚衆僧,令麥熟然後受歲。
그 땅은 산이 추워 다른 곡식은 나지 않고 오직 밀만 익는다. 승려들이 수세(受歲)를 마치면 그 아침에 문득 서리가 내린다. 그래서 그 왕은 늘 승려들에게 밀이 익은 뒤에 수세하기를 청한다.
6부처의 타호와 이
其國中有佛唾壺,以石作,色似佛鉢。又有佛一齒,國中人爲佛齒起塔。有千餘僧,盡小乘學。
그 나라에는 부처의 타호(唾壺)가 있는데 돌로 만들었으며 빛깔이 부처의 발우와 비슷하다. 또 부처의 이 하나가 있어 나라 사람들이 불치탑을 세웠다. 승려 천여 명이 있는데 모두 소승을 배운다.
7총령 한가운데
自山以東,俗人被服粗類秦土,亦以氈褐爲異。沙門法用轉轉勝,不可具記。其國當葱嶺之中。自葱嶺已前,草木果實皆異,唯竹及安石留、甘蔗三物,與漢地同耳。
산 동쪽부터는 속인의 옷차림이 대략 진나라 땅과 비슷한데, 역시 모직과 갈옷을 입는 것이 다르다. 사문의 법식은 갈수록 훌륭하여 이루 다 적을 수 없다. 이 나라는 총령 한가운데에 있다. 총령부터 앞으로는 풀과 나무와 과실이 다 다른데, 오직 대나무와 석류와 사탕수수 세 가지만 한나라 땅과 같다.
8설산의 독룡
從此西行向北天竺國。在道一月,得度葱嶺。葱嶺冬夏有雪。又有毒龍,若失其意,則吐毒風,雨雪,飛沙礫石。遇此難者,萬無一全。彼土人人即名爲雪山也。
여기서 서쪽으로 북천축국을 향해 갔다. 길에서 한 달 만에 총령을 넘었다. 총령에는 겨울에도 여름에도 눈이 있다. 또 독룡이 있어 그 뜻을 거스르면 독한 바람을 토하고 눈비를 내리며 모래와 자갈을 날리니, 이 재난을 만난 사람은 만에 하나도 온전하지 못하다. 그곳 사람들은 이 산을 곧 설산이라 부른다.
9북천축 타력국
度嶺已,到北天竺。始入其境,有一小國名陀歷。亦有衆僧,皆小乘學。
고개를 넘으니 북천축이다. 그 경계에 막 들어서면 타력이라는 작은 나라가 있는데, 역시 승려들이 있고 모두 소승을 배운다.
10도솔천을 보고 새긴 미륵상
其國昔有羅漢,以神足力,將一巧匠上兜術天,觀彌勒菩薩長短、色貌,還下,刻木作像。前後三上觀,然後乃成。像長八丈,足趺八尺,齋日常有光明,諸國王競興供養。今故現在。
이 나라에 옛날 나한이 있어, 신족력으로 솜씨 좋은 장인 하나를 도솔천에 데리고 올라가 미륵보살의 키와 생김새를 보게 하고, 내려와 나무를 새겨 상을 만들게 하였다. 앞뒤로 세 번 올라가 본 뒤에야 상이 이루어졌다. 상은 길이 여덟 길에 발등이 여덟 자인데, 재일마다 늘 빛을 내니 여러 나라 왕이 다투어 공양한다. 지금도 그대로 있다.
11신두하 — 천 길 절벽의 사다리
於此順嶺西南行十五日。其道艱岨,崖岸嶮絶,其山唯石,壁立千仞,臨之目眩,欲進則投足無所。下有水,名新頭河。昔人有鑿石通路施傍梯者,凡度七百,度梯已,躡懸緪過河。河兩岸相去減八十步。九譯所絶,漢之張驀、甘英皆不至。
여기서 고개를 따라 서남쪽으로 보름을 간다. 그 길은 험하고 벼랑은 깎아질렀는데, 산은 오직 돌뿐이라 절벽이 천 길로 서 있어 내려다보면 눈이 아찔하고, 나아가려 해도 발 디딜 곳이 없다. 아래에 물이 있으니 이름이 신두하다. 옛사람이 돌을 쪼아 길을 통하게 하고 곁에 사다리를 놓았는데, 무릇 칠백 개를 지난다. 사다리를 다 건너면 매달린 밧줄을 밟고 강을 건너는데, 강 두 언덕 사이가 팔십 걸음이 채 못 된다. 아홉 번 통역을 거쳐도 끊기는 곳이라, 한나라의 장건과 감영도 다 이르지 못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