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갈국의 불정골
1혜라성의 불정골 — 여덟 집안의 여덟 도장
西行十六由延,便至那竭國界醯羅城。城中有佛頂骨精舍,盡以金薄、七寶校餝。國王敬重頂骨,慮人抄奪,乃取國中豪姓八人,人持一印,印封守護。清晨,八人俱到,各視其印,然後開戶。開戶已,以香汁洗手,出佛頂骨,置精舍外高座上,以七寶圓椹椹下,琉璃鍾覆上,皆珠璣校餝。骨黃白色,方圓四寸,其上隆起。每日出後,精舍人則登高樓,擊大鼓,吹螺,敲銅鈸。王聞已,則詣精舍,以華香供養。供養已,次第頂戴而去。從東門入,西門出。王朝朝如是供養、禮拜,然後聽國政。居士、長者亦先供養,乃修家事。日日如是,初無懈惓。供養都訖,乃還頂骨於精舍。中有七寶解脫塔,或開或閇,高五尺許,以盛之。精舍門前,朝朝恒有賣華香人,凡欲供養者,種種買焉。諸國王亦恒遣使供養。精舍處方四十步,雖復天震地裂,此處不動。
서쪽으로 십육 유연을 가서 나갈국 경계 혜라성에 이르렀다. 성 안에 부처의 정골(頂骨)을 모신 정사가 있는데, 온통 금박과 칠보로 꾸몄다. 국왕은 정골을 공경하고 소중히 여겨 사람들이 훔쳐 갈까 염려하여, 나라 안 세력 있는 집안 여덟 사람을 뽑아 한 사람마다 도장 하나씩을 지니고 봉인하여 지키게 하였다. 이른 새벽 여덟 사람이 다 모여 저마다 제 도장을 살핀 뒤에야 문을 연다. 문을 열고는 향즙으로 손을 씻고 부처의 정골을 꺼내어 정사 밖 높은 자리 위에 두는데, 칠보로 만든 둥근 받침을 아래에 받치고 유리 종을 위에 덮으니 모두 구슬로 꾸민 것이다. 뼈는 누르스름한 흰빛으로 사방 네 치에 위가 봉긋하다. 날마다 해가 뜨면 정사 사람이 높은 누각에 올라 큰 북을 치고 소라를 불고 구리 바라를 두드린다. 왕은 그 소리를 들으면 곧 정사에 나아가 꽃과 향으로 공양하고, 공양한 뒤에는 차례로 정수리에 이고 물러간다. 동문으로 들어가 서문으로 나온다. 왕은 아침마다 이렇게 공양하고 예배한 뒤에야 나랏일을 본다. 거사와 장자들도 먼저 공양한 뒤에야 집안일을 보는데, 날마다 이와 같이 하여 처음부터 게을리하는 일이 없다. 공양이 다 끝나면 정골을 정사 안에 되모신다. 그 안에 칠보로 만든 해탈탑이 있어 열리기도 하고 닫히기도 하는데, 높이 다섯 자쯤으로 그것을 담는다. 정사 문 앞에는 아침마다 늘 꽃과 향을 파는 사람이 있어, 공양하려는 이는 갖가지로 사서 올린다. 여러 나라의 왕들도 늘 사신을 보내 공양한다. 정사 자리는 사방 마흔 걸음인데, 하늘이 흔들리고 땅이 갈라져도 이곳만은 움직이지 않는다 한다.
2정광불에게 꽃을 공양한 곳
從此北行一由延,到那揭國城。是菩薩本以銀錢𧵍五莖華,供養定光佛處。城中亦有佛齒塔,供養如頂骨法。
여기서 북쪽으로 일 유연을 가서 나갈국 성에 이르렀다. 보살이 본래 은전으로 다섯 줄기 꽃을 사서 정광불에게 공양한 곳이다. 성 안에는 또 불치탑이 있어 정골 때와 같은 법식으로 공양한다.
3부처의 석장과 승가리
城東北一由延,到一谷口。有佛錫杖,亦起精舍供養,杖以牛頭旃檀作,長丈六七許,以木筒盛之,正復百千人,舉不能移。入谷口四日西行,有佛僧伽梨精舍供養。彼國土亢旱時,國人相率出衣,禮拜供養,天即大雨。
성 동북쪽 일 유연을 가면 한 골짜기 어귀에 이른다. 부처의 석장(錫杖)이 있어 역시 정사를 세워 공양하는데, 석장은 우두전단으로 만들어 길이가 한 길 예닐곱 자쯤 되며 나무통에 담아 두었다. 백 사람 천 사람이 들어도 옮기지 못한다. 골짜기 어귀에 들어 서쪽으로 나흘을 가면 부처의 승가리(僧伽梨)를 모신 정사가 있다. 그 나라 땅에 가뭄이 들면 나라 사람들이 서로 이끌고 나와 옷을 꺼내어 예배하고 공양하는데, 그러면 하늘이 곧 큰비를 내린다.
4석실의 불영 — 가까이 가면 흐려지는 그림자
那竭城南半由延,有石室,搏山西南向,佛留影此中。去十餘步觀之,如佛真形,金色相好,光明炳著,轉近轉微,髣髴如有。諸方國王遣工畫師模寫,莫能及。彼國人傳云,千佛盡當於此留影。影西四百步許,佛在時剃髮剪爪。佛自與諸弟子共造塔,高七八丈,以爲將來塔法,今猶在。邊有寺,寺中有七百餘僧。此處有諸羅漢、辟支佛塔乃千數。
나갈성 남쪽 반 유연에 석실이 있으니, 산에 붙어 서남향인데 부처가 그 안에 그림자를 남겼다. 열 걸음 남짓 떨어져서 보면 부처의 참모습 같아 금빛 상호가 환히 빛나는데, 가까이 갈수록 흐려져 있는 듯 없는 듯하다. 여러 나라 왕들이 화공을 보내 본떠 그리게 하였으나 아무도 미치지 못하였다. 그 나라 사람들이 전하기를, 천불(千佛)이 모두 이곳에 그림자를 남기리라 한다. 그림자 서쪽 사백 걸음쯤에 부처가 살아 계실 때 머리를 깎고 손톱을 자른 곳이 있다. 부처가 몸소 제자들과 함께 탑을 세우니 높이 칠팔 길로, 뒷날 탑의 본보기로 삼은 것인데 지금도 있다. 곁에 절이 있고 절에는 칠백여 승려가 있다. 이곳에는 나한과 벽지불의 탑이 천 개나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