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산을 넘어 중천축으로
1소설산 — 혜경이 눈 속에서 지다
住此冬三月,法顯等三人南度小雪山。雪山冬夏積雪。山北陰中遇寒風暴起,人皆噤戰。慧景一人不堪復進,口出白沫,語法顯云︰「我亦不復活,便可時去,勿得俱死。」於是遂終。法顯撫之悲號:「本圖不果,命也奈何!」復自力前,得過嶺。
여기서 겨울 석 달을 머물고, 법현 등 세 사람은 남쪽으로 소설산을 넘었다. 설산은 겨울에도 여름에도 눈이 쌓여 있다. 산 북쪽 응달에서 갑자기 찬 바람이 일어나니 사람들이 모두 벌벌 떨었다. 혜경 한 사람이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입에서 흰 거품을 내며 법현에게 말하였다. 「나는 이제 살지 못하오. 그대들은 어서 떠나시오. 함께 죽어서는 안 되오.」 그러고는 마침내 숨을 거두었다. 법현은 그를 어루만지며 슬피 울부짖었다. 「본래의 뜻을 이루지 못하니, 명이로구나. 어찌하랴!」 다시 힘을 내어 나아가 고개를 넘었다.
2나이국
南到羅夷國。近有三千僧,兼大小乘學。住此夏坐。
남쪽으로 나이국에 이르렀다. 근처에 승려 삼천 명이 있는데 대승과 소승을 아울러 배운다. 여기 머물러 여름 안거를 지냈다.
3발나국
坐訖,南下,行十日,到跋那國。亦有三千許僧,皆小乘學。
안거를 마치고 남쪽으로 내려가 열흘을 가서 발나국에 이르렀다. 역시 승려 삼천 명쯤이 있는데 모두 소승을 배운다.
4「변방 사람이 예까지 오다니」 — 비다국
從此東行三日,復渡新頭河,兩岸皆平地。過河有國,名毗荼。佛法興盛,兼大小乘學。見秦道人往,乃大憐愍,作是言:「如何邊地人,能知出家爲道,遠求佛法?」悉供給所須,待之如法。
여기서 동쪽으로 사흘을 가서 다시 신두하를 건넜는데, 두 언덕이 다 평지였다. 강을 지나면 비다라는 나라가 있다. 불법이 흥성하고 대승과 소승을 아울러 배운다. 진나라 도인이 온 것을 보고는 크게 가엾이 여기며 이렇게 말하였다. 「어떻게 변방 사람이 출가하여 도를 닦을 줄 알고, 이 먼 데까지 불법을 구하러 왔는가.」 필요한 것을 다 대어 주며 법답게 대접하였다.
5절이 이어지는 길
從此東南行減八十由延,經歷諸寺甚多,僧衆萬數。
여기서 동남쪽으로 팔십 유연이 못 되게 가는 동안 지나는 절이 매우 많았는데, 승려가 만 명을 헤아렸다.
6마두라국
過是諸處已,到一國,國名摩頭羅。有遙捕那河,河邊左右有二十僧伽藍,可有三千僧,佛法轉盛。
이곳들을 지나 한 나라에 이르니 나라 이름이 마두라다. 요포나강이 있어 강가 좌우에 승가람 스무 개가 있고 승려 삼천 명쯤 되니, 불법이 갈수록 성하다.
7왕이 손수 밥을 돌리다
凡沙河已西,天竺諸國,國王皆篤信佛法。供養衆僧時,則脫天冠,共諸宗親、羣臣手自行食。行食已,鋪氊於地,對上座前坐,於衆僧前不敢坐床。佛在世時諸王供養法式,相傳至今。
무릇 사하 서쪽 천축의 여러 나라는 국왕이 모두 불법을 돈독히 믿는다. 승려들에게 공양할 때에는 천관을 벗고, 종친과 뭇 신하와 더불어 손수 밥을 돌린다. 밥을 돌리고 나서는 땅에 담요를 펴고 상좌 앞을 마주하여 앉으니, 승려들 앞에서 감히 평상에 앉지 못한다. 부처가 살아 계실 때 왕들이 공양하던 법식이 지금까지 전해 온 것이다.
8중국(中國) — 형벌 없는 나라
從是以南,名爲中國。中國寒暑調和,無霜、雪。人民殷樂,無戶籍官法,唯耕王地者乃輸地利,欲去便去,欲住便住。王治不用刑罔,有罪者但罰其錢,隨事輕重,雖復謀爲惡逆,不過截右手而已。王之侍衛、左右皆有供禄。舉國人民悉不殺生,不飲酒,不食葱䔉,唯除旃荼羅。旃荼羅名爲惡人,與人別居,若入城市則擊木以自異,人則識而避之,不相唐突。國中不養猪、雞,不賣生口,市無屠、酤及估酒者,貨易則用貝齒,唯旃荼羅、獵師賣肉耳。
여기서 남쪽은 중국(中國)이라 부른다. 중국은 춥고 더움이 고르고 서리도 눈도 없다. 백성은 넉넉하고 즐거우며, 호적도 관법도 없고 오직 왕의 땅을 가는 사람만 땅의 이문을 바치는데, 떠나고 싶으면 떠나고 머물고 싶으면 머문다. 왕은 다스림에 형벌을 쓰지 않고 죄가 있으면 돈으로 벌할 뿐이니 일의 무겁고 가벼움을 따르며, 거듭 모반을 꾀한 죄라도 오른손을 자르는 데 그친다. 왕의 시위와 좌우 신하는 다 녹봉이 있다. 온 나라 사람이 산 것을 죽이지 않고 술을 마시지 않으며 파와 마늘을 먹지 않는데, 오직 전다라만은 예외다. 전다라란 악인을 이르는 말로 남과 따로 사는데, 성이나 저자에 들어올 때면 나무를 두드려 스스로를 알리니 사람들이 알아보고 피하여 부딪치지 않는다. 나라 안에서는 돼지와 닭을 기르지 않고 산 짐승을 팔지 않으며, 저자에 푸줏간도 술집도 없다. 물건을 사고팔 때는 조개돈을 쓴다. 오직 전다라와 사냥꾼만 고기를 팔 뿐이다.
9승가람의 법도
自佛般泥洹後,諸國王、長者、居士爲衆僧起精舍供養,供給田宅、園圃、民戶、牛犢,鐵券書録,後王王相傳,無敢廢者,至今不絶。衆僧住止房舍、床褥、飲食、衣服,都無缺乏,處處皆爾。衆僧常以作功德爲業,及誦經、坐禪。客僧往到,舊僧迎逆,代檐衣鉢,給洗足水,塗足油,與非時漿,須臾,息已,復問其臘數,次第得房舍、卧具,種種如法。衆僧住處,作舍利弗塔、目連、阿難塔,并阿毗曇、律、經塔。安居後一月,諸希福之家勸化供養僧,作非時漿。衆僧大會說法。說法已,供養舍利弗塔,種種香華,通夜然燈。使彼人作舍利弗本婆羅門時詣佛求出家。大目連、大迦葉亦如是。諸比丘尼多供養阿難塔,以阿難請世尊聽女人出家故。諸沙彌多供養羅云。阿毗曇師者,供養阿毗曇。律師者,供養律。年年一供養,各自有日。摩訶衍人則供養般若波羅蜜、文殊師利、觀世音等。衆僧受歲竟,長者、居士、婆羅門等各持種種衣物、沙門所須,以布施僧,衆僧亦自各各布施。佛泥洹已來,聖衆所行威儀法則,相承不紀。
부처가 열반한 뒤로 여러 나라의 왕과 장자와 거사들이 승려들을 위해 정사를 세워 공양하고 밭과 집·동산·백성·소를 대어 주었는데, 쇠에 새긴 문서로 기록하여 왕에서 왕으로 전하며 감히 없애는 이가 없어 지금까지 끊이지 않는다. 승려들이 머무는 방사며 침구며 음식이며 옷이 모자란 것 없으니 곳곳이 다 그러하다. 승려들은 늘 공덕 짓기를 일삼고 경을 외우고 좌선한다. 객승이 오면 본디 있던 승려가 나가 맞아 옷과 발우를 대신 들어 주고 발 씻을 물과 발에 바를 기름을 주며 때 아닌 때의 마실 것을 내온다. 잠시 쉬게 한 뒤 법랍을 물어 차례에 따라 방사와 침구를 주니, 갖가지가 법대로다. 승려들이 머무는 곳에는 사리불탑·목련탑·아난탑과 아비담·율·경의 탑을 세운다. 안거 뒤 한 달 동안 복을 바라는 집들이 서로 권하여 승려에게 공양을 올리고 때 아닌 때의 마실 것을 만든다. 승려들은 크게 모여 설법한다. 설법을 마치면 사리불탑에 갖가지 꽃과 향으로 공양하고 밤새 등을 켠다. 광대를 시켜, 사리불이 본래 바라문이던 때 부처를 찾아 출가를 청하는 모습을 연희로 꾸미게 한다. 대목련과 대가섭도 그와 같이 한다. 비구니들은 흔히 아난탑에 공양하니, 아난이 세존께 여인의 출가를 허락하시기를 청한 까닭이다. 사미들은 흔히 라운에게 공양한다. 아비담 스승은 아비담에, 율 스승은 율에 공양한다. 해마다 한 차례 공양하는데 저마다 정해진 날이 있다. 마하연을 따르는 사람들은 반야바라밀과 문수사리와 관세음 등에 공양한다. 승려들이 수세를 마치면 장자와 거사와 바라문들이 저마다 갖가지 옷과 물건이며 사문에게 필요한 것을 가져와 승려들에게 보시하고, 승려들끼리도 저마다 보시한다. 부처가 열반한 뒤로 성중(聖衆)이 행해 온 위의와 법칙이 이렇게 이어져 끊이지 않는다.
10남천축까지 평탄한 땅
自渡新頭河,至南天竺,迄於南海,四五萬里,皆平坦,無大山川,正有河水耳。
신두하를 건넌 뒤로 남천축에 이르러 남해에 닿기까지 사오만 리가 다 평탄하여 큰 산도 내도 없고, 다만 강물이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