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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도의 땅 가야

불국기 佛國記 · 법현(法顯) · 동진 의희 연간(416년 무렵) · 단락 7 · 한자 1,282자 · 낭독 5.1분

「불국기」 한 권 「성도의 땅 가야」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예순다섯의 승려 법현이 계율을 구하러 장안을 떠나 사막과 총령을 넘어 천축까지 갔다가, 사자국을 거쳐 바닷길로 돌아온 십오 년의 기록. 다녀온 나라가 서른. 한국·중국·일본이 서로를 적던 시대에, 동아시아 사람이 인도를 제 눈으로 보고 남긴 가장 이른 기행문이다.

1가야성

從此西行四由延,到伽耶城,城內亦空荒。

여기서 서쪽으로 사 유연을 가서 가야성에 이르렀는데, 성안은 역시 텅 비어 황폐하였다.

2고행 육 년의 자리, 우유죽을 받은 자리

復南行二十里,到菩薩本苦行六年處,處有林木。從此西行三里,到佛入水洗浴,天按樹枝得攀出池處。又北行二里,得彌家女奉佛乳糜處。從此北行二里,佛於一大樹下石上,東向坐食糜,樹、石今悉在,石可廣、長六尺,高二尺許。中國寒暑均調,樹木或數千歲,乃至萬歲。

다시 남쪽으로 이십 리를 가면 보살이 본래 여섯 해 고행하던 곳에 이르니 그곳에는 숲이 있다. 여기서 서쪽으로 삼 리를 가면 부처가 물에 들어가 몸을 씻으실 때 하늘이 나뭇가지를 눌러 주어 붙잡고 못에서 나오신 곳에 이른다. 또 북쪽으로 이 리를 가면 미가 여인이 부처께 우유죽을 바친 곳을 만난다. 여기서 북쪽으로 이 리를 가면 부처가 큰 나무 아래 돌 위에 동향으로 앉아 죽을 드신 곳이니, 나무와 돌이 지금도 다 있는데 돌은 너비와 길이가 여섯 자, 높이 두 자쯤 된다. 중국은 춥고 더움이 고른지라 나무가 수천 년, 만 년을 살기도 한다.

3석굴에 비친 그림자 — 여기가 아니다

從此東北行半由延,到一石窟。菩薩入中,西向結加趺坐,心念:「若我成道,當有神驗。」石壁上即有佛影現,長三尺許,今猶明亮。時天地大動,諸天在空中白言:「此非是過去、當來諸佛成道處,去此西南行,減半由延,到貝多樹下,是過去、當來諸佛成道處。」諸天說是語已,即便在前唱導,導引而去。菩薩起行。離樹三十步,天授吉祥草,菩薩受之。復行十五步,五百青雀飛來,繞菩薩三帀而去。

여기서 동북쪽으로 반 유연을 가면 한 석굴에 이른다. 보살이 그 안에 들어 서쪽을 향해 가부좌하고 마음으로 생각하기를 「내가 도를 이룰 것이라면 신령한 증험이 있으리라」 하니, 돌벽 위에 곧 부처 그림자가 나타났는데 길이 석 자 남짓으로 지금도 뚜렷하다. 그때 하늘과 땅이 크게 움직이고 여러 천인이 공중에서 아뢰었다. 「여기는 과거와 미래 부처들이 도를 이루는 곳이 아닙니다. 여기서 서남쪽으로 반 유연이 채 못 되는 곳 패다수 아래가 과거와 미래 부처들이 도를 이루는 곳입니다.」 여러 천인이 이 말을 마치고 곧 앞에서 노래로 이끌며 인도해 갔다. 보살이 일어나 걸으니, 나무에서 서른 걸음 떨어진 데서 하늘이 길상초를 바치매 보살이 받았다. 다시 열다섯 걸음을 가니 파랑새 오백 마리가 날아와 보살을 세 바퀴 돌고 갔다.

4보리수 아래 — 마왕을 물리치고 도를 이루다

菩薩前到貝多樹下,敷吉祥草,東向而坐。時魔王遣三玉女從北來試,魔王自從南來試,菩薩以足指按地,魔兵退散,三女變老。自上苦行六年處,及此諸處,後人皆於中起塔立像,今皆在。佛成道已,七日觀樹受解脫樂處。佛於貝多樹下東西經行七日處。諸天化作七寶臺供養佛七日處。文鱗盲龍七日繞佛處。佛於尼拘律樹下方石上東向坐,梵天來請佛處。四天王奉鉢處。五百賈人授麨蜜處。度迦葉兄弟師徒千人處。此諸處亦起塔。佛得道處有三僧伽藍,皆有僧住。衆僧民戶供給饒足,無所乏少。戒律嚴峻,威儀、坐起、入衆之法,佛在世時聖衆所行,以至於今。

보살이 나아가 패다수 아래 이르러 길상초를 펴고 동쪽을 향해 앉았다. 그때 마왕이 옥녀 셋을 보내 북쪽에서 와 시험하게 하고 저는 남쪽에서 와 시험하였다. 보살이 발가락으로 땅을 누르니 마군은 물러나 흩어지고 세 여인은 늙은이로 변하였다. 위의 여섯 해 고행하던 곳부터 이 여러 곳까지 뒷사람이 다 그 안에 탑을 세우고 상을 세웠으니 지금 다 있다. 부처가 도를 이루신 뒤 이레 동안 나무를 바라보며 해탈의 즐거움을 누리신 곳, 패다수 아래에서 동서로 이레를 거니신 곳, 여러 천인이 칠보대를 화작하여 이레 동안 부처께 공양한 곳, 문린 눈먼 용이 이레 동안 부처를 두른 곳, 부처가 니구율나무 아래 네모난 돌 위에 동향으로 앉으셨을 때 범천이 와서 청한 곳, 사천왕이 발우를 바친 곳, 오백 장사꾼이 볶은 가루와 꿀을 바친 곳, 가섭 형제와 그 제자 천 인을 제도하신 곳 — 이 여러 곳에도 탑을 세웠다. 부처가 도를 이루신 곳에는 승가람이 셋 있는데 다 승려가 머문다. 승려들과 민가가 물자를 대어 넉넉하니 모자란 것이 없다. 계율이 엄정하여, 위의며 앉고 서는 법이며 대중에 드는 법이, 부처 살아 계실 때 성중이 행하던 그대로 지금에 이르렀다.

5사대탑은 끊이지 않는다

佛泥洹已來,四大塔處相承不絶。四大塔者:佛生處,得道處,轉法輪處,般泥洹處。

부처가 열반하신 뒤로 사대탑이 있는 곳은 이어져 끊이지 않는다. 사대탑이란 부처가 태어나신 곳, 도를 얻으신 곳, 법륜을 굴리신 곳, 열반하신 곳이다.

6아육왕과 지옥 이야기 — 흙 한 줌의 과보

阿育王昔作小兒時,當道戲。過迦葉佛行乞食,小兒歡喜,即以一掬土施佛。佛持還,泥經行地。因此果報,作鐵輪王,王閻浮提。乘鐵輪案行閻浮提,見鐵圍兩山間地獄治罪人。即問羣臣:「此是何等?」答言︰「是鬼王閻羅王治罪人。」王自念言︰「鬼王尚能作地獄治罪人,我是人主,何不作地獄治罪人耶?」即問臣等:「誰能爲我作地獄主治罪人者?」臣答言︰「唯有極惡人能作耳。」王即遣臣遍求惡人。見池水邊有一人,長壯、黑色、髮黃、目青,以脚鉤魚,口呼禽獸,禽獸來便射殺,無得脫者。得此人已,將來與王。王密勑之:「汝作四方高墻,內殖種種華果,作好浴池,莊嚴校餝,令人渴仰。牢作門戶,有人入者輒捉,種種治罪,莫使得出。設使我入,亦治罪莫放。今拜汝作地獄王。」有比丘。次第乞食入其門。獄卒見之,便欲治罪。比丘惶怖,求請須臾,聽我中食。俄頃,復有人入,獄卒內置碓臼中擣之,赤沫出。比丘見已,思惟此身無常、苦、空,如泡如沫,即得阿羅漢。既而獄卒捉內鑊湯中,比丘心顏欣悅,火滅,湯冷,中生蓮華,比丘坐上。獄卒即往白王,獄中奇怪,願王往看。王言:「我前有要,今不敢往。」獄卒言︰「此非小事,王宜疾往。」更改先要,王即隨入。比丘爲說法,王得信解,即壞地獄,悔前所作衆惡。由是信重三寶,常至貝多樹下,悔過自責,受八齋。王夫人問:「王常遊何處?」羣臣答言︰「恒在貝多樹下。」夫人伺王不在時,遣人伐其樹倒。王來見之,迷悶躃地。諸臣以水灑面,良久乃蘇。王即以塼累四邊,以百甖牛乳灌樹根。身四布地,作是誓言:「若樹不生,我終不起。」誓已,樹便即根上而生,以至於今。高減十丈。

아육왕이 옛날 어린아이였을 때 길에서 놀다가 걸식 다니는 가섭불을 만나자, 기뻐하며 흙 한 줌을 부처께 바쳤다. 부처는 그것을 가져다 거니는 땅에 발랐다. 이 과보로 그는 철륜왕이 되어 염부제를 다스렸다. 철륜을 타고 염부제를 돌아보다가 철위 두 산 사이에서 죄인을 다스리는 지옥을 보고 신하들에게 「이것이 무엇이냐」 물으니 「귀왕 염라가 죄인을 다스리는 곳입니다」 하였다. 왕은 속으로 생각하였다. 「귀왕도 지옥을 만들어 죄인을 다스리는데, 나는 사람의 임금으로서 어찌 지옥을 만들어 죄인을 다스리지 않으랴.」 곧 신하들에게 「누가 나를 위해 지옥을 만들고 죄인 다스리는 일을 맡겠느냐」 물으니 「지극히 악한 사람이라야 할 수 있습니다」 하였다. 왕이 곧 신하를 보내 두루 악인을 찾았다. 못가에서 한 사람을 보니 키 크고 검은 몸에 머리는 누렇고 눈은 푸른데, 발로 물고기를 낚아채고 입으로 새와 짐승을 부르다가 오면 쏘아 죽여 벗어나는 것이 없었다. 이 사람을 얻어 데려와 왕께 바치니 왕이 가만히 명하였다. 「너는 사방에 높은 담을 두르고 안에 온갖 꽃과 과일을 심고 좋은 목욕 못을 만들어 장엄하게 꾸며 사람들이 목마르게 우러르도록 하라. 문을 튼튼히 만들어 들어오는 사람이 있거든 곧 붙잡아 갖가지로 죄를 다스리고 나가지 못하게 하라. 설령 내가 들어가더라도 죄를 다스리고 놓아주지 마라. 이제 너를 지옥의 왕으로 삼는다.」 한 비구가 차례로 걸식하다가 그 문에 들어섰다. 옥졸이 보고 죄를 다스리려 하니 비구가 두려워 떨며, 잠깐 점심 공양할 틈을 달라고 청하였다. 조금 뒤에 또 한 사람이 들어오자 옥졸이 방아확에 넣고 찧으니 붉은 거품이 솟았다. 비구는 그것을 보고 이 몸은 덧없고 괴롭고 공하여 물거품 같다고 사무쳐 곧 아라한을 얻었다. 이윽고 옥졸이 그를 붙잡아 끓는 가마솥에 넣었으나 비구는 낯빛이 기쁘고 편안하니, 불이 꺼지고 물이 식으며 가운데 연꽃이 피어나 비구가 그 위에 앉았다. 옥졸이 곧 왕에게 가서 「옥중에 기이한 일이 있으니 왕께서 와 보소서」 하니, 왕이 「내가 앞서 약조한 바 있으니 이제 감히 가지 못하겠다」 하였다. 옥졸이 「이는 작은 일이 아닙니다. 왕께서 어서 가셔야 합니다」 하니, 왕은 앞의 약조를 고치고 곧 따라 들어갔다. 비구가 설법하니 왕은 믿고 깨쳐 곧 지옥을 헐고 전에 지은 뭇 악을 뉘우쳤다. 이로부터 삼보를 믿고 소중히 여겨 늘 패다수 아래에 가서 허물을 뉘우치고 스스로를 꾸짖으며 팔재계를 받았다. 왕비가 「왕께서 늘 어디에 다니시느냐」 물으니 신하들이 「늘 패다수 아래 계십니다」 하였다. 왕비는 왕이 없는 때를 엿보아 사람을 시켜 그 나무를 베어 넘어뜨렸다. 왕이 와서 보고 정신을 잃고 땅에 쓰러지니, 신하들이 낯에 물을 뿌려 한참 만에야 깨어났다. 왕은 곧 벽돌을 사방에 쌓고 소젖 백 항아리를 뿌리에 부으며, 몸을 땅에 던지고 맹세하였다. 「나무가 살아나지 않으면 나는 끝내 일어나지 않으리라.」 맹세를 마치자 나무가 곧 뿌리 위에서 살아나 지금에 이르니, 높이가 열 길이 채 못 된다.

7계족산의 대가섭

從此南三里行,到一山,名雞足。大迦葉今在此山中。劈山下入,入處不容人,下入極遠有旁孔,迦葉全身在此中住。孔外有迦葉本洗手土,彼方人若頭痛者,以此土塗之即差。此山中即日故有諸羅漢住,彼方諸國道人年年往供養迦葉,心濃至者,夜即有羅漢來,共言論,釋其疑已,忽然不現。此山榛木茂盛,又多師子、虎、狼,不可妄行。

여기서 남쪽으로 삼 리를 가면 계족이라는 산에 이른다. 대가섭이 지금 이 산속에 있다. 산을 가르고 내려 들어갔는데 들어간 자리는 사람이 지나갈 수 없다. 아주 깊이 내려가면 옆으로 구멍이 있는데, 가섭의 온몸이 이 안에 머물러 있다. 구멍 밖에는 가섭이 본래 손을 씻던 흙이 있어, 그 지방 사람들이 머리가 아프면 이 흙을 바르면 곧 낫는다. 이 산속에는 지금도 나한들이 살고 있다. 그곳 여러 나라의 도인들이 해마다 가서 가섭에게 공양하는데, 마음이 지극한 이에게는 밤에 나한이 와서 함께 이야기하며 그 의심을 풀어 주고는 홀연히 사라진다. 이 산은 개암나무가 우거지고 또 사자와 호랑이와 이리가 많아 함부로 다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