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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치 행렬

불국기 佛國記 · 법현(法顯) · 동진 의희 연간(416년 무렵) · 단락 7 · 한자 1,155자 · 낭독 4.6분

「불국기」 한 권 「불치 행렬」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예순다섯의 승려 법현이 계율을 구하러 장안을 떠나 사막과 총령을 넘어 천축까지 갔다가, 사자국을 거쳐 바닷길로 돌아온 십오 년의 기록. 다녀온 나라가 서른. 한국·중국·일본이 서로를 적던 시대에, 동아시아 사람이 인도를 제 눈으로 보고 남긴 가장 이른 기행문이다.

1불치 행렬 — 아흔 날의 공양

佛齒常以三月中出之。未出十日,王莊校大象,使一辯說人,著王衣服,騎象上,擊皷唱言:「菩薩從三阿僧祇劫,作行不惜身命,以國、妻、子及挑眼與人,割肉貿鴿,截頭布施,投身餓虎,不恡髓腦,如是種種苦行,爲衆生故。成佛在世四十五年,說法教化,令不安者安,不度者度,衆生緣盡,乃般泥洹。泥洹已來一千四百九十七年,世間眼滅,衆生長悲。却後十日,佛齒當出至無畏山精舍。國內道俗欲殖福者,各各平治道路,嚴餝巷陌,辨衆華香,供養之具!」如是唱已,王便夾道兩邊,作菩薩五百身已來種種變現,或作須大拏,或作睒變,或作象王,或作鹿、馬。如是形像,皆彩畫莊校,狀若生人。然後佛齒乃出,中道而行,隨路供養,到無畏精舍佛堂上。道俗雲集,燒香、然燈,種種法事,晝夜不息。滿九十日乃還城內精舍。城內精舍至齋日則開門戶,禮敬如法。

부처의 이는 늘 삼월에 꺼내어 모신다. 열흘 전에 왕은 큰 코끼리를 꾸미고, 말 잘하는 사람 하나에게 왕의 옷을 입혀 코끼리 위에 태우니, 북을 치며 외친다. 「보살은 삼아승기겁 동안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고 행하시어, 나라와 처자를 버리고 눈을 뽑아 남에게 주셨으며, 살을 베어 비둘기와 바꾸고 머리를 잘라 보시하고 몸을 던져 주린 호랑이를 먹이셨으며 골수와 뇌도 아끼지 않으셨다. 이렇게 갖가지로 고행하신 것은 중생을 위해서였다. 부처를 이루어 세상에 마흔다섯 해를 계시며 설법하고 교화하시어, 편안하지 못한 이를 편안하게 하고 제도받지 못한 이를 제도하시다가, 중생과의 인연이 다하자 열반에 드셨다. 열반하신 뒤로 일천사백구십칠 년이니, 세상의 눈이 꺼지매 중생이 길이 슬퍼하는도다. 열흘 뒤에 부처의 이가 무외산 정사로 나오시리니, 나라 안의 도인과 속인으로 복을 심으려는 이는 저마다 길을 고르고 거리를 장엄하며 온갖 꽃과 향과 공양거리를 갖추라.」 이렇게 외치고 나면 왕은 길 양쪽에 보살의 오백 몸 갈래 갖가지 변현을 만들어 세우니, 수대나가 되기도 하고 섬변이 되기도 하고 코끼리 왕이 되기도 하고 사슴과 말이 되기도 한다. 이 형상들은 다 채색으로 그리고 꾸며 산 사람 같다. 그런 뒤에 부처의 이가 나와 길 가운데로 가니, 길을 따라 공양을 받으며 무외정사 불당 위에 이른다. 도인과 속인이 구름처럼 모여 향을 사르고 등을 켜며 갖가지 법사를 밤낮 쉬지 않는다. 아흔 날이 차면 성안 정사로 돌아간다. 성안 정사는 재일이면 문을 열어 법대로 예경한다.

2발제정사의 달마구제

無畏精舍東四十里,有一山。山中有精舍,名跋提,可有二千僧。僧中有一大德沙門,名達摩瞿諦,其國人民皆共宗仰。住一石室中四十許年,常行,慈心,能感蛇鼠,使同止一室而不相害。

무외정사 동쪽 사십 리에 산이 있고 산속에 정사가 있으니 이름이 발제로, 승려 이천 명쯤이 있다. 승려 가운데 달마구제라는 큰스님이 있어 그 나라 사람들이 다 함께 우러른다. 석실 하나에 산 지 마흔 해쯤 되는데, 늘 자비로운 마음을 행하여 뱀과 쥐를 감화시켜 한 방에 함께 살아도 서로 해치지 않게 하였다.

3마하비가라 정사

城南七里有一精舍,名摩訶毗可羅,有三千僧住。

성 남쪽 칠 리에 정사 하나가 있으니 이름이 마하비가라인데 승려 삼천 명이 산다.

4나한을 나한의 법으로 다비하다

有一高德沙門,戒行清潔,國人咸疑是羅漢。臨終之時,王來省視,依法集僧而問:「比丘得道耶?」其便以實答言:「是羅漢。」既終,王即案經律,以羅漢法葬之。於精舍東四、五里,積好大薪,縱廣可三丈餘,高亦爾,近上著栴檀、沉水諸香木,四邊作階上,持淨好白㲲周帀蒙積上。作大輿床,似此間𨎪車,但無龍魚耳。當闍維時,王及國人、四衆咸集,以華香供養。從轝至墓所,王自華香供養。供養訖,轝著𧂐上,以酥油遍灌,然後燒之。火然之時,人人敬心,各脫上服,及羽儀、傘蓋,遙擲火中,以助闍維。闍維已,收斂取骨,即以起塔。法顯至,不及其生存,唯見葬時。

덕 높은 사문 하나가 있어 계행이 맑고 깨끗하니 나라 사람들이 모두 나한이 아닌가 하였다. 임종할 때 왕이 와서 살피고 법대로 승려들을 모아 「이 비구가 도를 얻었는가」 물으니, 그들이 사실대로 「나한입니다」 하고 답하였다. 숨을 거두자 왕은 곧 경과 율을 상고하여 나한의 법으로 장사 지냈다. 정사 동쪽 사오 리에 좋은 큰 장작을 쌓으니 세로 가로 세 길 남짓에 높이도 그만하였고, 위쪽에는 전단과 침수 같은 향나무를 얹고, 네 면에 계단을 만들고 깨끗하고 좋은 흰 무명을 가져다 장작더미를 위아래로 둘렀다. 큰 상여 수레를 만드니 이곳 상여 수레 같은데 다만 용과 물고기 장식이 없을 뿐이다. 다비할 때 왕과 나라 사람들과 사부대중이 다 모여 꽃과 향으로 공양하였다. 상여에서 묘지에 이르기까지 왕이 몸소 꽃과 향으로 공양하였다. 공양을 마치자 상여를 장작더미 위에 얹고 소락 기름을 두루 붓고서 불을 붙였다. 불이 타오를 때 사람마다 공경하는 마음으로 저마다 웃옷을 벗고, 깃 부채와 일산과 함께 멀리서 불 속에 던져 다비를 도왔다. 다비가 끝나자 뼈를 거두어 모아 곧 탑을 세웠다. 법현이 이르렀을 때는 그가 살아 있을 때를 만나지 못하고 다만 장사 지내는 것만 보았다.

5금 쟁기를 끈 왕

王篤信佛法,欲爲衆僧作新精舍。先設大會,飯食僧。供養已,乃選好上牛一雙,金銀、寶物莊校角上。作好金犁,王自耕頃田邊,然後割給民戶、田宅,書以鐵券。自是已後,代代相承,無敢廢易。

왕은 불법을 돈독히 믿어 승려들을 위해 새 정사를 지으려 하였다. 먼저 큰 모임을 베풀어 승려들을 공양하고, 공양한 뒤에 좋은 소 한 쌍을 골라 뿔에 금은과 보물을 장식하고, 좋은 금 쟁기를 만들어 왕이 몸소 밭 네 귀퉁이를 갈고 난 뒤에 백성 집과 밭과 집터를 떼어 주며 쇠에 새긴 문서로 적어 주었다. 이로부터 대대로 이어받아 감히 없애거나 바꾸는 이가 없다.

6부처 발우의 앞날을 외는 소리

法顯在此國,聞天竺道人於高座上誦經,云︰「佛鉢本在毗舍離,今在揵陁衛。竟若干百年,當復至西月氏國。若干百年,當至于闐國。住若干百年,當至屈茨國若干百年,當復來到漢地。住若干百年,當復至師子國。若干百年,當還中天竺。到天竺已,當上兜術天上。彌勒菩薩見而嘆曰︰『釋迦文佛鉢至。』即共諸天華香供養七日。七日已,還閻浮提,海龍王持入龍宮。至彌勒將成道時,鉢還分爲四,復本頻那山上。彌勒成道已,四天王,當復應念佛如先佛法。賢劫千佛共用此鉢。鉢去已,佛法漸滅。佛法滅後,人壽轉短,乃至五歲。五歲之時,粳米、酥油皆悉化滅,人民極惡,捉木則變成刀、杖,共相傷割。其中有福者,逃避入山,惡人相殺盡已,還復來出,共相謂言:『昔人壽極長,但爲惡甚,作諸非法故,我等壽命遂爾短促,乃至五歲。我今共行諸善,起慈悲心,修行信義。』如是各行信義,展轉壽倍,乃至八萬歲。彌勒出世,初轉法輪時,先度釋迦遺法弟子、出家人及受三歸、五戒、齋法,供養三寶者,第二、第三次度有緣者。」法顯爾時欲寫此經,其人云︰「此無經本,我止口誦耳。」

법현이 이 나라에 있을 때 천축 도인이 높은 자리 위에서 경을 외는 것을 들으니 이러하였다. 「부처의 발우는 본래 비사리에 있었는데 지금은 건타위에 있다. 몇백 년이 지나면 다시 서월지국에 이르고, 몇백 년이면 우전국에 이르고, 몇백 년을 머물면 굴차국에 이르고, 몇백 년이면 다시 한나라 땅에 오고, 몇백 년을 머물면 다시 사자국에 이르고, 몇백 년이면 다시 중천축으로 돌아가리라. 천축에 이르고 나면 도솔천에 올라가리니, 미륵보살이 보고 감탄하여 「석가문불의 발우가 이르렀구나」 하며 여러 천인과 함께 꽃과 향으로 이레 동안 공양하리라. 이레가 지나면 염부제로 돌아와 해룡왕이 용궁으로 모셔 가고, 미륵이 장차 도를 이룰 때가 되면 발우는 도로 넷으로 나뉘어 본래의 빈나산 위로 돌아가리라. 미륵이 도를 이루면 사천왕이 다시 앞선 부처들의 법식대로 부처를 생각해 발우를 바치리라. 현겁의 천불이 이 발우를 함께 쓰리니, 발우가 떠나가면 불법은 차츰 스러진다. 불법이 스러진 뒤에는 사람의 목숨이 짧아져 다섯 살에 이르리라. 목숨 다섯 살 시절에는 멥쌀과 소락 기름이 다 사라지고 사람들은 지극히 악해져, 나무를 잡으면 곧 칼과 몽둥이로 변하여 서로 해치고 벤다. 그 가운데 복 있는 이들은 산으로 피해 들어갔다가, 악인들이 서로 다 죽이고 나면 도로 나와 서로 말하리라. 『옛사람은 목숨이 아주 길었는데, 다만 악함이 심하여 온갖 그른 짓을 한 탓에 우리 목숨이 이렇게 짧아져 다섯 살에 이르렀다. 이제 우리 함께 뭇 선을 행하여 자비로운 마음을 일으키고 믿음과 의로움을 닦자.』 이렇게 저마다 믿음과 의로움을 행하면 목숨이 갑절씩 늘어 팔만 살에 이르리라. 미륵이 세상에 나와 처음 법륜을 굴릴 때, 먼저 석가의 남긴 법을 따르던 제자들 — 출가한 사람과 삼귀의·오계·재법을 받은 이와 삼보에 공양한 이들을 제도하고, 둘째 셋째로 인연 있는 이들을 제도하리라.」 법현은 그때 이 경을 베끼고자 하였으나, 그 사람이 「경본은 없고 나는 다만 입으로 욀 뿐이오」 하였다.

협주 1

法顯聞誦之時有定歲數,但今忘耳。

법현이 외는 것을 들을 때에는 정해진 햇수가 있었으나, 지금은 잊어버렸다.

7한나라 땅에 없는 경들을 얻다

法顯住此國二年,更求得《彌沙塞律》藏本,得《長阿含》、《雜阿含》,復得一部《雜藏》。此悉漢土所無者。

법현은 이 나라에 두 해를 머물며, 다시 구하여 미사새율 장본을 얻고, 장아함과 잡아함을 얻고, 또 잡장 한 부를 얻었다. 이는 다 한나라 땅에 없는 것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