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집 1 (1~45조)前集
1한때의 적막과 만고의 처량
棲守道德者,寂寞一時;依阿權勢者,淒涼萬古。故達人觀物外之物,思身後之身,寧受一時之寂寞,毋取萬古之淒涼。
도덕을 지키며 사는 사람은 한때 적막할 뿐이나, 권세에 빌붙는 자는 만고에 처량하다. 그러므로 통달한 사람은 물건 밖의 물건을 보고 몸 뒤의 몸을 생각하여, 차라리 한때의 적막을 받을지언정 만고의 처량함을 취하지 않는다.
2닳고 닳음보다 우직함
涉世淺,點染亦淺;歷事深,機械亦深。故君子與其練達,不若朴魯;與其曲謹,不若疎狂。
세상 물결을 얕게 겪으면 물듦도 얕고, 일을 깊이 겪으면 잔꾀도 깊어진다. 그러므로 군자는 닳고 닳기보다는 차라리 우직한 것이 낫고, 곡진하게 삼가기보다는 차라리 소탈하게 거친 것이 낫다.
3마음은 드러내고 재주는 감추라
君子之心事,天青日白,不可使人不知。君子之才華,玉韞珠藏,不可使人易知。
군자의 마음속 일은 하늘 푸르고 해 밝듯 하여 남이 모르게 해서는 안 되고, 군자의 재주는 옥이 갈무리되고 구슬이 감추어지듯 하여 남이 쉽게 알게 해서는 안 된다.
4물들지 않는 것이 더 깨끗하다
勢利紛華,不近者爲潔,近之而不染者爲尤潔;智械機巧,不知者爲高,知之而不用者爲尤高。
권세와 이익, 화려한 잔치는 가까이하지 않는 이가 깨끗하지만, 가까이하고도 물들지 않는 이가 더욱 깨끗하다. 잔꾀와 기교는 모르는 이가 높지만, 알고도 쓰지 않는 이가 더욱 높다.
5귀에 거슬리는 말이 숫돌
耳中常聞逆耳之言,心中常有拂心之事,纔是進德修行的砥石。若言言悅耳,事事快心,便把此生埋在鴆毒中矣。
귀에는 늘 거슬리는 말이 들리고 마음에는 늘 어긋나는 일이 있어야, 그것이 덕에 나아가고 행실을 닦는 숫돌이 된다. 말마다 귀를 기쁘게 하고 일마다 마음을 상쾌하게 하면, 곧 이 삶을 짐새의 독 속에 파묻는 것이다.
6기쁜 기운 없이는 하루도
怒雨疾風,禽鳥戚戚;霽日光風,草木欣欣。可見天地不可一日無和氣,人心不可一日無喜神。
성난 비 사나운 바람에는 새들도 근심하고, 갠 날 맑은 바람에는 풀과 나무도 기뻐한다. 하늘과 땅에 하루도 온화한 기운이 없어서는 안 되고, 사람 마음에 하루도 기쁜 정신이 없어서는 안 됨을 알 수 있다.
7참맛은 담박할 뿐
醲肥辛甘非真味,真味只是淡;神奇卓異非至人,至人只是常。
진한 술, 기름진 고기, 맵고 단 것이 참맛이 아니다. 참맛은 다만 담박할 뿐이다. 신기하고 우뚝 뛰어난 이가 지인(至人)이 아니다. 지인은 다만 평범할 뿐이다.
8바쁠수록 여유, 한가할수록 긴장
天地寂然不動,而氣機無一息少停;日月晝夜奔馳,而貞明則萬古不易。故君子閒時要有喫緊的心思,忙處要有悠閒的趣味。
하늘과 땅은 고요히 움직이지 않으나 그 기운의 작용은 한순간도 쉬지 않고, 해와 달은 밤낮으로 내달리나 그 밝음은 만고에 바뀌지 않는다. 그러므로 군자는 한가할 때에 다급함에 대비하는 마음가짐이 있어야 하고, 바쁜 가운데 여유로운 정취가 있어야 한다.
9밤에 홀로 마음을 보다
夜深人靜,獨坐觀心,始覺妄窮而真獨露,每於此中得大機趣;既覺真現而妄難逃,又於此中得大慚忸。
밤 깊어 사람 고요할 때 홀로 앉아 마음을 들여다보면, 비로소 망령됨이 다하고 참됨만 홀로 드러남을 깨달아 늘 이 가운데서 큰 기틀과 멋을 얻는다. 이윽고 참됨이 나타나도 망령됨에서 벗어나기 어려움을 깨달으면, 또 이 가운데서 큰 부끄러움을 얻는다.
10득의했을 때 일찍 돌아보라
恩裏由來生害,故快意時須早回頭;敗後或反成功,故拂心處莫便放手。
은혜 속에서 본래 해가 생겨난다. 그러므로 뜻대로 될 때 모름지기 일찍 고개를 돌리라. 실패한 뒤에 도리어 성공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마음에 어긋난다고 곧장 손을 놓지 말라.
11명아주 먹는 이가 얼음처럼 맑다
藜口莧腸者,多冰清玉潔;袞衣玉食者,甘婢膝奴顏。蓋志以澹泊明,而節從肥甘喪也。
명아주국에 비름나물 창자인 사람은 얼음처럼 맑고 옥처럼 깨끗한 이가 많고, 비단옷에 옥 같은 밥을 먹는 사람은 종처럼 무릎 꿇고 종처럼 아첨하기를 달게 여긴다. 대개 뜻은 담박함으로 밝아지고, 절개는 기름지고 달콤한 데서 잃는 것이다.
12살아서는 너그럽게, 죽어서는 오래
面前的田地要放得寬,使人無不平之嘆;身後的惠澤要流得長,使人有不匱之思。
눈앞의 밭은 넓게 열어 두어 사람들에게 불평의 탄식이 없게 하고, 죽은 뒤의 은택은 길게 흐르게 하여 사람들에게 모자라지 않는 그리움이 있게 하라.
13좁은 길에서는 한 걸음 비켜서라
徑路窄處,留一步與人行;滋味濃的,減三分讓人嗜。此是涉世一極安樂法。
좁은 길목에서는 한 걸음 멈추어 남을 먼저 가게 하고, 맛 좋은 것은 세 푼을 덜어 남에게 맛보게 하라. 이것이 세상을 건너가는 지극히 안락한 법 하나다.
14속된 정을 벗으면 명류
作人無甚高遠事業,擺脫得俗情便入名流;爲學無甚增益工夫,減除得物累便超聖境。
사람됨에 무슨 높고 먼 사업이 있는 것이 아니다. 속된 정을 떨쳐 내면 곧 명류에 든다. 학문에 무슨 보태는 공부가 있는 것이 아니다. 물욕의 얽매임을 덜어 내면 곧 성인의 경지를 넘는다.
15협기 세 푼과 본마음 한 점
交友須帶三分俠氣,做人要存一點素心。
벗을 사귐에는 모름지기 세 푼의 협기를 지녀야 하고, 사람이 됨에는 한 점의 본마음을 지녀야 한다.
16앞서지 말 것, 뒤지지 말 것
寵利毋居人前,德業毋落人後;受享毋踰分外,修爲毋減分中。
총애와 이익에는 남보다 앞서지 말고, 덕행과 사업에는 남보다 뒤지지 말라. 받아 누림에는 분수를 넘지 말고, 닦아 행함에는 분수 안으로 줄이지 말라.
17물러섬이 나아감의 밑천
處世讓一步爲高,退步即進步的張本;待人寬一分是福,利人實利己的根基。
세상살이에는 한 걸음 양보함이 높으니, 물러서는 것이 곧 나아가는 밑천이다. 사람 대접에는 한 푼 너그러움이 복이니, 남을 이롭게 함이 실은 나를 이롭게 하는 바탕이다.
18자랑 긍 자, 뉘우칠 회 자
蓋世功勞,當不得一個「矜」字;彌天罪過,當不得一個「悔」字。
세상을 덮는 공로도 「긍(矜)」 한 글자를 당해 내지 못하고, 하늘에 사무치는 죄도 「회(悔)」 한 글자를 당해 내지 못한다.
19이름은 나누고 허물은 끌어안으라
完名美節,不宜獨任,分些與人,可以遠害全身;辱行污名,不宜全推,引些歸己,可以韜光養德。
온전한 이름과 아름다운 절개는 혼자 차지해서는 안 된다. 얼마쯤 남에게 나누어 주어야 해를 멀리하고 몸을 보전할 수 있다. 욕된 행실과 더러운 이름은 다 남에게 미루어서는 안 된다. 얼마쯤 내게로 끌어와야 빛을 감추고 덕을 기를 수 있다.
20여지를 남겨 두라
事事留個有餘不盡的意思,便造物不能忌我,鬼神不能損我。若業必求滿,功必求盈者,不生內變,必召外憂。
일마다 여유를 남겨 다하지 않는 뜻을 두면, 조물주도 나를 시기하지 못하고 귀신도 나를 해치지 못한다. 일마다 반드시 가득 참을 구하고 공마다 반드시 넘침을 구하면, 안에서 변고가 나지 않으면 반드시 밖에서 근심을 부른다.
21집안의 참부처
家庭有個真佛,日用有種真道。人能誠心和氣,愉色婉言,使父母兄弟間形骸兩釋,意氣交流,勝於調息觀心萬倍矣。
가정에 참부처가 있고 일상 속에 참된 도가 있다. 사람이 성실한 마음과 온화한 기운, 즐거운 낯빛과 부드러운 말씨로 부모 형제 사이에 몸과 몸의 간격을 녹이고 뜻과 기운을 통하게 할 수 있다면, 숨을 고르고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보다 만 배 낫다.
22구름 멎고 물 잔잔한 곳의 생기
好動者,雲電風燈;嗜寂者,死灰槁木。須定雲止水中,有鳶飛魚躍氣象,纔是有道的心體。
움직이기 좋아하는 자는 구름 속 번개요 바람 앞 등불이며, 고요함만 즐기는 자는 식은 재요 마른 나무다. 모름지기 멎은 구름 고요한 물 가운데 솔개 날고 물고기 뛰는 기상이 있어야, 그것이 도를 지닌 이의 마음 바탕이다.
23꾸짖음은 받아 낼 만큼만
攻人之惡毋太嚴,要思其堪受;教人之善毋過高,當使其可從。
남의 잘못을 꾸짖되 너무 엄하게 하지 말라. 그가 받아 낼 수 있을지를 생각해야 한다. 남에게 선을 가르치되 너무 높게 하지 말라. 그가 따를 수 있게 해야 한다.
24더러움에서 깨끗함이 나온다
糞蟲至穢,變爲蟬而飲露於秋風;腐草無光,化爲螢而耀采於夏月。固知潔常自污出,明每從晦生也。
굼벵이는 지극히 더러우나 매미로 변하여 가을바람에 이슬을 마시고, 썩은 풀은 빛이 없으나 반딧불로 화하여 여름 달빛에 광채를 낸다. 깨끗함은 늘 더러움에서 나오고, 밝음은 매양 어둠에서 생겨남을 참으로 알겠다.
25객기를 눌러야 정기가 편다
矜高倨傲,無非客氣,降伏得客氣下,而後正氣伸;情欲意識,盡屬妄心,消殺得妄心盡,而後真心現。
뽐내고 거만함은 객기 아닌 것이 없으니, 객기를 항복받아 내린 뒤에야 정기가 펴진다. 정욕과 분별심은 다 망령된 마음에 속하니, 망령된 마음을 소멸시켜 다한 뒤에야 참마음이 나타난다.
26일 뒤의 뉘우침으로 일 앞의 미혹을 깨라
飽後思味,則濃淡之境都消;色後思婬,則男女之見盡絕。故人常以事後之悔悟,破臨事之癡迷,則性定而動無不正。
배부른 뒤에 맛을 생각하면 진하고 담박한 경계가 다 사라지고, 색을 치른 뒤에 음욕을 생각하면 남녀의 관념이 다 끊어진다. 그러므로 사람이 늘 일 뒤의 뉘우침으로 일 앞의 어리석은 미혹을 깨뜨리면, 성품이 안정되어 움직임에 바르지 않음이 없다.
27벼슬 속의 산림, 산림 속의 경륜
居軒冕之中,不可無山林的氣味;處林泉之下,須要懷廊廟的經綸。
높은 벼슬 가운데 살아도 산림의 기미가 없어서는 안 되고, 숲과 샘 아래 살아도 모름지기 조정의 경륜을 품어야 한다.
28허물 없음이 공이다
處世不必邀功,無過便是功;與人不求感德,無怨便是德。
세상을 살아감에 굳이 공을 바라지 말라. 허물이 없으면 그것이 공이다. 남에게 베풀고 덕에 감사하기를 바라지 말라. 원망이 없으면 그것이 덕이다.
29너무 괴롭지도 너무 메마르지도 않게
憂勤是美德,太苦則無以適性怡情;澹泊是高風,太枯則無以濟人利物。
근심하고 부지런함은 아름다운 덕이나 너무 괴로우면 본성을 맞추고 마음을 즐겁게 할 길이 없고, 담박함은 높은 풍모이나 너무 메마르면 사람을 건지고 만물을 이롭게 할 길이 없다.
30처음 마음과 끝 길
事窮勢蹙之人,當原其初心;事當功成行滿,要觀其末路。
일이 막히고 형세가 쪼그라든 사람은 그 처음 마음을 돌아보아야 하고, 공을 이루고 행함이 가득 찬 사람은 그 마지막 길을 살펴야 한다.
31부귀하면서 야박하면 어찌 누리랴
富貴家宜寬厚而反忌刻,是富貴而貧賤其行矣,如何能享?聰明人宜斂藏而反炫耀,是聰明而愚懵其病矣,如何不敗?
부귀한 집은 마땅히 너그럽고 후해야 하는데 도리어 시기하고 각박하면, 부귀하면서 그 행실을 빈천하게 하는 것이니 어찌 누릴 수 있으랴. 총명한 사람은 마땅히 거두어 감추어야 하는데 도리어 뽐내어 자랑하면, 총명하면서 그 병이 어리석은 것이니 어찌 패하지 않으랴.
32낮은 데 살아 봐야 높은 데가 위태로운 줄 안다
居卑而後知登高之爲危,處晦而後知向明之太露;守靜而後知好動之過勞,養默而後知多言之爲躁。
낮은 데 살아 본 뒤에야 높이 오름이 위태로운 줄 알고, 어두운 데 있어 본 뒤에야 밝음을 향함이 너무 드러나는 줄 안다. 고요함을 지켜 본 뒤에야 움직이기 좋아함이 지나치게 수고로운 줄 알고, 침묵을 길러 본 뒤에야 말 많음이 조급한 것인 줄 안다.
33버려야 범속을 벗고 성인에 든다
放得功名富貴之心下,便可脫凡;放得道德仁義之心下,纔可入聖。
공명과 부귀를 바라는 마음을 내려놓아야 범속을 벗어날 수 있고, 도덕과 인의를 내세우는 마음마저 내려놓아야 비로소 성인의 경지에 들 수 있다.
34의견이 마음의 해충
利欲未盡害心,意見乃害心之蟊賊;聲色未必障道,聰明乃障道之藩屏。
이욕이 마음을 다 해치는 것이 아니라 제 소견이야말로 마음을 해치는 해충이요, 성색이 반드시 도를 가로막는 것이 아니라 총명이야말로 도를 가로막는 울타리다.
35안 되는 곳에선 물러서고 되는 곳에선 양보하라
人情反覆,世路崎嶇。行不去處,須知退一步之法;行得去處,務加讓三分之功。
인정은 뒤집히기 쉽고 세상길은 험하다. 가지 못할 곳에서는 모름지기 한 걸음 물러서는 법을 알고, 갈 수 있는 곳에서는 세 푼 양보하는 공을 힘써 더하라.
36미워하지 않기, 예를 갖추기
待小人,不難於嚴,而難於不惡;待君子,不難於恭,而難於有禮。
소인을 대함에는 엄하기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미워하지 않기가 어렵고, 군자를 대함에는 공손하기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예를 갖추기가 어렵다.
37바보스러움을 지켜 맑은 이름을 남기라
寧守渾噩而黜聰明,留些正氣還天地;寧謝紛華而甘澹泊,遺個清名在乾坤。
차라리 순박함을 지키고 약삭빠름을 물리쳐 얼마쯤의 정기를 하늘과 땅에 돌려주고, 차라리 화려함을 사양하고 담박함을 달게 여겨 하나의 맑은 이름을 천지에 남기라.
38마귀를 항복시키려면 제 마음부터
降魔者先降自心,心伏則羣邪退聽;馭橫者先馭此氣,氣平則外橫不侵。
마귀를 항복시키려는 자는 먼저 제 마음을 항복시키라. 마음이 굴복하면 뭇 삿된 것이 물러나 명을 듣는다. 횡포를 다스리려는 자는 먼저 이 혈기를 다스리라. 기운이 평온하면 바깥의 횡포가 침범하지 못한다.
39제자 가르치기는 규중 딸 기르듯
教弟子如養閨女,最要嚴出入,謹交遊。若一接近匪人,是清淨田中,下一不淨種子,便終身難植嘉禾矣。
제자를 가르치기는 규중 처녀를 기르는 것과 같으니, 드나듦을 엄히 하고 사귐을 삼가게 함이 가장 요긴하다. 한번 나쁜 사람을 가까이하면, 이는 깨끗한 밭에 부정한 씨앗 하나를 뿌리는 것이라 평생 좋은 곡식을 심기 어렵다.
40욕심 길에는 손도 대지 말라
欲路上事,毋樂其便而姑爲染指,一染指便深入萬仞;理路上事,無憚其難而稍爲退步,一退步便遠隔千山。
욕심 길의 일은 그 편함을 즐겨 잠깐이라도 손가락을 적시지 말라. 한번 적시면 곧 만 길 깊이로 빠져든다. 도리 길의 일은 그 어려움을 꺼려 조금이라도 물러서지 말라. 한번 물러서면 곧 천 산이나 멀어진다.
41짙지도 메마르지도 않게
念頭濃者自待厚,待人亦厚處處皆濃;念頭淡者自待薄,待人亦薄,處處皆淡。故君子居常嗜好,不可太濃艶,亦不宜太枯寂。
마음 씀이 짙은 사람은 스스로에게도 후하고 남에게도 후하여 곳곳이 다 짙고, 마음 씀이 담박한 사람은 스스로에게도 박하고 남에게도 박하여 곳곳이 다 담박하다. 그러므로 군자는 평소의 즐기고 좋아함에, 너무 짙고 고와서도 안 되고 너무 메마르고 적막해서도 안 된다.
42남은 부로, 나는 어짊으로
彼富我仁,彼爵我義,君子固不爲君相所牢籠;人定勝天,志壹動氣,君子亦不受造化之陶鑄。
저가 부를 내세우면 나는 어짊을, 저가 벼슬을 내세우면 나는 의로움을 내세운다. 군자는 본래 임금과 재상에게도 농락당하지 않는다. 사람이 힘을 모으면 하늘을 이기고, 뜻이 한결같으면 기질을 움직인다. 군자는 조물주가 부어 만든 틀에도 갇히지 않는다.
43바람 잔잔한 데서 인생을 본다
風恬浪靜中,見人生之真境;味淡聲希處,識心體之本然。
바람 잔잔하고 물결 고요한 가운데서 인생의 참된 경지를 보고, 맛이 담박하고 소리가 드문 곳에서 마음 바탕의 본모습을 안다.
44한 걸음 높이 서고 한 걸음 물러서라
立身不高一步立,如塵裏振衣,泥中濯足,如何超達;處世不退一步處,如飛蛾投燭,羝羊觸藩,如何安樂。
몸을 세움에 한 걸음 높이 서지 않으면, 티끌 속에서 옷을 털고 진흙 속에서 발을 씻는 것과 같으니 어찌 초탈하랴. 세상을 살아감에 한 걸음 물러서지 않으면, 나방이 촛불에 뛰어들고 숫양이 울타리를 들이받는 것과 같으니 어찌 안락하랴.
45정신을 한길로 모으라
學者要收拾精神,併歸一路。如修德而留意於事功名譽,必無實詣;讀書而寄興於吟詠風雅,定不深心。
배우는 사람은 정신을 거두어 모아 한길로 가야 한다. 덕을 닦으면서 뜻을 사업과 명예에 두면 반드시 참된 조예가 없고, 책을 읽으면서 흥을 읊조림과 풍류에 부치면 결코 깊은 마음에 이르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