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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집 3 (91~135조)前集

채근담 菜根譚 · 홍자성(洪自誠) · 명 만력 연간(1600년 무렵) · 단락 45 · 한자 1,664자 · 낭독 6.7분

「채근담」 한 권 「전집 3 (91~135조)」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나물 뿌리를 씹을 수 있으면 백 가지 일을 이룰 수 있다」에서 이름을 딴 처세의 잠언집. 전집은 사람 사이에서 몸을 지키는 법을, 후집은 자연 속에서 마음을 놓는 법을 말한다. 유·불·도 세 갈래가 한 그릇에 담겼다.

1하늘인들 나를 어찌하랴

天薄我以福,吾厚吾德以迓之;天勞我以形,吾逸吾心以補之;天阨我以遇,吾亨吾道以通之。天且奈我何哉。

하늘이 내게 복을 박하게 주면 나는 내 덕을 두텁게 하여 맞이하고, 하늘이 내 몸을 수고롭게 하면 나는 내 마음을 편안히 하여 채우고, 하늘이 내 처지를 막으면 나는 내 도를 형통하게 하여 뚫는다. 하늘인들 나를 어찌하랴.

2바라는 마음 없는 곳에 하늘이 문을 연다

貞士無心徼福,天即就無心處牖其衷;憸人著意避禍,天即就著意中奪其魄。可見天之機權最神,人之智巧何益。

곧은 선비는 복을 바라는 마음이 없으므로 하늘이 곧 그 무심한 곳으로 나아가 속마음을 열어 주고, 간사한 사람은 재앙을 피하려 애쓰므로 하늘이 곧 그 애쓰는 가운데로 나아가 넋을 빼앗는다. 하늘의 기틀과 권능이 가장 신묘함을 볼 수 있으니, 사람의 잔꾀가 무슨 소용이랴.

3사람은 뒤 반생을 보라

聲妓晚景從良,一世之胭花無礙;貞婦白頭失守,半生之消苦俱非。語云:「看人只看後半截。」真名言也。

기생도 늘그막에 지아비를 따르면 한평생의 분 냄새가 허물이 되지 않고, 정숙한 부인도 흰머리에 정절을 잃으면 반평생의 맑은 고생이 다 헛일이 된다. 옛말에 「사람을 보려거든 다만 그 뒤 반생을 보라」 하였으니 참으로 명언이다.

4지위 없는 공경, 벼슬 가진 거지

平民肯種德施惠,便是無位的公相;士夫徒貪權市寵,竟成有爵的乞人。

평민이라도 기꺼이 덕을 심고 은혜를 베풀면 곧 지위 없는 공경 재상이요, 사대부라도 한갓 권세를 탐하고 총애를 팔면 마침내 벼슬 가진 거지가 된다.

5조상의 은덕과 자손의 복

問祖宗之德澤,吾身所享者是,當念其積累之難;問子孫之福祉,吾身所貽者是,要思其傾覆之易。

조상의 은덕이 무엇인가 물으면 내 몸이 누리는 바가 그것이니, 그 쌓기 어려웠음을 생각하라. 자손의 복이 무엇인가 물으면 내 몸이 남겨 주는 바가 그것이니, 그 기울어지기 쉬움을 생각하라.

6군자의 거짓 선행

君子而詐善,無異小人之肆惡;君子而改節,不及小人之自新。

군자로서 선을 꾸미는 것은 소인이 악을 마음껏 행함과 다를 것이 없고, 군자로서 절개를 바꾸는 것은 소인이 스스로 새로워짐만 못하다.

7집안사람의 허물은 봄바람처럼

家人有過,不宜暴怒,不宜輕棄。此事難言,借他事隱諷之;今日不悟,俟來日再警之。如春風解凍,如和氣消冰,纔是家庭的型範。

집안사람에게 허물이 있거든 사납게 성내서도 안 되고 가벼이 버려두어도 안 된다. 그 일로 말하기 어렵거든 다른 일을 빌려 넌지시 깨우치고, 오늘 깨닫지 못하거든 내일을 기다려 다시 일깨우라. 봄바람이 언 것을 풀듯, 온화한 기운이 얼음을 녹이듯 해야 그것이 가정의 본보기다.

8마음이 둥글면 세상도 둥글다

此心常看得圓滿,天下自無缺憾之世界;此心常放得寬平,天下自無險側之人情。

이 마음을 늘 원만하게 볼 수 있으면 천하는 절로 결함 없는 세계가 되고, 이 마음을 늘 너그럽고 평온하게 놓아 두면 천하에 절로 험악한 인정이 없어진다.

9담박한 이는 의심받는다

澹泊之士,必爲濃艶者所疑;檢飾之人,多爲放肆者所忌。君子處此,固不可少變其操履,亦不可露其鋒芒。

담박한 선비는 반드시 화려한 자의 의심을 받고, 엄정한 사람은 흔히 방자한 자의 미움을 받는다. 군자는 이런 처지에서 진실로 그 지조를 조금도 바꾸지 말아야 하며, 또한 그 날카로움을 너무 드러내서도 안 된다.

10역경은 침이요 약, 순경은 칼이요 창

居逆境中,周身皆鍼砭藥石,砥節勵行而不覺;處順境內,滿前盡兵刃戈矛,銷膏糜骨而不知。

역경 속에 살면 온몸이 다 침이요 약이라, 절개를 갈고 행실을 닦으면서도 깨닫지 못한다. 순경 속에 살면 눈앞이 다 칼과 창이라, 기름을 녹이고 뼈를 깎으면서도 알지 못한다.

11부귀 속에서 자란 사람

生長富貴叢中的,嗜欲如猛火,權勢如烈燄。若不帶些清冷氣味,其火燄若不焚人,必將自爍矣。

부귀한 집에서 나고 자란 사람은 즐기려는 욕심이 사나운 불 같고 권세는 세찬 불꽃 같다. 조금 맑고 서늘한 기미를 지니지 않으면, 그 불꽃이 남을 태우지 않더라도 반드시 저를 태우고 말리라.

12마음이 참되면 서리도 내리게 한다

人心一真,便霜可飛,城可隕,金石可貫。若偽妄之人,行骸徒具,真宰已亡,對人則面目可憎,獨居則形影自媿。

사람 마음이 한결같이 참되면 서리도 내리게 할 수 있고 성도 무너뜨릴 수 있고 쇠와 돌도 뚫을 수 있다. 거짓되고 망령된 사람은 몸의 껍데기만 헛되이 갖추었을 뿐 참주인은 이미 없으니, 남을 대하면 낯이 밉살스럽고 홀로 있으면 제 그림자에도 스스로 부끄럽다.

13지극한 문장은 알맞을 뿐

文章做到極處,無有他奇,只是恰好;人品做到極處,無有他異,只是本然。

문장이 지극한 경지에 이르면 별다른 기이함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다만 알맞을 뿐이요, 인품이 지극한 경지에 이르면 별다른 특이함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다만 본연 그대로일 뿐이다.

14내려놓으면 만물이 한 몸

以幻迹言,無論功名富貴,即肢體亦屬委形;以真境言,無論父母兄弟,即萬物皆吾一體。人能看得破,認得真,纔可以任天下之負擔,亦可脫世間之繮鎖。

헛된 자취로 말하면 공명과 부귀는 말할 것도 없고 사지와 몸뚱이도 잠시 맡은 형체요, 참된 경지로 말하면 부모 형제는 말할 것도 없고 만물이 다 나와 한 몸이다. 사람이 이것을 꿰뚫어 보고 참되게 알아야, 비로소 천하의 짐을 멜 수 있고 또한 세간의 굴레를 벗을 수 있다.

15다섯 푼에서 그치라

爽口之味,皆爛腸腐骨之藥,只五分便無殃;快心之事,悉敗身喪德之媒,只五分便無悔。

입에 상쾌한 맛은 다 창자를 짓무르게 하고 뼈를 썩히는 약이니 다섯 푼에서 그치면 재앙이 없고, 마음에 유쾌한 일은 다 몸을 망치고 덕을 잃게 하는 매개이니 다섯 푼에서 그치면 뉘우침이 없다.

16세 가지 하지 않을 일

不責人小過,不發人陰私,不念人舊惡。三者可以養德,亦可以遠害。

남의 작은 허물을 꾸짖지 않고, 남의 감춘 사사로움을 들추지 않고, 남의 지난 잘못을 마음에 두지 않는다. 이 셋으로 덕을 기를 수 있고 또한 해를 멀리할 수 있다.

17몸가짐은 무겁게, 마음 씀은 가볍게

士君子持身不可輕,輕則物能撓我,而無悠閑鎮定之趣;用意不可重,重則我爲物泥,而無瀟灑活潑之機。

선비는 몸가짐을 가벼이 해서는 안 된다. 가벼우면 사물이 나를 흔들어 느긋하고 진득한 멋이 없어진다. 마음 씀은 무겁게 해서는 안 된다. 무거우면 내가 사물에 얽매여 시원하고 활발한 기틀이 없어진다.

18삶의 즐거움과 헛삶의 근심

天地有萬古,此身不再得;人生只百年,此日最易過。幸生其間者,不可不知有生之樂,亦不可不懷虛生之憂。

하늘과 땅은 만고에 있으되 이 몸은 두 번 얻지 못하고, 인생은 다만 백 년이로되 오늘이 가장 지나가기 쉽다. 다행히 그 사이에 태어난 사람은 삶의 즐거움을 몰라서도 안 되고, 헛되이 사는 근심을 품지 않아서도 안 된다.

19원망은 덕으로 인해 드러난다

怨因德彰,故使人德我,不若德怨之兩忘;仇因恩立,故使人知恩,不若恩仇之俱泯。

원망은 덕으로 인해 드러난다. 그러므로 남들이 나를 덕 있다 여기게 하기보다는 덕과 원망을 둘 다 잊게 하는 것이 낫다. 원수는 은혜로 인해 세워진다. 그러므로 남들이 은혜를 알게 하기보다는 은혜와 원수를 둘 다 없애는 것이 낫다.

20병은 젊을 때, 죄는 성할 때

老來疾病,都是壯時招的;衰後罪孽,都是盛時作的。故持盈履滿,君子尤兢兢焉。

늙어서의 질병은 다 젊을 때 불러들인 것이요, 쇠한 뒤의 죄업은 다 성할 때 지은 것이다. 그러므로 가득 차고 가장 성한 때를 군자는 더욱 조심하고 조심한다.

21사사로운 은혜보다 공론을

市私恩,不如扶公議;結新知,不如敦舊好;立榮名,不如種隱德;尚奇節,不如謹庸行。

사사로운 은혜를 파는 것은 공론을 붙드는 것만 못하고, 새 벗을 사귀는 것은 옛정을 도탑게 하는 것만 못하고, 영화로운 이름을 세우는 것은 숨은 덕을 심는 것만 못하고, 기이한 절개를 숭상하는 것은 평범한 행실을 삼가는 것만 못하다.

22공론을 범하지 말고 권문에 발 딛지 말라

公平正論,不可犯手,一犯,則貽羞萬世;權門私竇,不可著腳,一著,則點污終身。

공평한 바른 의론에는 손을 대지 말라. 한번 범하면 부끄러움을 만세에 남긴다. 권세가의 사사로운 소굴에는 발을 붙이지 말라. 한번 디디면 더러움이 평생에 묻는다.

23비위 맞춰 기쁘게 하느니

曲意而使人喜,不若直躬而使人忌;無善而致人譽,不若無惡而致人毀。

뜻을 굽혀 남을 기쁘게 하는 것은 몸을 곧게 하여 남의 미움을 받는 것만 못하고, 잘한 것 없이 남의 칭찬을 받는 것은 잘못 없이 남의 비방을 받는 것만 못하다.

24골육의 변고에는 조용히

處父兄骨肉之變,宜從容,不宜激烈;遇朋友交遊之失,宜剴切,不宜優游。

부형 골육의 변고를 당해서는 조용해야지 격렬해서는 안 되고, 벗과 사귐의 잘못을 만나서는 간곡히 바로 말해야지 우물쭈물해서는 안 된다.

25작은 일에 새지 않아야 참영웅

小處不滲漏,暗處不欺隱,末路不怠荒,纔是個真正英雄。

작은 일에도 빈틈이 없고, 어두운 곳에서도 속이지 않고, 끝 길에서도 게으르지 않아야, 비로소 참된 영웅이다.

26한 끼 밥의 감동

千金難結一時之歡,一飯竟致終身之感。蓋愛重反爲仇,薄極反成喜也。

천금으로도 한때의 환심을 사기 어렵고, 한 끼 밥이 도리어 평생의 감동을 이룬다. 대개 사랑이 지나치면 도리어 원수가 되고, 박함이 지극하면 도리어 기쁨이 되는 것이다.

27서툶 속에 재주를 감추라

藏巧於拙,用晦而明,寓清之濁,以屈爲伸,真涉世之一壺,藏身之三窟也。

재주를 서툶 속에 감추고, 어둠을 써서 밝고, 맑음을 흐림 속에 부치고, 굽힘으로써 폄을 삼으라. 이것이 참으로 세상을 건너는 항아리 하나요, 몸을 감추는 세 굴이다.

28성함 속에 이미 쇠함이

衰颯的景象,就在盛滿中;發生的機緘,即在零落內。故君子居安,宜操一心以慮患;處變,當堅百忍以圖成。

쇠락하는 모습은 곧 가득 성한 가운데 있고, 피어나는 기틀은 곧 시들어 떨어지는 안에 있다. 그러므로 군자는 편안할 때 마땅히 한마음으로 근심을 헤아리고, 변고에 처해서는 마땅히 백 번 참음을 굳게 하여 이룸을 도모해야 한다.

29신기한 것에는 먼 식견이 없다

驚奇喜異者,無遠大之識;苦節獨行者,非恆久之操。

신기한 것에 놀라고 이상한 것을 좋아하는 자에게는 원대한 식견이 없고, 괴롭게 절개를 지키며 홀로 가는 것은 항구한 지조가 아니다.

30불길 속에서 문득 돌이키면

當怒火欲水正騰沸處,明明知得,又明明犯著。知的是誰,犯的又是誰,此處能猛然轉念,邪魔便爲真君矣。

성난 불길과 욕심 물결이 바야흐로 끓어오르는 때에, 분명히 알면서 또 분명히 저지른다. 아는 것은 누구이며 저지르는 것은 또 누구인가. 이 대목에서 맹렬히 생각을 돌이킬 수 있으면, 삿된 마귀가 곧 참주인이 된다.

31치우쳐 믿지 말라

毋偏信而爲奸所欺,毋自任而爲氣所使。毋以己之長而形人之短,毋因己之拙而忌人之能。

치우쳐 믿어 간사한 자에게 속지 말고, 제멋대로 하여 혈기에 부림당하지 말라. 제 장점으로 남의 단점을 드러내지 말고, 제 서툶 때문에 남의 능함을 시기하지 말라.

32남의 단점은 덮어 주라

人之短處,要曲爲彌縫,如暴而揚之,是以短攻短;人有頑的,要善爲化誨,如忿而疾之,是以頑濟頑。

남의 단점은 곡진히 덮어 주어야 한다. 드러내어 떠벌리면 이는 단점으로 단점을 치는 것이다. 남에게 완고함이 있으면 잘 타일러 깨우쳐야 한다. 성내어 미워하면 이는 완고함으로 완고함을 구제하려는 것이다.

33음침한 이에게 마음을 열지 말라

遇沈沈不語之士,且莫輸心;見悻悻自好之人,應須防口。

음침하게 말이 없는 선비를 만나거든 마음을 털어놓지 말고, 발끈하며 잘난 체하는 사람을 보거든 모름지기 입을 조심하라.

34흐린 생각은 깨우고 조인 생각은 풀라

念頭昏散處,要知提醒;念頭喫緊時,要知放下。不然恐去昏昏之病,又來憧憧之擾矣。

생각이 흐리고 흩어질 때는 일깨울 줄 알아야 하고, 생각이 바짝 조일 때는 놓을 줄 알아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흐리멍덩한 병은 고쳐도 안절부절못하는 근심이 다시 온다.

35갠 하늘도 별안간 번개 치니

霽日青天,倏變爲迅雷震電;疾風怒雨,倏轉爲朗月晴空。氣機何嘗有一毫凝滯,太虛何嘗有一毫障塞,人之心體,亦當如是。

갠 날 푸른 하늘이 별안간 우레 치고 번개 치는 데로 변하고, 사나운 바람 성난 비가 별안간 밝은 달 갠 하늘로 바뀐다. 기운의 작용이 어찌 조금인들 엉겨 머문 적이 있으며, 하늘이 어찌 조금인들 막힌 적이 있으랴. 사람의 마음 바탕도 마땅히 이와 같아야 한다.

36식(識)은 구슬, 힘은 칼

勝私制欲之功,有曰識不早,力不易者,有曰識得破,忍不過者。蓋識是一顆照魔的明珠,力是一把斬魔的慧劍,兩不可少也。

사사로움을 이기고 욕심을 누르는 공부를 두고, 어떤 이는 일찍 알지 못하면 힘쓰기 쉽지 않다 하고, 어떤 이는 알아차려도 참아 내지 못한다 한다. 대개 앎은 마귀를 비추는 밝은 구슬이요 힘은 마귀를 베는 지혜의 칼이니, 둘 다 없어서는 안 된다.

37속임을 알아도 말로 드러내지 않는다

覺人之詐,不形於言;受人之侮,不動於色。此中有無窮意味,亦有無窮受用。

남의 속임수를 알아채고도 말로 드러내지 않고, 남의 모욕을 받고도 낯빛을 움직이지 않는다. 이 가운데 무궁한 뜻이 있고 또한 무궁한 쓸모가 있다.

38곤궁은 호걸을 단련하는 화로

橫逆困窮是煅煉豪傑的一副爐錘,能受其鍛鍊,則身心交益,不受其鍛鍊,則身心交損。

거스르는 역경과 곤궁함은 호걸을 단련하는 화로와 망치다. 그 단련을 받아 내면 몸과 마음이 함께 이롭고, 그 단련을 받아 내지 못하면 몸과 마음이 함께 상한다.

39내 몸이 작은 천지다

吾身一小天地也,使喜怒不愆,好惡有則,便是燮理的工夫;天地一大父母也,使民無怨咨,物無氛疹,亦是敦睦的氣象。

내 몸은 하나의 작은 천지다. 기뻐함과 성냄에 허물이 없게 하고 좋아함과 미워함에 법도가 있게 하면, 곧 천지를 고르게 다스리는 공부다. 하늘과 땅은 하나의 큰 부모다. 백성에게 원망이 없게 하고 만물에 병이 없게 하면, 또한 화목을 도탑게 하는 기상이다.

40경계와 살핌의 두 말

害人之心不可有,防人之心不可無,此戒疎於慮也;寧受人之欺,毋逆人之詐,此警傷於察也;二語並存,精明而渾厚矣。

「남을 해칠 마음을 가져서도 안 되지만 남을 막을 마음이 없어서도 안 된다」는 말은 생각이 허술함을 경계한 것이요, 「차라리 남에게 속을지언정 남의 속임수를 미리 넘겨짚지 말라」는 말은 살핌이 지나침을 경계한 것이다. 두 말을 아울러 지니면 밝으면서도 두터워진다.

41홀로 본 것을 굽히지 말라

毋因羣疑而阻獨見,毋任己意而廢人言,毋私小惠而傷大體,毋借公論以快私情。

뭇사람이 의심한다 하여 홀로 본 것을 굽히지 말고, 제 뜻만 믿어 남의 말을 물리치지 말라. 작은 은혜를 사사로이 베풀어 큰 바탕을 상하게 하지 말고, 공론을 빌려 사사로운 감정을 풀지 말라.

42선인을 미리 칭찬하지 말라

善人未能急親,不宜預揚,恐來讒譖之奸;惡人未能輕去,不宜先發,恐遭媒孽之禍。

착한 사람을 아직 서둘러 가까이할 수 없거든 미리 칭찬하지 말라. 이간하는 간사한 자가 올까 두렵다. 악한 사람을 아직 가벼이 물리칠 수 없거든 미리 드러내지 말라. 모함의 재앙을 부를까 두렵다.

43절의는 어두운 방에서 길러진다

青天白日的節義,暗屋漏室中培來;旋乾轉坤的經綸,自臨深履薄處繅出。

푸른 하늘 밝은 해 같은 절의는 어두운 방 새는 지붕 아래서 길러 온 것이요, 하늘을 돌리고 땅을 굴리는 경륜은 깊은 물가 얇은 얼음을 밟듯 하는 데서 자아낸 것이다.

44당연한 도리에 감격을 붙이지 말라

父慈子孝,兄友弟恭,縱做到極處,俱是合當如此,著不得一毫感激的念頭。如施者任德,受者懷恩,便是路人,便成市道矣。

아버지가 사랑하고 아들이 효도하며 형이 우애하고 아우가 공손함이 지극한 데까지 이르렀다 해도, 다 마땅히 그래야 할 일일 뿐이니 털끝만큼도 감격하는 생각을 붙여서는 안 된다. 베푸는 이가 덕으로 자처하고 받는 이가 은혜로 여긴다면, 곧 길 가는 남남이요 장사치의 거래가 되고 만다.

45고움을 자랑하지 않으면 누가 나를 밉다 하랴

有妍必有醜爲之對,我不誇妍,誰能醜我;有潔必有污爲之仇,我不好潔,誰能污我。

고움이 있으면 반드시 미움이 있어 짝을 이루니, 내가 고움을 자랑하지 않으면 누가 나를 밉다 할 수 있으랴. 깨끗함이 있으면 반드시 더러움이 있어 맞서니, 내가 깨끗함을 좋아하지 않으면 누가 나를 더럽힐 수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