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몽 — 알에서 나 남쪽으로 달아나다東明王篇 三
1금와가 입술 긴 여인을 건져 올리다
漁師觀波中。奇獸行𩣚騃。乃告王金蛙。鐵網投湀湀。引得坐石女。姿貌甚堪畏。唇長不能言。三截乃啓齒。
어부가 물결 속을 보니, 기이한 짐승이 이리저리 다니기에 왕 금와에게 아뢰고, 쇠 그물을 세찬 물에 던져 돌에 앉은 여인을 끌어 올렸는데, 모습이 몹시 두려울 만하였다. 입술이 길어 말을 못 하다가, 세 번 잘라 내고서야 입을 열었다.
협주 1
漁師強力扶鄒告曰。近有盜梁中魚而將去者。未知何獸也。王乃使魚師以網引之。其網破裂。更造鐵網引之。始得一女。坐石而出。其女唇長不能言。令三截其唇乃言。
어사 강력부추가 아뢰었다. 「요즈음 어량 속의 고기를 훔쳐 가는 것이 있는데 무슨 짐승인지 모르겠습니다.」 왕이 어사를 시켜 그물로 끌어내게 하니 그물이 찢어졌다. 다시 쇠 그물을 만들어 끌어내니 비로소 한 여인이 돌에 앉은 채로 나왔다. 그 여인은 입술이 길어 말을 못 하였는데, 그 입술을 세 번 자르게 한 뒤에야 말을 하였다.
2햇빛을 품어 알을 낳다
王知慕漱妃。仍以別宮置。懷日生朱蒙。是歲歲在癸。骨表諒最奇。啼聲亦甚偉。初生卵如升。觀者皆驚悸。王以爲不祥。此豈人之類。置之馬牧中。群馬皆不履。棄之深山中。百獸皆擁衛。
왕은 해모수의 비임을 알고, 그대로 별궁에 두었다. 햇빛을 품어 주몽을 낳으니, 이해는 계해년이었다. 골격과 외모가 참으로 가장 기이하고, 우는 소리도 몹시 컸다. 처음에 됫박만 한 알을 낳으니, 보는 이마다 놀라 두려워하였다. 왕은 상서롭지 못하다 하여, 「이것이 어찌 사람의 종류인가」 하고 말 기르는 곳에 두었더니, 뭇 말이 다 밟지 않았고 깊은 산속에 버렸더니, 온갖 짐승이 다 지켜 주었다.
협주 1
王知天帝子妃。以別宮置之。其女懷中日曜。因以有娠。神雀四年癸亥歲夏四月。生朱蒙。啼聲甚偉。骨表英奇。初生左腋生一卵。大如五升許。王怪之曰。人生鳥卵。可爲不祥。使人置之馬牧。群馬不踐。棄於深山。百獸皆護。雲陰之日。卵上恒有日光。王取卵送母養之。卵終乃開得一男。生未經月。言語竝實。
왕은 천제 아들의 비임을 알고 별궁에 두었다. 그 여인의 품 안에 햇빛이 비쳐 그로 인해 아이를 배었다. 신작 4년 계해년 여름 4월에 주몽을 낳았는데, 우는 소리가 몹시 크고 골격과 외모가 빼어나게 기이하였다. 처음 낳을 때 왼쪽 겨드랑이로 알 하나를 낳았는데 크기가 닷 되쯤 되었다. 왕이 이상히 여겨 말하였다. 「사람이 새알을 낳았으니 상서롭지 못하다 하겠다.」 사람을 시켜 말 기르는 곳에 두게 하니 뭇 말이 밟지 않았고, 깊은 산에 버리니 온갖 짐승이 다 지켜 주었다. 구름 끼고 흐린 날에도 알 위에는 늘 햇빛이 있었다. 왕이 알을 가져다 어미에게 보내 기르게 하니 알이 마침내 열려 사내아이 하나를 얻었다. 태어난 지 한 달이 안 되어 말이 다 또렷하였다.
3파리를 쏘아 맞히다 — 주몽이라는 이름
母姑擧而養。經月言語始。自言蠅噆目。臥不能安睡。母爲作弓矢。其弓不虛掎。
어미가 우선 거두어 기르니, 한 달이 지나 말을 하기 시작하였다. 스스로 말하기를 「파리가 눈을 물어, 누워도 편히 잘 수 없어요」 하니 어미가 활과 화살을 만들어 주었는데, 그 활은 헛되이 당기는 일이 없었다.
협주 1
謂母曰。群蠅噆目。不能睡。母爲我作弓矢。其母以蓽作弓矢與之。自射紡車上蠅。發矢卽中。扶余謂善射曰朱蒙。
어미에게 말하였다. 「파리 떼가 눈을 물어 잠을 잘 수 없으니 어머니는 저에게 활과 화살을 만들어 주십시오.」 그 어미가 댓가지로 활과 화살을 만들어 주니, 스스로 물레 위의 파리를 쏘았는데 쏘는 족족 맞혔다. 부여에서는 활 잘 쏘는 것을 주몽이라 한다.
4태자 대소가 시기하다
年至漸長大。才能日漸備。扶余王太子。其心生妬忌。乃言朱蒙者。此必非常士。若不早自圖。其患誠未已。
나이가 차츰 자라나자, 재능이 날로 갖추어졌다. 부여왕의 태자가, 그 마음에 시기가 일어 말하기를 「주몽이란 자는, 이 반드시 예사 사람이 아니니 일찍 손쓰지 않으면, 그 근심이 참으로 그치지 않을 것입니다」 하였다.
협주 1
年至長大。才能竝備。金蛙有子七人。常共朱蒙遊獵。王子及從者四十餘人。唯獲一鹿。朱蒙射鹿至多。王子妬之。乃執朱蒙縛樹。奪鹿而去。朱蒙拔樹而去。太子帶素言於王曰。朱蒙者。神勇之士。瞻視非常。若不早圖。必有後患。
나이가 자라자 재능이 다 갖추어졌다. 금와에게 아들 일곱이 있어 늘 주몽과 함께 사냥하였다. 왕자와 따르는 이 사십여 명이 겨우 사슴 한 마리를 잡았는데 주몽은 사슴을 매우 많이 쏘아 잡았다. 왕자가 시기하여 주몽을 붙잡아 나무에 묶고 사슴을 빼앗아 갔다. 주몽은 나무를 뽑아 버리고 갔다. 태자 대소가 왕에게 말하였다. 「주몽은 신령하고 용맹한 사람이라 눈매가 예사롭지 않으니, 일찍 손쓰지 않으면 반드시 뒷근심이 있을 것입니다.」
5말을 먹이며 남쪽을 생각하다
王令往牧馬。欲以試厥志。自思天之孫。廝牧良可恥。捫心常竊導。吾生不如死。意將往南土。立國立城市。爲緣慈母在。離別誠未易。
왕이 가서 말을 기르게 하니, 그 뜻을 시험하려 함이었다. 스스로 생각하니 하늘의 손자로서, 말이나 먹이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워 가슴을 어루만지며 늘 홀로 되뇌기를, 「내 사는 것이 죽느니만 못하다. 남쪽 땅으로 가서, 나라를 세우고 성과 저자를 세우련만 어머님이 계신 까닭에, 이별이 참으로 쉽지 않구나」 하였다.
협주 1
王使朱蒙牧馬。欲試其意。朱蒙內自懷恨。謂母曰。我是天帝之孫。爲人牧馬。生不如死。欲往南土造國家。母在不敢自專。其母云云。
왕이 주몽에게 말을 기르게 하여 그 뜻을 시험하려 하였다. 주몽이 속으로 한을 품고 어머니에게 말하였다. 「저는 천제의 손자인데 남을 위해 말을 기르니 사는 것이 죽느니만 못합니다. 남쪽 땅으로 가서 나라를 세우고 싶으나 어머니가 계셔서 감히 제 마음대로 못 하겠습니다.」 그 어머니가 말하였다 한다.
6어머니가 준마를 고르다
其母聞此言。潸然抆淸淚。汝幸勿爲念。我亦常痛痞。士之涉長途。須必憑騄駬。相將往馬閑。卽以長鞭捶。群馬皆突走。一馬騂色斐。跳過二丈欄。始覺是駿驥。潛以針刺舌。酸痛不受飼。不日形甚癯。却與駑駘似。爾後王巡觀。予馬此卽是。得之始抽針。日夜屢加餧。
그 어미가 이 말을 듣고, 주르르 맑은 눈물을 닦으며 「너는 부디 걱정하지 마라, 나 또한 늘 가슴이 아팠다. 장부가 먼 길을 가려면, 반드시 준마에 의지해야 한다」 하고 함께 마구간에 가서, 곧 긴 채찍으로 후려치니 뭇 말이 다 놀라 달아나는데, 한 붉은 말이 빛이 곱더니 두 길 높이 울타리를 뛰어넘으니, 비로소 이것이 준마임을 알았다. 몰래 바늘로 혀를 찌르니, 시고 아파 먹이를 받지 않아 며칠 안 되어 몸이 몹시 여위어, 도리어 둔한 말과 같아졌다. 그 뒤 왕이 둘러보고, 「이 말을 너에게 주마」 하였다. 얻고 나서야 비로소 바늘을 뽑고, 밤낮으로 거듭 먹였다.
협주 2
通典云。朱蒙所乘。皆果下也。
『통전』에 이르기를 「주몽이 타던 것은 다 과하마이다」 하였다.
其母曰。此吾之所以日夜腐心也。吾聞士之涉長途者。須憑駿足。吾能擇馬矣。遂往馬牧。卽以長鞭亂捶。群馬皆驚走。一騂馬跳過二丈之欄。朱蒙知馬駿逸。潛以針捶馬舌根。其馬舌痛。不食水草。甚瘦悴。王巡行馬牧。見群馬悉肥大喜。仍以瘦錫朱蒙。朱蒙得之。拔其針加餧云。
그 어머니가 말하였다. 「이것이 내가 밤낮으로 마음 썩이던 바이다. 내가 듣건대 장부가 먼 길을 가려면 반드시 준마에 의지해야 한다니, 내가 말을 골라 줄 수 있다.」 드디어 말 기르는 곳에 가서 곧 긴 채찍으로 마구 후려치니 뭇 말이 다 놀라 달아나는데, 붉은 말 한 마리가 두 길 높이 울타리를 뛰어넘었다. 주몽은 그 말이 준마임을 알고 몰래 바늘을 말 혀뿌리에 꽂았다. 그 말은 혀가 아파 물과 풀을 먹지 않아 몹시 여위었다. 왕이 말 기르는 곳을 둘러보다가 뭇 말이 다 살찐 것을 보고 크게 기뻐하며 그 여윈 말을 주몽에게 주었다. 주몽이 그 말을 얻어 바늘을 뽑고 먹였다 한다.
7물고기와 자라가 다리를 놓다
暗結三賢友。其人共多智。南行至淹滯。欲渡無舟艤。秉策指彼蒼。慨然發長喟。天孫河伯甥。避難至於此。哀哀孤子心。天地其忍棄。操弓打河水。魚鼈騈首尾。屹然成橋梯。始乃得渡矣。俄爾追兵至。上橋橋旋圮。
남몰래 어진 벗 셋과 맺으니, 그 사람들은 모두 지혜가 많았다. 남쪽으로 가다 엄체수에 이르니, 건너려 해도 댈 배가 없었다. 채찍을 잡고 저 푸른 하늘을 가리키며, 개연히 길게 탄식하였다. 「천제의 손자요 하백의 외손이, 난을 피하여 여기에 이르렀으니 슬프고 슬픈 외로운 자식의 마음을, 하늘과 땅이 차마 버리시겠습니까.」 활을 잡아 강물을 치니, 물고기와 자라가 머리와 꼬리를 나란히 하여 우뚝 다리를 이루어, 비로소 건널 수 있었다. 잠깐 사이에 쫓는 군사가 이르러, 다리에 오르자 다리가 곧 무너졌다.
협주 4
烏伊,摩離,陜父等三人。
오이·마리·협보 세 사람이다.
一名蓋斯水。在今鴨綠東北。
일명 개사수로, 지금 압록강 동북에 있다.
欲渡無舟。恐追兵奄及。迺以策指天。慨然嘆曰。我天帝之孫。河伯之甥。今避難至此。皇天后土。憐我孤子。速致舟橋。言訖。以弓打水。魚鼈浮出成橋。朱蒙乃得渡。良久追兵至。
건너려 하나 배가 없고 쫓는 군사가 곧 닥칠까 두려워, 이에 채찍으로 하늘을 가리키며 개연히 탄식하였다. 「나는 천제의 손자요 하백의 외손으로 이제 난을 피하여 여기에 이르렀으니, 황천후토는 나 외로운 자식을 불쌍히 여겨 빨리 배나 다리를 보내 주소서.」 말을 마치고 활로 물을 치니 물고기와 자라가 떠올라 다리를 이루어 주몽이 건널 수 있었다. 한참 뒤에 쫓는 군사가 이르렀다.
追兵至河。魚鼈橋卽滅。已上橋者。皆沒死。
쫓는 군사가 강에 이르자 물고기와 자라 다리가 곧 사라져, 이미 다리에 오른 자들은 다 빠져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