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 부러진 칼, 그리고 맺는 말東明王篇 五
1유리가 부러진 칼을 찾다
俶儻有奇節。元子曰類利。得劒繼父位。塞盆止人詈。
뛰어나고 기이한 절개가 있는, 맏아들을 유리라 하였다. 칼을 얻어 아버지의 자리를 이었고, 동이를 막아 남의 꾸짖음을 그치게 하였다.
협주 1
類利少有奇節云云。少以彈雀爲業。見一婦戴水盆。彈破之。其女怒而詈曰。無父之兒。彈破我盆。類利大慙。以泥丸彈之。塞盆孔如故。歸家問母曰。我父是誰。母以類利年少戱之曰。汝無定父。類利泣曰。人無定父。將何面目見人乎。遂欲自刎。母大驚止之曰。前言戱耳。汝父是天帝孫。河伯甥。怨爲扶餘之臣。逃往南土。始造國家。汝往見之乎。對曰。父爲人君。子爲人臣。吾雖不才。豈不愧乎。母曰。汝父去時有遺言。吾有藏物七嶺七谷石上之松。能得此者。乃我之子也。類利自往山谷。搜求不得。疲倦而還。類利聞堂柱有悲聲。其柱乃石上之松木。體有七稜。類利自解之曰。七嶺七谷者。七稜也。石上松者。柱也。起而就視之。柱上有孔。得毀劒一片。大喜。前漢鴻嘉四年夏四月。奔高句麗。以劒一片。奉之於王。王出所有毀劒一片合之。血出連爲一劍。王謂類利曰。汝實我子。有何神聖乎。類利應聲。擧身聳空。乘牖中日。示其神聖之異。王大悅。立爲太子。
유리는 어려서부터 기이한 절개가 있었다 한다. 어려서 참새 쏘기를 일삼았는데, 한 부인이 물동이를 이고 가는 것을 보고 쏘아 깨뜨렸다. 그 여인이 노하여 꾸짖기를 「아비 없는 아이가 내 동이를 쏘아 깨뜨렸다」 하였다. 유리가 크게 부끄러워 진흙 탄환으로 쏘아 동이 구멍을 막아 전과 같이 하였다. 집에 돌아와 어머니에게 물었다. 「내 아버지는 누구입니까.」 어머니는 유리가 어리므로 놀리며 말하였다. 「너는 정해진 아버지가 없다.」 유리가 울며 말하였다. 「사람이 정해진 아버지가 없으면 장차 무슨 낯으로 남을 보겠습니까.」 하고 드디어 스스로 목을 찌르려 하였다. 어머니가 크게 놀라 말리며 말하였다. 「앞의 말은 농담이다. 네 아버지는 천제의 손자요 하백의 외손인데, 부여의 신하 노릇 하는 것을 원망하여 남쪽 땅으로 달아나 처음 나라를 세우셨다. 네가 가서 뵙겠느냐.」 대답하였다. 「아버지는 남의 임금이 되고 아들은 남의 신하가 되니, 제가 비록 재주 없으나 어찌 부끄럽지 않겠습니까.」 어머니가 말하였다. 「네 아버지가 떠날 때 남긴 말이 있다. 『내가 물건을 일곱 고개 일곱 골짜기 돌 위 소나무에 감추어 두었으니, 이것을 얻는 이가 곧 내 아들이다』 하셨다.」 유리가 스스로 산골짜기에 가서 찾았으나 얻지 못하고 지쳐 돌아왔다. 유리가 집 기둥에서 슬픈 소리가 나는 것을 들었는데, 그 기둥은 곧 돌 위의 소나무로 몸에 일곱 모가 있었다. 유리가 스스로 풀이하기를 「일곱 고개 일곱 골짜기란 일곱 모요, 돌 위의 소나무란 기둥이다」 하고 일어나 가서 보니 기둥 위에 구멍이 있어 부러진 칼 한 조각을 얻고 크게 기뻐하였다. 전한 홍가 4년(기원전 17) 여름 4월에 고구려로 달려가 칼 한 조각을 왕에게 바쳤다. 왕이 가지고 있던 부러진 칼 한 조각을 꺼내 맞추니 피가 나며 이어져 한 자루 칼이 되었다. 왕이 유리에게 말하였다. 「네가 참으로 내 아들이라면 무슨 신성함이 있느냐.」 유리가 소리에 응하여 몸을 들어 공중에 솟아 창문으로 드는 햇빛을 타고 그 신성한 기이함을 보였다. 왕이 크게 기뻐하여 태자로 삼았다.
2곧게 적은 글에 헛된 글자가 없다
我性本質木。性不喜奇詭。初看東明事。疑幻又疑鬼。徐徐漸相涉。變化難擬議。況是直筆文。一字無虛字。神哉又神哉。萬世之所韙。因思草創君。非聖卽何以。劉媼息大澤。遇神於夢寐。雷電塞晦暝。蛟龍盤怪傀。因之卽有娠。乃生聖劉季。是惟赤帝子。其興多殊祚。世祖始生時。滿室光炳煒。自應赤伏符。掃除黃巾僞。自古帝王興。徵瑞紛蔚蔚。未嗣多怠荒。共絶先王祀。乃知守成君。集蓼戒小毖。守位以寬仁。化民由禮義。永永傳子孫。御國多年紀。
내 성품은 본디 질박하여, 기이하고 괴상한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처음 동명의 일을 보고는, 헛것인가 의심하고 또 귀신인가 의심하였다. 천천히 차츰 더듬어 들어가니, 그 변화는 헤아려 말하기 어려웠다. 하물며 이것은 곧게 적은 글이라, 한 글자도 헛된 글자가 없다. 신령하고 또 신령하니, 만세토록 옳다 할 바이다. 그러기에 생각하니 나라를 처음 세운 임금이, 성인이 아니면 어찌 그리하였겠는가. 유온이 큰 못가에서 쉬다가, 꿈결에 신을 만나니 우레와 번개가 어두컴컴하게 뒤덮이고, 교룡이 괴이하게 서리었다. 그로 인해 곧 아이를 배어, 이에 성스러운 유계(한 고조)를 낳았으니 이가 곧 적제의 아들이라, 그 일어남에 남다른 복이 많았다. 세조(광무제)가 처음 날 때에는, 온 방에 빛이 환하였고 스스로 적복부에 응하여, 황건의 거짓을 쓸어 없앴다. 예부터 제왕이 일어남에는, 상서로운 징조가 어지러이 성하였으나 뒤를 잇는 이들이 게으르고 거칠어, 다 함께 선왕의 제사를 끊었다. 이에 알겠다, 이루어진 것을 지키는 임금은, 쓴 여뀌를 모으는 괴로움을 겪고서 뒷일을 삼가야 하는 것임을. 너그러움과 어짊으로 자리를 지키고, 예와 의로 백성을 교화하여 길이길이 자손에게 전하여, 나라를 다스림이 여러 해에 이르는 것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