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계원필경집 › 권1 표

황소의 무리를 죽인 것을 하례하는 표賀殺戮黃巢徒伴表

계원필경집 桂苑筆耕集 · 최치원(崔致遠) · 886년 (당 중화 6·신라 헌강왕 12) · 단락 1 · 한자 484자 · 낭독 1.9분

「계원필경집」 권1 표 「황소의 무리를 죽인 것을 하례하는 표」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최치원이 당나라 회남절도사 고변의 막부에서 네 해 동안 쓴 글 가운데 스스로 골라 스무 권으로 엮어 886년 신라 헌강왕에게 올린 문집. 황제에게 올린 표와 장, 황소를 꾸짖은 격문, 여러 절도사에게 보낸 편지, 부하에게 내린 위곡과 거첩, 도교 재사와 불교 재문, 제문, 성도 나성과 안남 그림에 붙인 기, 그리고 고변에게 올린 계와 시까지 366편이 실려 있다. 「신은 신라 사람입니다」로 시작하는 첫 계와 「천하 사람이 너를 죽이려 할 뿐 아니라 땅속 귀신도 너를 베기로 의논하였다」는 토황소격문이 여기 있고, 마지막 권은 열두 살에 떠난 고향으로 돌아가는 뱃길에서 지은 시다. 지금 전하는 한국인의 문집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1834년 홍석주와 서유구가 활자로 찍으며 「우리 동방 문장의 근본이요 시작」이라 하였다. 그 두 서문도 함께 옮겼다.

1의군현 남쪽에서 이만 명을 베다

臣某言:臣得進奏院狀報,北路軍前定難軍節度使拓跋思恭、保大軍節度使東方逵等奏,宜君縣南殺戮逆賊黃巢徒伴二萬餘人,生擒三千人並賊將者。又凰翔節度使李昌言奏,探知京中賊徒潰散,六月十三日皇帝御宣政殿,排仗受宰臣及百僚賀禮畢者。睿謀遠葉,戎捷遄陳,開雉扇而儼皇威,舉鸞旌而恭列闢,天浮喜氣,地匝歡聲。臣某誠喜誠忭、頓首頓首。伏以逆賊黃巢嘯聚兇狂,偷生晷刻,養姦而惟日不足,恃暴而謂天可欺,敢驅螻蟻之群,累拒熊羆之眾。孽唯自作,罪欲何逃?拓跋思恭、東方逵等身居重位,手握雄師,氣吞蠢彼之徒,志解赫斯之怒,齊驅於六步七步,果剗於左之右之。戰於野而騰威,戎難伏莽;拘諸原而聘勇,勢若焚枯。不唯剝面舂喉,乃得連頭係勁。況李昌言鎮於岐下,伺彼京中,識虞潭鷹集之祥,辯師曠鳥聲之樂,遂飛吉語,遠達宸聰,佇看大戮之期,克踐中興之運。伏惟聖神聰睿仁哲明孝皇帝陛下財成三極,敦敘九疇。出震位而臨人,方瞻堯日;幸坤維而罪己,更闡舜風。暫勞遵養之師,遙委仁賢之將,既誅逆黨,愛列賀班。濯錦江邊已,睹霞舒採仗;蒼龍闕下,即聆雷振鑾音。永清四海之波,遍漉九天之澤。臣謬操鈇鉞,尚點鼓鼙,未唱凱歌,唯知抃舞。顧彭野之久妨道路,怒髮雖衝;望秦原而將滅煙塵,愁眉已展。臣限拘守鎮,不獲稱慶行在,無任欣抃聳踴屏營之至。謹奉表陳賀以聞,臣某誠歡誠躍、頓首頓首。謹言。

신 아무개는 아룁니다. 신이 진주원의 장보를 받으니 북로 군전의 정난군절도사 탁발사공과 보대군절도사 동방규 등이 아뢰기를, 의군현 남쪽에서 역적 황소의 무리 이만여 명을 죽이고 삼천 명과 적장을 사로잡았다 하고, 또 봉상절도사 이창언이 아뢰기를, 경중의 적도가 흩어진 것을 탐지하였고 유월 십삼일 황제께서 선정전에 나아가 의장을 벌이고 재신과 백료의 하례를 받으셨다 합니다. 성상의 꾀가 멀리 맞고 군사의 승첩이 빨리 아뢰어져 꿩 부채를 열고 황제의 위엄을 엄숙히 하며 난새 기를 들고 여러 임금을 공손히 벌이시니, 하늘에 기쁜 기운이 뜨고 땅에 기쁜 소리가 둘렸습니다. 신 아무개는 참으로 기쁘고 참으로 손뼉 치며 머리를 조아리고 조아립니다. 엎드려 생각하건대 역적 황소는 흉악하고 미친 무리를 모아 한때 목숨을 훔치며, 간악함을 기르는 데 날이 모자라고 사나움을 믿어 하늘을 속일 수 있다 여겨 감히 개미 떼를 몰아 여러 번 곰 같은 군사를 막았습니다. 재앙은 스스로 지은 것이니 죄를 어디로 도망하겠습니까. 탁발사공·동방규 등은 몸이 무거운 자리에 있고 손에 굳센 군사를 잡아 기운은 저 벌레 같은 무리를 삼키고 뜻은 크게 노하신 것을 풀어, 여섯 걸음 일곱 걸음에 나란히 몰아 과연 왼쪽 오른쪽으로 깎아 냈습니다. 들에서 싸워 위엄을 떨치니 오랑캐가 풀숲에 엎드리고, 들판에서 사로잡아 용맹을 펴니 형세가 마른 것을 태우는 듯하였습니다. 낯가죽을 벗기고 목구멍을 찧었을 뿐 아니라 머리를 잇달아 매달았습니다. 하물며 이창언은 기산 아래를 지키며 저 경중을 엿보아 우담이 매를 모은 상서를 알고 사광이 새소리로 즐거움을 가린 것을 분별하여 마침내 좋은 말을 날려 멀리 성상께 이르게 하였으니, 크게 죽이는 때를 보고 중흥의 운수를 밟을 날을 기다립니다. 엎드려 생각하건대 성신총예인철명효황제 폐하께서는 삼극을 재성하시고 구주를 돈독히 펴시어, 진의 자리에서 나와 사람에게 임하시니 바야흐로 요임금의 해를 우러르고, 곤유에 행차하여 자신을 책하시니 다시 순임금의 풍속을 여십니다. 잠시 기르는 군사를 수고롭게 하고 멀리 어질고 어진 장수에게 맡기시어 역당을 베고 하례 반열을 벌이셨습니다. 탁금강 가에서 이미 노을이 채색 의장을 펴는 것을 보았으니 창룡궐 아래서 곧 우레가 난새 방울을 떨치는 소리를 들을 것입니다. 사해의 물결을 길이 맑히고 구천의 못을 두루 적시실 것입니다. 신은 그릇되게 부월을 잡고 아직 북을 울리며 개가를 부르지 못하고 오직 손뼉 치고 춤출 줄만 압니다. 팽야가 오래 길을 막은 것을 돌아보면 성난 머리털이 비록 치솟으나, 진원에 장차 연진이 스러질 것을 바라보면 시름 눈썹이 이미 펴집니다. 신은 진을 지키는 데 매여 행재소에서 경하하지 못하니 기쁘게 손뼉 치고 솟구치며 두려워하는 지극함을 이기지 못하겠습니다. 삼가 표를 받들어 하례하여 아뢰니, 신 아무개는 참으로 기쁘고 참으로 뛰며 머리를 조아리고 조아립니다. 삼가 아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