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계원필경집 › 권1 표

덕음을 내린 것을 하례하는 표賀降德音表

계원필경집 桂苑筆耕集 · 최치원(崔致遠) · 886년 (당 중화 6·신라 헌강왕 12) · 단락 1 · 한자 329자 · 낭독 1.3분

「계원필경집」 권1 표 「덕음을 내린 것을 하례하는 표」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최치원이 당나라 회남절도사 고변의 막부에서 네 해 동안 쓴 글 가운데 스스로 골라 스무 권으로 엮어 886년 신라 헌강왕에게 올린 문집. 황제에게 올린 표와 장, 황소를 꾸짖은 격문, 여러 절도사에게 보낸 편지, 부하에게 내린 위곡과 거첩, 도교 재사와 불교 재문, 제문, 성도 나성과 안남 그림에 붙인 기, 그리고 고변에게 올린 계와 시까지 366편이 실려 있다. 「신은 신라 사람입니다」로 시작하는 첫 계와 「천하 사람이 너를 죽이려 할 뿐 아니라 땅속 귀신도 너를 베기로 의논하였다」는 토황소격문이 여기 있고, 마지막 권은 열두 살에 떠난 고향으로 돌아가는 뱃길에서 지은 시다. 지금 전하는 한국인의 문집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1834년 홍석주와 서유구가 활자로 찍으며 「우리 동방 문장의 근본이요 시작」이라 하였다. 그 두 서문도 함께 옮겼다.

1월식 뒤의 사면과 뼈를 거두는 명

臣某言:臣得進奏院狀報,司天台奏,六月十六日夜太陰虧。伏奉六月二十三日德音,應三川管內見禁囚徒等,宜委所在長吏五日內疏理決遣,其京畿四面暴露骸骨,宜委諸鎮切準前後敕旨,差人收拾埋瘞者。望舒匿影,曲赦流恩,化洽泣辜,義資掩骼,振歡聲於蜀壘,盪妖氛於秦川。臣某誠忭誠躍、頓首頓首。臣伏以日能順晷而照臨,不失其所;月以順時而盈缺,則維其常。況當蓂葉初凋,桂輪自減。兵銷下土,非石麟暗鬥於東陵;謫見上天,致玉兔暫虧於西汜。既同君子之過,乃軫聖人之憂。伏惟聖神聰睿仁哲明孝皇帝陛下光闡睿圖,保寧區宇,仁能及遠,德以勝妖。爰當展義之辰,克舉眚災之典。慈傷庾死,牢囚免滯認風霜;義貫幽魂,道殣皆沾於雨露。可使涪水耀千年之色,巴山呼萬歲之聲,道能繼於垂衣,法無妨於委轡,佇廻巡幸,仰賀登封。臣限守戒藩,不獲稱賀行在,無任抃躍屏營之至。謹奉表陳賀以聞,臣某誠歡誠喜、頓首頓首。謹言。

신 아무개는 아룁니다. 신이 진주원의 장보를 받으니 사천대가 아뢰기를 유월 십육일 밤에 달이 이지러졌다 하였고, 유월 이십삼일 덕음을 받드니 삼천 관내에 갇힌 죄수는 소재 장리에게 맡겨 닷새 안에 가려 처결하고, 경기 사면에 드러난 해골은 여러 진에 맡겨 앞뒤 칙지에 따라 사람을 보내 거두어 묻게 하라 하셨다 합니다. 달이 그림자를 감추자 특별한 사면으로 은혜를 흘리시니 교화는 죄인을 위해 우는 데 흡족하고 의는 뼈를 덮는 데 바탕하여, 촉의 보루에 기쁜 소리를 떨치고 진천의 요망한 기운을 씻습니다. 신 아무개는 참으로 손뼉 치고 참으로 뛰며 머리를 조아리고 조아립니다. 신이 엎드려 생각하건대 해는 궤도를 따라 비추어 그 자리를 잃지 않고 달은 때를 따라 차고 이지러져 그 떳떳함을 지킵니다. 하물며 명협 잎이 처음 시들고 계수나무 바퀴가 스스로 줄어드는 때이겠습니까. 군사가 아래 땅에서 스러지니 돌 기린이 동릉에서 몰래 싸운 것이 아니요, 꾸짖음이 위 하늘에 보이니 옥토끼가 서쪽 물가에서 잠시 이지러졌습니다. 이미 군자의 허물과 같으니 이에 성인의 근심을 아프게 하셨습니다. 엎드려 생각하건대 성신총예인철명효황제 폐하께서는 성상의 계획을 빛나게 펴시고 온 누리를 보전하시어 인은 먼 데까지 미치고 덕은 요망함을 이깁니다. 의를 펴는 때를 맞아 허물과 재난을 놓아 주는 법을 드시니, 자애는 옥에서 죽는 것을 아파하여 갇힌 죄수가 풍상에 지체됨을 면하고, 의는 그윽한 넋에 사무쳐 길에서 죽은 이가 다 비와 이슬에 젖습니다. 부수가 천 년의 빛을 내고 파산이 만세의 소리를 부르게 할 만하니, 도는 옷을 드리우는 것을 잇고 법은 고삐를 맡기는 것에 방해되지 않아 순행이 돌아오시기를 기다려 봉선을 우러러 하례합니다. 신은 번진을 지키는 데 매여 행재소에서 하례하지 못하니 손뼉 치고 뛰며 두려워하는 지극함을 이기지 못하겠습니다. 삼가 표를 받들어 하례하여 아뢰니, 신 아무개는 참으로 기쁘고 참으로 즐거워 머리를 조아리고 조아립니다. 삼가 아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