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계원필경집 › 권3 장

선위에 사례하는 장謝宣慰狀

계원필경집 桂苑筆耕集 · 최치원(崔致遠) · 886년 (당 중화 6·신라 헌강왕 12) · 단락 1 · 한자 226자 · 낭독 0.9분

「계원필경집」 권3 장 「선위에 사례하는 장」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최치원이 당나라 회남절도사 고변의 막부에서 네 해 동안 쓴 글 가운데 스스로 골라 스무 권으로 엮어 886년 신라 헌강왕에게 올린 문집. 황제에게 올린 표와 장, 황소를 꾸짖은 격문, 여러 절도사에게 보낸 편지, 부하에게 내린 위곡과 거첩, 도교 재사와 불교 재문, 제문, 성도 나성과 안남 그림에 붙인 기, 그리고 고변에게 올린 계와 시까지 366편이 실려 있다. 「신은 신라 사람입니다」로 시작하는 첫 계와 「천하 사람이 너를 죽이려 할 뿐 아니라 땅속 귀신도 너를 베기로 의논하였다」는 토황소격문이 여기 있고, 마지막 권은 열두 살에 떠난 고향으로 돌아가는 뱃길에서 지은 시다. 지금 전하는 한국인의 문집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1834년 홍석주와 서유구가 활자로 찍으며 「우리 동방 문장의 근본이요 시작」이라 하였다. 그 두 서문도 함께 옮겼다.

1군사를 돌린 뒤 받은 위로

右宣慰使供奉官李從孟至。伏奉去年九月九日勑書手詔兼宣恩旨慰諭臣及將士等者。伏以感恩効命。武士常規。仗順摧兇。元戎素分。賊巢偶乘奸便。尙逭嚴誅。臣願膾彼逆鱗。臠其邪膽。掃重氛於魏闕。迎法駕於蜀都。是以。去年據馬援之鞍。敢矜獨勇。杖辛毗之鉞。親率諸軍。久在江干。再承天旨。不令離任。遂已班師。豈料伏蒙陛下念及老臣。撫玆衆卒。特迂星使。遠降泥封。綸傳萬乘之言。纖微不間。纊彼百夫之體。慰暖皆均。歡呼而聲已振雷。感泣而淚將成雨。唯期勵節。具願報恩。臣限守藩條。不獲稱謝行在。臣無任感戴榮抃戰懼之至。謹因供奉官李從孟廻。奉狀陳謝以聞。謹奏。

위는, 선위사 공봉관 이종맹이 이르러 지난해 구월 구일 칙서와 수조를 삼가 받들고 겸하여 은지를 선포하여 신과 장사들을 위로하여 타이르셨습니다. 엎드려 생각하건대 은혜에 감격하여 목숨을 바치는 것은 무사의 떳떳한 법도요 순리를 지켜 흉악을 꺾는 것은 원수의 본디 분수입니다. 황소가 우연히 간악한 편의를 타 아직 엄한 주벌을 피하니, 신은 저 거스르는 비늘을 회 치고 그 삿된 쓸개를 저며 위궐의 겹친 요기를 쓸고 촉도에서 법가를 맞이하기를 바랐습니다. 그러므로 지난해 마원의 안장에 걸터앉아 감히 홀로 용맹을 자랑하고 신비의 부월을 짚고 친히 여러 군사를 거느려 오래 강가에 있었으나, 거듭 하늘의 뜻을 받들어 임지를 떠나지 말라 하시니 마침내 군사를 돌렸습니다. 어찌 폐하께서 늙은 신하를 생각하고 이 뭇 군졸을 어루만지시어 특별히 성사(星使)를 돌려 멀리 봉함을 내리시니, 윤음은 만승의 말씀을 전하되 미세한 데까지 빠짐이 없고 솜은 저 백 사람의 몸을 덮되 위로와 따뜻함이 다 고를 줄 헤아렸겠습니까. 기뻐 부르짖으니 소리가 이미 우레를 떨치고 감격하여 우니 눈물이 장차 비가 되려 합니다. 오직 절개를 힘쓰기를 기약하고 함께 은혜 갚기를 바랍니다. 신은 번진의 직분에 매여 행재소에서 사례하지 못하니, 신은 은혜에 감격하여 영광에 손뼉 치며 두려워하는 지극함을 이기지 못하겠습니다. 삼가 공봉관 이종맹이 돌아가는 편에 장을 받들어 사례하여 아뢰니, 삼가 아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