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칙을 그치라는 조서에 사례하는 장謝詔止行墨敕狀
1주보가 먼저 묵칙으로 벼슬을 주었기에
右臣伏奉詔旨。去春權降詔命。許諸道承制除官。已兩道降勑止絶。自今後凡有要甄獎者。並於急遞奏聞。不得更議用制者。臣伏以漢朝鄧禹。始啓倖門。魏室曹瞞。敢專重柄。欲敦於自家刑國。所惜者唯器與名。伏遇陛下遠事宸遊。慮防爵賞。遂降無私之澤。遍資諸道之權。不料人人而競弄筆端。處處而皆誇墨勑。長蛇封豕。猶匿暴於神州。狗尾羊頭。已成群於列鎭。臣年前雖奉詔旨。未欲施行。却緣親率軍兵。遠期征討。此時久屯南浦。將泛西江。忽被鎭海節度使周寶欲感軍情。潛施巧計。便以無功將吏。悉皆超授官榮。臣所領士卒旣多。將校不少。彼安坐者猶爲甄獎。此遠行者豈免怨嗟。遞口聲傳。從頭憤激。臣若不依周寶。必恐事生。遂准詔書。得行軍賞。已曾一一具事由申奏訖。自奉前年十一月一日勑旨。仰遵成命。靜守常規。至於近日所招賊徒。只與往時先賜官告。曾無僭越。豈可隱藏。今者外將忠誠永當無二。大君善敎已至再三。泣告而天何未聆。憂懷而地謂可入。臣限拘藩鎭。不獲稱謝行在。無任戰越屛營之至。謹奉狀陳謝以聞。謹奏。
위는, 신이 조지를 삼가 받드니, 지난봄에 임시로 조명을 내려 제도가 승제로 벼슬을 제수하도록 허락하였으나 이미 두 번 칙을 내려 그치게 하였으니 지금부터 무릇 표창할 이가 있으면 다 급체로 아뢰고 다시 제서를 쓰는 것을 의논하지 말라 하셨습니다. 신이 엎드려 생각하건대 한나라 등우가 처음 요행의 문을 열고 위나라 조조가 감히 무거운 권병을 오로지하였으니, 제 집을 두터이 하고 나라를 다스리려 함에 아끼는 것은 오직 기물과 이름입니다. 폐하께서 멀리 순유하시며 작위와 상을 염려하여 막으시고 마침내 사사로움 없는 은택을 내려 제도의 권한에 두루 바탕하게 하셨는데, 사람마다 다투어 붓끝을 희롱하고 곳곳마다 다 묵칙을 자랑하여 긴 뱀과 큰 돼지가 오히려 신주에서 사나움을 감추고 개 꼬리와 양 머리가 이미 여러 진에 떼를 이룰 줄 헤아리지 못하셨습니다. 신은 지난해 비록 조지를 받들었으나 시행하려 하지 않았고 도리어 친히 군병을 거느려 멀리 정벌을 기약하였습니다. 이때 오래 남포에 주둔하며 장차 서강에 띄우려 하였는데, 갑자기 진해절도사 주보가 군정을 감동시키려 몰래 교묘한 꾀를 베풀어 곧 공 없는 장리에게 다 벼슬의 영광을 뛰어넘어 주었습니다. 신이 거느린 사졸이 이미 많고 장교도 적지 않으니, 저 편안히 앉은 자도 오히려 표창하는데 이 멀리 가는 자가 어찌 원망을 면하겠습니까. 입에서 입으로 소리가 전해져 처음부터 분격하니, 신이 만약 주보를 따르지 않으면 반드시 일이 생길까 두려워 마침내 조서에 준하여 군상을 행할 수 있었고 이미 일일이 사유를 갖추어 아뢰었습니다. 지난해 십일월 일일 칙지를 받든 뒤로 이루어진 명을 우러러 따라 조용히 떳떳한 법규를 지켰으니, 근래 불러들인 적도에 이르러서는 다만 지난날 먼저 내리신 관고를 주었을 뿐 일찍이 참월함이 없으니 어찌 숨길 수 있겠습니까. 이제 바깥 장수의 충성은 길이 마땅히 둘이 없고 대군의 좋은 가르침은 이미 두세 번에 이르렀으니, 울며 고하되 하늘이 어찌 아직 듣지 않으시며 근심하되 땅에 들어갈 만하다 합니다. 신은 번진에 매여 행재소에서 사례하지 못하니 두려워 떨리는 지극함을 이기지 못하겠습니다. 삼가 장을 받들어 사례하여 아뢰니, 삼가 아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