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계원필경집 › 권3 장

시중과 실봉을 더해 주심에 사례하는 장謝就加侍中兼實封狀

계원필경집 桂苑筆耕集 · 최치원(崔致遠) · 886년 (당 중화 6·신라 헌강왕 12) · 단락 1 · 한자 329자 · 낭독 1.3분

「계원필경집」 권3 장 「시중과 실봉을 더해 주심에 사례하는 장」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최치원이 당나라 회남절도사 고변의 막부에서 네 해 동안 쓴 글 가운데 스스로 골라 스무 권으로 엮어 886년 신라 헌강왕에게 올린 문집. 황제에게 올린 표와 장, 황소를 꾸짖은 격문, 여러 절도사에게 보낸 편지, 부하에게 내린 위곡과 거첩, 도교 재사와 불교 재문, 제문, 성도 나성과 안남 그림에 붙인 기, 그리고 고변에게 올린 계와 시까지 366편이 실려 있다. 「신은 신라 사람입니다」로 시작하는 첫 계와 「천하 사람이 너를 죽이려 할 뿐 아니라 땅속 귀신도 너를 베기로 의논하였다」는 토황소격문이 여기 있고, 마지막 권은 열두 살에 떠난 고향으로 돌아가는 뱃길에서 지은 시다. 지금 전하는 한국인의 문집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1834년 홍석주와 서유구가 활자로 찍으며 「우리 동방 문장의 근본이요 시작」이라 하였다. 그 두 서문도 함께 옮겼다.

1헛되이 받은 벼슬이 아니기를

右臣得進奏院狀報。伏奉某月日恩制。加授臣侍中。餘並如故。仍加食實封一百戶者。九重降命。萬里傳聲。側聆而踴躍忘疲。內揣而怔忪失措。伏以納言進秩。頒邑賞功。固須德望鎭時。仍有勳勞濟物。然後方可謂君無虛授。臣無虛受。如臣者。謬提旄鉞。免墜弓裘。空有志於四方。竟無能於一割。況自群兇蝟結。戰陣蛇奔。狂鱗久戲於鼎中。聖駕遠巡於劍外。臣也動不能剗烟塵之忠。靜不能贍山海之資。遂蒙改易兵權。分張榷課。雖値盤根錯節。其如有斧無柯。安邦之計策何成。富國之機謀莫就。唯甘黜爵。以警慢官。豈期陛下恩洽無偏。義深宥過。特超衆例。許陟高資。印標石鵲之祥。早慙不次。冠聳金貂之飾。愈覺非宜。況叨眞食之榮。實愧素餐之咎。但屬狼星未滅。鯨浪猶翻。方期抗旆以專征。不敢懸車而請老。謹當訓兵是務。殄寇爲期。粗申武弁之威。仰報耏門之賞。臣限守藩鎭。不獲稱謝行在。無任感恩戀聖戰汗屛營之至。謹奉狀陳謝以聞。謹奏。

위는, 신이 진주원의 장보를 받으니 아무 달 아무 날 은혜로운 제서를 삼가 받들어 신에게 시중을 더해 제수하고 나머지는 다 그대로 두며 이어 식실봉 백 호를 더하셨습니다. 구중에서 명이 내리고 만 리에 소리가 전해져 곁에서 들으니 뛰어 피로를 잊고 안으로 헤아리니 두려워 어쩔 줄 모릅니다. 엎드려 생각하건대 납언으로 품계를 올리고 읍을 나누어 공을 상 주는 것은 참으로 덕망이 시대를 진압하고 이어 훈로가 만물을 건짐이 있은 뒤에야 바야흐로 임금은 헛되이 주지 않고 신하는 헛되이 받지 않는다 할 수 있습니다. 신 같은 이는 그릇되게 정과 부월을 잡아 가업을 떨어뜨리지 않았을 뿐 부질없이 사방에 뜻만 있고 끝내 한 번 베는 능력도 없습니다. 하물며 뭇 흉악이 고슴도치처럼 뭉치고 전진이 뱀처럼 달리며 미친 비늘이 솥 안에서 오래 놀고 성가가 검각 밖으로 멀리 순행하신 뒤로, 신은 움직여서는 연진을 깎는 충성을 못 하고 고요해서는 산해의 재물을 넉넉히 하지 못하여 마침내 병권을 바꾸고 각과를 나누어 맡기게 되었습니다. 비록 서린 뿌리와 얽힌 마디를 만났으나 도끼는 있고 자루가 없는 것을 어찌하겠습니까. 나라를 편안히 하는 계책은 무엇을 이루고 나라를 부유하게 하는 기모는 이루지 못하니, 오직 작위를 내치는 것을 달게 여겨 게으른 관리를 경계할 뿐입니다. 어찌 폐하께서 은혜가 치우침 없이 흡족하고 의가 허물을 용서함에 깊어 특별히 뭇 예를 뛰어넘어 높은 자리에 오르기를 허락하실 줄 기약하였겠습니까. 인은 석작의 상서를 표하니 일찍이 차례를 넘음이 부끄럽고 관은 금초의 꾸밈이 솟으니 더욱 마땅치 않음을 깨닫습니다. 하물며 참 식읍의 영광을 외람되이 받으니 실로 헛되이 먹는 허물이 부끄럽습니다. 다만 낭성이 아직 스러지지 않고 고래 물결이 오히려 뒤집히니, 바야흐로 깃발을 들고 정벌을 전담하기를 기약할 뿐 감히 수레를 매달고 늙기를 청하지 않습니다. 삼가 마땅히 군사를 훈련하는 것을 힘쓰고 도적을 없애는 것을 기약하여 무변의 위엄을 조금 펴고 이문의 상에 우러러 보답할 것입니다. 신은 번진을 지키는 데 매여 행재소에서 사례하지 못하니 은혜에 감격하고 성상을 그리며 두려워 땀 흘리는 지극함을 이기지 못하겠습니다. 삼가 장을 받들어 사례하여 아뢰니, 삼가 아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