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계원필경집 › 권4 주장

승려 굉정을 관내 승정으로 삼기를 청하는 장奏請僧宏鼎駐管內僧正狀

계원필경집 桂苑筆耕集 · 최치원(崔致遠) · 886년 (당 중화 6·신라 헌강왕 12) · 단락 1 · 한자 163자 · 낭독 0.7분

「계원필경집」 권4 주장 「승려 굉정을 관내 승정으로 삼기를 청하는 장」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최치원이 당나라 회남절도사 고변의 막부에서 네 해 동안 쓴 글 가운데 스스로 골라 스무 권으로 엮어 886년 신라 헌강왕에게 올린 문집. 황제에게 올린 표와 장, 황소를 꾸짖은 격문, 여러 절도사에게 보낸 편지, 부하에게 내린 위곡과 거첩, 도교 재사와 불교 재문, 제문, 성도 나성과 안남 그림에 붙인 기, 그리고 고변에게 올린 계와 시까지 366편이 실려 있다. 「신은 신라 사람입니다」로 시작하는 첫 계와 「천하 사람이 너를 죽이려 할 뿐 아니라 땅속 귀신도 너를 베기로 의논하였다」는 토황소격문이 여기 있고, 마지막 권은 열두 살에 떠난 고향으로 돌아가는 뱃길에서 지은 시다. 지금 전하는 한국인의 문집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1834년 홍석주와 서유구가 활자로 찍으며 「우리 동방 문장의 근본이요 시작」이라 하였다. 그 두 서문도 함께 옮겼다.

1밤낮으로 염불하여 환가를 비는 승려

右件僧。跡洗四流。心拘八政。演法於有緣之衆。致功於無等之言。伏自翠華遠省於風謠。丹詔屢徵於月捷。兇渠未滅。銳旅猶勤。弘鼎常令僧三十人晝夜轉念功德。張開覺道。敎化闔城。所願早覆梟巢。便廻鸞駕。雖不關於至理。實自發於精誠。兼緣當道屬郡旣多。仁祠不少。若無綱領。難肅緇流。伏乞聖慈俯詳所請。許充當道管內僧正。仍賜紫衣。所冀身掛金襴。逞養鷹之雋氣。手持玉柄。制醉象之狂徒。謹緣奏聞。伏聽勑旨。

위 승려는 자취가 네 흐름을 씻고 마음이 여덟 바른길을 지켜 인연 있는 무리에게 법을 펴고 견줄 데 없는 말씀에 공을 들였습니다. 취화가 멀리 풍요를 살피시고 붉은 조서가 여러 번 승첩을 징발하신 뒤로 흉악한 괴수는 아직 스러지지 않고 날랜 군사는 오히려 부지런한데, 굉정은 늘 승려 서른 명에게 밤낮으로 공덕을 염송하게 하여 깨달음의 길을 열어 온 성을 교화하니, 바라는 바는 일찍 올빼미 소굴을 엎어 곧 난가를 돌리시는 것입니다. 비록 지극한 이치에 관계되지 않으나 실로 정성에서 나왔습니다. 겸하여 당도의 속군이 이미 많고 절이 적지 않으니 만약 강령이 없으면 승려의 무리를 엄숙히 하기 어렵습니다. 엎드려 빌건대 성상의 자애로 청한 바를 굽어 살피시어 당도 관내 승정에 충임하기를 허락하시고 이어 자의를 내리소서. 바라는 바는 몸에 금란을 걸어 매를 기르는 준걸한 기운을 펴고 손에 옥 자루를 잡아 취한 코끼리 같은 미친 무리를 제어하는 것입니다. 삼가 아뢰니 칙지를 엎드려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