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기를 올리는 장進漆器狀
「계원필경집」 권5 주장 「칠기를 올리는 장」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최치원이 당나라 회남절도사 고변의 막부에서 네 해 동안 쓴 글 가운데 스스로 골라 스무 권으로 엮어 886년 신라 헌강왕에게 올린 문집. 황제에게 올린 표와 장, 황소를 꾸짖은 격문, 여러 절도사에게 보낸 편지, 부하에게 내린 위곡과 거첩, 도교 재사와 불교 재문, 제문, 성도 나성과 안남 그림에 붙인 기, 그리고 고변에게 올린 계와 시까지 366편이 실려 있다. 「신은 신라 사람입니다」로 시작하는 첫 계와 「천하 사람이 너를 죽이려 할 뿐 아니라 땅속 귀신도 너를 베기로 의논하였다」는 토황소격문이 여기 있고, 마지막 권은 열두 살에 떠난 고향으로 돌아가는 뱃길에서 지은 시다. 지금 전하는 한국인의 문집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1834년 홍석주와 서유구가 활자로 찍으며 「우리 동방 문장의 근본이요 시작」이라 하였다. 그 두 서문도 함께 옮겼다.
1건부 6년 진상 칠기 만 오천구백삼십오 점
當道造成乾符六年供進漆器一萬五千九百三十五事
당도에서 만든 건부 육년 진상 칠기 만 오천구백삼십오 점.
2세 해 늦은 공물
右件漆器。作非淫巧。用得質良。冀資尙儉之規。早就惟新之製。雖有慙於瓊玉。或可代於琉甁。伏緣道路多虞。星霜屢換。器貢難通於萬里。綱行遂滯於三年。旣失及時。唯憂虛月。臣今差押銀靑光祿大夫檢校太子賓客兼御史中丞上柱國辛從實押領。隨狀奉進。謹進。
위 칠기는 만듦이 지나친 공교가 아니고 쓰임이 바탕의 좋음을 얻었으니 검소함을 숭상하는 법도에 바탕하여 일찍 새로운 제도에 나아가기 바랍니다. 비록 경옥에 부끄러움이 있으나 혹 유리병을 대신할 수 있습니다. 길에 근심이 많고 해가 여러 번 바뀌어 기물 공납이 만 리에 통하기 어렵고 운송이 마침내 세 해를 지체하여 이미 때에 미치지 못하여 오직 빈 달이 근심됩니다. 신이 이제 은청광록대부 검교태자빈객 겸 어사중승 상주국 신종실을 보내 거느리게 하고 장과 함께 받들어 올립니다. 삼가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