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계원필경집 › 권7 별지

선흡 배건여 상서에게宣歙裵虔餘尙書

계원필경집 桂苑筆耕集 · 최치원(崔致遠) · 886년 (당 중화 6·신라 헌강왕 12) · 단락 1 · 한자 154자 · 낭독 0.6분

「계원필경집」 권7 별지 「선흡 배건여 상서에게」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최치원이 당나라 회남절도사 고변의 막부에서 네 해 동안 쓴 글 가운데 스스로 골라 스무 권으로 엮어 886년 신라 헌강왕에게 올린 문집. 황제에게 올린 표와 장, 황소를 꾸짖은 격문, 여러 절도사에게 보낸 편지, 부하에게 내린 위곡과 거첩, 도교 재사와 불교 재문, 제문, 성도 나성과 안남 그림에 붙인 기, 그리고 고변에게 올린 계와 시까지 366편이 실려 있다. 「신은 신라 사람입니다」로 시작하는 첫 계와 「천하 사람이 너를 죽이려 할 뿐 아니라 땅속 귀신도 너를 베기로 의논하였다」는 토황소격문이 여기 있고, 마지막 권은 열두 살에 떠난 고향으로 돌아가는 뱃길에서 지은 시다. 지금 전하는 한국인의 문집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1834년 홍석주와 서유구가 활자로 찍으며 「우리 동방 문장의 근본이요 시작」이라 하였다. 그 두 서문도 함께 옮겼다.

1부르심을 받아 대궐로 가심을 하례하며

伏承榮奉徵詔。將赴闕庭。伏惟感慶兼極。今者妖氛向息。聖運重興。諸葛亮之用兵已非急務。叔孫通之制禮方藉賢才。以尙書望積皐,蘷。政成宛,句。三年察俗。以仁義爲先。四境懷恩。俾寇戎自戢。是得傅巖結夢。宣室飛書。黎庶傾心。莫遂攀轅之懇。君王聳耳。待聽曳履之聲。況乃親侍安輿。榮趨帝輦。佇聆調鼎。永使建櫜。豈獨關中乂安。實爲天下幸甚。某久隣仁境。深飽德風。抃慰瞻攀。不任誠懇云云。

영광스럽게 부르는 조서를 받들어 장차 대궐에 나아가신다 하니 엎드려 감축하고 경하함이 함께 지극합니다. 이제 요망한 기운이 그치려 하고 성상의 운수가 거듭 일어나니 제갈량의 용병은 이미 급한 일이 아니요 숙손통의 제례는 바야흐로 어진 인재에 기댑니다. 상서께서는 바람이 고요·기와 같이 쌓이고 정사가 완·구에서 이루어져 세 해 풍속을 살피되 인의를 앞세우고 사방 경계가 은혜를 품어 도적이 스스로 거두게 하시니, 이에 부암에서 꿈을 맺고 선실에서 글을 날려 백성은 마음을 기울이나 수레를 잡는 간절함을 이루지 못하고 군왕은 귀를 세워 신 끄는 소리 듣기를 기다립니다. 하물며 친히 안여를 모시고 영광스럽게 제련에 달려가시니 정을 고르는 것을 듣기를 기다려 길이 활집을 세우게 하실 것이니, 어찌 홀로 관중이 편안할 뿐이겠습니까. 실로 천하에 매우 다행입니다. 저는 오래 어진 경계에 이웃하여 덕풍에 깊이 배부르니 손뼉 치고 위로되며 우러러 잡는 정성스러운 간절함을 이기지 못하겠습니다. 운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