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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주 시부 사공에게 — 셋째徐州時溥司空 第三

계원필경집 桂苑筆耕集 · 최치원(崔致遠) · 886년 (당 중화 6·신라 헌강왕 12) · 단락 1 · 한자 227자 · 낭독 0.9분

「계원필경집」 권8 별지 「서주 시부 사공에게 — 셋째」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최치원이 당나라 회남절도사 고변의 막부에서 네 해 동안 쓴 글 가운데 스스로 골라 스무 권으로 엮어 886년 신라 헌강왕에게 올린 문집. 황제에게 올린 표와 장, 황소를 꾸짖은 격문, 여러 절도사에게 보낸 편지, 부하에게 내린 위곡과 거첩, 도교 재사와 불교 재문, 제문, 성도 나성과 안남 그림에 붙인 기, 그리고 고변에게 올린 계와 시까지 366편이 실려 있다. 「신은 신라 사람입니다」로 시작하는 첫 계와 「천하 사람이 너를 죽이려 할 뿐 아니라 땅속 귀신도 너를 베기로 의논하였다」는 토황소격문이 여기 있고, 마지막 권은 열두 살에 떠난 고향으로 돌아가는 뱃길에서 지은 시다. 지금 전하는 한국인의 문집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1834년 홍석주와 서유구가 활자로 찍으며 「우리 동방 문장의 근본이요 시작」이라 하였다. 그 두 서문도 함께 옮겼다.

1삼 년 날지 않던 새가 한 번에 패자가 되듯

特辱長牋。俯傳大捷。誘賊將而暗除梟帥。剗群兇而遍戢豺聲。夫何壯哉。誠可畏也。且黃巢謂逃天得計。乃揆日偸生。書罪則竹乏南山。流惡則浪乾東海。逞暴於鋸牙鉤爪。挺災於金闕玉京。煙氛所侵。塗炭皆匝。諸道遞相逗撓。別自侜張。驅兵而未暇搴旗。喪律而先聆返旆。養姦旣久。翫寇何安。若非司空以當春滋雨露之恩。則坐迎龍節。及初夏順雷霆之怒。則立展豹韜。遂得纔發銳師。果殲窮寇。刷國家之積憤。弭州縣之餘殃。所謂三年不飛。終當一戰而霸。況可飮頭而快意。何須擢髮以論辜。有以見報聖天子之恩。固須待擧眞將軍之令。幸聯仁境。先聽好音。欣抃欽矚。翰墨何寄云云

특별히 긴 편지를 욕되이 받으니 굽어 큰 승첩을 전하시어 적장을 꾀어 몰래 올빼미 괴수를 없애고 뭇 흉악을 깎아 두루 승냥이 소리를 거두셨다 하니, 얼마나 장한 일입니까. 참으로 두려워할 만합니다. 또 황소는 하늘을 도망하여 계책을 얻었다 여기고 이에 해를 재며 삶을 훔쳐 죄를 적으면 대나무가 남산에 모자라고 악을 흘리면 물결이 동해를 말리며, 톱니와 갈고리 발톱으로 사나움을 부리고 금궐과 옥경에 재앙을 일으켜 연기가 침노하는 곳마다 도탄이 다 둘렸는데, 여러 도는 서로 머뭇거리고 따로 스스로 속여 군사를 몰되 깃발을 뽑을 겨를이 없고 군율을 잃어 먼저 돌아오는 깃발만 들리니, 간악을 기른 지 이미 오래인데 도적을 희롱하며 어찌 편안하였겠습니까. 사공께서 봄을 당하여 비와 이슬의 은혜를 불려 앉아서 용의 부절을 맞고 초여름에 우레의 노여움을 따라 서서 병법을 펴지 않았다면, 마침내 겨우 날랜 군사를 내어 과연 궁한 도적을 섬멸하여 국가의 쌓인 분함을 씻고 주현의 남은 재앙을 그치게 하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이른바 삼 년 날지 않다가 끝내 한 번 싸워 패자가 된다는 것이니, 하물며 머리를 마시며 뜻을 시원히 할 만한데 어찌 머리털을 뽑아 죄를 논할 것이 있겠습니까. 성천자의 은혜에 보답함은 참으로 진짜 장군의 명령이 들리기를 기다려야 함을 봅니다. 다행히 어진 경계에 잇닿아 먼저 좋은 소식을 들으니 기뻐 손뼉 치고 흠모하여 바라보는 것을 붓과 먹에 어찌 부치겠습니까. 운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