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서 주보 사공에게浙西周寶司空
1비문을 써 줄 이를 골라 준 것에 사례하며
昨奉緘翰。兼寄示書碑樣。眷私旣深。披閱無倦。其於榮抃。無以喩陳。某每念久握兵戎。累移節制。雖纘弓裘之業。未揚鍾鼎之勳。況乃來暮歌稀。行春化拙。豈期睿獎。特采微勞。許標不朽之規。遠降非常之寵。至如仲尼儒術。始流芳於沂水之湄。元凱戰功。方掛美於峴山之頂。愚實何效。遂叨此榮。司空念切憂忘。事諧響應。猥垂恩力。妙選書工。所謂知臣者莫若聖君。成我者固須良友。有始有卒。念玆在玆。彼雖未起雕鐫。此已先深銘鏤。今者干戈務擁。筆硯事疏。不及別請他人。敬遵來命。唯望早成刊勒。實賴獎憐。其碑詞同封呈上云云。
지난번 편지를 받드니 겸하여 비 글씨의 본을 부쳐 보이시니 사사로운 돌봄이 이미 깊어 펴 읽기에 싫증이 없어 그 영광과 기쁨을 비유하여 아뢸 길이 없습니다. 저는 늘 오래 병융을 쥐고 거듭 절제를 옮기며 비록 궁구의 업을 이었으나 종정의 공훈을 떨치지 못한 것을 생각하는데, 하물며 「늦게 오시네」 노래가 드물고 봄 순행의 교화가 졸렬한데 어찌 성상의 장려가 특별히 작은 수고를 캐어 썩지 않을 규모를 표하기를 허락하고 멀리 비상한 총애를 내리실 줄 기약하였겠습니까. 중니의 유술은 비로소 기수 가에 향기를 흘리고 원개의 전공은 바야흐로 현산 꼭대기에 아름다움을 걸었는데, 어리석은 제가 실로 무슨 효험이 있어 마침내 이 영광을 외람되이 받았겠습니까. 사공께서는 생각이 근심을 잊는 데 간절하고 일이 메아리처럼 응함에 맞아 외람되이 은혜와 힘을 드리워 글씨 쓰는 이를 묘하게 뽑아 주시니, 이른바 신하를 아는 이는 성군만 한 이 없고 나를 이루는 이는 참으로 좋은 벗을 기다린다는 것이라, 처음이 있고 끝이 있음을 늘 마음에 둡니다. 저기는 비록 아직 새기기를 시작하지 않았으나 여기는 이미 먼저 깊이 새겼습니다. 이제 창과 방패를 안는 데 힘쓰고 붓과 벼루의 일에 소원하여 따로 다른 사람에게 청할 겨를이 없어 공경히 보내 주신 명을 따르니, 오직 일찍 새겨 세우기를 바라며 실로 장려와 아낌에 힘입습니다. 그 비문을 같은 봉투에 넣어 올립니다. 운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