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계원필경집 › 권10 별지

악주 최소 대부에게鄂州崔紹大夫

계원필경집 桂苑筆耕集 · 최치원(崔致遠) · 886년 (당 중화 6·신라 헌강왕 12) · 단락 1 · 한자 178자 · 낭독 0.7분

「계원필경집」 권10 별지 「악주 최소 대부에게」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최치원이 당나라 회남절도사 고변의 막부에서 네 해 동안 쓴 글 가운데 스스로 골라 스무 권으로 엮어 886년 신라 헌강왕에게 올린 문집. 황제에게 올린 표와 장, 황소를 꾸짖은 격문, 여러 절도사에게 보낸 편지, 부하에게 내린 위곡과 거첩, 도교 재사와 불교 재문, 제문, 성도 나성과 안남 그림에 붙인 기, 그리고 고변에게 올린 계와 시까지 366편이 실려 있다. 「신은 신라 사람입니다」로 시작하는 첫 계와 「천하 사람이 너를 죽이려 할 뿐 아니라 땅속 귀신도 너를 베기로 의논하였다」는 토황소격문이 여기 있고, 마지막 권은 열두 살에 떠난 고향으로 돌아가는 뱃길에서 지은 시다. 지금 전하는 한국인의 문집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1834년 홍석주와 서유구가 활자로 찍으며 「우리 동방 문장의 근본이요 시작」이라 하였다. 그 두 서문도 함께 옮겼다.

1순행을 청한 표를 기려 준 이에게

遠蒙仁私。特示表藁。其於歎仰。無以喩陳。某夙練戎韜。願裨王略。不愧於管天錐地。猶勤於撮壤導涓。遂敢累貢忠誠。冀廻聖鑑。儻或六龍下峽。豈同五馬渡江。中朝之禮樂無虧。下武之功猷斯在。果蒙大夫惠於宗族。贊以表章。過垂華衮之褒。益睹彩毫之妙。古詩云不惜歌者苦。但傷知音稀。今日知音幸遇之矣。然榮示中媲茂弘之德業。齊越石之機謀。自顧瑣才。何當虛譽。今則王導淸望。已推於首座相公。劉琨至誠。亦付於襄陽僕射。必期英鑑。永察愚衷云云。

멀리 어진 사사로움을 입어 특별히 표 초고를 보이시니 그 탄복하고 우러름을 비유하여 아뢸 길이 없습니다. 저는 일찍부터 병법을 익혀 왕의 계략을 돕기 원하여, 하늘을 대롱으로 보고 땅을 송곳으로 찌르는 것에 부끄럽지 않고 오히려 흙을 모으고 실개천을 이끄는 데 부지런하여 마침내 감히 거듭 충성을 바쳐 성상의 살피심을 돌리기 바랐습니다. 혹 여섯 용이 협곡을 내려가면 어찌 다섯 말이 강을 건넌 것과 같겠습니까. 중조의 예악이 이지러지지 않고 하무의 공과 꾀가 여기 있습니다. 과연 대부께서 종족에게 은혜를 베풀어 표장으로 도우시고 화려한 곤룡포 같은 칭찬을 지나치게 드리우시니 더욱 채색 붓의 묘함을 봅니다. 옛 시에 「노래하는 이의 괴로움을 아끼지 않으나 다만 지음이 드묾을 아파한다」 하였으니 오늘 지음을 다행히 만났습니다. 그러나 영광스러운 보이심 가운데 무홍의 덕업에 견주고 월석의 기모와 나란히 하시니 스스로 자잘한 재주를 돌아보면 어찌 헛된 명예를 감당하겠습니까. 이제 왕도의 맑은 명망은 이미 수좌 상공에게 미루고 유곤의 지극한 정성도 양양 복야에게 맡겼으니, 반드시 밝은 거울로 길이 어리석은 속마음을 살피시기 바랍니다. 운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