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계원필경집 › 권10 별지

신라 탐후사 박인범 원외에게新羅探候使朴仁範員外

계원필경집 桂苑筆耕集 · 최치원(崔致遠) · 886년 (당 중화 6·신라 헌강왕 12) · 단락 1 · 한자 238자 · 낭독 1.0분

「계원필경집」 권10 별지 「신라 탐후사 박인범 원외에게」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최치원이 당나라 회남절도사 고변의 막부에서 네 해 동안 쓴 글 가운데 스스로 골라 스무 권으로 엮어 886년 신라 헌강왕에게 올린 문집. 황제에게 올린 표와 장, 황소를 꾸짖은 격문, 여러 절도사에게 보낸 편지, 부하에게 내린 위곡과 거첩, 도교 재사와 불교 재문, 제문, 성도 나성과 안남 그림에 붙인 기, 그리고 고변에게 올린 계와 시까지 366편이 실려 있다. 「신은 신라 사람입니다」로 시작하는 첫 계와 「천하 사람이 너를 죽이려 할 뿐 아니라 땅속 귀신도 너를 베기로 의논하였다」는 토황소격문이 여기 있고, 마지막 권은 열두 살에 떠난 고향으로 돌아가는 뱃길에서 지은 시다. 지금 전하는 한국인의 문집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1834년 홍석주와 서유구가 활자로 찍으며 「우리 동방 문장의 근본이요 시작」이라 하였다. 그 두 서문도 함께 옮겼다.

1돌아가지 말고 행재소로 가라

忽奉公狀。備睹忠誠。慰愜欽依。但增衷抱。員外芳含鷄樹。秀稟鼇山。來登天上之金牌。桂分高影。去陟日邊之粉署。蘭吐餘香。今者仰戀聖朝。遠銜王命。捧琛執贄。棧險航深。能獻款於表章。欲致誠於官守。雖無奉使。難在此時。九州之侯伯傾心。萬國之臣僚沮色。幸來弊鎭。得接淸規。況奉貴國大王特致書信相問。將成美事。不惜直言。儻員外止到淮壖。却歸海徼。縱得上陳有理。其如外議難防。無念東還。決爲西笑。聖主方深倚望。賢王佇荷寵榮。道路亦通。舟舡無壅。勿移素志。勉赴遠行。峽中寇戎。或聚或散。此亦專令防援。必應免致驚憂。且過鬱蒸。可謀征邁。館中有闕。幸垂示之。所來探候事。已令錄表申奏。敬惟鑑察。

갑자기 공장을 받드니 충성을 갖추어 보아 위로되고 흠모하여 의지하니 다만 속마음의 품음을 더합니다. 원외께서는 중서성의 향기를 머금고 빼어남을 오산에서 받아, 와서 하늘 위의 금패에 오르니 계수나무가 높은 그림자를 나누고 가서 해 곁의 분서에 오르니 난초가 남은 향기를 토합니다. 이제 성조를 우러러 그리며 멀리 왕명을 머금고 보배를 받들고 폐백을 잡아 잔도의 험함과 항해의 깊음을 지나 표장으로 정성을 바치고 관수에 정성을 이르게 하려 하시니, 비록 사신 받듦이 없다 하나 어려움은 이때에 있어 구주의 후백이 마음을 기울이고 만국의 신료가 낯빛을 잃습니다. 다행히 폐진에 오시어 맑은 법도에 접하고, 하물며 귀국 대왕께서 특별히 서신을 보내 문안하시니 장차 아름다운 일을 이룰 것이라 곧은 말을 아끼지 않습니다. 만약 원외께서 회수 가에 그치고 도리어 바다 변방으로 돌아가시면 비록 위에 아뢸 이치가 있다 하나 바깥 의논을 막기 어려움을 어찌하겠습니까. 동쪽으로 돌아갈 생각을 말고 결단코 서쪽 행재소로 나아가소서. 성주께서 바야흐로 깊이 기대어 바라시고 어진 왕께서 총영을 입기를 기다리시며 도로도 통하고 배도 막힘이 없으니 본디 뜻을 옮기지 말고 힘써 먼 길에 나아가소서. 협곡 안 도적은 혹 모이고 혹 흩어지나 이 또한 오로지 방어하고 구원하게 하였으니 반드시 놀라고 근심하는 일을 면할 것입니다. 또 무더위를 지나면 길 떠남을 꾀할 만합니다. 관에 모자란 것이 있으면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와서 탐후한 일은 이미 표를 적어 아뢰게 하였습니다. 공경히 살펴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