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구 상공에게 — 둘째蕭遘相公 第二
1직을 풀어 주기를 청하며
伏以物忌太盛。器滿必傾。自古有言。至今爲誡。苟或不能知止。但欲貪榮。則有折鼎足之虞。炊劍頭之險。某每念遭逢聖運。紹續舊勳。北定羌戎。南征蠻蜑。東降齊盜。西建蜀城。高提三尺之權。粗展四方之志。然自煙塵聚孼。原野宿兵。曾無敦閱之全材。先叨統帥。詎有縱橫之令策。兼領利權。而乃不能首唱義聲。身先銳旅。戮奔鯨於海澤。逐猘犬於秦關。遽及火熾祠篝。塵驚御輦。遠聆巡幸。便議征行。但以每當誓衆之時卽奉止軍之詔。雖自始終勵節。其如進退失圖。華元興城者之謳。子産致國人之謗。乃有浙侯構隙。沛將加兵。三年已來。二憾不釋。蜩螗競噪。蚌鷸相譏。厚誣而巧弄舌端。顯奏而亂搖心曲。求刺舡而不暇。想投杼以難逃。伏賴相公照以秦臺。調之伊鼎。察邾公之愬鄭伯。解晉帝之疑石苞。免挂刑章。尙縻寵秩。旣蒙明洗。誠合淬磨。更修克己之心。永竭勤王之力。直以松筠不改。雖自保於堅貞。蒲柳先秋。遽已傷於衰暮。筋骸漸憊。志氣潛摧。縱欲自強。終憂不逮。今者幸遇上京已復。大駕則廻。麟鬪龍吟。固息興妖之慮。放牛歸馬。實迎偃武之期。某也旣在淸時。誠爲棄物。況縈沈痼。深負壯圖。攬鏡無憀。投簪是念。豈慕祈奚請老。尙處冗員。唯思范蠡愛閑。得行素意。乞解所職。自卜爲宜。伏惟相公選士惟賢。退人以禮。俯矜羸劣。特賜允從。雖慙未遂報恩。免更久爲尸祿。仰干陶冶。敬託牋毫。始知調急聲哀。唯愧詞窮理盡。伏惟俯賜恩鑑。
엎드려 생각하건대 만물은 너무 성함을 꺼리고 그릇은 차면 반드시 기우니 예부터 말이 있어 지금까지 경계가 됩니다. 만약 그칠 줄 모르고 다만 영광을 탐하면 솥발이 부러지는 근심과 칼끝으로 밥 짓는 위험이 있습니다. 저는 늘 성상의 운수를 만나 옛 공훈을 이어 북으로 강융을 평정하고 남으로 만단을 정벌하며 동으로 제의 도적을 항복시키고 서로 촉의 성을 세워 삼척의 권한을 높이 들고 사방의 뜻을 대략 폈음을 생각합니다. 그러나 연진에 재앙의 무리이 모이고 들판에 군사가 머문 뒤로 일찍이 군사를 점검할 온전한 재목도 없이 먼저 통수를 외람되이 받았고, 어찌 종횡의 좋은 계책이 있겠습니까마는 이권까지 겸하여 거느렸습니다. 이에 먼저 의로운 소리를 외치고 몸소 날랜 군사에 앞서 달아나는 고래를 바다 못에서 죽이고 미친 개를 진관에서 쫓지 못하다가 갑자기 불이 사당 우리에 치성하고 티끌이 어련을 놀라게 함에 이르러 멀리 순행을 듣고 곧 정벌을 의논하였으나, 다만 무리에게 맹세할 때마다 곧 군사를 멈추라는 조서를 받들어 비록 처음과 끝에 절개를 힘썼으나 진퇴에 계획을 잃음을 어찌하겠습니까. 화원은 성 쌓는 이의 노래를 일으키고 자산은 국인의 비방을 이루었으니, 이에 절강 제후가 틈을 얽고 패의 장수가 군사를 더하여 세 해 이래 두 원한이 풀리지 않아 매미와 쓰르라미가 다투어 시끄럽고 조개와 도요새가 서로 비웃으며, 두터이 무고하여 교묘히 혀끝을 놀리고 드러나게 아뢰어 어지러이 마음속을 흔드니 배를 찔러 죽이기를 구할 겨를이 없고 베틀 북을 던짐을 생각하매 도망하기 어렵습니다. 상공께서 진(秦)나라 거울로 비추고 이윤의 솥으로 고르시어 주(邾)나라 임금이 정백을 하소연한 것을 살피고 진(晉) 황제가 석포를 의심한 것을 풀어 형장에 걸림을 면하고 오히려 총애의 품계에 매어 두시니, 이미 밝게 씻음을 입었으니 참으로 갈고 닦아 다시 극기의 마음을 닦고 길이 근왕의 힘을 다해야 마땅합니다. 다만 소나무와 대는 변치 않아 비록 굳고 곧음을 스스로 보전하나 갯버들은 가을에 앞서 갑자기 이미 쇠하고 늙음에 상하여 힘줄과 뼈가 점점 지치고 지기가 어느새 꺾이니 비록 스스로 강하려 하나 끝내 미치지 못할까 근심됩니다. 이제 다행히 상경이 이미 회복되어 대가가 돌아오시니 기린이 싸우고 용이 우는 것은 참으로 요망함을 일으키는 염려를 그치고 소를 놓고 말을 돌려보냄은 실로 무를 눕히는 때를 맞이합니다. 저는 이미 맑은 때에 있어 참으로 버릴 물건이요, 하물며 고질에 얽혀 깊이 장한 계획을 저버리니 거울을 잡으매 무료하여 비녀를 던지는 것을 생각합니다. 어찌 기해가 늙기를 청하고도 오히려 용원에 있던 것을 사모하겠습니까. 오직 범려가 한가함을 사랑하여 본디 뜻을 행할 수 있었던 것을 생각하여 맡은 직을 풀어 주기를 빌며 스스로 마땅하다 여깁니다. 엎드려 생각하건대 상공께서는 선비를 뽑되 오직 어진 이로 하고 사람을 물리치되 예로 하시니 굽어 여위고 못남을 불쌍히 여겨 특별히 윤허하여 따라 주소서. 비록 은혜 갚기를 이루지 못함이 부끄러우나 다시 오래 시록이 됨은 면하겠습니다. 도야를 우러러 무릅쓰며 공경히 편지와 붓에 맡기니, 비로소 곡조가 급하고 소리가 슬픔을 알고 오직 말이 다하고 이치가 다함이 부끄럽습니다. 엎드려 생각하건대 굽어 은혜로운 살피심을 내려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