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 왕 상서에게 답하는 글答江西王尙書書
1주보·경건정과 틈이 생긴 전말
十二月六日。某白。閤下遠捐長書。深貽善諭。一覽而發皇耳目。再窺而驚越神魂。是何詞彩之彬彬。能致言端之懇懇。旣知約我以禮。方信起予者商。況乃事徵於羑里聖人。道媲於首陽義士。切磋雖至。刻畫何勝。敬佩良箴。專銘鄙抱。然慮虛聲易應。眞寶難知。弄唇吻以鑠金。衆皆妙手。拭瞳眸而辨玉。多是淸盲。苟非原始要終。則必唱予和汝。是以。略陳梗槩。用察根源。匪欲廣援古今。所希暫曉左右。僅同伐善。豈免興慙。君其審之。僕所望也。僕與浙帥周司空。早於鳳里相識。亦爲鴒原往還。接載笑載言之時。展如兄如弟之分。況作建旟交代。眞爲結綬相知。旣睦比隣。罷扃外戶。江南江北。祗鬪行春。三楚三吳。盡喧來暮。方謂憑我友歲寒之節。解吾君宵旰之憂。豈料蒼烏高飛。翠華遠狩。僕以久叨重寄。便決專征。偶緣兵力未加。人心尙懾。遂於春首。先發羽書。仍請都統判官顧雲協律。議共成之事。謀相見之期。固非閱被廬之軍。徵夾谷之會。實欲親謀歃血。方寫痛心。若能接濟師徒。粗得振揚聲勢。而乃周司空却自棄同卽異。不能捨短從長。忽疑惑於澠池。謂矜誇於踐土。便見戒嚴城壁。阻塞津途。搆猜嫌而信有小人。遺故舊而曾無大過。僕雖逢彼怒。但守吾眞。及至中夏出軍。外方多事。冀安弊鎭。旁倚近隣。又合幕客過江。請爲都統副使。豈衒弓旌之禮。邀辟元戎。祗憑鈇鉞之威。撫綏近境。周司空確乎阻意。莞爾興譏。不從固請之言。自惜有餘之刃。頻移曩顧。但積沈猜。見此初屯下瀨之師。未設中流之誓。猶淹水道。久候天風。軍聲旣振於四隣。人意自防於兩岸。偶有背軍官健趙公約者。走投浙西。釣以巧言。搆爲細作。便移長牒。妄說異端。其書云。位極上公。權尊都統。別興異見。遽起他謀。以何悔尤。欲爲燒劫。僕以趙襄子之忍辱念玆在玆。藺相如之愼微有始有卒。遂馳書牒。具述事情。聞司空尙發怨言。自懷怍色。與宣護景虔貞,徐帥時溥者。暗資積釁。相應密謀。各興梗路之兵戈。遍告沿江之郡邑。以至練成戰陣。鎖斷征途。僕若不辭險阻之虞。必致殺傷之患。坐甲而未期破竹。廻車而用待負荊。尋屬繼奉絲綸。不令離鎭。遂驅組練。却已班師。雖云帝命斯遵。實乃隣兵所阻。彼宣州者。亦有所因。春初寇犯黟州。勢侵旬水。況値前廉已去。新帥未來。旣無禦捍之權。恐落奸兇之便。遂差押衙馮綬。暫令安撫郡城。蓋緣曾奉詔書。特許便宜從事。凡於制置。得以指麾。景虔貞常侍菽麥不分。蘭蕕莫辨。謂言專輒。遽有侵凌。殺害軍人。劫掠財物。馮綬幾臨死所。劣得生還。自此隋國怨興。謝城信絶。將投彼鼠。其如有礙之時。欲僨於豚。又是無端之事。且爲含忍。未及通和。必知橫被織羅。巧成貝錦。傳之于遠。誰曰不然。噫。滔滔者天下皆同。君子所恥。泛泛如水中自樂。壯夫不爲。但問事之若何。則知曲之在彼。今則特垂敎督。益驗奬憐。自緣有理可申。豈便無辭以對。固非飾過。不敢憑虛。莊生不云乎。其智適足以知人之過。而不知其所以過。若非辱殷勤之旨。何以息睚眦之詞。僕也不能嫉惡如讎。唯以用和爲貴。但以賢愚共惑。本末未彰。復書而不覺詞繁。比事而終慙理短。身修三省。勉尋曾子之規。心敬一言。永荷伯陽之惠。幸垂鑒志。某頓首。
십이월 육일, 아무개는 아룁니다. 합하께서 멀리 긴 글을 보내 깊이 좋은 타이름을 주시니 한 번 보매 귀와 눈이 밝게 열리고 다시 엿보매 신혼이 놀라 뜁니다. 이 무슨 문사의 채색이 빛나며 말의 실마리를 간절하게 함입니까. 이미 나를 예로 단속하시는 것을 알고 바야흐로 나를 일으키는 이는 자하임을 믿습니다. 하물며 일은 유리의 성인에게서 징험되고 도는 수양의 의사에 견주니 절차탁마가 비록 지극하나 새겨 그림을 어찌 이기겠습니까. 공경히 좋은 경계를 차고 오로지 비루한 마음에 새깁니다. 그러나 염려하건대 헛된 소리는 응하기 쉽고 참된 보배는 알기 어려우니, 입술을 놀려 쇠를 녹임은 뭇 사람이 다 묘한 솜씨요 눈동자를 닦아 옥을 가리는 이는 흔히 청맹과니입니다. 만약 처음을 캐고 끝을 요약하지 않으면 반드시 내가 부르면 너는 화답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대략 줄거리를 아뢰어 근원을 살피게 하니, 널리 고금을 끌어오려는 것이 아니라 잠시 좌우를 깨우치기 바라는 것이며 겨우 자랑과 같아 어찌 부끄러움을 면하겠습니까. 그대는 살피소서. 제가 바라는 바입니다. 저와 절강 통수 주 사공은 일찍이 봉리에서 서로 알고 또한 할미새 언덕처럼 오가며 웃고 말하던 때에 접하여 형 같고 아우 같은 분수를 펴, 하물며 깃발 세우는 교대를 하니 참으로 인끈을 매고 서로 아는 사이라 이미 가까운 이웃으로 화목하여 바깥문 잠그기를 그쳐 강남 강북에서 다만 봄 순행을 다투고 삼초 삼오에서 다 「늦게 오시네」로 시끄러워, 바야흐로 내 벗의 세한의 절개에 기대어 우리 임금의 밤낮 근심을 풀리라 하였습니다. 어찌 창조(蒼鳥)가 높이 날고 취화가 멀리 사냥하실 줄 헤아렸겠습니까. 저는 오래 무거운 부탁을 외람되이 받아 곧 정벌 전담을 결단하였으나 우연히 병력이 아직 더해지지 않고 인심이 아직 두려워하므로 마침내 봄 초에 먼저 우서를 내고 이어 도통판관 고운 협률에게 청하여 함께 이룰 일을 의논하고 서로 볼 기약을 꾀하게 하였으니, 참으로 피려의 군사를 사열하고 협곡의 모임을 징발하려는 것이 아니라 실로 친히 피를 마시는 것을 꾀하여 바야흐로 아픈 마음을 적으려 한 것입니다. 만약 군사를 이어 대어 대략 성세를 떨칠 수 있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주 사공은 도리어 스스로 같음을 버리고 다름에 나아가 짧은 것을 버리고 긴 것을 따르지 못하여 갑자기 민지에서 의심하고 천토에서 자랑한다 하여 곧 성벽을 경계하고 나루를 막으니, 시기와 혐의를 얽음에는 진실로 소인이 있고 옛 벗을 버림에는 일찍이 큰 허물이 없었습니다. 저는 비록 그의 노여움을 만났으나 다만 나의 참됨을 지켜, 중하에 군사를 내어 바깥에 일이 많음에 이르러 폐진을 편안히 하기 바라 가까운 이웃에 곁으로 기대어 또 막객을 강 건너 보내 도통부사가 되어 주기를 청하였으니, 어찌 활과 깃발의 예를 뽐내어 원수를 부르려는 것이었겠습니까. 다만 부월의 위엄에 기대어 가까운 경계를 어루만지려 한 것입니다. 주 사공은 확고히 뜻을 막고 빙그레 비웃어 굳이 청하는 말을 따르지 않고 스스로 남은 칼날을 아껴 자주 지난날의 돌봄을 옮겨 다만 깊은 시기만 쌓아, 이 하뢰의 군사가 처음 주둔하여 아직 중류의 맹세를 베풀지 않고 오히려 물길에 머물러 오래 하늘 바람을 기다리는 것을 보고 군사 소리가 이미 사방 이웃에 떨치니 사람 뜻이 스스로 두 언덕에서 막았습니다. 우연히 군사를 등진 관건 조공약이란 자가 절서로 달아나 투항하여 교묘한 말로 낚아 세작으로 얽으니 곧 긴 첩을 보내 함부로 이단을 말하였습니다. 그 글에 「자리가 상공에 지극하고 권세가 도통으로 높은데 따로 딴 견해를 일으켜 갑자기 다른 꾀를 내니 무슨 뉘우침으로 불사르고 겁탈하려 하는가」 하였습니다. 저는 조양자가 욕을 참은 것을 늘 마음에 두고 인상여가 미세함을 삼간 것을 처음이 있고 끝이 있게 하여 마침내 글과 첩을 달려 사정을 갖추어 서술하였는데, 듣건대 사공이 오히려 원망하는 말을 내고 스스로 부끄러운 낯빛을 품어 선주 호군 경건정, 서주 통수 시부와 몰래 쌓인 틈에 바탕하여 서로 밀모에 응하여 각기 길을 막는 병기를 일으키고 두루 강가의 군읍에 고하여 전진을 훈련하고 정벌 길을 막아 끊음에 이르렀다 합니다. 저는 만약 험조의 근심을 사양하지 않았다면 반드시 살상의 근심을 이루었을 것이니, 갑옷에 앉아 파죽을 기약하지 못하고 수레를 돌려 가시나무 지기를 기다렸습니다. 곧 잇달아 사륜을 받들어 진을 떠나지 말게 하시니 마침내 갑옷 군사를 몰아 도리어 이미 군사를 돌렸으니, 비록 황제의 명을 따랐다 하나 실로 이웃 군사가 막은 것입니다. 저 선주는 또한 까닭이 있습니다. 봄 초에 도적이 이주를 범하여 형세가 순수를 침노하였는데 하물며 앞 관찰사는 이미 떠나고 새 통수는 오지 않아 이미 막을 권한이 없어 간흉의 편의에 떨어질까 두려워 마침내 압아 풍수를 보내 잠시 군성을 안무하게 하였으니, 대개 일찍이 조서를 받들어 특별히 편의대로 일을 좇도록 허락하시어 무릇 제치에서 지휘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경건정 상시는 콩과 보리를 분간하지 못하고 난초와 유초를 가리지 못하여 제멋대로 한다 하여 갑자기 침노하여 군인을 살해하고 재물을 겁탈하니 풍수가 거의 죽을 곳에 임하였다가 겨우 살아 돌아왔습니다. 이로부터 수국의 원망이 일고 사성의 신의가 끊겨, 저 쥐에 던지려 하나 거리낌이 있을 때요 돼지에 넘어지려 하나 또 실마리 없는 일이라 우선 참고 아직 통화하지 못하였는데, 반드시 가로로 얽어 짜여 교묘히 조개 비단을 이루어 먼 데 전하면 누가 그렇지 않다 하겠습니까. 아, 도도한 것은 천하가 다 같으니 군자가 부끄러워하는 바요, 둥둥 떠서 물속에서 스스로 즐김은 장부가 하지 않는 바입니다. 다만 일이 어떠한가 물으면 굽음이 저쪽에 있음을 압니다. 이제 특별히 가르침과 독려를 드리우시니 더욱 장려와 아낌을 징험합니다. 스스로 펼 이치가 있으니 어찌 곧 대답할 말이 없겠습니까. 참으로 허물을 꾸미는 것이 아니요 감히 허를 빙자하지 않습니다. 장생이 말하지 않았습니까. 「그 지혜는 남의 허물을 알기에 족하나 그 허물의 까닭은 모른다」 하였습니다. 은근한 뜻을 욕되이 받지 않았다면 무엇으로 눈 흘기는 말을 그치게 하겠습니까. 저는 악을 미워하기를 원수처럼 하지 못하고 오직 화를 씀을 귀히 여기나, 다만 어진 이와 어리석은 이가 함께 미혹되어 본말이 드러나지 않으므로 답글에 말이 번거로움을 깨닫지 못하고 일을 견줌에 끝내 이치가 짧음이 부끄럽습니다. 몸은 세 가지를 살피니 증자의 법도를 힘써 찾고 마음은 한마디를 공경하니 길이 백양의 은혜를 입습니다. 바라건대 뜻을 살펴 주소서. 아무개는 머리를 조아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