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계원필경집 › 권11 서

양양 극 장군에게 답하는 글答襄陽郄將軍書

계원필경집 桂苑筆耕集 · 최치원(崔致遠) · 886년 (당 중화 6·신라 헌강왕 12) · 단락 1 · 한자 1,017자 · 낭독 4.1분

「계원필경집」 권11 서 「양양 극 장군에게 답하는 글」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최치원이 당나라 회남절도사 고변의 막부에서 네 해 동안 쓴 글 가운데 스스로 골라 스무 권으로 엮어 886년 신라 헌강왕에게 올린 문집. 황제에게 올린 표와 장, 황소를 꾸짖은 격문, 여러 절도사에게 보낸 편지, 부하에게 내린 위곡과 거첩, 도교 재사와 불교 재문, 제문, 성도 나성과 안남 그림에 붙인 기, 그리고 고변에게 올린 계와 시까지 366편이 실려 있다. 「신은 신라 사람입니다」로 시작하는 첫 계와 「천하 사람이 너를 죽이려 할 뿐 아니라 땅속 귀신도 너를 베기로 의논하였다」는 토황소격문이 여기 있고, 마지막 권은 열두 살에 떠난 고향으로 돌아가는 뱃길에서 지은 시다. 지금 전하는 한국인의 문집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1834년 홍석주와 서유구가 활자로 찍으며 「우리 동방 문장의 근본이요 시작」이라 하였다. 그 두 서문도 함께 옮겼다.

1군사를 내지 못한 까닭과 서주의 방해

中和二年七月四日。具銜高某。謹復書于將軍閤下。某側窺前史。嘗慕古賢。贈人以至言則老聃垂誡。成我者良友則管仲知恩。但恨季俗寖訛。芳規僅喪。豈期今日。得覩餘風。將軍唯恐掩瑜。欲令磨玷。特勞彩翰。遠辱長牋。初尋歸美之奬詞。汗驚浹背。後覽扶危之箴諭。淚逬沾頤。旣乃粲然可觀。焉敢率兩而對。輒憑毫素。仰疏血誠。終冀恩私。略垂採覽。幸甚幸甚。某自去年春。知寇侵秦甸。帝幸蜀川。欲會兵於大梁。遂傳檄於外鎭。練成軍伍。選定行期。便被武寧忽興戎役。先侵泗境。後犯淮壖。聲言則狼顧舊封。實意則鯨呑弊鎭。長驅猛陣。直犯近疆。是以。分遣偏裨。果殲兇醜。及當中夏。乃出大軍。旣知其北路阻艱。遂決於西征利涉。尋奉詔旨云。卿手下甲兵數少。眼前防慮處多。但保淮南之封疆。協和浙右之師旅。爲朕全吳越之地。遣朕無東南之憂。言其垂功。固亦不朽。某以兵機固難自滯。君命有所不從。已事征行。必期進發。占風選日。只欲奮飛。又奉七月十一日詔旨云。諸道師徒。四面攻討。計度收剋。朝夕可期。卿宜式遏寇戎。饋輦粟帛。何必離任。則是勤王。或恐餘孼遁逃。㝡要先事布置。以此再承綸旨。遂駐舟師。唯廣利權。宜供戎費。殊不知進退唯命。始終無虧。却被近鎭讒誣。聖朝猜慮。食駃騠之良肉。何敢望焉。絆騏驥之駿蹄。無能爲也。遂使忠誠未展。睿奬難期。非敢自辜海內之人心。但養淮邊之兵力。詢之於理。良有所因。將軍以泗州舊屬彭門。謂某妄爲占護必慮。未詳狡計。或採浮詞。且徐州昨自侜張。更無戢斂。威權旣盛。暴虐轉深。見某自五月初。再謀征討。已排勁卒。欲援令公。兼差都押衙韓汶。先齎一百萬貫。救濟都統軍前。盡載舟船。將臨道路。又興兵甲。來擾疆陲。把斷淮河。蔟成寨柵。是以。行計猶阻。群情莫安。細察徐州所爲。是作黃巢外應。不然則何以每見當軍臨發。却將兇黨奔衝。又乃執稱泗濱。阻絶汴路。且臨淮則城孤氣寡。劣保疲羸。彭門則地險兵強。恐行狂悖。以玆斟酌。天見端倪。況無諸道綱船。曾過泗州本路。今則皆因此寇。却滯諸綱。近則浙東浙西。遠則容府,廣府。並未聆饋運。何濟急難。某見發楚師。俾誅餘孼。一則遵行詔旨。救援隣封。二則得靜長淮。欲登征路。固非貪泗民之租稅。排徐帥之兵戎。蓋分曲直之端。將保初終之節。泗州二年閉壘。一境絶煙。織婦停梭。耕夫釋耒。滿城軍食。猶仰給於弊藩。闔郡賦輿。固難徵於疲俗。將軍謂某藉其地利。搆此隣讎。細閱來言。難知深意。泗州不獨咸通之際。得振雄聲。曾於天寶之中。亦遵直道。況于濤尙書政條旣擧。武略兼精。收百姓之歡心。得三軍之死力。將軍便令棄而不問。理復如何。徐州實有大愆。固非小患。若將助虐。豈謂輸忠。某今所俟者。戮當道之豺狼。奮乘秋之鵰鶚。星言夙邁。電擊專征。必與王令公腹心見知。首尾相應。齊驅虵陣。豁展豹韜。剋復上京。奉迎大駕。亦不敢負秣陵之節度。爭強弩之功名。所冀得繼前勞。自防後患。使藺相如之謙德。不損雄威。費無極之讒徒。皆歸顯戮。捨此之外。餘無所云。敬佩良箴。豈離愚抱。伏惟監察。某再拜。

중화 이년 칠월 사일, 직함을 갖춘 고 아무개는 삼가 장군 합하께 답서합니다. 저는 앞 역사를 곁으로 엿보며 일찍이 옛 어진 이를 사모하였으니, 사람에게 지극한 말을 주는 것은 노담이 경계를 드리운 것이요 나를 이루는 이는 좋은 벗이라는 것은 관중이 은혜를 안 것입니다. 다만 말세의 풍속이 점점 그릇되어 향기로운 법도가 거의 없어진 것을 한하였는데 어찌 오늘 남은 풍모를 볼 줄 기약하였겠습니까. 장군께서는 오직 옥이 가려질까 두려워 흠을 갈게 하려 하시어 특별히 채색 붓을 수고롭게 하고 멀리 긴 편지를 욕되이 하시니, 처음 아름다움을 돌리는 장려의 말을 찾으매 땀이 놀라 등을 적시고 뒤에 위태로움을 붙드는 경계의 타이름을 보매 눈물이 솟아 턱을 적십니다. 이미 찬연히 볼 만하니 어찌 감히 경솔히 대답하겠습니까. 문득 붓과 종이에 기대어 우러러 피의 정성을 아뢰니 끝내 은혜로 대략 살펴 주시기 바랍니다. 매우 다행이고 매우 다행이겠습니다. 저는 지난해 봄부터 도적이 진 땅을 침노하고 황제께서 촉천에 행차하신 것을 알아 대량에서 군사를 모으려 하여 마침내 바깥 진에 격문을 전하고 군오를 훈련하여 행기를 골라 정하였는데, 곧 무녕이 갑자기 군역을 일으켜 먼저 사주 경계를 침노하고 뒤에 회수 가를 범하여 소리 내어 말하기는 이리처럼 옛 봉역을 돌아본다 하나 실제 뜻은 폐진을 고래처럼 삼키려는 것이라 맹렬한 진을 길게 몰아 곧바로 가까운 강역을 범하였습니다. 그러므로 편비를 나누어 보내 과연 흉악한 무리를 섬멸하였고 중하에 이르러 이에 대군을 내었는데, 이미 그 북로가 막힌 것을 알아 마침내 서쪽 정벌의 편리한 물길을 결단하였습니다. 곧 조지를 받드니 「경의 수하 갑병이 수가 적고 눈앞에 방비할 곳이 많으니 다만 회남의 강역을 보전하고 절우의 군사와 협화하여 짐을 위해 오월의 땅을 온전히 하여 짐에게 동남의 근심이 없게 하라. 그 공을 드리움을 말하면 참으로 또한 썩지 않을 것이다」 하셨습니다. 저는 군기가 참으로 스스로 지체하기 어렵고 임금의 명에도 따르지 않는 바가 있다 하여 이미 정벌에 나서 반드시 진발을 기약하고 바람을 점치고 날을 골라 다만 떨쳐 날려 하였는데, 또 칠월 십일일 조지를 받드니 「여러 도의 군사가 사면에서 공격하여 토벌하니 수복을 헤아리기를 조석으로 기약할 만하다. 경은 마땅히 도적을 막고 군량과 비단을 보내라. 어찌 반드시 임지를 떠나야만 근왕이겠는가. 혹 남은 재앙의 무리이 도망할까 염려되니 가장 먼저 미리 배치하는 것이 요긴하다」 하셨습니다. 이로써 다시 윤지를 받들어 마침내 수군을 머물러 오직 이권을 넓혀 마땅히 군비를 대었는데, 진퇴가 오직 명을 따라 처음과 끝에 이지러짐이 없었으나 도리어 가까운 진의 참소와 무고를 입어 성조가 시기하고 염려하실 줄은 전혀 몰랐습니다. 결제의 좋은 고기를 먹기를 어찌 감히 바라며 기기의 준마 발굽을 얽어매니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마침내 충성을 펴지 못하고 성상의 장려를 기약하기 어렵게 되었으니, 감히 스스로 해내의 인심을 저버리는 것이 아니라 다만 회변의 병력을 기른 것이니 이치에 물으면 참으로 까닭이 있습니다. 장군께서는 사주가 예전에 팽문에 속하였으므로 제가 함부로 차지하여 보호한다 하여 반드시 염려하시나 교활한 계책을 자세히 알지 못하고 혹 뜬 말을 캐신 듯합니다. 또 서주는 지난번부터 속이며 다시 거둠이 없어 위권이 이미 성하고 포학이 더욱 깊어, 제가 오월 초부터 다시 정토를 꾀하여 이미 굳센 군졸을 벌여 영공을 도우려 하고 겸하여 도압아 한문을 보내 먼저 백만 관을 지니고 도통 군전을 구제하려 하여 다 배에 실어 길에 임하려는 것을 보고 또 병갑을 일으켜 와서 변경을 소란하게 하여 회하를 막아 끊고 채책을 이루었습니다. 그러므로 행계가 오히려 막히고 뭇 정이 편안하지 못합니다. 서주가 하는 바를 자세히 살피면 황소의 바깥 호응이 되는 것이니, 그렇지 않다면 어찌하여 당군이 출발에 임할 때마다 도리어 흉당을 몰아 달려들며 또 사수 가를 잡고 일컬어 변로를 막아 끊습니까. 또 임회는 성이 외롭고 기운이 적어 겨우 지친 이를 보전하고 팽문은 땅이 험하고 군사가 강하여 미친 패역을 행할까 두려우니 이로써 참작하면 하늘이 실마리를 보입니다. 하물며 여러 도의 운송선이 일찍이 사주 본로를 지난 것이 없는데 이제 다 이 도적 때문에 도리어 여러 운송을 지체하니, 가까이는 절동·절서, 멀리는 용부·광부가 아울러 군량 운송이 들리지 않으니 무엇으로 급난을 건지겠습니까. 제가 초의 군사를 내어 남은 재앙의 무리을 베게 함을 보건대 하나는 조지를 따라 행하여 이웃 봉역을 구원하는 것이요 둘은 긴 회수를 고요히 하여 정벌 길에 오르려는 것이지, 참으로 사주 백성의 조세를 탐하거나 서주 통수의 병융을 배척하려는 것이 아니라 대개 굽고 곧음의 실마리를 나누어 한결같은 절개를 보전하려는 것입니다. 사주는 두 해 보루를 닫아 온 경계에 연기가 끊겨 베 짜는 부인이 북을 멈추고 밭 가는 사내가 쟁기를 놓아 성안 군량은 오히려 폐번에서 대고 온 고을 부여는 참으로 지친 풍속에서 징발하기 어려운데, 장군께서는 제가 그 지리에 기대어 이 이웃의 원수를 얽었다 하시니 보내신 말을 자세히 읽어도 깊은 뜻을 알기 어렵습니다. 사주는 함통 즈음에 웅장한 소리를 떨쳤을 뿐 아니라 일찍이 천보 연간에도 곧은 도를 따랐고, 하물며 우도 상서는 정사의 조목이 이미 들려지고 무략도 겸하여 정밀하여 백성의 기쁜 마음을 거두고 삼군의 죽을힘을 얻었는데 장군께서 곧 버리고 묻지 말라 하시니 이치가 다시 어떠합니까. 서주는 실로 큰 허물이 있어 참으로 작은 근심이 아니니 만약 사나움을 도우면 어찌 충성을 바친다 하겠습니까. 제가 이제 기다리는 것은 길을 막는 승냥이와 이리를 죽이고 가을을 탄 독수리와 물수리를 떨쳐 별을 보고 일찍 가며 번개처럼 쳐 정벌을 전담하여 반드시 왕 영공과 심복으로 서로 알고 머리와 꼬리로 서로 응하여 뱀 진을 나란히 몰고 병법을 활짝 펴 상경을 수복하고 대가를 봉영하는 것이며, 또한 감히 말릉의 절도사를 저버리고 강노의 공명을 다투지 않을 것입니다. 바라는 바는 앞의 수고를 잇고 스스로 뒷근심을 막아 인상여의 겸손한 덕이 웅장한 위엄을 손상하지 않고 비무극의 참소하는 무리가 다 드러난 주살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이 밖에는 달리 말할 것이 없습니다. 공경히 좋은 경계를 차니 어찌 어리석은 품음에서 떠나겠습니까. 엎드려 생각하건대 살펴 주소서. 아무개는 두 번 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