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계원필경집 › 권12 위곡

화주 진언에게 — 양 오백 마리를 보낸 이에게和州秦彦

계원필경집 桂苑筆耕集 · 최치원(崔致遠) · 886년 (당 중화 6·신라 헌강왕 12) · 단락 1 · 한자 83자 · 낭독 0.3분

「계원필경집」 권12 위곡 「화주 진언에게 — 양 오백 마리를 보낸 이에게」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최치원이 당나라 회남절도사 고변의 막부에서 네 해 동안 쓴 글 가운데 스스로 골라 스무 권으로 엮어 886년 신라 헌강왕에게 올린 문집. 황제에게 올린 표와 장, 황소를 꾸짖은 격문, 여러 절도사에게 보낸 편지, 부하에게 내린 위곡과 거첩, 도교 재사와 불교 재문, 제문, 성도 나성과 안남 그림에 붙인 기, 그리고 고변에게 올린 계와 시까지 366편이 실려 있다. 「신은 신라 사람입니다」로 시작하는 첫 계와 「천하 사람이 너를 죽이려 할 뿐 아니라 땅속 귀신도 너를 베기로 의논하였다」는 토황소격문이 여기 있고, 마지막 권은 열두 살에 떠난 고향으로 돌아가는 뱃길에서 지은 시다. 지금 전하는 한국인의 문집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1834년 홍석주와 서유구가 활자로 찍으며 「우리 동방 문장의 근본이요 시작」이라 하였다. 그 두 서문도 함께 옮겼다.

1네 양이 오니 나는 그 예를 아낀다

報秦彦尙書。使至得狀。兼送羊五百口。勤誠斯展。其數實繁。所謂爾羊來思。我愛其禮。況彦雖榮建隼。能效懸魚。遠傳廉愼之名。深擧撫綏之政。而乃特申懇悃。倍所歎嘉。旣無慮於觸藩。勉致功於荷箠。使廻附此不具。

진언 상서에게 알린다. 사신이 이르러 장을 받고 겸하여 양 오백 마리를 보내니 부지런한 정성이 이에 펴지고 그 수가 실로 많다. 이른바 「네 양이 오니 나는 그 예를 아낀다」는 것이다. 하물며 언은 비록 영광스럽게 새매 깃발을 세웠으나 물고기를 매다는 것을 본받아 멀리 청렴하고 삼가는 이름을 전하고 깊이 어루만지는 정사를 드는데 이에 특별히 간절한 정성을 펴니 갑절 탄식하며 가상히 여긴다. 이미 울타리에 부딪칠 염려가 없으니 힘써 채찍을 지는 공을 이루라. 사신이 돌아가는 편에 이것을 부치니 갖추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