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계원필경집 › 권13 거첩

부사 이 대부에게 유후를 맡기기를 청하는 첩請副使李大夫知留後

계원필경집 桂苑筆耕集 · 최치원(崔致遠) · 886년 (당 중화 6·신라 헌강왕 12) · 단락 1 · 한자 196자 · 낭독 0.8분

「계원필경집」 권13 거첩 「부사 이 대부에게 유후를 맡기기를 청하는 첩」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최치원이 당나라 회남절도사 고변의 막부에서 네 해 동안 쓴 글 가운데 스스로 골라 스무 권으로 엮어 886년 신라 헌강왕에게 올린 문집. 황제에게 올린 표와 장, 황소를 꾸짖은 격문, 여러 절도사에게 보낸 편지, 부하에게 내린 위곡과 거첩, 도교 재사와 불교 재문, 제문, 성도 나성과 안남 그림에 붙인 기, 그리고 고변에게 올린 계와 시까지 366편이 실려 있다. 「신은 신라 사람입니다」로 시작하는 첫 계와 「천하 사람이 너를 죽이려 할 뿐 아니라 땅속 귀신도 너를 베기로 의논하였다」는 토황소격문이 여기 있고, 마지막 권은 열두 살에 떠난 고향으로 돌아가는 뱃길에서 지은 시다. 지금 전하는 한국인의 문집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1834년 홍석주와 서유구가 활자로 찍으며 「우리 동방 문장의 근본이요 시작」이라 하였다. 그 두 서문도 함께 옮겼다.

1정벌에 나가며 뒷일을 맡기다

牒大夫。劍橫天外。珠媚水中。雄稜則仰決浮雲。溫潤則旁旁無枯草。深藏利器。久佐遠藩。每施婉婉之謀。共化蚩蚩之俗。五鎭相倚。一紀于玆。嘗於折獄按刑。唯遵直道。縱至旬休節暇。不離公門。敢言知己之難。實荷成人之美。今已三年翫寇。尙恣侜張。十道徵師。遞相逼撓。若不專征鈇鉞。何因倒載干戈。遂驅養勇之鋒。佇破稔奸之窟。代行拙政。留託長才。慰八郡之疲羸。察四隣之劻勷。冀使袁宏黎庶粗識詠歌。無令陶侃賓僚只耽閑戲。數年臥理。今日出行。皆資裨助之功。聿保始終之惠。事須請知觀察留後。

대부에게 첩한다. 칼은 하늘 밖에 가로놓이고 구슬은 물속에 아름다워 웅장한 모서리는 우러러 뜬구름을 결단하고 온윤함은 곁에 마른 풀이 없으니, 예리한 기물을 깊이 감추고 오래 먼 번을 도와 늘 완곡한 꾀를 베풀어 함께 어리석은 풍속을 교화하였다. 다섯 진이 서로 기대어 열두 해가 되도록 일찍이 옥사를 결단하고 형을 살핌에 오직 곧은 도를 따르고 순휴와 명절의 휴가에도 공문을 떠나지 않았으니, 감히 지기의 어려움을 말하며 실로 남의 아름다움을 이루어 줌을 입었다. 이제 이미 세 해 도적을 희롱하되 오히려 속임을 함부로 하고 십도에서 군사를 징발하되 서로 핍박하고 머뭇거리니 정벌을 전담하는 부월이 아니면 무엇으로 창과 방패를 거꾸로 싣겠는가. 마침내 용맹을 기른 칼날을 몰아 간악이 무르익은 소굴을 깨뜨리기를 기다리며, 졸렬한 정사를 대신 행하고 뛰어난 인재을 남겨 맡겨 여덟 군의 지친 이를 위로하고 사방 이웃의 어지러움을 살피게 한다. 원굉의 백성이 대략 노래를 알게 하고 도간의 빈료가 한가한 놀이만 탐하지 않게 하라. 몇 해 누워 다스리다 오늘 나가 가니 다 도와주는 공에 바탕하여 한결같이 베푸신 은혜를 보전한다. 일은 모름지기 관찰유후를 맡기기를 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