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계원필경집 › 권13 거첩

전 선주 당도현령 왕고에게 양자현령을 대리시키는 첩前宣州當塗縣令王翶攝楊子縣令

계원필경집 桂苑筆耕集 · 최치원(崔致遠) · 886년 (당 중화 6·신라 헌강왕 12) · 단락 1 · 한자 249자 · 낭독 1.0분

「계원필경집」 권13 거첩 「전 선주 당도현령 왕고에게 양자현령을 대리시키는 첩」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최치원이 당나라 회남절도사 고변의 막부에서 네 해 동안 쓴 글 가운데 스스로 골라 스무 권으로 엮어 886년 신라 헌강왕에게 올린 문집. 황제에게 올린 표와 장, 황소를 꾸짖은 격문, 여러 절도사에게 보낸 편지, 부하에게 내린 위곡과 거첩, 도교 재사와 불교 재문, 제문, 성도 나성과 안남 그림에 붙인 기, 그리고 고변에게 올린 계와 시까지 366편이 실려 있다. 「신은 신라 사람입니다」로 시작하는 첫 계와 「천하 사람이 너를 죽이려 할 뿐 아니라 땅속 귀신도 너를 베기로 의논하였다」는 토황소격문이 여기 있고, 마지막 권은 열두 살에 떠난 고향으로 돌아가는 뱃길에서 지은 시다. 지금 전하는 한국인의 문집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1834년 홍석주와 서유구가 활자로 찍으며 「우리 동방 문장의 근본이요 시작」이라 하였다. 그 두 서문도 함께 옮겼다.

1현을 다스림은 닭 떼를 모는 것 같다

牒奉處分。宰字之術。若驅群鷄。緩之則散。急之則亂。此言雖小。其理甚中。知者非難。行之不易。況乃隋城近邑。楚岸通津。螟蝗則久待消除。鱦魠則每思養育。前件官。相門積慶。儒室推賢。早登廉孝之科。嘗歷句稽之任。雖棲下位。不墜令名。果逢連帥之知。再假字人之秩。雉誰忍捕。鵲自停喧。陶潛之腰腹暫仾。孔奮之膏腴下潤。今以楊子一同繁劇。四達要衝。每當使命交馳。實託宰僚勤幹。遂重責成之寄。況逢多事之秋。而乃有令患風。請告踰月。若言考秩。亦合替移。固選長才。俾修闕政。其在上瞻夏日。下視春氷。宜無憚於徒勞。佇有成於歷試。苟有經年沈醉。必虧莅事之能。如將終夕淸談。亦失相時之理。勉於二說。愼自三思。事須差攝楊子縣令。

첩은 처분을 받든다. 고을 다스리는 술은 닭 떼를 모는 것 같아 늦추면 흩어지고 급히 하면 어지러우니 이 말이 비록 작으나 그 이치는 매우 맞아 아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행하기가 쉽지 않다. 하물며 수의 성 가까운 읍이요 초의 언덕 통하는 나루라 명충과 황충은 오래 소멸을 기다리고 물고기는 늘 양육을 생각한다. 위 관원은 재상 가문의 쌓인 경사요 유가의 방에서 미는 어진 이로 일찍이 염효의 과에 오르고 일찍이 구계의 임무를 거쳐 비록 아래 자리에 깃들었으나 좋은 이름을 떨어뜨리지 않아 과연 연수의 지우를 만나 다시 사람 기르는 품계를 빌리니, 꿩을 누가 차마 잡으며 까치가 스스로 시끄러움을 그친다. 도잠의 허리는 잠시 낮아지고 공분의 기름짐은 아래를 적신다. 이제 양자 한 고을은 번거롭고 힘들며 사방으로 통하는 요충이라 사명이 오갈 때마다 실로 고을 수령과 관료의 부지런한 재간에 맡기니 마침내 책임을 지우는 부탁을 무겁게 하고, 하물며 일 많은 때을 만났는데 현령이 풍병을 앓아 휴가를 청한 지 달을 넘기니 고과 품계를 말하더라도 또한 바꾸어 옮김이 합당하여 참으로 뛰어난 인재을 가려 빈 정사를 닦게 한다. 그는 위로 여름 해를 우러르고 아래로 봄 얼음을 살펴 헛된 수고를 꺼리지 말고 두루 시험함에 이룸이 있기를 기다리라. 만약 해가 지나도록 깊이 취하면 반드시 일에 임하는 능력을 이지러뜨리고 만약 밤새도록 청담하면 또한 때를 헤아리는 이치를 잃을 것이니, 두 말에 힘쓰고 삼가 스스로 세 번 생각하라. 일은 모름지기 양자현령 대리로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