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계원필경집 › 권14 거첩

손단에게 서주 군주사를 임시로 맡기는 첩孫端權知舒州軍州事

계원필경집 桂苑筆耕集 · 최치원(崔致遠) · 886년 (당 중화 6·신라 헌강왕 12) · 단락 1 · 한자 147자 · 낭독 0.6분

「계원필경집」 권14 거첩 「손단에게 서주 군주사를 임시로 맡기는 첩」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최치원이 당나라 회남절도사 고변의 막부에서 네 해 동안 쓴 글 가운데 스스로 골라 스무 권으로 엮어 886년 신라 헌강왕에게 올린 문집. 황제에게 올린 표와 장, 황소를 꾸짖은 격문, 여러 절도사에게 보낸 편지, 부하에게 내린 위곡과 거첩, 도교 재사와 불교 재문, 제문, 성도 나성과 안남 그림에 붙인 기, 그리고 고변에게 올린 계와 시까지 366편이 실려 있다. 「신은 신라 사람입니다」로 시작하는 첫 계와 「천하 사람이 너를 죽이려 할 뿐 아니라 땅속 귀신도 너를 베기로 의논하였다」는 토황소격문이 여기 있고, 마지막 권은 열두 살에 떠난 고향으로 돌아가는 뱃길에서 지은 시다. 지금 전하는 한국인의 문집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1834년 홍석주와 서유구가 활자로 찍으며 「우리 동방 문장의 근본이요 시작」이라 하였다. 그 두 서문도 함께 옮겼다.

1대장부는 칼날을 밟아 공명을 취한다

牒奉處分。昔李弼有言。大丈夫生世。須履鋒刃以取功名。安可碌碌依階求仕。是乃蓄志能壯。謀身克成。夕脫羔裘。朝驅熊軾。不慙往哲。其在玆乎。前件官。族繼興公。術傳武子。能揚俊氣。久練雄師。常安仡仡之徒。果就循循之誘。今則委之郡政。試以公才。旣逢豹變之秋。善守龍舒之境。爲邦致理。必見三年有成。向國輸忠。勉令百姓無患。卽迎帝賞。更峻官榮。事須差權知舒州軍州事。

첩은 처분을 받든다. 옛날 이필이 말하기를 「대장부가 세상에 나서 모름지기 칼날을 밟아 공명을 취해야지 어찌 녹록하게 계단을 따라 벼슬을 구하랴」 하였으니, 이는 뜻을 쌓아 장할 수 있고 몸을 꾀하여 이룰 수 있어 저녁에 염소 갖옷을 벗고 아침에 곰 수레를 몰아 옛 어진 이에 부끄럽지 않음이 여기 있다. 위 관원은 집안은 손작(興公)을 잇고 병법은 손무(武子)에게서 전해 받아 준수한 기운을 드날리고 오래 웅장한 군사를 훈련하여 늘 굳센 무리를 편안케 하고 과연 차근차근 이끄는 데 나아갔다. 이제 군정을 맡겨 공적 재주를 시험하니 이미 표범처럼 변할 때를 만났으니 용서의 경계를 잘 지켜 나라를 위해 다스림을 이루면 반드시 세 해에 이룸이 있음을 볼 것이요, 나라를 향해 충성을 바쳐 힘써 백성에게 근심이 없게 하면 곧 황제의 상을 맞아 다시 벼슬 영광을 높일 것이다. 일은 모름지기 서주 군주사를 임시로 맡기도록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