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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원 재사 — 둘째中元齋詞

계원필경집 桂苑筆耕集 · 최치원(崔致遠) · 886년 (당 중화 6·신라 헌강왕 12) · 단락 1 · 한자 276자 · 낭독 1.1분

「계원필경집」 권15 재사 「중원 재사 — 둘째」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최치원이 당나라 회남절도사 고변의 막부에서 네 해 동안 쓴 글 가운데 스스로 골라 스무 권으로 엮어 886년 신라 헌강왕에게 올린 문집. 황제에게 올린 표와 장, 황소를 꾸짖은 격문, 여러 절도사에게 보낸 편지, 부하에게 내린 위곡과 거첩, 도교 재사와 불교 재문, 제문, 성도 나성과 안남 그림에 붙인 기, 그리고 고변에게 올린 계와 시까지 366편이 실려 있다. 「신은 신라 사람입니다」로 시작하는 첫 계와 「천하 사람이 너를 죽이려 할 뿐 아니라 땅속 귀신도 너를 베기로 의논하였다」는 토황소격문이 여기 있고, 마지막 권은 열두 살에 떠난 고향으로 돌아가는 뱃길에서 지은 시다. 지금 전하는 한국인의 문집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1834년 홍석주와 서유구가 활자로 찍으며 「우리 동방 문장의 근본이요 시작」이라 하였다. 그 두 서문도 함께 옮겼다.

1가뭄에 비를 빌며

啓請如科儀。域中之四大難名。字之曰道。物外之三淸在想。心以爲齋。豈圖滋福於一身。唯願洽恩於萬彙。臣生逢聖日。志慕眞風。寧貪久視之門。有覬輕飛之路。但以行先不殆。德貴有餘。每虔一氣以存思。非止三元而展敬。今則雲摧火影。風戛金聲。當中元積慶之辰。謹修常醮。以下界罹災之事。仰告玄慈。一昨夏景旣闌。秋成甚邇。而乃曠野則飛羊斂翅。深泉則黑蜧藏鱗。嗷嗷之黔庶何依。烈烈之蒼穹莫訴。雖近沾美澤。而尙慊農郊。伏乞太上三尊。十方衆聖。下從精懇。大庇生靈。使風雨常調。煙塵永息。興聖祚於千秋萬歲。振歡聲於四海九州。然後俾臣功名則與國同休。道業則在家必達。水中泛泛。謝時態之澆浮。雲外飄飄。逐仙蹤而騫翥。旣探珠而有望。寧種玉以無因。臣不任祈恩救災懇禱虔惕之至。謹辭。

계청은 과의와 같이 합니다. 역내의 네 큰 것은 이름하기 어려워 도라 자를 붙이고 물외의 삼청은 생각에 있어 마음으로 재계를 삼으니, 어찌 한 몸에 복을 불리기를 꾀하겠습니까. 오직 만물에 은혜가 흡족하기를 원합니다. 신은 성스러운 해에 태어나 뜻이 참된 바람을 사모하니 어찌 오래 사는 문을 탐하겠습니까. 가벼이 나는 길을 바람이 있으나 다만 행함은 위태롭지 않음을 앞세우고 덕은 남음이 있음을 귀히 여겨 늘 한 기운을 경건히 하여 생각을 두니 삼원에만 공경을 펴는 것이 아닙니다. 이제 구름이 불 그림자를 꺾고 바람이 쇳소리를 울려 중원 경사 쌓는 날을 당하여 삼가 떳떳한 초례를 닦아 하계가 재앙을 당한 일을 현묘한 자애께 우러러 고합니다. 지난번 여름 경치가 이미 저물고 가을걷이가 매우 가까운데 넓은 들에서는 나는 양이 날개를 거두고 깊은 샘에서는 검은 도롱뇽이 비늘을 감추니, 아우성치는 백성은 어디에 의지하며 이글거리는 푸른 하늘에 호소할 데 없습니다. 비록 근래 아름다운 은택을 적셨으나 오히려 농사 들에 모자랍니다. 엎드려 빌건대 태상삼존과 시방중성께서 아래로 정성스러운 간절함을 따라 크게 생령을 덮어 바람과 비가 늘 고르고 연진이 길이 그치게 하시어 성조를 천추만세에 일으키고 기쁜 소리를 사해구주에 떨치게 하소서. 그런 뒤 신으로 하여금 공명은 나라와 함께 아름답고 도업은 집에 있어도 반드시 통달하여, 물 가운데 둥둥 떠서 시대의 경박한 모습을 사양하고 구름 밖에 나부껴 신선의 자취를 좇아 날아오르게 하소서. 이미 구슬을 더듬어 바람이 있으니 어찌 옥을 심어도 인연이 없겠습니까. 신은 은혜를 빌고 재앙을 구하며 간절히 빌고 경건히 두려워하는 지극함을 이기지 못하겠습니다. 삼가 아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