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계원필경집 › 권15 재사

고 소의 복야를 위한 재사 — 둘째爲故昭義僕射齋詞

계원필경집 桂苑筆耕集 · 최치원(崔致遠) · 886년 (당 중화 6·신라 헌강왕 12) · 단락 1 · 한자 197자 · 낭독 0.8분

「계원필경집」 권15 재사 「고 소의 복야를 위한 재사 — 둘째」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최치원이 당나라 회남절도사 고변의 막부에서 네 해 동안 쓴 글 가운데 스스로 골라 스무 권으로 엮어 886년 신라 헌강왕에게 올린 문집. 황제에게 올린 표와 장, 황소를 꾸짖은 격문, 여러 절도사에게 보낸 편지, 부하에게 내린 위곡과 거첩, 도교 재사와 불교 재문, 제문, 성도 나성과 안남 그림에 붙인 기, 그리고 고변에게 올린 계와 시까지 366편이 실려 있다. 「신은 신라 사람입니다」로 시작하는 첫 계와 「천하 사람이 너를 죽이려 할 뿐 아니라 땅속 귀신도 너를 베기로 의논하였다」는 토황소격문이 여기 있고, 마지막 권은 열두 살에 떠난 고향으로 돌아가는 뱃길에서 지은 시다. 지금 전하는 한국인의 문집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1834년 홍석주와 서유구가 활자로 찍으며 「우리 동방 문장의 근본이요 시작」이라 하였다. 그 두 서문도 함께 옮겼다.

1삼백 승려에게 재를 베풀고 경을 베끼며

中和二年七月二十七日。某官某乙奉太尉處分。爲故昭義僕射。於法雲寺設三百僧齋。並寫金光明經五部。法華經一部。永充供養。蓋聆佛修慧力。普濟群迷。人發信心。終成善願。苟得影從至敎。必能響答虔誠。伏以昭義僕射夙振雄圖。繼分重寄。將軍投袂。練兵而方切專征。天子翦衣。飛詔而唯憑妙略。佇建彀中之勳業。忽罹意外之災殃。不弔昊天奪我良胤。今則敬投蓮宇。虔設桑門。仍尋貝葉之眞蹤。仰奉法華之妙義。伏願乘玆功德。解彼冤讎。災星昔照於預州。已推定分。慧日分懸於覺路。永絶良緣。謹疏。

중화 이년 칠월 이십칠일, 아무 관 아무개는 태위의 처분을 받들어 고 소의 복야를 위해 법운사에서 삼백 승려의 재를 베풀고 아울러 『금광명경』 다섯 부와 『법화경』 한 부를 베껴 길이 공양에 충당합니다. 대개 부처가 지혜의 힘을 닦아 널리 뭇 미혹을 건지고 사람이 믿는 마음을 내어 끝내 선한 원을 이룬다 들었으니, 참으로 그림자처럼 지극한 가르침을 따를 수 있으면 반드시 메아리처럼 경건한 정성에 답할 것입니다. 엎드려 생각하건대 소의 복야는 일찍이 웅장한 계획을 떨치고 잇달아 무거운 부탁을 나누어 장군이 소매를 떨치며 군사를 훈련하여 바야흐로 정벌 전담에 간절하고 천자가 옷을 마름질하며 조서를 날려 오직 묘한 계략에 기대셨는데, 손아귀의 훈업을 세우기를 기다리다가 갑자기 뜻밖의 재앙을 당하니 하늘이 불쌍히 여기지 않아 우리 좋은 자손을 빼앗았습니다. 이제 공경히 연꽃 집에 몸을 던지고 경건히 상문을 베풀어 이어 패엽의 참된 자취를 찾고 법화의 묘한 뜻을 우러러 받드니, 엎드려 원하건대 이 공덕을 타서 저 원수를 풀어 재앙의 별이 옛날 예주를 비춘 것은 이미 정해진 분수로 미루고 지혜의 해가 깨달음의 길에 나누어 걸려 길이 좋은 인연을 끊게 하소서. 삼가 소를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