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계원필경집 › 권18 서장계

앵두를 사례하는 장謝櫻桃狀

계원필경집 桂苑筆耕集 · 최치원(崔致遠) · 886년 (당 중화 6·신라 헌강왕 12) · 단락 1 · 한자 136자 · 낭독 0.5분

「계원필경집」 권18 서장계 「앵두를 사례하는 장」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최치원이 당나라 회남절도사 고변의 막부에서 네 해 동안 쓴 글 가운데 스스로 골라 스무 권으로 엮어 886년 신라 헌강왕에게 올린 문집. 황제에게 올린 표와 장, 황소를 꾸짖은 격문, 여러 절도사에게 보낸 편지, 부하에게 내린 위곡과 거첩, 도교 재사와 불교 재문, 제문, 성도 나성과 안남 그림에 붙인 기, 그리고 고변에게 올린 계와 시까지 366편이 실려 있다. 「신은 신라 사람입니다」로 시작하는 첫 계와 「천하 사람이 너를 죽이려 할 뿐 아니라 땅속 귀신도 너를 베기로 의논하였다」는 토황소격문이 여기 있고, 마지막 권은 열두 살에 떠난 고향으로 돌아가는 뱃길에서 지은 시다. 지금 전하는 한국인의 문집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1834년 홍석주와 서유구가 활자로 찍으며 「우리 동방 문장의 근본이요 시작」이라 하였다. 그 두 서문도 함께 옮겼다.

1온갖 과일 가운데 홀로 먼저 익는 것

右中軍使兪公楚奉傳處分。伏蒙賜及前件櫻桃者。伏以三春之下。始閱羣芳。百果之中。獨誇先達。綴仙露而堪敎鳳食。被德風而肯許鶯含。遂令摘自喬枝。分其美實。豈期末品。亦荷深恩。捧持而色奪楚萍。咽嗢而味欺蘇橘之。何必貯赤瑛盤上。最宜對白玉樽前。勻排萬顆之珠。不唯眼飽。似服一丸之藥。便覺身輕。下情伏增感戴之至。謹奉狀陳謝。謹狀。

위는, 중군사 유공초가 처분을 받들어 전하니 위 앵두를 내려 주심을 삼가 입었습니다. 엎드려 생각하건대 삼춘 아래 비로소 뭇 꽃을 보고 온갖 과일 가운데 홀로 먼저 이름을 자랑하여 신선 이슬을 맺어 봉황에게 먹일 만하고 덕의 바람을 입어 꾀꼬리가 머금기를 허락합니다. 마침내 높은 가지에서 따서 그 아름다운 열매를 나누게 하시니 어찌 말단 품계가 또한 깊은 은혜를 입을 줄 기약하였겠습니까. 받들어 지니매 빛이 초의 부평초를 빼앗고 삼키매 맛이 소주의 귤을 업신여기니 무엇하러 붉은 옥 쟁반 위에 두겠습니까. 흰 옥 술통 앞에 마주함이 가장 마땅합니다. 고루 벌인 만 알의 구슬은 눈이 배부를 뿐 아니라 한 알의 약을 먹은 듯 곧 몸이 가벼움을 깨닫습니다. 아랫사람의 마음은 감격하여 이는 지극함을 더합니다. 삼가 장을 받들어 사례하니, 삼가 장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