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계원필경집 › 권20 계장

행장 돈을 사례하는 장謝行裝錢狀

계원필경집 桂苑筆耕集 · 최치원(崔致遠) · 886년 (당 중화 6·신라 헌강왕 12) · 단락 1 · 한자 212자 · 낭독 0.8분

「계원필경집」 권20 계장 「행장 돈을 사례하는 장」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최치원이 당나라 회남절도사 고변의 막부에서 네 해 동안 쓴 글 가운데 스스로 골라 스무 권으로 엮어 886년 신라 헌강왕에게 올린 문집. 황제에게 올린 표와 장, 황소를 꾸짖은 격문, 여러 절도사에게 보낸 편지, 부하에게 내린 위곡과 거첩, 도교 재사와 불교 재문, 제문, 성도 나성과 안남 그림에 붙인 기, 그리고 고변에게 올린 계와 시까지 366편이 실려 있다. 「신은 신라 사람입니다」로 시작하는 첫 계와 「천하 사람이 너를 죽이려 할 뿐 아니라 땅속 귀신도 너를 베기로 의논하였다」는 토황소격문이 여기 있고, 마지막 권은 열두 살에 떠난 고향으로 돌아가는 뱃길에서 지은 시다. 지금 전하는 한국인의 문집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1834년 홍석주와 서유구가 활자로 찍으며 「우리 동방 문장의 근본이요 시작」이라 하였다. 그 두 서문도 함께 옮겼다.

1돈 이백 관과 행장

伏蒙仁恩特賜錢二百貫。又令辦行裝者。謹依處分捧領訖。伏以某學虧力行。事過心期。燕觜銜泥。點汙常慙於廣廈。鼇頭抃嶽。低佪暗避於連鉤。每愼行藏。深規躁靜。豈謂謙而受益。或希屈以求伸。今者果逢尊慈令將遠命。榮歸相國。免挈空囊。比陸生南說之橐裝。倍多輝煥。異孔氏東還之輜重。豈慮焚燒。且彼虞卿白璧。郭隗黃金。徒欲耀名。終非濟事。是若念其就養。愍以食貧。減二十曰之堂封。濟數千里之家信。累載莫申其勞苦。一朝頓贍於旨甘。寧親而旣佩銀章。倍榮衣錦。戀德而但垂珠淚。願效賣綃。下情無任感恩榮抃涕戀兢惕之至云云。

어진 은혜를 삼가 입어 특별히 돈 이백 관을 내리시고 또 행장을 마련하게 하시니 삼가 처분에 따라 받들어 받았습니다. 엎드려 생각하건대 저는 배움이 힘써 행함에 이지러지고 일이 마음의 기약을 넘어 제비 부리가 진흙을 머금듯 더럽힘이 늘 큰 집에 부끄럽고 자라 머리가 산을 받들듯 배회하며 몰래 잇단 갈고리를 피하여 늘 나아가고 숨음을 삼가고 조급함과 고요함을 깊이 법도로 삼았으니, 어찌 겸손하여 더함을 받고 혹 굽혀 폄을 구하기를 바랐겠습니까. 이제 과연 존귀한 자애를 만나 먼 명을 가지고 영광스럽게 상국에 돌아가되 빈 주머니를 들기를 면하니, 육생이 남쪽에 유세한 자루 행장에 견주면 갑절 빛나고 공씨가 동쪽으로 돌아간 짐수레와 달라 어찌 불사름을 염려하겠습니까. 또 저 우경의 백벽과 곽외의 황금은 한갓 이름을 빛내려 한 것이지 끝내 일을 건진 것이 아니니, 이는 그 봉양에 나아감을 생각하고 가난을 불쌍히 여기시어 이십 일의 당봉을 덜어 수천 리의 집 소식을 건지신 것이라, 여러 해 그 수고를 펴지 못하다가 하루아침에 맛난 음식을 문득 넉넉히 하니 어버이를 편안케 하매 이미 은장을 차 갑절 비단옷이 영광스럽고 덕을 그리매 다만 구슬 눈물을 드리워 교초 팔기를 본받기 원합니다. 아랫사람의 마음은 은혜에 감격하고 영광에 손뼉 치며 눈물로 그리고 두려워하는 지극함을 이기지 못하겠습니다. 운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