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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위에게 올리는 별지 — 다섯째上太尉別紙

계원필경집 桂苑筆耕集 · 최치원(崔致遠) · 886년 (당 중화 6·신라 헌강왕 12) · 단락 1 · 한자 207자 · 낭독 0.8분

「계원필경집」 권20 별지 「태위에게 올리는 별지 — 다섯째」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최치원이 당나라 회남절도사 고변의 막부에서 네 해 동안 쓴 글 가운데 스스로 골라 스무 권으로 엮어 886년 신라 헌강왕에게 올린 문집. 황제에게 올린 표와 장, 황소를 꾸짖은 격문, 여러 절도사에게 보낸 편지, 부하에게 내린 위곡과 거첩, 도교 재사와 불교 재문, 제문, 성도 나성과 안남 그림에 붙인 기, 그리고 고변에게 올린 계와 시까지 366편이 실려 있다. 「신은 신라 사람입니다」로 시작하는 첫 계와 「천하 사람이 너를 죽이려 할 뿐 아니라 땅속 귀신도 너를 베기로 의논하였다」는 토황소격문이 여기 있고, 마지막 권은 열두 살에 떠난 고향으로 돌아가는 뱃길에서 지은 시다. 지금 전하는 한국인의 문집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1834년 홍석주와 서유구가 활자로 찍으며 「우리 동방 문장의 근본이요 시작」이라 하였다. 그 두 서문도 함께 옮겼다.

1겨울이 따뜻하니 바다에 큰 바람이 많을까

某啓。自叨指使。唯欲奮飛。必期不讓秋鷹。便能截海。豈料翻成跂鼈。尙類曳泥。雖愼三思而行。且乖一擧之儁。旣勞淹久。合具啓陳。某嘗讀國語。見海鳥爰居止於魯東門之外。展禽曰。今玆海有災乎。夫廣川之鳥獸。常知而避其災。是歲也海多大風冬暖。伏見今年自十月之交。至于周正月。略無觱發。發覺温燠。必恐魯修濫祠。豳改成詩。靜思漢祖之興歌。大風可懼。遙想田橫之竄迹。絶島難依。遂於登舟。近浦止泊。籠鵠無失。藩羊自安。唯願時然後行。必當利有攸往。泛艆艘而不滯。指渤澥而非遙。冀申專對之能。早遂再來之望。伏惟云云。

아무개는 아룁니다. 지시를 외람되이 받은 뒤로 오직 떨쳐 날려 하여 반드시 가을 매에 양보하지 않고 곧 바다를 끊을 수 있기를 기약하였는데, 어찌 도리어 발돋움하는 자라가 되어 오히려 진흙을 끄는 것 같을 줄 헤아렸겠습니까. 비록 세 번 생각하여 행함을 삼가나 우선 한 번 듦의 준걸에 어긋나 이미 오래 지체함이 수고로우니 갖추어 아뢰어야 마땅합니다. 제가 일찍이 『국어』를 읽으니 바다 새 원거가 노나라 동문 밖에 머물자 전금이 「올해 바다에 재앙이 있는가. 무릇 넓은 냇물의 새와 짐승은 늘 그 재앙을 알아 피한다」 하였는데 이 해에 바다에 큰 바람이 많고 겨울이 따뜻하였다 하였습니다. 엎드려 보건대 올해는 시월의 사귐부터 주나라 정월까지 매서운 바람이 거의 없고 자못 따뜻함을 깨달으니 반드시 노나라가 함부로 제사를 닦고 빈풍이 시를 고칠까 두려워, 고요히 한 고조가 노래를 일으킨 것을 생각하매 큰 바람이 두려울 만하고 멀리 전횡이 자취를 숨긴 것을 생각하매 끊긴 섬은 의지하기 어려워 마침내 배에 올랐다가 가까운 포구에 머물러 정박하니 새장의 고니가 잃음이 없고 울타리의 양이 스스로 편안합니다. 오직 때가 된 뒤에 행하면 반드시 가는 바에 이로움이 있기 원하니 큰 배를 띄워 막히지 않고 발해를 가리키되 멀지 않아 사신으로 홀로 응대하는 소임을 다하고 일찍 다시 올 바람을 이루기 바랍니다. 엎드려 생각하건대 운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