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 계원필경집 › 권20 시

들불野燒

계원필경집 桂苑筆耕集 · 최치원(崔致遠) · 886년 (당 중화 6·신라 헌강왕 12) · 단락 1 · 한자 56자 · 낭독 0.2분

「계원필경집」 권20 시 「들불」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최치원이 당나라 회남절도사 고변의 막부에서 네 해 동안 쓴 글 가운데 스스로 골라 스무 권으로 엮어 886년 신라 헌강왕에게 올린 문집. 황제에게 올린 표와 장, 황소를 꾸짖은 격문, 여러 절도사에게 보낸 편지, 부하에게 내린 위곡과 거첩, 도교 재사와 불교 재문, 제문, 성도 나성과 안남 그림에 붙인 기, 그리고 고변에게 올린 계와 시까지 366편이 실려 있다. 「신은 신라 사람입니다」로 시작하는 첫 계와 「천하 사람이 너를 죽이려 할 뿐 아니라 땅속 귀신도 너를 베기로 의논하였다」는 토황소격문이 여기 있고, 마지막 권은 열두 살에 떠난 고향으로 돌아가는 뱃길에서 지은 시다. 지금 전하는 한국인의 문집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1834년 홍석주와 서유구가 활자로 찍으며 「우리 동방 문장의 근본이요 시작」이라 하였다. 그 두 서문도 함께 옮겼다.

1옥과 돌이 한때에 타 버릴까

望中旌旆忽繽紛。疑是橫行出塞軍。猛焰燎空欺落日。狂煙遮野截歸雲。莫嫌牛馬皆妨牧。須喜狐貍盡喪群。只恐風驅上山去。虛敎玉石一時焚。

바라보는 가운데 깃발이 갑자기 어지러우니 횡행하여 변방을 나온 군사인가 의심되네. 맹렬한 불꽃이 하늘을 태워 지는 해를 업신여기고 미친 연기가 들을 가려 돌아가는 구름을 끊네. 소와 말이 다 방목에 방해됨을 꺼리지 말고 여우와 살쾡이가 다 무리를 잃음을 기뻐하라. 다만 두려운 것은 바람이 몰아 산으로 올라가 헛되이 옥과 돌을 한때에 타게 함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