揚權
天有大命,人有大命。夫香美脆味,厚酒肥肉,甘口而疾形;曼理皓齒,說情而捐精。故去甚去泰,身乃無害。權不欲見,素無爲也。事在四方,要在中央。聖人執要,四方來效。虚而待之,彼自以之。四海既藏,道陰見陽。左右既立,開門而當。勿變勿易,與二俱行。行之不已,是謂履理也。
하늘에 큰 명이 있고 사람에게 큰 명이 있다. 무릇 향기롭고 아름답고 연한 맛과 두터운 술과 기름진 고기는 입에 달되 몸을 병들게 하고, 고운 살결과 흰 이는 정을 기쁘게 하되 정기를 덜어 낸다. 그러므로 지나침을 버리고 넘침을 버리면 몸이 이에 해롭지 않다. 권세는 드러나려 하지 않으니 바탕은 함이 없음이다. 일은 사방에 있고 요긴함은 한가운데 있다. 성인이 요긴함을 잡으면 사방이 와서 바친다. 비워 기다리면 저들이 스스로 그것을 쓴다. 사해가 이미 감추어지면 그늘에 있으면서 볕을 본다. 좌우가 이미 서면 문을 열어도 마땅하다. 바꾸지도 말고 고치지도 말며 그 둘과 함께 간다. 행하기를 그치지 않으면 이를 이치를 밟는다 한다.
夫物者有所宜,材者有所施,各處其宜,故上無爲。使雞司夜,令狸執鼠,皆用其能,上乃無事。上有所長,事乃不方。矜而好能,下之所欺;辯惠好生,下因其材。上下易用,國故不治。
무릇 물건에는 마땅한 바가 있고 재목에는 베풀 바가 있어, 저마다 그 마땅한 데 처하므로 위는 함이 없다. 닭에게 밤을 맡기고 살쾡이에게 쥐를 잡게 하여 다 그 능함을 쓰면 위는 이에 할 일이 없다. 위에 잘하는 바가 있으면 일이 이에 반듯하지 않다. 뽐내며 능함을 좋아하면 아래에게 속고, 말 잘하고 슬기로우며 베풀기를 좋아하면 아래가 그 재주를 이용한다. 위와 아래가 쓰임을 바꾸면 나라가 그래서 다스려지지 않는다.
用一之道,以名爲首。名正物定,名倚物徙。故聖人執一以靜,使名自命,令事自定。不見其采,下故素正。因而任之,使自事之;因其事而,彼將自舉之;正與處之,使皆自定之。上以名舉之,不知其名,復脩其形。形名參同,用其所生。二者誠信,下乃貢情。
하나를 쓰는 도는 이름을 첫머리로 삼는다. 이름이 바르면 물건이 정해지고 이름이 기울면 물건이 옮겨 간다. 그러므로 성인은 하나를 잡고 고요히 있어 이름이 스스로 이름하게 하고 일이 스스로 정해지게 한다. 그 무늬를 보이지 않으니 아래가 그래서 바탕대로 바르다. 따라 맡겨 스스로 일하게 하고, 그 일을 따르면 저들이 스스로 들 것이며, 바르게 하여 두면 다들 스스로 정한다. 위는 이름으로 들되 그 이름을 모르면 다시 그 꼴을 살핀다. 꼴과 이름을 맞대어 같으면 그 나온 바를 쓴다. 둘이 참으로 미더우면 아래가 이에 정을 바친다.
謹脩所事,待命於天。毋失其要,乃爲聖人。聖人之道,去智與巧。智巧不去,難以爲常。民人用之,其身多殃;主上用之,其國危亡。因天之道,反形之理,督參鞠之,終則有始。虚以靜後,未嘗用己。凡上之患,必同其端;信而勿同,萬民一從。
삼가 일할 바를 닦고 하늘에 명을 기다린다. 그 요긴함을 잃지 않으면 이에 성인이 된다. 성인의 도는 슬기와 교묘함을 버린다. 슬기와 교묘함을 버리지 않으면 떳떳함이 되기 어렵다. 백성이 그것을 쓰면 그 몸에 재앙이 많고, 임금이 그것을 쓰면 그 나라가 위태로워 망한다. 하늘의 도를 따르고 꼴의 이치로 돌아가 살피고 맞대어 캐물으면 마치고 다시 시작이 있다. 비우고 고요히 뒤에 서서 일찍이 저를 쓰지 않는다. 무릇 위의 근심은 반드시 그 실마리를 함께하는 데 있다. 미덥게 하되 함께하지 않으면 만민이 하나로 따른다.
夫道者,弘大而無形;德者,覈理而普至。至於羣生,斟酌用之,萬物皆盛,而不與其寧。道者,下周於事,因稽而命,與時生死。參名異事,通一同情。故曰:道不同於萬物,德不同於陰陽,衡不同於輕重,繩不同於出入,和不同於燥濕,君不同於羣臣。凡此六者,道之出也。道無雙,故曰一。是故明君貴獨道之容。君臣不同道,下以名禱。君操其名,臣效其形,形名參同,上下和調也。
무릇 도는 넓고 커서 꼴이 없고, 덕은 이치를 살펴 두루 이른다. 뭇 생명에 이르러 짐작하여 쓰니 만물이 다 성하되 그 편안함에 관여하지 않는다. 도는 아래로 일에 두루 미쳐 살핌을 따라 이름하며 때와 더불어 나고 죽는다. 이름을 맞대어 일을 달리하되 하나로 통하여 정을 같이한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도는 만물과 같지 않고 덕은 음양과 같지 않으며, 저울은 가볍고 무거움과 같지 않고 먹줄은 나가고 들어옴과 같지 않으며, 화함은 마르고 젖음과 같지 않고 임금은 뭇 신하와 같지 않다 한다. 무릇 이 여섯 가지는 도에서 나온 것이다. 도는 짝이 없으므로 하나라 한다. 그러므로 밝은 임금은 홀로 있는 도의 모습을 귀히 여긴다. 임금과 신하가 도를 같이하지 않으니 아래는 이름으로 빈다. 임금은 그 이름을 잡고 신하는 그 꼴을 바치니, 꼴과 이름을 맞대어 같으면 위와 아래가 화하여 고르다.
凡聽之道,以其所出,反以爲之入。故審名以定位,明分以辯類。聽言之道,溶若甚醉。脣乎齒乎,吾不爲始乎;齒乎脣乎,愈惽惽乎。彼自離之,吾因以知之;是非輻湊,上不與構。虚靜無爲,道之情也;叄伍比物,事之形也。叄之以比物,伍之以合虚。根幹不革,則動泄不失矣。動之溶之,無爲而攻之。喜之則多事,惡之則生怨。故去喜去惡,虚心以爲道舍。上不與共之,民乃寵之;上不與義之,使獨爲之。上固閉内扃,從室視庭,咫尺已具,皆之其處。以賞者賞,以刑者刑,因其所爲,各以自成。善惡必及,孰敢不信?規矩既設,三隅乃列。
무릇 듣는 도는 그 나온 바로써 도리어 들어가는 바를 삼는다. 그러므로 이름을 살펴 자리를 정하고 몫을 밝혀 무리를 가른다. 말을 듣는 도는 흐늘흐늘하여 몹시 취한 듯하다. 입술인가 이인가, 내가 먼저 하지 않는다. 이인가 입술인가, 더욱 어릿어릿하다. 저들이 스스로 떨어져 나오면 나는 그로써 안다. 옳고 그름이 바퀴살처럼 모여도 위는 함께 얽히지 않는다. 비고 고요하여 함이 없음은 도의 정이요, 셋으로 맞대고 다섯으로 견줌은 일의 꼴이다. 셋으로 맞대어 물건에 견주고 다섯으로 맞추어 빈 데를 합한다. 뿌리와 줄기를 갈지 않으면 움직이고 새어도 잃지 않는다. 움직이고 흐늘거리며 함이 없이 친다. 기뻐하면 일이 많아지고 미워하면 원망이 난다. 그러므로 기뻐함을 버리고 미워함을 버려 마음을 비워 도의 집으로 삼는다. 위가 함께하지 않으면 백성이 이에 그를 사랑하고, 위가 함께 의논하지 않으면 홀로 하게 한다. 위는 굳게 안 빗장을 닫고 방에서 뜰을 보니, 지척에 이미 갖추어져 다들 제자리에 있다. 상 줄 것으로 상 주고 벌할 것으로 벌하며 그 한 바를 따라 저마다 스스로 이루게 한다. 착함과 악함이 반드시 미치니 누가 감히 미덥지 않겠는가. 그림쇠와 곱자가 이미 베풀어지면 세 모퉁이가 이에 벌여진다.
主上不神,下將有因;其事不當,下考其常。若天若地,是謂累解;若地若天,孰踈孰親?能象天地,是謂聖人。欲治其内,置而勿親;欲治其外,官置一人;不使自恣,安得移并?大臣之門,唯恐多人。凡治之極,下不能得。周合刑名,民乃守職;去此更求,是謂大惑。猾民愈衆,姦邪滿側。故曰:毋富人而貸焉,毋貴人而逼焉,毋專信一人而失其都國焉。腓大於股,難以趣走。主失其神,虎隨其後。主上不知,虎將爲狗。主不蚤止,狗益無已。虎成其羣,以弑其母。爲主而無臣,奚國之有?主施其法,大虎將怯;主施其刑,大虎自寧。法刑苟信,虎化爲人,復反其真。
임금이 신령하지 않으면 아래가 장차 말미암을 데가 생기고, 그 일이 마땅하지 않으면 아래가 그 떳떳함을 저울질한다. 하늘 같고 땅 같음을 얽힘이 풀림이라 하고, 땅 같고 하늘 같으면 누가 멀고 누가 가깝겠는가. 하늘과 땅을 본뜰 수 있으면 이를 성인이라 한다. 그 안을 다스리려면 두되 친하지 말고, 그 밖을 다스리려면 벼슬마다 한 사람을 두어라. 스스로 방자하지 못하게 하면 어찌 옮기고 아우를 수 있겠는가. 대신의 문에는 오직 사람이 많을까 두려워하라. 무릇 다스림의 지극함은 아래가 얻을 수 없게 하는 것이다. 꼴과 이름을 두루 맞추면 백성이 이에 직분을 지킨다. 이것을 버리고 달리 구하면 이를 크게 홀림이라 한다. 교활한 백성이 더욱 많아지고 간사함이 곁에 가득 찬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사람을 부유하게 하여 빌리지 말고 사람을 귀하게 하여 다그치지 말며 한 사람만 오로지 믿어 그 도읍과 나라를 잃지 말라 한다. 장딴지가 넓적다리보다 크면 달리기 어렵다. 임금이 그 신령함을 잃으면 범이 그 뒤를 따른다. 임금이 알지 못하면 범이 장차 개인 척한다. 임금이 일찍 그치게 하지 않으면 개가 더욱 그침이 없다. 범이 그 무리를 이루어 그 어미를 죽인다. 임금이 되어 신하가 없다면 무슨 나라가 있겠는가. 임금이 그 법을 베풀면 큰 범이 겁내고, 임금이 그 형벌을 베풀면 큰 범이 스스로 편안해진다. 법과 형벌이 참으로 미더우면 범이 사람으로 되어 그 참으로 돌아온다.
欲爲其國,必伐其聚;不伐其聚,彼將聚衆。欲爲其地,必適其賜;不適其賜,亂人求益。彼求我予,假仇人斧;假之不可,彼將用之以伐我。黃帝有言曰:「上下一日百戰。」下匿其私,用試其上;上操度量,以割其下。故度量之立,主之寶也;黨與之具,臣之寶也。臣之所不弑其君者,黨與不具也。故上失扶寸,下得尋常。有國之君,不大其都;有道之臣,不貴其家。有道之君,不貴其臣;貴之富之,彼將代之。備危恐殆,急置太子,禍乃無從起。内索出圉,必身自執其度量。厚者虧之,薄者靡之。虧靡有量,毋使民比周,同欺其上。虧之若月,靡之若熱。簡令謹誅,必盡其罰。
그 나라를 다스리려면 반드시 그 모임을 쳐야 한다. 그 모임을 치지 않으면 저들이 장차 무리를 모은다. 그 땅을 다스리려면 반드시 그 내림을 알맞게 해야 한다. 그 내림이 알맞지 않으면 어지러운 사람이 더 얻기를 구한다. 저들이 구하는 대로 내가 주면 원수에게 도끼를 빌려 주는 것이다. 빌려 주어서는 안 되니, 저들이 장차 그것으로 나를 칠 것이다. 황제가 말하기를 「위와 아래가 하루에 백 번 싸운다」 하였다. 아래는 그 사사로움을 감추어 위를 시험하고, 위는 도량을 잡아 아래를 가른다. 그러므로 도량을 세움은 임금의 보배요, 붕당을 갖춤은 신하의 보배다. 신하가 그 임금을 죽이지 못하는 것은 붕당이 갖추어지지 않아서다. 그러므로 위가 한 치를 잃으면 아래가 여덟 자를 얻는다. 나라를 가진 임금은 그 도읍을 크게 하지 않고, 도를 가진 신하는 그 집을 귀하게 하지 않는다. 도를 가진 임금은 그 신하를 귀하게 하지 않으니, 귀하게 하고 부유하게 하면 저들이 장차 대신한다. 위태로움에 대비하고 아슬아슬함을 두려워하여 급히 태자를 세우면 화가 말미암아 일어날 데가 없다. 안을 뒤지고 밖을 막으려면 반드시 몸소 그 도량을 잡아야 한다. 두터운 것은 덜고 얇은 것은 갈아 낸다. 덜고 갈아 냄에 헤아림이 있어 백성이 무리 지어 함께 그 위를 속이지 못하게 한다. 덜기를 달이 이지러지듯 하고 갈기를 더운 것 녹이듯 한다. 명령은 간략히 하고 벰은 삼가 하되 반드시 그 벌을 다한다.
毋㢮而弓,一棲兩雄。一棲兩雄,其鬬㘖㘖。犲狼在牢,其羊不繁。一家二貴,事乃無功。夫妻持政,子無適從。
활을 늦추지 말라. 한 홰에 수컷 둘을 두면 그 싸움이 시끄럽다. 승냥이와 이리가 우리에 있으면 그 양이 번성하지 못한다. 한 집에 귀한 이가 둘이면 일에 공이 없다. 지아비와 지어미가 정사를 함께 잡으면 자식이 좇을 데가 없다.
爲人君者,數披其木,毋使木枝扶踈;木枝扶踈,將塞公閭,私門將實,公庭將虚,主將壅圉。數披其木,無使木枝外拒,木枝外拒,將逼主處。數披其木,毋使枝大本小;枝大本小,將不勝春風;不勝春風,枝將害心。公子既衆,宗室憂唫。止之之道,數披其木,毋使枝茂。木數披,黨與乃離。掘其根本,木乃不神。填其洶淵,毋使水清。探其懷,奪之威。主上用之,若電若雷。
임금 된 이는 그 나무를 자주 쳐서 나뭇가지가 우거지지 않게 하라. 나뭇가지가 우거지면 공변된 마을 문을 막고 사삿집 문이 차며 공변된 뜰이 비어 임금이 막힌다. 그 나무를 자주 쳐서 나뭇가지가 밖으로 뻗치지 않게 하라. 나뭇가지가 밖으로 뻗치면 임금이 있는 자리를 다그친다. 그 나무를 자주 쳐서 가지가 크고 밑동이 작아지지 않게 하라. 가지가 크고 밑동이 작으면 봄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봄바람을 이기지 못하면 가지가 속을 해친다. 공자가 이미 많아지면 종실이 근심하여 신음한다. 그것을 그치게 하는 길은 그 나무를 자주 쳐서 가지가 무성하지 않게 하는 것이다. 나무를 자주 치면 붕당이 이에 떨어진다. 그 뿌리와 밑동을 파내면 나무가 이에 신령하지 않다. 그 소용돌이치는 못을 메워 물이 맑지 않게 하라. 그 품은 것을 더듬어 그 위엄을 빼앗아라. 임금이 그것을 씀은 번개 같고 우레 같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