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十過

한비자 韓非子 · 한비(韓非)와 후학 · 기원전 3세기 · 단락 17 · 한자 5,275자 · 낭독 21.1분

「한비자」 십과 「十過」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법가가 한자리에 모인 책이다. 상앙의 법(法)과 신불해의 술(術)과 신도의 세(勢)를 한비가 받아 하나로 엮었다. 사람은 착해서 착한 것이 아니라 그름을 할 수 없어 착하다고 보고, 임금이 기댈 것은 어짊이 아니라 법과 술과 세라고 말한다. 모순(矛盾)이 여기서 나왔다. 뚫지 못할 방패와 뚫지 못함이 없는 창을 함께 파는 초나라 사람 이야기로 요와 순을 함께 기릴 수 없음을 보였고, 난세에서 다시 한 번 어짊과 세를 두고 같은 비유를 든다. 그루터기를 지키며 토끼를 기다린 송나라 사람(수주대토)과 발이 두 번 잘리고서야 옥으로 인정받은 화씨의 벽옥도 이 책의 이야기다. 말하기의 어려움을 다룬 세난(說難)에는 용의 목 아래 거꾸로 난 비늘 이야기가 있다. 임금에게도 그런 비늘이 있어 건드리면 죽는다는 것인데, 정작 한비 자신이 진나라에서 옥에 갇혀 죽었다. 존한(存韓)에는 한비가 진왕에게 올린 글과, 그 바로 뒤에 이사가 「한비는 한나라를 위해 온 자이니 돌려보내지 말라」고 올린 글이 나란히 실려 있다. 한 사람을 죽음으로 몬 문서가 그 사람의 책에 함께 남았다.

十過:一曰行小忠,則大忠之賊也。二曰顧小利,則大利之殘也。三曰行僻自用,無禮諸侯,則亡身之至也。四曰不務聽治而好五音,則窮身之事也。五曰貪愎喜利,則滅國殺身之本也。六曰耽於女樂,不顧國政,則亡國之禍也。七曰離内遠遊而忽於諫士,則危身之道也。八曰過而不聽於忠臣,而獨行其意,則滅高名爲人笑之始也。九曰内不量力,外恃諸侯,則削國之患也。十曰國小無禮,不用諫臣,則絶世之勢也。

열 가지 허물이다. 첫째, 작은 충성을 행함은 큰 충성의 도적이다. 둘째, 작은 이익을 돌아봄은 큰 이익을 해치는 것이다. 셋째, 치우쳐 행하고 제 뜻대로 하며 제후에게 무례함은 몸을 망치는 지름길이다. 넷째, 다스림을 듣기에 힘쓰지 않고 다섯 소리를 좋아함은 몸을 궁하게 하는 일이다. 다섯째, 탐하고 고집스러우며 이익을 좋아함은 나라를 없애고 몸을 죽이는 근본이다. 여섯째, 여자와 풍악에 빠져 나라의 정사를 돌아보지 않음은 나라를 잃는 화다. 일곱째, 안을 떠나 멀리 노닐며 간하는 선비를 소홀히 함은 몸을 위태롭게 하는 길이다. 여덟째, 허물이 있는데 충성된 신하의 말을 듣지 않고 홀로 제 뜻을 행함은 높은 이름을 없애고 남의 웃음거리가 되는 시작이다. 아홉째, 안으로 힘을 헤아리지 않고 밖으로 제후를 믿음은 나라가 깎이는 근심이다. 열째, 나라가 작으면서 예가 없고 간하는 신하를 쓰지 않음은 대가 끊기는 형세다.

奚謂小忠?昔者楚共王與晉厲公戰於鄢陵,楚師敗,而共王傷其目。酣戰之時,司馬子反渴而求飲,竪穀陽操觴酒而進之。子反曰:「嘻!退,酒也。」穀陽曰:「非酒也。」子反受而飲之。子反之爲人也,嗜酒,而甘之,弗能絶於口,而醉。戰既罷,共王欲復戰,令人召司馬子反,司馬子反辭以心疾。共王駕而自往,入其幄中,聞酒臭而還,曰:「今日之戰,不穀親傷。所恃者,司馬也,而司馬又醉如此,是亡楚國之社稷而不恤吾衆也。不穀無復戰矣。」於是還師而去,斬司馬子反以爲大戮。故竪穀陽之進酒,不以讎子反也,其心忠愛之而適足以殺之。故曰:行小忠,則大忠之賊也。奚謂顧小利?昔者晉獻公欲假道於虞以伐虢。荀息曰:「君其以垂棘之璧與屈産之乘,賂虞公,求假道焉,必假我道。」君曰:「垂棘之璧,吾先君之寶也;屈産之乘,寡人之駿馬也。若受吾幣不假之道,將柰何?」荀息曰:「彼不假我道,必不敢受我幣。若受我幣而假我道,則是寶猶取之内府而藏之外府也,馬猶取之内廐而著之外廐也。君勿憂。」君曰:「諾。」乃使荀息以垂棘之璧與屈産之乘賂虞公而求假道焉。虞公貪利其璧與馬而欲許之。宮之奇諫曰:「不可許。夫虞之有虢也,如車之有輔。輔依車,車亦依輔,虞、虢之勢正是也。若假之道,則虢朝亡而虞夕從之矣。不可,願勿許。」虞公弗聽,遂假之道。荀息伐虢克之,還反處三年,興兵伐虞,又尅之。荀息牽馬操璧而報獻公,獻公說曰:「璧則猶是也。雖然,馬齒亦益長矣。」故虞公之兵殆而地削者,何也?愛小利而不慮其害。故曰:顧小利,則大利之殘也。

무엇을 작은 충성이라 하는가. 옛날 초나라 공왕이 진나라 여공과 언릉에서 싸웠는데 초나라 군사가 패하고 공왕은 그 눈을 다쳤다. 한창 싸울 때 사마 자반이 목이 말라 마실 것을 구하니 시동 곡양이 잔에 술을 담아 올렸다. 자반이 말하였다. 「어허, 물러가라. 술이다.」 곡양이 말하였다. 「술이 아닙니다.」 자반이 받아 마셨다. 자반의 사람됨이 술을 즐겨 달게 여기면 입에서 끊지 못하니 취하고 말았다. 싸움이 끝나고 공왕이 다시 싸우려 하여 사람을 시켜 사마 자반을 불렀는데 사마 자반은 가슴앓이를 핑계 삼았다. 공왕이 수레를 몰아 몸소 가서 그 장막 안에 들어갔다가 술 냄새를 맡고 돌아서며 말하였다. 「오늘 싸움에 과인이 몸소 다쳤다. 믿는 것은 사마인데 사마가 또 이같이 취하였으니, 이는 초나라의 사직을 망치고 내 무리를 돌보지 않는 것이다. 과인은 다시 싸우지 않겠다.」 이에 군사를 돌려 떠나고 사마 자반을 베어 큰 죽임으로 삼았다. 그러므로 시동 곡양이 술을 올린 것은 자반을 원수로 여겨서가 아니라 그 마음이 충성되어 사랑한 것인데 마침 그를 죽이기에 넉넉하였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작은 충성을 행함은 큰 충성의 도적이라 한다. 무엇을 작은 이익을 돌아봄이라 하는가. 옛날 진나라 헌공이 우나라에 길을 빌려 괵나라를 치려 하였다. 순식이 말하였다. 「임금께서 수극의 벽옥과 굴 땅에서 난 네 말로 우공에게 뇌물을 주고 길 빌리기를 구하시면 반드시 우리에게 길을 빌려 줄 것입니다.」 임금이 말하였다. 「수극의 벽옥은 내 선군의 보배요 굴 땅의 네 말은 과인의 준마다. 만약 내 폐백을 받고도 길을 빌려 주지 않으면 장차 어찌하겠는가?」 순식이 말하였다. 「저들이 우리에게 길을 빌려 주지 않을 것이면 반드시 감히 우리 폐백을 받지 못합니다. 만약 우리 폐백을 받고 길을 빌려 주면, 이는 보배를 안 곳간에서 꺼내 바깥 곳간에 두고 말을 안 마구간에서 꺼내 바깥 마구간에 매어 두는 것과 같습니다. 임금께서는 근심하지 마십시오.」 임금이 말하였다. 「그리하라.」 이에 순식을 시켜 수극의 벽옥과 굴 땅의 네 말로 우공에게 뇌물을 주고 길 빌리기를 구하였다. 우공은 그 벽옥과 말의 이익을 탐하여 허락하려 하였다. 궁지기가 간하여 말하였다. 「허락해서는 안 됩니다. 무릇 우나라에 괵나라가 있음은 수레에 덧방나무가 있는 것과 같습니다. 덧방나무는 수레에 기대고 수레도 덧방나무에 기대니, 우나라와 괵나라의 형세가 바로 이것입니다. 만약 길을 빌려 주면 괵나라가 아침에 망하고 우나라는 저녁에 따라갑니다. 안 됩니다. 바라건대 허락하지 마십시오.」 우공이 듣지 않고 마침내 길을 빌려 주었다. 순식이 괵나라를 쳐서 이기고 돌아와 세 해를 지낸 뒤 군사를 일으켜 우나라를 쳐서 또 이겼다. 순식이 말을 끌고 벽옥을 들고 헌공에게 아뢰니 헌공이 기뻐하며 말하였다. 「벽옥은 그대로구나. 비록 그러나 말의 이는 또한 더 자랐다.」 그러므로 우공의 군사가 위태롭고 땅이 깎인 것은 어째서인가. 작은 이익을 사랑하고 그 해로움을 헤아리지 않아서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작은 이익을 돌아봄은 큰 이익을 해치는 것이라 한다.

奚謂行僻?昔者楚靈王爲申之會,宋太子後至,執而囚之;狎徐君;拘齊慶封。中射士諫曰:「合諸侯,不可無禮,此存亡之機也。昔者桀爲有戎之會而有緡叛之,紂爲黎丘之蒐而戎、狄叛之,由無禮也。君其圖之。」君不聽,遂行其意。居未期年,靈王南遊,羣臣從而劫之。靈王餓而死乾溪之上。故曰:行僻自用,無禮諸侯,則亡身之至也。

무엇을 치우쳐 행함이라 하는가. 옛날 초나라 영왕이 신 땅에서 제후를 모을 때 송나라 태자가 늦게 이르자 잡아 가두었고, 서나라 임금을 업신여겼으며, 제나라 경봉을 붙잡았다. 중사사가 간하여 말하였다. 「제후를 모을 때 예가 없어서는 안 되니 이는 남고 망하는 틀입니다. 옛날 걸이 유융에서 모임을 열자 유민이 배반하였고, 주가 여구에서 사냥 모임을 열자 융과 적이 배반하였으니 예가 없어서였습니다. 임금께서는 헤아리십시오.」 임금이 듣지 않고 마침내 제 뜻대로 행하였다. 한 해가 되기 전에 영왕이 남쪽으로 노닐자 뭇 신하가 따라가서 그를 겁박하였다. 영왕은 주려 건계 가에서 죽었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치우쳐 행하고 제 뜻대로 하며 제후에게 무례함은 몸을 망치는 지름길이라 한다.

奚謂好音?昔者衛靈公將之晉,至濮水之上,稅車而放馬,設舍以宿。夜分,而聞鼓新聲者而說之。使人問左右,盡報弗聞。乃召師涓而告之,曰:「有鼓新聲者,使人問左右,盡報弗聞。其狀似鬼神,子爲我聽而寫之。」師涓曰:「諾。」因静坐撫琴而寫之。師涓明日報曰:「臣得之矣,而未習也,請復一宿習之。」靈公曰:「諾。」因復留宿。明日,已習之,遂去之晉。晉平公觴之於施夷之臺。酒酣,靈公起。公曰:「有新聲,願請以示。」平公曰:「善。」乃召師涓,令坐師曠之旁,援琴鼓之。未終,師曠撫止之,曰:「此亡國之聲,不可遂也。」平公曰:「此道奚出?」師曠曰:「此師延之所作,與紂爲靡靡之樂也。及武王伐紂,師延東走,至於濮水而自投。

무엇을 소리를 좋아함이라 하는가. 옛날 위나라 영공이 진나라로 가려고 복수 가에 이르러 수레를 풀고 말을 놓아 집을 지어 묵었다. 밤이 깊어 새로운 소리를 타는 것을 듣고 기뻐하였다. 사람을 시켜 좌우에게 물으니 다들 듣지 못하였다고 아뢰었다. 이에 악사 연을 불러 일러 말하였다. 「새로운 소리를 타는 자가 있어 사람을 시켜 좌우에게 물었으나 다들 듣지 못하였다 한다. 그 모양이 귀신 같으니 그대가 나를 위해 들어 옮겨 적으라.」 악사 연이 말하였다. 「그리하겠습니다.」 이에 고요히 앉아 거문고를 어루만지며 옮겨 적었다. 악사 연이 이튿날 아뢰었다. 「신이 얻었으나 아직 익히지 못하였으니 다시 하룻밤 묵으며 익히기를 청합니다.」 영공이 말하였다. 「그리하라.」 이에 다시 묵었다. 이튿날 이미 익히고 마침내 떠나 진나라에 이르렀다. 진나라 평공이 시이의 대에서 술을 대접하였다. 술이 무르익자 영공이 일어나 말하였다. 「새로운 소리가 있으니 보여 드리기를 청합니다.」 평공이 말하였다. 「좋습니다.」 이에 악사 연을 불러 사광의 곁에 앉게 하고 거문고를 당겨 타게 하였다. 아직 마치기 전에 사광이 어루만져 그치게 하고 말하였다. 「이는 나라를 잃는 소리이니 이어서는 안 됩니다.」 평공이 말하였다. 「이것이 어디서 나왔소?」 사광이 말하였다. 「이는 악사 연이 지은 것으로 주(紂)를 위해 만든 음란한 풍악입니다. 무왕이 주를 치자 악사 연은 동쪽으로 달아나 복수에 이르러 스스로 몸을 던졌습니다.

故聞此聲者,必於濮水之上。先聞此聲者,其國必削,不可遂。」平公曰:「寡人所好者,音也,子其使遂之。」師涓鼓究之。平公問師曠曰:「此所謂何聲也?」師曠曰:「此所謂清商也。」公曰:「清商固最悲乎?」師曠曰:「不如清徵。」公曰:「清徵可得而聞乎?」師曠曰:「不可。古之聽清徵者,皆有德義之君也。今吾君德薄,不足以聽。」平公曰:「寡人之所好者,音也,願試聽之。」師曠不得已,援琴而鼓。一奏之,有玄鶴二八,道南方來,集於郎門之垝。再奏之,而列。三奏之,延頸而鳴,舒翼而舞,音中宮商之聲,聲聞于天。平公大說,坐者皆喜。平公提觴而起爲師曠壽,反坐而問曰:「音莫悲於清徵乎?」師曠曰:「不如清角。」平公曰:「清角可得而聞乎?」師曠曰:「不可。

그러므로 이 소리를 듣는 자는 반드시 복수 가에서 듣습니다. 먼저 이 소리를 들은 나라는 반드시 깎이니 이어서는 안 됩니다.」 평공이 말하였다. 「과인이 좋아하는 것은 음악이니 그대는 이어 타게 하시오.」 악사 연이 끝까지 탔다. 평공이 사광에게 물었다. 「이것이 이른바 무슨 소리요?」 사광이 말하였다. 「이것이 이른바 청상입니다.」 공이 말하였다. 「청상이 본디 가장 슬픈 것이오?」 사광이 말하였다. 「청치만 못합니다.」 공이 말하였다. 「청치를 들을 수 있겠소?」 사광이 말하였다. 「안 됩니다. 옛날 청치를 들은 이는 다 덕과 의가 있는 임금이었습니다. 이제 우리 임금은 덕이 얇아 듣기에 넉넉하지 않습니다.」 평공이 말하였다. 「과인이 좋아하는 것은 음악이니 시험 삼아 듣기를 바라오.」 사광이 마지못해 거문고를 당겨 탔다. 한 번 타니 검은 학 열여섯 마리가 남쪽에서 와 낭문의 무너진 담에 모였다. 두 번 타니 줄을 지었다. 세 번 타니 목을 늘여 울고 날개를 펴 춤추는데 소리가 궁과 상의 가락에 맞아 하늘까지 들렸다. 평공이 크게 기뻐하고 앉은 이들이 다 기뻐하였다. 평공이 잔을 들고 일어나 사광의 장수를 빌고 자리에 돌아와 물었다. 「소리에 청치보다 슬픈 것이 없소?」 사광이 말하였다. 「청각만 못합니다.」 평공이 말하였다. 「청각을 들을 수 있겠소?」 사광이 말하였다. 「안 됩니다.

昔者黄帝合鬼神於泰山之上,駕象車而六蛟龍,畢方並鎋,蚩尤居前,風伯進掃,雨師洒道,虎狼在前,鬼神在後,騰蛇伏地,鳯皇覆上,大合鬼神,作爲清角。今吾君德薄,不足聽之。聽之,將恐有敗。」平公曰:「寡人老矣,所好者音也,願遂聽之。」師曠不得已而鼓之。一奏之,有玄雲從西北方起;再奏之,大風至,大雨隨之,裂帷幕,破爼豆,隳廊瓦。坐者散走,平公恐懼,伏于廊室之間。晉國大旱,赤地三年。平公之身遂癃病。故曰:不務聽治,而好五音不已,則窮身之事也。

옛날 황제가 태산 위에서 귀신을 모을 때 코끼리 수레를 타고 여섯 교룡을 몰았으며, 필방이 나란히 굴대를 잡고 치우가 앞에 있으며, 풍백이 나아가 쓸고 우사가 길에 물을 뿌렸으며, 범과 이리가 앞에 있고 귀신이 뒤에 있으며, 등사가 땅에 엎드리고 봉황이 위를 덮어 크게 귀신을 모아 청각을 지었습니다. 이제 우리 임금은 덕이 얇아 듣기에 넉넉하지 않습니다. 들으시면 장차 낭패가 있을까 두렵습니다.」 평공이 말하였다. 「과인은 늙었소. 좋아하는 것은 음악이니 마침내 듣기를 바라오.」 사광이 마지못해 탔다. 한 번 타니 검은 구름이 서북쪽에서 일어났고, 두 번 타니 큰 바람이 이르고 큰비가 뒤따라 휘장을 찢고 제기를 깨뜨리며 행랑 기와를 무너뜨렸다. 앉은 이들이 흩어져 달아나고 평공은 두려워 행랑방 사이에 엎드렸다. 진나라는 크게 가물어 땅이 세 해 동안 붉었고 평공의 몸은 마침내 앓아 마르는 병이 들었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다스림을 듣기에 힘쓰지 않고 다섯 소리 좋아하기를 그치지 않으면 몸을 궁하게 하는 일이라 한다.

奚謂貪愎?昔者智伯瑤率趙、韓、魏而伐范、中行,滅之。反歸,休兵數年,因令人請地於韓。韓康子欲勿與,段規諫曰:「不可不與也。夫知伯之爲人也,好利而驁愎。彼來請地而弗與,則移兵於韓必矣。君其與之。與之,彼狃,又將請地他國。他國且有不聽,不聽,則知伯必加之兵。如是,韓可以免於患而待其事之變。」康子曰:「諾。」因令使者致萬家之縣一於知伯。知伯說,又令人請地於魏。宣子欲勿與,趙葭諫曰:「彼請地於韓,韓與之。今請地於魏,魏弗與,則是魏内自强,而外怒知伯也。如弗予,其措兵於魏必矣。不如予之。」宣子曰:「諾。」因令人致萬家之縣一於知伯。知伯又令人之趙請蔡、臯狼之地,趙襄子弗與。知伯因陰約韓、魏將以伐趙。襄子召張孟談而告之曰:「夫知伯之爲人也,陽親而陰䟽。三使韓、魏而寡人不與焉,其措兵於寡人必矣。

무엇을 탐하고 고집스러움이라 하는가. 옛날 지백 요가 조·한·위를 거느리고 범씨와 중항씨를 쳐서 없앴다. 돌아와 몇 해 군사를 쉬고는 사람을 시켜 한나라에 땅을 청하였다. 한나라 강자가 주지 않으려 하니 단규가 간하여 말하였다. 「주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무릇 지백의 사람됨이 이익을 좋아하고 사납고 고집스럽습니다. 저가 와서 땅을 청하는데 주지 않으면 군사를 한나라로 옮길 것이 틀림없습니다. 임금께서는 주십시오. 주면 저가 재미를 붙여 또 다른 나라에 땅을 청할 것이고, 다른 나라 가운데 듣지 않는 곳이 있을 것이며, 듣지 않으면 지백이 반드시 군사를 더할 것입니다. 이러하면 한나라는 근심을 면하고 일이 변하기를 기다릴 수 있습니다.」 강자가 말하였다. 「그리하라.」 이에 사자를 시켜 만 집이 사는 고을 하나를 지백에게 바쳤다. 지백이 기뻐하여 또 사람을 시켜 위나라에 땅을 청하였다. 선자가 주지 않으려 하니 조가가 간하여 말하였다. 「저가 한나라에 땅을 청하자 한나라가 주었습니다. 이제 위나라에 땅을 청하는데 위나라가 주지 않으면 이는 위나라가 안으로 스스로 강한 체하며 밖으로 지백을 노하게 하는 것입니다. 주지 않으면 군사를 위나라에 두는 것이 틀림없으니 주는 것만 못합니다.」 선자가 말하였다. 「그리하라.」 이에 사람을 시켜 만 집이 사는 고을 하나를 지백에게 바쳤다. 지백이 또 사람을 조나라에 보내 채와 고랑의 땅을 청하니 조나라 양자가 주지 않았다. 지백은 이에 몰래 한나라·위나라와 약속하여 조나라를 치려 하였다. 양자가 장맹담을 불러 일러 말하였다. 「무릇 지백의 사람됨이 겉으로 친하고 속으로 멀리한다. 세 번 한나라와 위나라에 사람을 보내면서 과인에게는 함께하지 않았으니 그 군사를 과인에게 두는 것이 틀림없다.

今吾安居而可?」張孟談曰:「夫董閼子,簡主之才臣也,其治晉陽,而尹鐸循之,其餘教猶存,君其定居晉陽而已矣。」君曰:「諾。」乃召延陵生,令將車騎先至晉陽,君因從之。君至,而行其城郭及五官之藏。城郭不治,倉無積粟,府無儲錢,庫無甲兵,邑無守具。襄子懼,乃召張孟談曰:「寡人行城郭及五官之藏,皆不備具,吾將何以應敵?」張孟談曰:「臣聞聖人之治,藏於民,不藏於府庫,務脩其教不治城郭。君其出令,令民自遺三年之食,有餘粟者入之倉;遺三年之用,有餘錢者入之府;遺有奇人者使治城郭之繕。」君夕出令,明日,倉不容粟,府無積錢,庫不受甲兵。居五日而城郭已治,守備已具。君召張孟談而問之曰:「吾城郭已治,守備已具,錢粟已足,甲兵有餘。吾柰無箭何?」張孟談曰:「臣聞董子之治晉陽也,公宮之垣皆以荻蒿楛楚墻之,有楛高至于丈。君發而用之。」於是發而試之,其堅則雖菌簵之勁弗能過也。君曰:「吾箭已足矣,柰無金何?」張孟談曰:「臣聞董子之治晉陽也,公宮令舍之堂,皆以鍊銅爲柱、質。君發而用之。」於是發而用之,有餘金矣。號令已定,守備已具。

이제 내가 어디에 있어야 좋겠는가?」 장맹담이 말하였다. 「무릇 동알자는 간주의 재주 있는 신하로 진양을 다스렸고 윤탁이 그것을 이어 지켰으니, 그 남은 가르침이 아직 있습니다. 임금께서는 진양에 자리를 정하시면 됩니다.」 임금이 말하였다. 「그리하라.」 이에 연릉생을 불러 수레와 기병을 거느리고 먼저 진양에 이르게 하고 임금이 뒤따랐다. 임금이 이르러 그 성곽과 다섯 관아의 곳간을 돌아보니, 성곽은 다스려지지 않았고 창고에 쌓아 둔 곡식이 없으며 곳간에 쟁여 둔 돈이 없고 무기고에 갑옷과 병기가 없으며 고을에 지킬 기구가 없었다. 양자가 두려워 장맹담을 불러 말하였다. 「과인이 성곽과 다섯 관아의 곳간을 돌아보니 다 갖추어지지 않았다. 내가 무엇으로 적을 맞겠는가?」 장맹담이 말하였다. 「신은 들었습니다. 성인의 다스림은 백성에게 감추어 두지 곳간에 감추어 두지 않으며, 그 가르침을 닦기에 힘쓰지 성곽을 다스리지 않습니다. 임금께서 명령을 내리시어, 백성으로 하여금 세 해 먹을 것을 남기고 남은 곡식은 창고에 들이게 하고, 세 해 쓸 것을 남기고 남은 돈은 곳간에 들이게 하며, 남는 사람이 있는 집은 성곽 고치는 일을 맡게 하십시오.」 임금이 저녁에 명령을 내리니 이튿날 창고가 곡식을 다 담지 못하고 곳간에 돈이 쌓일 데가 없으며 무기고가 갑옷과 병기를 다 받지 못하였다. 닷새 만에 성곽이 이미 다스려지고 지킬 채비가 갖추어졌다. 임금이 장맹담을 불러 물었다. 「내 성곽이 이미 다스려지고 지킬 채비가 갖추어졌으며 돈과 곡식이 넉넉하고 갑옷과 병기가 남는다. 그런데 화살이 없으니 어찌하겠는가?」 장맹담이 말하였다. 「신은 들었습니다. 동자가 진양을 다스릴 때 공궁의 담을 다 물억새와 쑥과 싸리로 둘렀는데 싸리가 한 길에 이르는 것도 있습니다. 임금께서 꺼내어 쓰십시오.」 이에 꺼내어 시험해 보니 그 굳기가 좋은 대에 못지않았다. 임금이 말하였다. 「내 화살은 이미 넉넉하다. 쇠가 없으니 어찌하겠는가?」 장맹담이 말하였다. 「신은 들었습니다. 동자가 진양을 다스릴 때 공궁과 관사의 마루를 다 불린 구리로 기둥과 주춧돌을 삼았습니다. 임금께서 꺼내어 쓰십시오.」 이에 꺼내어 쓰니 쇠가 남았다. 호령이 이미 정해지고 지킬 채비가 이미 갖추어졌다.

三國之兵果至。至則乘晉陽之城,遂戰。三月弗能拔。因舒軍而圍之,決晉陽之水以灌之。圍晉陽三年。城中巢居而處,懸釜而炊,財食將盡,士大夫羸病。襄子謂張孟談曰:「粮食匱,財力盡,士大夫羸病,吾恐不能守矣!欲以城下,何國之可下?」張孟談曰:「臣聞之,亡弗能存,危弗能安,則無爲貴智矣。君釋此計者。臣請試潜行而出,見韓、魏之君。」張孟談見韓、魏之君曰:「臣聞脣亡齒寒。今知伯率二君而伐趙,趙將亡矣。趙亡,則二君爲之次。」二君曰:「我知其然也。雖然,知伯之爲人也,麤中而少親。我謀而覺,則其禍必至矣。爲之柰何?」張孟談曰:「謀出二君之口而入臣之耳,人莫之知也。」二君因與張孟談約三軍之反,與之期日。夜遣孟談入晉陽,以報二君之反。襄子迎孟談而再拜之,且恐且喜。二君以約遣張孟談,因朝知伯而出,遇智過於轅門之外。智過怪其色,因入見知伯曰:「二君貌將有變。」君曰:「何如?」「其行矜而意高,非他時之節也,君不如先之。」君曰:「吾與二主約謹矣,破趙而三分其地,寡人所以親之,必不侵欺。兵之著於晉陽三年,今旦暮將拔之而嚮其利,何乃將有他心?

세 나라의 군사가 과연 이르렀다. 이르러서는 진양의 성에 올라 마침내 싸웠으나 석 달이 되도록 뽑지 못하였다. 이에 군사를 펴 에워싸고 진양의 물을 터 잠갔다. 진양을 세 해 에워쌌다. 성안은 둥지처럼 높은 데 처하고 솥을 매달아 밥을 지었으며 재물과 먹을 것이 다하려 하고 사대부가 여위고 병들었다. 양자가 장맹담에게 말하였다. 「양식이 다하고 재력이 다하며 사대부가 여위고 병들었다. 나는 지키지 못할까 두렵다. 성을 들어 항복하려는데 어느 나라에 항복함이 좋겠는가?」 장맹담이 말하였다. 「신은 들었습니다. 망하는 것을 남기지 못하고 위태로운 것을 편안히 하지 못하면 슬기를 귀히 여길 것이 없다 합니다. 임금께서는 이 꾀를 놓으십시오. 신이 몰래 빠져나가 한나라와 위나라 임금을 만나 보기를 청합니다.」 장맹담이 한나라와 위나라 임금을 만나 말하였다. 「신은 들었습니다. 입술이 없어지면 이가 시립니다. 이제 지백이 두 임금을 거느리고 조나라를 치니 조나라가 장차 망할 것입니다. 조나라가 망하면 두 임금이 그다음입니다.」 두 임금이 말하였다. 「우리도 그러한 줄 안다. 비록 그러나 지백의 사람됨이 속이 거칠고 친함이 적다. 우리가 꾀하다가 들키면 그 화가 반드시 이를 것이니 어찌하겠는가?」 장맹담이 말하였다. 「꾀가 두 임금의 입에서 나와 신의 귀로 들어갔으니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두 임금이 이에 장맹담과 삼군이 돌아설 것을 약속하고 날을 정하였다. 밤에 맹담을 진양으로 들여보내 두 임금이 돌아설 것을 알렸다. 양자가 맹담을 맞아 두 번 절하며 두려워하면서도 기뻐하였다. 두 임금이 약속하고 장맹담을 보낸 뒤 지백에게 조회하고 나오다가 원문 밖에서 지과를 만났다. 지과가 그 낯빛을 괴이하게 여겨 들어가 지백을 뵙고 말하였다. 「두 임금의 모습에 장차 변고가 있을 듯합니다.」 지백이 말하였다. 「어떠하냐?」 「그 걸음이 뻣뻣하고 뜻이 높아 다른 때의 절도가 아닙니다. 임금께서 먼저 손쓰시는 것만 못합니다.」 지백이 말하였다. 「내가 두 임금과 약속을 삼가 하였다. 조나라를 깨뜨리고 그 땅을 셋으로 나누기로 하였고 과인이 그들을 친히 하는 까닭이니 반드시 침노하거나 속이지 않는다. 군사가 진양에 붙어 있은 지 세 해요 이제 아침저녁으로 뽑아 그 이익을 누릴 터인데 어찌 다른 마음이 있겠는가.

必不然。子釋勿憂,勿出於口。」明旦,二主又朝而出,復見智過於轅門。智過入見曰:「君以臣之言告二主乎?」君曰:「何以知之?」曰:「今日二主朝而出,見臣而其色動,而視屬臣。此必有變,君不如殺之。」君曰:「子置勿復言。」智過曰:「不可,必殺之。若不能殺,遂親之。」君曰:「親之柰何?」智過曰:「魏宣子之謀臣曰趙葭,韓康子之謀臣曰段規,此皆能移其君之計。君其與二君約,破趙國,因封二子者各萬家之縣一。如是,則二主之心可以無變矣。」知伯曰:「破趙而三分其地,又封二子者各萬家之縣一,則吾所得者少。不可。」智過見其言之不聽也,出,因更其族爲輔氏。至於期日之夜,趙氏殺其守堤之吏而決其水灌知伯軍。知伯軍救水而亂,韓、魏翼而擊之,襄子將卒犯其前,大敗知伯之軍而擒知伯。知伯身死軍破,國分爲三,爲天下笑。

반드시 그렇지 않다. 그대는 놓아두고 근심하지 말며 입 밖에 내지 말라.」 이튿날 아침 두 임금이 또 조회하고 나오다가 다시 원문에서 지과를 만났다. 지과가 들어가 뵙고 말하였다. 「임금께서 신의 말을 두 임금에게 이르셨습니까?」 지백이 말하였다. 「어찌 아느냐?」 말하였다. 「오늘 두 임금이 조회하고 나오다가 신을 보고 낯빛이 움직이며 눈길이 신에게 머물렀습니다. 이는 반드시 변고가 있는 것이니 임금께서는 죽이는 것만 못합니다.」 지백이 말하였다. 「그대는 그만두고 다시 말하지 말라.」 지과가 말하였다. 「안 됩니다. 반드시 죽이십시오. 만약 죽일 수 없거든 마침내 친히 하십시오.」 지백이 말하였다. 「친히 함은 어찌하는 것이냐?」 지과가 말하였다. 「위나라 선자의 꾀하는 신하는 조가라 하고 한나라 강자의 꾀하는 신하는 단규라 하니, 이들은 다 그 임금의 계책을 옮길 수 있는 자들입니다. 임금께서 두 임금과 약속하시되 조나라를 깨뜨리면 이 두 사람에게 각각 만 집이 사는 고을 하나씩을 봉해 주십시오. 이러하면 두 임금의 마음이 변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지백이 말하였다. 「조나라를 깨뜨려 그 땅을 셋으로 나누고 또 두 사람에게 각각 만 집 고을을 봉하면 내가 얻는 것이 적다. 안 된다.」 지과는 그 말이 들리지 않음을 보고 나가서 그 성을 보씨로 바꾸었다. 정한 날 밤에 이르러 조씨가 그 둑을 지키는 아전을 죽이고 물을 터 지백의 군사를 잠갔다. 지백의 군사가 물을 막느라 어지러워지자 한나라와 위나라가 날개처럼 에워싸 치고 양자가 군졸을 거느려 그 앞을 범하니, 지백의 군사를 크게 깨뜨리고 지백을 사로잡았다. 지백은 몸이 죽고 군사가 깨졌으며 나라가 셋으로 나뉘어 천하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故曰:貪愎好利,則㓕國殺身之本也。

그러므로 이르기를, 탐하고 고집스러우며 이익을 좋아함은 나라를 없애고 몸을 죽이는 근본이라 한다.

奚謂耽於女樂?昔者戎王使由余聘於秦,穆公問之曰:「寡人嘗聞道而未得目見之也,願聞古之明主得國失國常何以。」由余對曰:「臣嘗得聞之矣,常以儉得之,以奢失之。」穆公曰:「寡人不辱而問道於子,子以儉對寡人,何也?」由余對曰:「臣聞昔者堯有天下,飯於土簋,飲於土鉶。其地南至交趾,北至幽都,東西至日月之所出入者,莫不賓服。堯禪天下,虞舜受之,作爲食器,斬山木而財之,削鋸脩其迹,流漆墨其上,輸之於宮以爲食器。諸侯以爲益侈,國之不服者十三。舜禪天下而傳之於禹,禹作爲祭器,墨染其外,而朱畫其内,縵帛爲茵,蔣席頗緣,觴酌有采,而樽爼有飾。此彌侈矣,而國之不服者三十三。夏后氏沒,殷人受之,作爲大路,而建九旒,食器雕琢,觴酌刻鏤,白壁堊墀,茵席雕文。此彌侈矣,而國之不服者五十三。君子皆知文章矣,而欲服者彌少。臣故曰:儉其道也。」由余出,公乃召内史廖而告之,曰:「寡人聞鄰國有聖人,敵國之憂也。

무엇을 여자와 풍악에 빠짐이라 하는가. 옛날 융왕이 유여를 진나라에 사신으로 보냈다. 목공이 물었다. 「과인이 일찍이 도를 들었으나 눈으로 보지는 못하였다. 옛 밝은 임금이 나라를 얻고 잃음이 늘 무엇으로 말미암았는지 듣고 싶다.」 유여가 대답하였다. 「신이 일찍이 들었습니다. 늘 검소함으로 얻고 사치로 잃습니다.」 목공이 말하였다. 「과인이 욕됨을 무릅쓰고 그대에게 도를 물었는데 그대가 검소함으로 과인에게 대답함은 어째서인가?」 유여가 대답하였다. 「신은 들었습니다. 옛날 요가 천하를 두었을 때 흙그릇에 밥을 먹고 흙그릇에 마셨습니다. 그 땅은 남으로 교지에 이르고 북으로 유도에 이르며 동서로 해와 달이 뜨고 지는 데까지 이르러 손님으로 복종하지 않는 데가 없었습니다. 요가 천하를 물려주어 우순이 받고 밥그릇을 만들되 산의 나무를 베어 재목으로 삼고 깎고 톱질하여 그 자국을 다듬으며 옻을 흘려 그 위를 검게 하여 궁으로 실어 밥그릇으로 삼았습니다. 제후들이 더욱 사치하다 여겨 나라 가운데 복종하지 않는 곳이 열셋이었습니다. 순이 천하를 물려 우에게 전하니 우가 제기를 만들되 밖은 검게 물들이고 안은 붉게 그렸으며, 무늬 없는 비단으로 깔개를 하고 왕골자리에 가를 두르며 잔에 채색이 있고 술동이와 도마에 꾸밈이 있었습니다. 이는 더욱 사치한 것이라 나라 가운데 복종하지 않는 곳이 서른셋이었습니다. 하후씨가 사라지고 은나라 사람이 이어받아 큰 수레를 만들고 아홉 술 달린 깃발을 세웠으며, 밥그릇을 새기고 쪼며 잔을 새기고 뚫었고, 흰 벽에 흰 흙을 바른 섬돌이며 깔개와 자리에 무늬를 새겼습니다. 이는 더욱 사치한 것이라 나라 가운데 복종하지 않는 곳이 쉰셋이었습니다. 군자가 다 문채를 아는데 복종하려는 이는 더욱 적었습니다. 그래서 신은 검소함이 그 도라고 말씀드립니다.」 유여가 나가자 목공이 이에 내사 요를 불러 일러 말하였다. 「과인이 듣기로 이웃 나라에 성인이 있음은 적국의 근심이라 하였다.

今由余,聖人也,寡人患之,吾將柰何?」内史廖曰:「臣聞戎王之居,僻陋而道遠,未聞中國之聲。君其遺之女樂,以亂其政,而後爲由余請朝,以䟽其諫。彼君臣有間而後可圖也。」君曰:「諾。」乃使内史廖以女樂二八遺戎王,因爲由余請期。戎王許諾,見其女樂而說之,設酒張飲,日以聽樂,終歲不遷,牛馬半死。由余歸,因諫戎王,戎王弗聽,由余遂去之秦。秦穆公迎而拜之上卿,問其兵勢與其地形。既以得之,舉兵而伐之,兼國十二,開地千里。故曰:耽於女樂,不顧國政,則亡國之禍也。奚謂離内遠遊?昔者齊景公遊於海而樂之,號令諸大夫曰:「言歸者死。」顔涿聚曰:「君遊海而樂之,柰臣有圖國者何?君雖樂之,將安得?」齊景公曰:「寡人布令曰『言歸者死』,今子犯寡人之令。」援戈將擊之。顔涿聚曰:「昔桀殺關龍逢而紂殺王子比干,今君雖殺臣之身,以三之可也。臣言爲國,非爲身也。」延頸而前曰:「君擊之矣。」君乃釋戈趣駕而歸。至三日,而聞國人有謀不内齊景公者矣。齊景公所以遂有齊國者,顔涿聚之力也。

이제 유여는 성인이라 과인이 근심하니 내가 장차 어찌하겠는가?」 내사 요가 말하였다. 「신은 들었습니다. 융왕이 사는 곳은 외지고 좁으며 길이 멀어 중국의 소리를 들은 적이 없습니다. 임금께서 여자 풍악을 보내어 그 정사를 어지럽히고, 그 뒤에 유여를 위해 조회를 청하여 그 간함을 멀어지게 하십시오. 저 임금과 신하 사이에 틈이 생긴 뒤에야 도모할 수 있습니다.」 임금이 말하였다. 「그리하라.」 이에 내사 요를 시켜 여자 풍악 열여섯을 융왕에게 보내고 유여를 위해 기일을 청하였다. 융왕이 허락하고 그 여자 풍악을 보고 기뻐하여 술자리를 베풀고 마시며 날마다 풍악을 들어 해가 다하도록 옮기지 않으니 소와 말이 반이나 죽었다. 유여가 돌아와 융왕에게 간하였으나 융왕이 듣지 않으매 유여는 마침내 떠나 진나라로 갔다. 진나라 목공이 맞아 상경으로 삼고 그 군사의 형세와 지형을 물었다. 이미 얻고 나서 군사를 들어 치니 나라 열둘을 아우르고 땅을 천 리 열었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여자와 풍악에 빠져 나라의 정사를 돌아보지 않음은 나라를 잃는 화라 한다. 무엇을 안을 떠나 멀리 노닒이라 하는가. 옛날 제나라 경공이 바다에 노닐며 즐거워하여 여러 대부에게 호령하였다. 「돌아가자고 말하는 자는 죽인다.」 안촉취가 말하였다. 「임금께서 바다에 노닐며 즐거워하시나 신하 가운데 나라를 도모하는 자가 있으면 어찌합니까? 임금께서 비록 즐거워하셔도 장차 어찌 얻으시겠습니까?」 제나라 경공이 말하였다. 「과인이 영을 펴 『돌아가자고 말하는 자는 죽인다』 하였는데 이제 그대가 과인의 영을 범하였다.」 창을 당겨 치려 하였다. 안촉취가 말하였다. 「옛날 걸이 관용봉을 죽이고 주가 왕자 비간을 죽였으니, 이제 임금께서 비록 신의 몸을 죽여 셋으로 채우셔도 좋습니다. 신이 말한 것은 나라를 위함이지 몸을 위함이 아닙니다.」 목을 늘여 앞으로 나아가며 말하였다. 「임금께서는 치십시오.」 임금이 이에 창을 놓고 서둘러 수레를 몰아 돌아갔다. 사흘 만에 나라 사람 가운데 제나라 경공을 들이지 않으려 꾀한 자가 있었음을 들었다. 제나라 경공이 마침내 제나라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안촉취의 힘이다.

故曰:離内遠遊,則危身之道也。

그러므로 이르기를, 안을 떠나 멀리 노닒은 몸을 위태롭게 하는 길이라 한다.

奚謂過而不聽於忠臣?昔者齊桓公九合諸侯,一匡天下,爲五伯長,管仲佐之。管仲老,不能用事,休居於家。桓公從而問之曰:「仲父家居有病,即不幸而不起此病,政安遷之?」管仲曰:「臣老矣,不可問也。雖然,臣聞之,知臣莫若君,知子莫若父。君其試以心決之。」君曰:「鮑叔牙何如?」管仲曰:「不可。鮑叔牙爲人,剛愎而上悍。剛則犯民以暴,愎則不得民心,悍則下不爲用。其心不懼,非霸者之佐也。」公曰:「然則竪刁何如?」管仲曰:「不可。夫人之情莫不愛其身。公妬而好内,竪刁自獖以爲治内。其身不愛,又安能愛君?」公曰:「然則衛公子開方何如?」管仲曰:「不可。齊、衞之間不過十日之行,開方爲事君,欲適君之故,十五年不歸見其父母,此非人情也。其父母之不親也,又能親君乎?」公曰:「然則易牙何如?」管仲曰:「不可。夫易牙爲君主味,君之所未嘗食唯人肉耳,易牙蒸其子首而進之,君所知也。人之情莫不愛其子,今蒸其子以爲膳於君,其子弗愛,又安能愛君乎?」公曰:「然則孰可?」管仲曰:「隰朋可。其爲人也,堅中而廉外,少欲而多信。夫堅中,則足以爲表;廉外,則可以大任;少欲,則能臨其衆;多信,則能親鄰國。此霸者之佐也,君其用之。」君曰:「諾。」居一年餘,管仲死,君遂不用隰朋而與竪刁。刁蒞事三年,桓公南遊堂阜,竪刁率易牙、衞公子開方及大臣爲亂。桓公渴餒而死南門之寢公守之室,身死三月不收,蟲出于户。故桓公之兵橫行天下,爲五伯長,卒見弑於其臣,而滅高名,爲天下笑者,何也?不用管仲之過也。故曰:過而不聽於忠臣,獨行其意,則滅其高名爲人笑之始也。

무엇을 허물이 있는데 충성된 신하의 말을 듣지 않음이라 하는가. 옛날 제나라 환공이 아홉 번 제후를 모아 한 번 천하를 바로잡아 다섯 패자의 우두머리가 되었으니 관중이 도왔다. 관중이 늙어 일을 볼 수 없어 집에 물러나 쉬었다. 환공이 가서 물었다. 「중보가 집에 있으며 병이 있으니, 만일 불행히 이 병에서 일어나지 못하면 정사를 어디로 옮기겠소?」 관중이 말하였다. 「신은 늙었으니 물으실 것이 못 됩니다. 비록 그러나 신은 들었습니다. 신하를 아는 데는 임금만 한 이가 없고 자식을 아는 데는 아비만 한 이가 없습니다. 임금께서는 시험 삼아 마음으로 결단하십시오.」 임금이 말하였다. 「포숙아는 어떻소?」 관중이 말하였다. 「안 됩니다. 포숙아의 사람됨이 굳세고 고집스러우며 사납습니다. 굳세면 사나움으로 백성을 범하고, 고집스러우면 백성의 마음을 얻지 못하며, 사나우면 아래가 쓰이려 하지 않습니다. 그 마음이 두려워할 줄 모르니 패자의 도움이 아닙니다.」 공이 말하였다. 「그러면 수조는 어떻소?」 관중이 말하였다. 「안 됩니다. 무릇 사람의 정은 제 몸을 사랑하지 않는 이가 없습니다. 공께서 시샘하고 안을 좋아하시니 수조가 스스로 거세하여 안을 다스렸습니다. 제 몸도 사랑하지 않는데 또 어찌 임금을 사랑하겠습니까?」 공이 말하였다. 「그러면 위나라 공자 개방은 어떻소?」 관중이 말하였다. 「안 됩니다. 제나라와 위나라 사이는 열흘 길에 지나지 않는데 개방은 임금을 섬긴다면서 임금의 뜻에 맞추려고 열다섯 해를 돌아가 그 부모를 보지 않았으니 이는 사람의 정이 아닙니다. 그 부모를 친히 하지 않는데 또 임금을 친히 할 수 있겠습니까?」 공이 말하였다. 「그러면 역아는 어떻소?」 관중이 말하였다. 「안 됩니다. 무릇 역아는 임금을 위해 맛을 맡았는데, 임금께서 아직 먹어 보지 못한 것은 오직 사람 고기뿐이라 역아가 제 아들의 머리를 쪄서 바쳤음은 임금께서 아시는 바입니다. 사람의 정은 제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이가 없는데, 이제 제 자식을 쪄서 임금께 반찬으로 올렸습니다. 제 자식도 사랑하지 않는데 또 어찌 임금을 사랑하겠습니까?」 공이 말하였다. 「그러면 누가 좋겠소?」 관중이 말하였다. 「습붕이 좋습니다. 그 사람됨이 속이 굳고 밖이 깨끗하며 바람이 적고 미더움이 많습니다. 무릇 속이 굳으면 본이 되기에 넉넉하고, 밖이 깨끗하면 큰일을 맡길 수 있으며, 바람이 적으면 그 무리에 임할 수 있고, 미더움이 많으면 이웃 나라와 친할 수 있습니다. 이는 패자의 도움이니 임금께서는 그를 쓰십시오.」 임금이 말하였다. 「그리하겠소.」 한 해 남짓 지나 관중이 죽었는데 임금은 마침내 습붕을 쓰지 않고 수조에게 맡겼다. 수조가 일을 맡은 지 세 해에 환공이 남쪽 당부에 노닐자 수조가 역아와 위나라 공자 개방과 대신을 거느려 난을 일으켰다. 환공은 목마르고 주려 남문 안 침소를 지키는 방에서 죽었고, 몸이 죽은 지 석 달이 되도록 거두어지지 않아 구더기가 문밖으로 나왔다. 그러므로 환공의 군사가 천하를 가로질러 다섯 패자의 우두머리가 되었으면서도 마침내 그 신하에게 죽임을 당하고 높은 이름을 없애 천하의 웃음거리가 된 것은 어째서인가. 관중을 쓰지 않은 허물이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허물이 있는데 충성된 신하의 말을 듣지 않고 홀로 제 뜻을 행함은 그 높은 이름을 없애고 남의 웃음거리가 되는 시작이라 한다.

奚謂内不量力?昔者秦之攻宜陽,韓氏急。公仲朋謂韓君曰:「與國不可恃也,豈如因張儀爲和於秦哉!因賂以名都而南與伐楚,是患解於秦而害交於楚也。」公曰:「善。」乃警公仲之行,將西和秦。楚王聞之,懼,召陳軫而告之曰:「韓朋將西和秦,今將柰何?」陳軫曰:「秦得韓之都一,驅其練甲,秦、韓爲一以南鄉楚,此秦王之所以廟祠而求也,其爲楚害必矣。王其趣發信臣,多其車、重其幣以奉韓,曰:『不穀之國雖小,卒已悉起,願大國之信意於秦也。因願大國令使者入境視楚之起卒也。』」韓使人之楚,楚王因發車騎陳之下路,謂韓使者曰:「報韓君,言弊邑之兵今將入境矣。」使者還報韓君,韓君大悅,止公仲。公仲曰:「不可。夫以實害我者,秦也;以名救我者,楚也。聽楚之虚言而輕强秦之實禍,則危國之本也。」韓君弗聽。公仲怒而歸,十日不朝。宜陽益急,韓君令使者趣卒於楚,冠蓋相望而卒無至者。宜陽果拔,爲諸侯笑。故曰:内不量力,外恃諸侯者,則國削之患也。

무엇을 안으로 힘을 헤아리지 않음이라 하는가. 옛날 진나라가 의양을 칠 때 한나라가 급하였다. 공중붕이 한나라 임금에게 말하였다. 「함께하는 나라는 믿을 수 없습니다. 어찌 장의를 통해 진나라와 화친함만 하겠습니까! 이름난 도읍으로 뇌물을 주고 남으로 함께 초나라를 치면, 이는 진나라에서 근심을 풀고 초나라에 해를 넘기는 것입니다.」 임금이 말하였다. 「좋다.」 이에 공중의 걸음을 채비하여 서쪽으로 진나라와 화친하려 하였다. 초왕이 이를 듣고 두려워 진진을 불러 일러 말하였다. 「한나라 붕이 서쪽으로 진나라와 화친하려 하니 이제 어찌하겠는가?」 진진이 말하였다. 「진나라가 한나라의 도읍 하나를 얻고 그 훈련된 갑병을 몰아 진나라와 한나라가 하나가 되어 남으로 초나라를 향하면, 이는 진왕이 사당에 빌어 구하던 바이니 초나라의 해가 되는 것이 틀림없습니다. 왕께서는 어서 미더운 신하를 보내되 수레를 많이 하고 폐백을 무겁게 하여 한나라를 받들며 말하십시오. 『과인의 나라가 비록 작으나 군졸을 이미 다 일으켰습니다. 큰 나라가 진나라에 뜻을 굳게 하시기를 바랍니다. 이에 큰 나라께서 사자를 지경에 들여보내 초나라가 군졸을 일으킨 것을 보시기 바랍니다.』」 한나라가 사람을 초나라에 보내니 초왕이 이에 수레와 기병을 내어 아랫길에 늘어놓고 한나라 사자에게 말하였다. 「한나라 임금께 아뢰어 저희 나라 군사가 이제 지경에 들어간다고 말하시오.」 사자가 돌아와 한나라 임금에게 아뢰니 한나라 임금이 크게 기뻐하여 공중을 멈추게 하였다. 공중이 말하였다. 「안 됩니다. 무릇 실지로 우리를 해치는 것은 진나라요 이름으로 우리를 구하는 것은 초나라입니다. 초나라의 빈말을 듣고 강한 진나라의 실지 화를 가벼이 여기면 나라를 위태롭게 하는 근본입니다.」 한나라 임금이 듣지 않았다. 공중이 노하여 돌아가 열흘을 조회하지 않았다. 의양이 더욱 급해져 한나라 임금이 사자를 시켜 초나라에 군졸을 재촉하니 관과 일산이 서로 바라볼 만큼 오갔으나 군졸은 이르지 않았다. 의양이 과연 뽑혀 제후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안으로 힘을 헤아리지 않고 밖으로 제후를 믿음은 나라가 깎이는 근심이라 한다.

奚謂國小無禮?昔者晉公子重耳出亡,過於曹,曹君袒裼而觀之。釐負羈與叔瞻侍於前。叔瞻謂曹君曰:「臣觀晉公子,非常人也。君遇之無禮,彼若有時反國而起兵,即恐爲曹傷。君不如殺之。」曹君弗聽。釐負羈歸而不樂,其妻問之曰:「公從外來而有不樂之色,何也?」負羈曰:「吾聞之,有福不及,禍來連我。今日吾君召晉公子,其遇之無禮。我與在前,吾是以不樂。」其妻曰:「吾觀晉公子,萬乘之主也;其左右從者,萬乘之相也。今窮而出亡過於曹,曹遇之無禮。此若反國,必誅無禮,則曹其首也。子奚不先自貳焉。」負羈曰:「諾。」盛黄金於壺,充之以餐,加璧其上,夜令人遺公子。公子見使者,再拜,受其餐而辭其璧。公子自曹入楚,自楚入秦。入秦三年,秦穆公召羣臣而謀曰:「昔者晉獻公與寡人交,諸侯莫弗聞。獻公不幸離羣臣,出入十年矣。嗣子不善,吾恐此將令其宗廟不祓除而社稷不血食也。如是弗定,則非與人交之道。吾欲輔重耳而入之晉,何如?」羣臣皆曰:「善。」公因起卒,革車五百乘,疇騎二千,步卒五萬,輔重耳入之于晉,立爲晉君。重耳即位三年,舉兵而伐曹矣。因令人告曹君曰:「懸叔瞻而出之,我且殺而以爲大戮。」又令人告釐負羈曰:「軍旅薄城,吾知子不違也。其表子之閭,寡人將以爲令,令軍勿敢犯。」曹人聞之,率其親戚而保釐負羈之閭者七百餘家。此禮之所用也。故曹,小國也,而迫於晉、楚之間,其君之危猶累卵也,而以無禮蒞之,此所以絶世也。故曰:國小無禮,不用諫臣,則絶世之勢也。

무엇을 나라가 작으면서 예가 없음이라 하는가. 옛날 진(晉)나라 공자 중이가 달아나 조나라를 지날 때 조나라 임금이 웃통을 벗기고 구경하였다. 이부기와 숙첨이 앞에서 모시고 있었다. 숙첨이 조나라 임금에게 말하였다. 「신이 진(晉)나라 공자를 보니 보통 사람이 아닙니다. 임금께서 그를 무례하게 대하시니, 저가 만약 때를 얻어 나라에 돌아가 군사를 일으키면 조나라에 해가 될까 두렵습니다. 임금께서는 그를 죽이는 것만 못합니다.」 조나라 임금이 듣지 않았다. 이부기가 돌아와 즐거워하지 않으니 그 아내가 물었다. 「공께서 밖에서 오시어 즐겁지 않은 낯빛이 있으니 어째서입니까?」 부기가 말하였다. 「내 듣기로 복은 미치지 않아도 화는 와서 나에게 이어진다 하였소. 오늘 우리 임금이 진(晉)나라 공자를 불러 무례하게 대하였고 나도 앞에 있었으니 나는 그래서 즐겁지 않소.」 그 아내가 말하였다. 「제가 진(晉)나라 공자를 보니 만승의 임금이요 그 좌우에 따르는 이들은 만승의 재상입니다. 이제 궁하여 달아나 조나라를 지나는데 조나라가 무례하게 대하였습니다. 이 사람이 만약 나라에 돌아가면 반드시 무례한 자를 벨 것이니 조나라가 그 첫째일 것입니다. 그대는 어찌 먼저 스스로 달리하지 않으십니까.」 부기가 말하였다. 「그리하겠소.」 항아리에 황금을 담고 그 위에 밥을 채우고 벽옥을 얹어, 밤에 사람을 시켜 공자에게 보냈다. 공자가 사자를 보고 두 번 절하며 그 밥은 받고 벽옥은 사양하였다. 공자는 조나라에서 초나라로 들어갔고 초나라에서 진(秦)나라로 들어갔다. 진(秦)나라에 든 지 세 해에 진(秦)나라 목공이 뭇 신하를 불러 꾀하며 말하였다. 「옛날 진(晉)나라 헌공이 과인과 사귀었음은 제후가 듣지 않은 이가 없다. 헌공이 불행히 뭇 신하를 떠난 지 열 해가 되었다. 뒤를 이은 아들이 착하지 않으니, 나는 이것이 그 종묘를 깨끗이 하지 못하고 사직에 피 흘려 제사하지 못하게 할까 두렵다. 이러한데도 정하지 않으면 남과 사귀는 도리가 아니다. 나는 중이를 도와 진(晉)나라에 들여보내려 하는데 어떠한가?」 뭇 신하가 다 말하였다. 「좋습니다.」 공이 이에 군졸을 일으켜 혁거 오백 승과 기병 이천과 보졸 오만으로 중이를 도와 진(晉)나라에 들여보내 진(晉)나라 임금으로 세웠다. 중이가 즉위한 지 세 해에 군사를 들어 조나라를 쳤다. 이어 사람을 시켜 조나라 임금에게 알렸다. 「숙첨을 매달아 내보내라. 내가 죽여 큰 죽임으로 삼겠다.」 또 사람을 시켜 이부기에게 알렸다. 「군사가 성에 다가가나 내가 그대는 어기지 않을 줄 안다. 그대의 마을에 표를 세우라. 과인이 영으로 삼아 군사가 감히 범하지 못하게 하겠다.」 조나라 사람이 이를 듣고 그 친척을 거느리고 이부기의 마을에 몸을 맡긴 이가 칠백여 집이었다. 이것이 예가 쓰이는 바다. 그러므로 조나라는 작은 나라인데 진(晉)나라와 초나라 사이에 다그쳐져 그 임금의 위태로움이 알을 쌓아 놓은 것 같았는데도 무례로 대하였으니, 이것이 대가 끊기는 까닭이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나라가 작으면서 예가 없고 간하는 신하를 쓰지 않음은 대가 끊기는 형세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