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說林上

한비자 韓非子 · 한비(韓非)와 후학 · 기원전 3세기 · 단락 33 · 한자 3,234자 · 낭독 12.9분

「한비자」 설림 상 「說林上」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법가가 한자리에 모인 책이다. 상앙의 법(法)과 신불해의 술(術)과 신도의 세(勢)를 한비가 받아 하나로 엮었다. 사람은 착해서 착한 것이 아니라 그름을 할 수 없어 착하다고 보고, 임금이 기댈 것은 어짊이 아니라 법과 술과 세라고 말한다. 모순(矛盾)이 여기서 나왔다. 뚫지 못할 방패와 뚫지 못함이 없는 창을 함께 파는 초나라 사람 이야기로 요와 순을 함께 기릴 수 없음을 보였고, 난세에서 다시 한 번 어짊과 세를 두고 같은 비유를 든다. 그루터기를 지키며 토끼를 기다린 송나라 사람(수주대토)과 발이 두 번 잘리고서야 옥으로 인정받은 화씨의 벽옥도 이 책의 이야기다. 말하기의 어려움을 다룬 세난(說難)에는 용의 목 아래 거꾸로 난 비늘 이야기가 있다. 임금에게도 그런 비늘이 있어 건드리면 죽는다는 것인데, 정작 한비 자신이 진나라에서 옥에 갇혀 죽었다. 존한(存韓)에는 한비가 진왕에게 올린 글과, 그 바로 뒤에 이사가 「한비는 한나라를 위해 온 자이니 돌려보내지 말라」고 올린 글이 나란히 실려 있다. 한 사람을 죽음으로 몬 문서가 그 사람의 책에 함께 남았다.

湯以伐桀,而恐天下言己爲貪也,因乃讓天下於務光;而恐務光之受之也,乃使人說務光曰:「湯殺君而欲傳惡聲于子,故讓天下於子。」務光因自投於河。

탕이 걸을 쳤는데 천하가 저를 탐한다고 말할까 두려워 이에 천하를 무광에게 사양하였다. 그러면서 무광이 받을까 두려워 사람을 시켜 무광에게 말하게 하였다. 「탕이 임금을 죽이고 나쁜 소리를 그대에게 전하려 하므로 천하를 그대에게 사양하는 것이다.」 무광은 이에 스스로 하수에 몸을 던졌다.

秦武王令甘茂擇所欲爲於僕與行事。孟卯曰:「公不如爲僕。公所長者,使也。公雖爲僕,王猶使之於公也。公佩僕璽而爲行事,是兼官也。」

진나라 무왕이 감무에게 마부 자리와 사신의 일 가운데 하고 싶은 것을 고르게 하였다. 맹묘가 말하였다. 「공은 마부가 되는 것만 못합니다. 공이 잘하는 것은 사신 일입니다. 공이 비록 마부가 되어도 왕은 오히려 공에게 사신 일을 시킬 것입니다. 공이 마부의 도장을 차고 사신 일을 하면 이는 벼슬을 겸하는 것입니다.」

子圉見孔子於商太宰。孔子出,子圉入,請問客。太宰曰:「吾已見孔子,則視子猶蚤虱之細者也。吾今見之於君。」子圉恐孔子貴於君也,因謂太宰曰:「君已見孔子,亦將視子猶蚤虱也。」太宰因弗復見也。

자어가 공자를 상나라 태재에게 뵈게 하였다. 공자가 나가자 자어가 들어가 손님이 어떠하냐고 물었다. 태재가 말하였다. 「내가 공자를 보고 나니 그대 보기를 벼룩과 이처럼 자잘하게 여기게 되었다. 내가 이제 임금께 그를 뵙게 하겠다.」 자어는 공자가 임금에게 귀해질까 두려워 이에 태재에게 말하였다. 「임금께서 공자를 보시면 또한 그대 보기를 벼룩과 이처럼 여기실 것입니다.」 태재는 이에 다시 뵙게 하지 않았다.

魏惠王爲臼里之盟,將復立於天子。彭喜謂鄭君曰:「君勿聽。大國惡有天子,小國利之。若君與大不聽,魏焉能與小立之?」

위나라 혜왕이 구리에서 모임을 열어 다시 천자를 세우려 하였다. 팽희가 정나라 임금에게 말하였다. 「임금께서는 듣지 마십시오. 큰 나라는 천자가 있음을 미워하고 작은 나라는 이롭게 여깁니다. 만약 임금께서 큰 나라들과 함께 듣지 않으시면 위나라가 어찌 작은 나라들만으로 세울 수 있겠습니까?」

晉人伐邢,齊桓公將救之。鮑叔曰:「太蚤。邢不亡,晉不敝;晉不敝,齊不重。且夫持危之功,不如存亡之德大。君不如晩救之以敝晉,齊實利。待邢亡而復存之,其名實美。」桓公乃弗救。

진나라 사람이 형나라를 치니 제나라 환공이 구하려 하였다. 포숙이 말하였다. 「너무 이릅니다. 형나라가 망하지 않으면 진나라가 지치지 않고, 진나라가 지치지 않으면 제나라가 무거워지지 않습니다. 또 무릇 위태로움을 붙드는 공은 망한 것을 남기는 덕의 큼만 못합니다. 임금께서는 늦게 구하여 진나라를 지치게 하시는 것이 제나라에 실지로 이롭습니다. 형나라가 망하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남기시면 그 이름과 실지가 아름답습니다.」 환공은 이에 구하지 않았다.

子胥出走,邊候得之。子胥曰:「上索我者,以我有美珠也。今我已亡之矣。我且曰:子取吞之。」候因釋之。

오자서가 달아나다가 변방 척후에게 붙잡혔다. 자서가 말하였다. 「위에서 나를 찾는 것은 내게 아름다운 구슬이 있어서다. 이제 나는 이미 그것을 잃었다. 나는 장차 그대가 빼앗아 삼켰다고 말하겠다.」 척후는 이에 놓아주었다.

慶封爲亂於齊而欲走越,其族人曰:「晉近,奚不之晉?」慶封曰:「越遠,利以避難。」族人曰:「變是心也,居晉而可;不變是心也,雖遠越,其可以安乎?」

경봉이 제나라에서 난을 일으키고 월나라로 달아나려 하니 그 겨레붙이가 말하였다. 「진나라가 가까운데 어찌 진나라로 가지 않으십니까?」 경봉이 말하였다. 「월나라는 머니 어려움을 피하기에 이롭다.」 겨레붙이가 말하였다. 「그 마음을 고치면 진나라에 살아도 괜찮고, 그 마음을 고치지 않으면 비록 먼 월나라라도 편안할 수 있겠습니까?」

智伯索地於魏宣子,魏宣子弗予。任章曰:「何故不予?」宣子曰:「無故請地,故弗予。」任章曰:「無故索地,鄰國必恐。彼重欲無厭,天下必懼。君子之地,智伯必驕而輕敵,鄰邦必懼而相親。以相親之兵待輕敵之國,則智伯之命不長矣。《周書》曰:『將欲敗之,必姑輔之;將欲取之,必姑予之。』君不如與之以驕智伯。且君何釋以天下圖智氏,而獨以吾國爲智氏質乎?」君曰:「善。」乃與之萬户之邑。智伯大悅,因索地於趙,弗與,因圍晉陽。韓、魏反之外,趙氏應之内,智氏以亡。

지백이 위나라 선자에게 땅을 찾으니 선자가 주지 않았다. 임장이 말하였다. 「무슨 까닭으로 주지 않으십니까?」 선자가 말하였다. 「까닭 없이 땅을 청하므로 주지 않는다.」 임장이 말하였다. 「까닭 없이 땅을 찾으면 이웃 나라가 반드시 두려워합니다. 저가 바람이 무겁고 물릴 줄 모르면 천하가 반드시 두려워합니다. 임금께서 땅을 주시면 지백이 반드시 교만하여 적을 가벼이 여기고 이웃 나라들은 반드시 두려워 서로 친해집니다. 서로 친해진 군사로 적을 가벼이 여기는 나라를 맞으면 지백의 목숨이 길지 않습니다. 「주서」에 이르기를 『장차 무너뜨리려 하면 반드시 잠시 도와주고, 장차 빼앗으려 하면 반드시 잠시 준다』 하였습니다. 임금께서는 주시어 지백을 교만하게 하는 것만 못합니다. 또 임금께서는 어찌 천하와 함께 지씨를 도모함을 놓고 홀로 우리 나라를 지씨의 과녁으로 삼으려 하십니까?」 임금이 말하였다. 「좋다.」 이에 만 집 고을을 주었다. 지백이 크게 기뻐하여 조나라에 땅을 찾았으나 주지 않으므로 진양을 에워쌌다. 한나라와 위나라가 밖에서 돌아서고 조씨가 안에서 응하니 지씨가 그로써 망하였다.

秦康公築臺三年。荊人起兵,將欲以兵攻齊。任妄曰:「饑召兵,疾召兵,勞召兵,亂召兵。君築臺三年,今荊人起兵將攻齊,臣恐其攻齊爲聲,而以襲秦爲實也,不如備之。」戍東邊,荊人輟行。

진나라 강공이 대를 쌓은 지 세 해였다. 초나라 사람이 군사를 일으켜 제나라를 치려 하였다. 임망이 말하였다. 「굶주림이 군사를 부르고 병이 군사를 부르며 수고로움이 군사를 부르고 어지러움이 군사를 부릅니다. 임금께서 대를 쌓은 지 세 해인데 이제 초나라 사람이 군사를 일으켜 제나라를 치려 하니, 신은 제나라를 침이 소리뿐이고 진나라를 엄습함이 실지일까 두렵습니다. 대비하는 것만 못합니다.」 동쪽 변경을 지키게 하니 초나라 사람이 걸음을 멈추었다.

齊攻宋,宋使臧孫子南求救於荊。荊大說,許救之,甚勸。臧孫子憂而反。其禦曰:「索救而得,今子有憂色,何也?」臧孫子曰:「宋小而齊大。夫救小宋而惡於大齊,此人之所以憂也,而荊王說,必以堅我也。我堅而齊敝,荊之所利也。」臧孫子乃歸。齊人拔五城於宋而荊救不至。

제나라가 송나라를 치니 송나라가 장손자를 남쪽 초나라로 보내 구원을 구하게 하였다. 초나라가 크게 기뻐하며 구해 주기를 허락하고 매우 권하였다. 장손자가 근심하며 돌아왔다. 그 마부가 말하였다. 「구원을 구하여 얻었는데 이제 그대에게 근심하는 낯빛이 있음은 어째서입니까?」 장손자가 말하였다. 「송나라는 작고 제나라는 크다. 무릇 작은 송나라를 구하여 큰 제나라에 미움받는 것은 사람이 근심하는 바인데 초왕이 기뻐하니 반드시 우리를 굳게 만들려는 것이다. 우리가 굳세고 제나라가 지치는 것이 초나라의 이로움이다.」 장손자가 이에 돌아왔다. 제나라 사람이 송나라의 다섯 성을 뽑았으나 초나라의 구원은 이르지 않았다.

魏文侯借道於趙而攻中山,趙肅侯將不許。趙刻曰:「君過矣。魏攻中山而弗能取,則魏必罷。罷則魏輕,魏輕則趙重。魏拔中山,必不能越趙而有中山也。是用兵者魏也,而得地者趙也。君必許之。許之而大歡,彼將知君利之也,必將輟行。君不如借之道,示以不得已也。」

위나라 문후가 조나라에 길을 빌려 중산을 치려 하니 조나라 숙후가 허락하지 않으려 하였다. 조각이 말하였다. 「임금께서 지나치십니다. 위나라가 중산을 쳐서 얻지 못하면 위나라가 반드시 지칩니다. 지치면 위나라가 가벼워지고 위나라가 가벼워지면 조나라가 무거워집니다. 위나라가 중산을 뽑아도 반드시 조나라를 넘어 중산을 가질 수는 없습니다. 이는 군사를 쓰는 것은 위나라요 땅을 얻는 것은 조나라입니다. 임금께서는 반드시 허락하십시오. 허락하면서 크게 기뻐하시면 저들이 임금께서 이롭게 여기심을 알고 반드시 걸음을 그칠 것입니다. 임금께서는 길을 빌려 주되 마지못한 듯 보이는 것만 못합니다.」

鴟夷子皮事田成子。田成子去齊,走而之燕,鴟夷子皮負傳而從。至望邑,子皮曰:「子獨不聞涸澤之蛇乎?澤涸,蛇將徙。有小蛇謂大蛇曰:『子行而我隨之,人以爲蛇之行者耳,必有殺子。不如相銜負我以行,人以我爲神君也。』乃相銜負以越公道。人皆避之,曰:『神君也。』今子美而我惡。以子爲我上客,千乘之君也;以子爲我使者,萬乘之卿也。子不如爲我舍人。」田成子因負傳而隨之。至逆旅,逆旅之君待之甚敬,因獻酒肉。

치이자피가 전성자를 섬겼다. 전성자가 제나라를 떠나 연나라로 달아날 때 치이자피가 통행증을 지고 따랐다. 망읍에 이르러 자피가 말하였다. 「그대는 홀로 물 마른 못의 뱀 이야기를 듣지 못하였습니까? 못이 마르자 뱀이 옮기려 하였습니다. 작은 뱀이 큰 뱀에게 말하였습니다. 『그대가 가고 내가 따르면 사람들이 뱀이 지나간다고 여겨 반드시 그대를 죽일 것입니다. 서로 물고 나를 업고 가는 것만 못하니, 사람들이 나를 신령한 임금이라 여길 것입니다.』 이에 서로 물고 업고 큰길을 건너니 사람들이 다 피하며 『신령한 임금이다』 하였습니다. 이제 그대는 잘생기고 나는 못생겼습니다. 그대를 내 높은 손님으로 삼으면 천승 임금 정도요, 그대를 내 사자로 삼으면 만승의 경 정도입니다. 그대는 내 하인이 되는 것만 못합니다.」 전성자가 이에 통행증을 지고 따랐다. 여관에 이르니 여관 주인이 매우 공경히 대하고 술과 고기를 바쳤다.

温人之周,周不納客。問之曰:「客耶?」對曰:「主人。」問其巷人而不知也,吏因囚之。君使人問之曰:「子非周人也,而自謂非客,何也?」對曰:「臣少也誦《詩》曰:『普天之下,莫非王土;率土之濵,莫非王臣。』今君,天子,則我天子之臣也。豈有爲人之臣而又爲之客哉?故曰主人也。」君使出之。

온 땅 사람이 주나라에 갔는데 주나라가 손님을 들이지 않았다. 물어 말하였다. 「손님인가?」 대답하였다. 「주인입니다.」 그 마을 사람에게 물었으나 알지 못하므로 아전이 가두었다. 임금이 사람을 시켜 물었다. 「그대는 주나라 사람이 아닌데 스스로 손님이 아니라 함은 어째서인가?」 대답하였다. 「신이 어려서 「시」를 외어 이르기를 『넓은 하늘 아래 왕의 땅 아닌 데가 없고 온 땅 물가에 왕의 신하 아닌 이가 없다』 하였습니다. 이제 임금께서 천자이시니 저는 천자의 신하입니다. 어찌 남의 신하이면서 또 그의 손님이 되겠습니까. 그러므로 주인이라 하였습니다.」 임금이 사람을 시켜 내보내게 하였다.

韓宣王謂樛留曰:「吾欲兩用公仲、公叔,其可乎?」對曰:「不可。晉用六卿而國分,簡公兩用田成、闞止而簡公殺,魏兩用犀首、張儀而西河之外亡。今王兩用之,其多力者樹其黨,寡力者借外權。羣臣有内樹黨以驕主,有外爲交以削地,則王之國危矣。」

한나라 선왕이 규류에게 말하였다. 「내가 공중과 공숙을 둘 다 쓰려 하는데 되겠는가?」 대답하였다. 「안 됩니다. 진나라가 여섯 경을 써서 나라가 나뉘었고, 간공이 전성과 감지를 둘 다 써서 간공이 죽었으며, 위나라가 서수와 장의를 둘 다 써서 서하 밖을 잃었습니다. 이제 왕께서 둘을 다 쓰시면 힘이 많은 이는 제 무리를 심고 힘이 적은 이는 밖의 권세를 빌립니다. 뭇 신하 가운데 안으로 무리를 심어 임금에게 교만한 이가 있고 밖으로 사귐을 지어 땅을 깎는 이가 있으면 왕의 나라가 위태롭습니다.」

紹績昧醉寐而亡其裘。宋君曰:「醉足以亡裘乎?」對曰:「桀以醉亡天下,而《康誥》曰『毋彝酒』者;彝酒,常酒也。常酒者,天子失天下,匹夫失其身。」

소적매가 취하여 자다가 그 갖옷을 잃었다. 송나라 임금이 말하였다. 「취함이 갖옷을 잃기에 넉넉한가?」 대답하였다. 「걸은 취함으로 천하를 잃었습니다. 「강고」에 『늘 술 마시지 말라』 한 것이 있으니, 늘 술 마심이란 술을 떳떳이 함입니다. 술을 떳떳이 하는 이는 천자면 천하를 잃고 필부면 제 몸을 잃습니다.」

管仲、隰朋從於桓公而伐孤竹,春往冬反,迷惑失道。管仲曰:「老馬之智可用也。」乃放老馬而隨之,遂得道。行山中無水,隰朋曰:「蟻冬居山之陽,夏居山之陰。蟻壤一寸而仞有水。」乃掘地,遂得水。以管仲之聖而隰朋之智,至其所不知,不難師於老馬與蟻。今人不知以其愚心而師聖人之智,不亦過乎?

관중과 습붕이 환공을 따라 고죽을 치는데 봄에 갔다가 겨울에 돌아오며 헤매어 길을 잃었다. 관중이 말하였다. 「늙은 말의 슬기를 쓸 만하다.」 이에 늙은 말을 놓아 따라가니 마침내 길을 얻었다. 산속을 가는데 물이 없자 습붕이 말하였다. 「개미는 겨울에 산의 남쪽에 살고 여름에 산의 북쪽에 삽니다. 개미집 흙이 한 치면 그 여덟 자 아래에 물이 있습니다.」 이에 땅을 파서 마침내 물을 얻었다. 관중의 성스러움과 습붕의 슬기로도 알지 못하는 데 이르러서는 늙은 말과 개미에게 스승 삼기를 어려워하지 않았다. 이제 사람이 그 어리석은 마음으로 성인의 슬기를 스승 삼을 줄 모르니 또한 지나치지 않은가.

有獻不死之藥於荊王者,謁者操之以入。中射之士問曰:「可食乎?」曰:「可。」因奪而食之。王大怒,使人殺中射之士。中射之士使人說王曰:「臣問謁者,曰『可食』,臣故食之,是臣無罪而罪在謁者也。且客獻不死之藥,臣食之而王殺臣,是死藥也,是客欺王也。夫殺無罪之臣而明人之欺王也,不如釋臣。」王乃不殺。

죽지 않는 약을 초왕에게 바친 이가 있어 알리는 이가 그것을 들고 들어갔다. 시위하던 선비가 물었다. 「먹어도 되는가?」 말하였다. 「됩니다.」 이에 빼앗아 먹었다. 왕이 크게 노하여 사람을 시켜 시위하던 선비를 죽이려 하였다. 그 선비가 사람을 시켜 왕에게 말하게 하였다. 「신이 알리는 이에게 물으니 『먹어도 된다』 하므로 신이 먹었으니 이는 신에게 죄가 없고 죄가 알리는 이에게 있습니다. 또 손님이 죽지 않는 약을 바쳤는데 신이 먹었다고 왕께서 신을 죽이시면 이는 죽는 약이니 손님이 왕을 속인 것입니다. 무릇 죄 없는 신하를 죽여 남이 왕을 속였음을 밝히는 것은 신을 놓아주시는 것만 못합니다.」 왕이 이에 죽이지 않았다.

田駟欺鄒君,鄒君將使人殺之。田駟恐,告惠子。惠子見鄒君曰:「今有人見君,則䀹其一目,奚如?」君曰:「我必殺之。」惠子曰:「瞽,兩目䀹,君奚爲不殺?」君曰:「不能勿䀹。」惠子曰:「田駟東慢齊侯,南欺荊王。駟之於欺人,瞽也,君奚怨焉?」鄒君乃不殺。

전사가 추나라 임금을 속이니 추나라 임금이 사람을 시켜 죽이려 하였다. 전사가 두려워 혜자에게 알렸다. 혜자가 추나라 임금을 뵙고 말하였다. 「이제 어떤 사람이 임금을 뵈면서 한 눈을 깜박인다면 어떠하겠습니까?」 임금이 말하였다. 「나는 반드시 죽이겠다.」 혜자가 말하였다. 「소경은 두 눈을 다 깜박이는데 임금께서는 어찌 죽이지 않으십니까?」 임금이 말하였다. 「깜박이지 않을 수 없어서다.」 혜자가 말하였다. 「전사는 동으로 제나라 임금을 업신여기고 남으로 초왕을 속였습니다. 전사가 남을 속임에 있어서는 소경이니 임금께서 어찌 원망하십니까?」 추나라 임금이 이에 죽이지 않았다.

魯穆公使衆公子或宦於晉,或宦於荊。犁鉏曰:「假人於越而救溺子,越人雖善遊,子必不生矣。失火而取水於海,海水雖多,火必不滅矣,遠水不救近火也。今晉與荊雖強,而齊近,魯患其不救乎!」

노나라 목공이 여러 공자를 혹은 진나라에서, 혹은 초나라에서 벼슬살게 하였다. 이서가 말하였다. 「월나라에서 사람을 빌려 물에 빠진 자식을 구하려 하면 월나라 사람이 비록 헤엄을 잘 쳐도 자식은 반드시 살지 못합니다. 불이 났는데 바다에서 물을 길으면 바닷물이 비록 많아도 불은 반드시 꺼지지 않으니, 먼 물이 가까운 불을 끄지 못합니다. 이제 진나라와 초나라가 비록 강하나 제나라가 가까우니 노나라의 근심은 그들이 구해 주지 못하는 데 있습니다.」

嚴遂不善周君,患之。馮沮曰:「嚴遂相,而韓傀貴於君。不如行賊於韓傀,則君必以爲嚴氏也。」

엄수가 주나라 임금과 사이가 좋지 않아 이를 근심하였다. 풍저가 말하였다. 「엄수가 재상인데 한괴가 임금께 귀합니다. 한괴에게 자객을 보내는 것만 못하니 그러면 임금께서 반드시 엄씨의 짓이라 여기실 것입니다.」

張譴相韓,病將死。公乘無正懷三十金而問其疾。居一日,君問張譴曰:「若子死,將誰使代子?」荅曰:「無正重法而畏上,雖然,不如公子食我之得民也。」張譴死,因相公乘無正。

장견이 한나라 재상이었는데 병들어 죽게 되었다. 공승무정이 서른 금을 품고 그 병을 물으러 갔다. 하루가 지나 임금이 장견에게 물었다. 「만약 그대가 죽으면 누구를 그대 대신으로 삼겠는가?」 대답하였다. 「무정은 법을 무겁게 여기고 위를 두려워합니다. 비록 그러나 공자 사아가 백성을 얻은 것만 못합니다.」 장견이 죽자 이에 공승무정을 재상으로 삼았다.

樂羊爲魏將而攻中山,其子在中山。中山之君烹其子而遺之羮,樂羊坐於幕下而啜之,盡一杯。文侯謂堵師贊曰:「樂羊以我故而食其子之肉。」荅曰:「其子而食之,且誰不食?」樂羊罷中山,文侯賞其功而疑其心。孟孫獵得麑,使秦西巴持之歸,其母隨之而啼。秦西巴弗忍而與之。孟孫歸,至而求麑,荅曰:「余弗忍而與其母。」孟孫大怒,逐之。居三月,復召以爲其子傅。其御曰:「曩將罪之,今召以爲子傅,何也?」孟孫曰:「夫不忍麑,又且忍吾子乎?」故曰:「巧詐不如拙誠。」樂羊以有功見疑,秦西巴以有罪益信。

악양이 위나라 장수가 되어 중산을 치는데 그 아들이 중산에 있었다. 중산의 임금이 그 아들을 삶아 국을 보내니 악양이 장막 아래 앉아 마셔 한 잔을 다 비웠다. 문후가 도사찬에게 말하였다. 「악양이 나 때문에 제 아들의 고기를 먹었다.」 대답하였다. 「제 아들도 먹었으니 또 누구인들 먹지 않겠습니까?」 악양이 중산을 무찌르자 문후는 그 공에 상 주면서도 그 마음을 의심하였다. 맹손이 사냥하여 새끼 사슴을 얻어 진서파에게 들려 돌아가게 하였는데 그 어미가 따라오며 울었다. 진서파가 차마 못하여 어미에게 주었다. 맹손이 돌아와 새끼 사슴을 찾으니 대답하였다. 「제가 차마 못하여 그 어미에게 주었습니다.」 맹손이 크게 노하여 내쫓았다. 석 달이 지나 다시 불러 제 아들의 스승으로 삼았다. 그 마부가 말하였다. 「지난번에는 죄주시더니 이제 불러 아들의 스승으로 삼으심은 어째서입니까?」 맹손이 말하였다. 「무릇 새끼 사슴에게도 차마 못하는데 또 내 아들에게 차마 하겠는가?」 그러므로 이르기를 「교묘한 속임은 서툰 정성만 못하다」 한다. 악양은 공이 있어 의심을 받고 진서파는 죄가 있어 더욱 믿음을 받았다.

曾從子,善相劒者也。衞君怨吳王。曾從子曰:「吳王好劒,臣相劒者也。臣請爲吳王相劒,拔而示之,因爲君刺之。」衞君曰:「子之爲是也,非緣義也,爲利也。吳強而富,衞弱而貧。子必往,吾恐子爲吳王用之於我也。」乃逐之。

증종자는 검을 잘 보는 이였다. 위나라 임금이 오왕을 원망하니 증종자가 말하였다. 「오왕이 검을 좋아하는데 신은 검을 보는 이입니다. 신이 오왕을 위해 검을 보겠다 하여 뽑아 보이면서 임금을 위해 찌르기를 청합니다.」 위나라 임금이 말하였다. 「그대가 이를 함은 의를 따라서가 아니라 이익을 위해서다. 오나라는 강하고 부유하며 위나라는 약하고 가난하다. 그대가 반드시 가면 나는 그대가 오왕에게 쓰여 나에게 그리할까 두렵다.」 이에 내쫓았다.

紂爲象箸而箕子怖,以爲象箸必不盛羹於土鉶,則必犀王之杯;玉柸象箸必不盛菽藿,則必旄象豹胎;旄象豹胎必不衣短褐而舍茅茨之下,則必錦衣九重、高臺廣室也。稱此以求,則天下不足矣。聖人見微以知萌,見端以知末,故見象箸而怖,知天下不足也。

주가 상아 젓가락을 만들자 기자가 두려워하였다. 상아 젓가락은 반드시 흙그릇에 국을 담지 않을 것이니 곧 무소뿔과 옥 잔일 것이요, 옥 잔과 상아 젓가락에는 반드시 콩과 콩잎을 담지 않을 것이니 곧 쇠꼬리와 코끼리와 표범의 태일 것이며, 쇠꼬리와 코끼리와 표범의 태를 먹으면 반드시 짧은 갈옷을 입고 띠집 아래 살지 않을 것이니 곧 아홉 겹 비단옷과 높은 대와 넓은 방일 것이라 여겼다. 이에 걸맞게 구하면 천하로도 넉넉하지 않다. 성인은 미세한 것을 보고 싹을 알며 실마리를 보고 끝을 안다. 그러므로 상아 젓가락을 보고 두려워하였으니 천하로도 넉넉하지 않을 줄 안 것이다.

周公旦已勝殷,將攻商蓋。辛公甲曰:「大難攻,小易服。不如服衆小以劫大。」乃攻九夷而商蓋服矣。

주공 단이 이미 은나라를 이기고 상개를 치려 하였다. 신공갑이 말하였다. 「큰 것은 치기 어렵고 작은 것은 복종시키기 쉽습니다. 여러 작은 것을 복종시켜 큰 것을 겁박하는 것만 못합니다.」 이에 구이를 치니 상개가 복종하였다.

紂爲長夜之飲,懽以失日,問其左右,盡不知也。乃使人問箕子。箕子謂其徒曰:「爲天下主而一國皆失日,天下其危矣。一國皆不知而我獨知之,吾其危矣。」辭以醉而不知。

주가 긴 밤의 술자리를 벌여 즐기다가 날짜를 잃고 좌우에게 물으니 다들 알지 못하였다. 이에 사람을 시켜 기자에게 묻게 하였다. 기자가 그 무리에게 말하였다. 「천하의 주인이 되어 온 나라가 다 날짜를 잃었으니 천하가 위태롭다. 온 나라가 다 모르는데 나 홀로 안다면 내가 위태롭다.」 취하여 알지 못한다고 사양하였다.

魯人身善織屨,妻善織縞,而欲徙於越。或謂之曰:「子必窮矣。」魯人曰:「何也?」曰:「屨爲履之也,而越人跣行;縞爲冠之也,而越人被髪。以子之所長,游於不用之國,欲使無窮,其可得乎?」

노나라 사람으로 제 몸은 신을 잘 삼고 아내는 흰 비단을 잘 짜는 이가 있었는데 월나라로 옮기려 하였다. 어떤 이가 말하였다. 「그대는 반드시 궁해질 것이오.」 노나라 사람이 말하였다. 「어째서요?」 말하였다. 「신은 신으려는 것인데 월나라 사람은 맨발로 다니고, 흰 비단은 관을 쓰려는 것인데 월나라 사람은 머리를 풀어 헤칩니다. 그대가 잘하는 것으로 쓰이지 않는 나라에 가서 궁하지 않기를 바란들 될 수 있겠소?」

陳軫貴於魏王。惠子曰:「必善事左右。夫楊,橫樹之即生,倒樹之即生,折而樹之又生。然使十人樹之而一人拔之,則毋生楊。至以十人之衆,樹易生之物而不勝一人者,何也?樹之難而去之易也。子雖工自樹於王,而欲去子者衆,子必危矣。」

진진이 위왕에게 귀해졌다. 혜자가 말하였다. 「반드시 좌우를 잘 섬기시오. 무릇 버드나무는 가로로 심어도 살고 거꾸로 심어도 살며 꺾어 심어도 삽니다. 그러나 열 사람이 심고 한 사람이 뽑으면 산 버드나무가 없습니다. 열 사람의 무리로 살기 쉬운 것을 심고도 한 사람을 이기지 못함은 어째서입니까. 심기는 어렵고 없애기는 쉬워서입니다. 그대가 비록 왕에게 스스로를 잘 심어도 그대를 없애려는 이가 많으면 그대는 반드시 위태롭습니다.」

魯季孫新弑其君,吳起仕焉。或謂起曰:「夫死者,始死而血,已血而衂,已衂而灰,已灰而土。及其土也,無可爲者矣。今季孫乃始血,其毋乃未可知也。」吳起因去之晉。

노나라 계손이 새로 그 임금을 죽였는데 오기가 거기서 벼슬하였다. 어떤 이가 오기에게 말하였다. 「무릇 죽은 것은 처음 죽어서는 피가 있고, 피가 마르면 진물이 나며, 진물이 마르면 재가 되고, 재가 되면 흙이 됩니다. 그 흙이 됨에 미쳐서는 어찌할 것이 없습니다. 이제 계손은 비로소 피가 났으니 그 끝을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오기는 이에 떠나 진나라로 갔다.

隰斯彌見田成子,田成子與登臺四望。三面皆暢,南望,隰子家之樹蔽之。田成子亦不言。隰子歸,使人伐之。斧離數創,隰子止之。其相室曰:「何變之數也?」隰子曰:「古者有諺曰:『知淵中之魚者不祥。』夫田子將有大事,而我示之知微,我必危矣。不伐樹,未有罪也;知人之所不言,其罪大矣。」乃不伐也。

습사미가 전성자를 뵈니 전성자가 함께 대에 올라 사방을 바라보았다. 세 면은 다 트였는데 남쪽을 바라보니 습자 집의 나무가 가렸다. 전성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습자가 돌아가 사람을 시켜 나무를 베게 하였다. 도끼가 몇 번 찍자 습자가 그치게 하였다. 그 집사가 말하였다. 「어찌 이리 자주 바꾸십니까?」 습자가 말하였다. 「옛말에 이르기를 『못 속의 고기를 아는 이는 상서롭지 않다』 하였다. 무릇 전자가 큰일을 벌이려 하는데 내가 미세한 것을 안다고 보이면 나는 반드시 위태롭다. 나무를 베지 않음은 죄가 없으나, 남이 말하지 않은 것을 앎은 그 죄가 크다.」 이에 베지 않았다.

楊子過於宋東之逆旅。有妾二人,其惡者貴,美者賤。楊子問其故。逆旅之父荅曰:「美者自美,吾不知其美也;惡者自惡,吾不知其惡也。」楊子謂弟子曰:「行賢而去自賢之心,焉往而不美?」衞人嫁其子而教之曰:「必私積聚。爲人婦而出,常也;其成居,幸也。」其子因私積聚,其姑以爲多私而出之。其子所以反者,倍其所以嫁。其父不自罪於教子非也,而自知其益富。今人臣之處官者,皆是類也。

양자가 송나라 동쪽 여관을 지났다. 첩 둘이 있었는데 못생긴 이가 귀하고 잘생긴 이가 천하였다. 양자가 그 까닭을 물었다. 여관 주인이 대답하였다. 「잘생긴 이는 스스로 잘생겼다 여기니 나는 그 잘생김을 모르겠고, 못생긴 이는 스스로 못생겼다 여기니 나는 그 못생김을 모르겠습니다.」 양자가 제자에게 말하였다. 「어질게 행하면서 스스로 어질다 여기는 마음을 버리면 어디 간들 아름답지 않겠는가.」 위나라 사람이 제 딸을 시집보내며 가르쳐 말하였다. 「반드시 사사로이 모아 두어라. 남의 아내가 되어 쫓겨남은 흔한 일이요 끝까지 사는 것이 요행이다.」 그 딸이 이에 사사로이 모아 두니 그 시어미가 사사로움이 많다 하여 쫓아냈다. 그 딸이 돌아올 때 가져온 것이 시집갈 때의 갑절이었다. 그 아비는 자식을 가르친 것이 그름을 스스로 죄주지 않고 그 재산이 는 것만 알았다. 이제 신하로 벼슬자리에 있는 이가 다 이런 무리다.

魯丹三說中山之君而不受也,因散五十金事其左右。復見,未語,而君與之食。魯丹出,而不反舍,遂去中山。其御曰:「反見,乃始善我,何故去之?」魯丹曰:「夫以人言善我,必以人言罪我。」未出境,而公子惡之曰:「爲趙來間中山。」君因索而罪之。

노단이 세 번 중산의 임금에게 말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으므로 오십 금을 흩어 그 좌우를 섬겼다. 다시 뵈니 말도 하기 전에 임금이 함께 밥을 먹었다. 노단이 나와 여관에 돌아가지도 않고 마침내 중산을 떠났다. 그 마부가 말하였다. 「다시 뵈어 이제 비로소 우리를 좋아하는데 무슨 까닭으로 떠나십니까?」 노단이 말하였다. 「무릇 남의 말로 나를 좋아하면 반드시 남의 말로 나를 죄줄 것이다.」 지경을 나서기 전에 어떤 공자가 그를 헐뜯어 말하였다. 「조나라를 위해 중산을 엿보러 왔습니다.」 임금이 이에 찾아내어 죄주었다.

田伯鼎好士而存其君,白公好士而亂荊。其好士則同,其所以爲則異。公孫友自刖而尊百里,竪刁自宮而諂桓公。其自刑則同,其所以自刑之爲則異。慧子曰:「狂者東走,逐者亦東走。其東走則同,其所以東走之爲則畢。故曰:同事之人,不可不審察也。」

전백정은 선비를 좋아하여 그 임금을 남겼고 백공은 선비를 좋아하여 초나라를 어지럽혔다. 그 선비를 좋아함은 같으나 그 하려는 바는 달랐다. 공손우는 스스로 발을 잘라 백리해를 높였고 수조는 스스로 거세하여 환공에게 아첨하였다. 그 스스로 형벌함은 같으나 그 스스로 형벌하여 하려는 바는 달랐다. 혜자가 말하였다. 「미친 이가 동으로 달리면 쫓는 이도 동으로 달린다. 그 동으로 달림은 같으나 그 동으로 달리는 까닭은 다르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은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