說林下
伯樂教二人相踶馬,相與之簡子廐觀馬。一人舉踶馬。其一人從後而循之,三撫其尻而馬不踶。此自以爲失相。其一人曰:「子非失相也。此其爲馬也,踒肩而腫膝。夫踶馬也者,舉後而任前,腫膝不可任也,故後不舉。子巧於相踶馬而拙於任腫膝。」夫事有所必歸,而以有所腫膝而不任,智者之所獨知也。惠子曰:「置猿於柙中,則與豚同。」故勢不便,非所以逞能也。
백락이 두 사람에게 발길질하는 말 보는 법을 가르치고 함께 간자의 마구간에 가서 말을 보았다. 한 사람이 발길질하는 말을 짚었다. 다른 한 사람이 뒤에서 따라가 그 꽁무니를 세 번 어루만졌으나 말이 발길질하지 않았다. 짚은 이는 스스로 잘못 보았다고 여겼다. 그 한 사람이 말하였다. 「그대가 잘못 본 것이 아니다. 이 말은 어깨가 접질리고 무릎이 부었다. 무릇 발길질하는 말은 뒤를 들고 앞에 몸을 싣는데 부은 무릎으로는 실을 수 없으므로 뒤를 들지 못한다. 그대는 발길질하는 말 보기에는 교묘하나 부은 무릎에 몸을 싣는 데는 서툴다.」 무릇 일에는 반드시 돌아갈 데가 있는데 부은 무릎이 있어 싣지 못함은 슬기로운 이만 홀로 아는 바다. 혜자가 말하였다. 「원숭이를 우리에 두면 돼지와 같다.」 그러므로 형세가 편하지 않으면 능함을 펼 데가 아니다.
衛將軍文子見曾子,曾子不起而延於坐席,正身於奧。文子謂其御曰:「曾子,愚人也哉!以我爲君子也,君子安可毋敬也?以我爲暴人也,暴人安可侮也?曾子不僇,命也。」
위나라 장군 문자가 증자를 뵈니 증자가 일어나지 않고 자리에 앉기를 청하며 아랫목에 몸을 바로 하였다. 문자가 그 마부에게 말하였다. 「증자는 어리석은 사람이구나! 나를 군자로 여긴다면 군자를 어찌 공경하지 않을 수 있으며, 나를 사나운 사람으로 여긴다면 사나운 사람을 어찌 업신여길 수 있는가. 증자가 죽임을 당하지 않음은 운이다.」
鳥有翢翢者,重首而屈尾,將欲飲於河,則必顛,乃銜其羽而飲之。人之所有飲不足者,不可不索其羽也。
새 가운데 조조라는 것이 있어 머리가 무겁고 꼬리가 굽었다. 하수에서 물을 마시려 하면 반드시 고꾸라지므로 다른 새가 그 깃을 물어 주어야 마신다. 사람으로서 마실 것이 넉넉하지 않은 이는 그 깃을 찾지 않을 수 없다.
鱣似蛇,蠶似蠋。人見蛇則驚駭,見蠋則毛起。漁者持鱣,婦人拾蠶,利之所在,皆爲賁、諸。
드렁허리는 뱀을 닮고 누에는 배추벌레를 닮았다. 사람이 뱀을 보면 놀라고 배추벌레를 보면 털이 선다. 그러나 고기잡이는 드렁허리를 잡고 아낙은 누에를 줍는다. 이익이 있는 곳에서는 다 맹분과 전제가 된다.
伯樂教其所憎者相千里之馬,教其所愛者相駑馬。千里之馬時一,其利緩;駑馬日售,其利急。此《周書》所謂「下言而上用者,惑也。」
백락은 제가 미워하는 이에게 천리마 보는 법을 가르치고 제가 사랑하는 이에게 노둔한 말 보는 법을 가르쳤다. 천리마는 어쩌다 하나라 그 이익이 더디고, 노둔한 말은 날마다 팔리니 그 이익이 급하다. 이것이 「주서」에 이른바 「낮은 말인데 위에서 쓰는 것은 홀림이다」이다.
桓赫曰:「刻削之道,鼻莫如大,目莫如小。鼻大可小,小不可大也;目小可大,大不可小也。」舉事亦然。爲其後可復者也,則事寡敗矣。
환혁이 말하였다. 「새기고 깎는 법은 코는 크게 하는 것만 한 것이 없고 눈은 작게 하는 것만 한 것이 없다. 코가 크면 작게 할 수 있으나 작으면 크게 할 수 없고, 눈이 작으면 크게 할 수 있으나 크면 작게 할 수 없다.」 일을 듦도 또한 그러하다. 그 뒤에 되돌릴 수 있게 하면 일에 낭패가 적다.
崇侯、惡來知不適紂之誅也,而不見武王之滅之也。比干、子胥知其君之必亡也,而不知身之死也。故曰:「崇侯、惡來知心而不知事,比干、子胥知事而不知心。」聖人其備矣。
숭후와 오래는 주에게 베어지지 않을 줄은 알았으나 무왕이 그를 없앨 것은 보지 못하였다. 비간과 오자서는 그 임금이 반드시 망할 줄은 알았으나 제 몸이 죽을 줄은 알지 못하였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숭후와 오래는 마음을 알고 일을 몰랐으며, 비간과 오자서는 일을 알고 마음을 몰랐다」 한다. 성인은 그 둘을 갖추었다.
宋太宰貴而主斷。季子將見宋君,梁子聞之曰:「語必可與太宰三坐乎,不然,將不免。」季子因說以貴主而輕國。
송나라 태재가 귀하여 임금의 결단을 가로챘다. 계자가 송나라 임금을 뵈려 하니 양자가 듣고 말하였다. 「말은 반드시 태재와 셋이 마주 앉아 할 만한 것이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화를 면하지 못한다.」 계자는 이에 임금을 귀히 여기고 나라를 가벼이 여기는 말로 설득하였다.
楊朱之弟楊布衣素衣而出。天雨,解素衣,衣緇衣而反,其狗不知而吠之。楊布怒,將擊之。楊朱曰:「子毋擊也,子亦猶是。曩者使女狗白而往,黑而來,子豈能毋怪哉?」
양주의 아우 양포가 흰옷을 입고 나갔다. 비가 오자 흰옷을 벗고 검은 옷을 입고 돌아오니 그 개가 알아보지 못하고 짖었다. 양포가 노하여 치려 하니 양주가 말하였다. 「그대는 치지 말라. 그대도 이와 같을 것이다. 지난번에 네 개가 희게 나갔다가 검게 돌아왔다면 그대인들 괴이하게 여기지 않을 수 있겠는가.」
惠子曰:「羿執決持扞,操弓關機,越人爭爲持旳。弱子扜弓,慈母入室閉户。」故曰:「可必,則越人不疑羿;不可必,則慈母逃弱子。」
혜자가 말하였다. 「예가 깍지를 끼고 팔찌를 차며 활을 잡고 시위를 걸면 월나라 사람도 다투어 과녁을 잡아 준다. 그러나 어린아이가 활을 당기면 자애로운 어미도 방에 들어가 문을 닫는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반드시 맞힐 수 있으면 월나라 사람도 예를 의심하지 않고, 반드시 맞힐 수 없으면 자애로운 어미도 어린 자식을 피한다」 한다.
桓公問管仲:「富有涯乎?」答曰:「水之以涯,其無水者也;富之以涯,其富已足者也。人不能自止於足,而亡其富之涯乎!」
환공이 관중에게 물었다. 「부유함에 끝이 있는가?」 대답하였다. 「물의 끝은 물이 없는 데요, 부유함의 끝은 그 부유함에 이미 족한 데입니다. 사람이 스스로 족함에 그치지 못하니 그 부유함의 끝을 잃는 것입니다.」
宋之富賈有監止子者,與人爭買百金之璞玉,因佯失而毁之,負其百金,而理其毁瑕,得千溢焉。事有舉之而有敗,而賢其毋舉之者,負之時也。
송나라의 부유한 장사꾼 가운데 감지자라는 이가 있었다. 남과 백 금짜리 옥 원석을 사려고 다투다가 짐짓 떨어뜨려 깨뜨렸다. 그 백 금을 물어 주고 깨진 자리를 다듬어 천 일을 얻었다. 일에는 들어서 낭패가 되어도 들지 않은 이보다 나은 것이 있으니 물어 주는 때가 그것이다.
有欲以御見荊王者,衆騶妬之。因曰:「臣能撽鹿。」見王。王爲禦,不及鹿;自御,及之。王善其御也,乃言衆騶妬之。
수레 몰기로 초왕을 뵈려는 이가 있었는데 뭇 마부가 시샘하였다. 이에 말하였다. 「신은 사슴을 몰아 칠 수 있습니다.」 왕을 뵈었다. 왕이 몰았을 때는 사슴에 미치지 못하였는데 그가 몰자 미쳤다. 왕이 그 몰기를 좋다 하니 이에 뭇 마부가 시샘한 일을 말하였다.
荊令公子將伐陳。丈人送之曰:「晉彊,不可不慎也。」公子曰:「丈人奚憂?吾爲丈人破晉。」丈人曰:「可。吾方廬陳南門之外。」公子曰:「是何也?」曰:「我笑勾踐也。爲人之如是其易也,己獨何爲密密十年難乎?」
초나라가 공자에게 진나라를 치게 하였다. 어떤 어른이 배웅하며 말하였다. 「진나라가 강하니 삼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공자가 말하였다. 「어른께서는 무엇을 근심하십니까. 내가 어른을 위해 진나라를 깨뜨리겠습니다.」 어른이 말하였다. 「좋습니다. 나는 진나라 남문 밖에 오두막을 짓겠습니다.」 공자가 말하였다. 「그것은 무슨 말입니까?」 말하였다. 「나는 구천을 비웃는 것입니다. 남을 위함이 이처럼 쉬운데 저 홀로 무엇 하러 은밀히 열 해나 어렵게 하였겠습니까.」
堯以天下讓許由,許由逃之,舍於家人,家人藏其皮冠。夫弃天下而家人藏其皮冠,是不知許由者也。
요가 천하를 허유에게 사양하니 허유가 달아나 남의 집에 묵었는데 그 집 사람이 그의 가죽 관을 감추었다. 무릇 천하를 버린 이인데 집 사람이 그 가죽 관을 감추었으니 이는 허유를 모르는 것이다.
三虱相與訟,一虱過之,曰:「訟者奚說?」三虱曰:「爭肥饒之地。」一虱曰:「若亦不患臘之至而茅之燥耳,若又奚患於是?」乃相與聚嘬其母而食之。彘臞,人乃弗殺。
이 세 마리가 서로 다투는데 한 마리가 지나가며 말하였다. 「다투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세 마리가 말하였다. 「살지고 넉넉한 자리를 다툰다.」 한 마리가 말하였다. 「너희는 섣달이 이르러 띠풀이 말라 타는 것을 근심하지 않느냐? 너희는 또 무엇을 이것으로 근심하느냐?」 이에 서로 모여 그 어미인 돼지를 물어뜯어 먹었다. 돼지가 여위니 사람이 이에 잡지 않았다.
蟲有螝者,一身兩口,爭食相齕也。遂相殺,因自殺。人臣之爭事而亡其國者,皆螝類也。
벌레 가운데 훼라는 것이 있어 몸 하나에 입이 둘인데 먹이를 다투어 서로 물어뜯는다. 마침내 서로 죽이니 이는 스스로 죽는 것이다. 신하가 일을 다투어 그 나라를 잃게 하는 이는 다 훼의 무리다.
宮有堊,器有滌,則潔矣。行身亦然,無滌堊之地則寡非矣。
궁실은 흰 흙을 바르고 그릇은 씻으면 깨끗해진다. 몸을 행함도 그러하니 씻고 바를 데가 없으면 그름이 적다.
公子糾將爲亂,桓公使使者視之。使者報曰:「笑不樂,視不見,必爲亂。」乃使魯人殺之。
공자 규가 난을 일으키려 하니 환공이 사자를 보내 살피게 하였다. 사자가 아뢰었다. 「웃어도 즐겁지 않고 보아도 보이지 않으니 반드시 난을 일으킬 것입니다.」 이에 노나라 사람을 시켜 죽이게 하였다.
公孫弘斷髪而爲越王騎,公孫喜使人絶之,曰:「吾不與子爲昆弟矣。」公孫弘曰:「我斷髪,子斷頸而爲人用兵,我將謂子何?」周南之戰,公孫喜死焉。
공손홍이 머리를 깎고 월왕의 기병이 되니 공손희가 사람을 시켜 끊으며 말하였다. 「나는 그대와 형제가 되지 않겠다.」 공손홍이 말하였다. 「나는 머리를 깎았고 그대는 목을 잘라 남을 위해 군사를 부리니 내가 그대를 무어라 하겠는가.」 주남의 싸움에서 공손희가 죽었다.
有與悍者鄰,欲賣宅而避之。人曰:「是其貫將滿矣,子姑待之。」答曰:「吾恐其以我滿貫也。」遂去之。故曰:「物之幾者,非所靡也。」
사나운 자와 이웃한 이가 집을 팔고 피하려 하였다. 어떤 이가 말하였다. 「그자의 죄가 곧 가득 찰 것이니 그대는 잠시 기다리시오.」 대답하였다. 「나는 그가 나로 죄를 가득 채울까 두렵소.」 마침내 떠났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일이 낌새 있는 것은 머뭇거릴 바가 아니다」 한다.
孔子謂弟子曰:「孰能導子西之釣名也?」子貢曰:「賜也能。」乃導之,不復疑也。孔子曰:「寛哉,不被於利!絜哉,民性有恆!曲爲曲,直爲直。」孔子曰:「子西不免。」白公之難,子西死焉。故曰:「直於行者曲於欲。」
공자가 제자에게 말하였다. 「누가 자서의 이름 낚음을 이끌 수 있는가?」 자공이 말하였다. 「제가 할 수 있습니다.」 이에 이끄니 다시 의심하지 않았다. 공자가 말하였다. 「너그럽구나, 이익에 덮이지 않았으니! 깨끗하구나, 백성의 성품에 떳떳함이 있으니! 굽은 것은 굽었다 하고 곧은 것은 곧다 한다.」 공자가 말하였다. 「자서는 화를 면하지 못한다.」 백공의 난에 자서가 죽었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행실에 곧은 이는 바람에 굽는다」 한다.
晉中行文子出亡,過於縣邑。從者曰:「此嗇夫,公之故人。公奚不休舍,且待後車?」文子曰:「吾嘗好音,此人遺我鳴琴;吾好珮,此人遺我玉環:是振我過者也。以求容於我者,吾恐其以我求容於人也。」乃去之。果收文子後車二乘而獻之其君矣。
진나라 중항문자가 달아나다가 어느 고을을 지났다. 따르는 이가 말하였다. 「이 고을 아전은 공의 옛 벗입니다. 공께서는 어찌 쉬어 묵으며 뒤차를 기다리지 않으십니까?」 문자가 말하였다. 「내가 일찍이 음악을 좋아하니 이 사람이 내게 우는 거문고를 주었고, 내가 패옥을 좋아하니 이 사람이 내게 옥가락지를 주었다. 이는 내 허물을 떨쳐 준 것이 아니다. 그것으로 내게 잘 보이려던 이니 나는 그가 나로 남에게 잘 보이려 할까 두렵다.」 이에 떠났다. 과연 문자의 뒤차 두 대를 거두어 제 임금에게 바쳤다.
周趮謂宮他曰:「爲我謂齊王曰:以齊資我於魏,請以魏事王。」宮他曰:「不可,是示之無魏也。齊王必不資於無魏者,而以怨有魏者。公不如曰:『以王之所欲,臣請以魏聽王。』齊王必以公爲有魏也,必因公。是公有齊也,因以有齊、魏矣。」
주조가 궁타에게 말하였다. 「나를 위해 제왕에게 말해 주시오. 제나라로 나를 위나라에서 밑천 대 주면 위나라로 왕을 섬기게 하겠다고.」 궁타가 말하였다. 「안 됩니다. 이는 위나라가 없음을 보이는 것입니다. 제왕은 반드시 위나라가 없는 이에게 밑천을 대어 위나라를 가진 이에게 원망 사지 않을 것입니다. 공은 이렇게 말하는 것만 못합니다. 『왕께서 바라시는 대로 신이 위나라로 왕의 말을 듣게 하겠습니다.』 제왕은 반드시 공에게 위나라가 있다고 여겨 반드시 공을 통할 것입니다. 이는 공에게 제나라가 있는 것이니, 그로써 제나라와 위나라를 다 가지게 됩니다.」
白圭爲宋大尹曰:「君長自知政,公無事矣。今君少主也而務名,不如令荊賀君之孝也,則君不奪公位,而大敬重公,則公常用宋矣。」
백규가 송나라 태윤에게 말하였다. 「임금께서 자라서 스스로 정사를 알게 되면 공은 할 일이 없어집니다. 이제 임금이 어린 주인이면서 이름에 힘쓰니, 초나라로 하여금 임금의 효성을 치하하게 하는 것만 못합니다. 그러면 임금이 공의 자리를 빼앗지 않고 공을 크게 공경하고 무겁게 여길 것이니, 공이 늘 송나라에서 쓰일 것입니다.」
管仲、鮑叔相謂曰:「君亂甚矣,必失國。齊國之諸公子其可輔者,非公子糾則小白也。與子人事一人焉,先達者相收。」管仲乃從公子糾,鮑叔從小白。國人果弑君。小白先入爲君,魯人拘管仲而效之,鮑叔言而相之。故諺曰:「巫咸雖善祝,不能自祓也;秦醫雖善除,不能自彈也。」以管仲之聖而待鮑叔之助,此鄙諺所謂「虜自賣裘而不售,士自譽辯而不信」者也。
관중과 포숙이 서로 말하였다. 「임금이 어지러움이 심하니 반드시 나라를 잃을 것이다. 제나라 공자들 가운데 도울 만한 이는 공자 규가 아니면 소백이다. 그대와 내가 각각 한 사람씩 섬겨 먼저 뜻을 이룬 쪽이 서로 거두어 주자.」 관중은 이에 공자 규를 따르고 포숙은 소백을 따랐다. 나라 사람이 과연 임금을 죽였다. 소백이 먼저 들어가 임금이 되고 노나라 사람이 관중을 붙잡아 바치니 포숙이 말하여 재상이 되게 하였다. 그러므로 속담에 이르기를 「무함이 비록 빌기를 잘해도 스스로 재앙을 떨치지 못하고, 진나라 의원이 비록 잘 없애도 스스로 침을 놓지 못한다」 한다. 관중의 성스러움으로도 포숙의 도움을 기다렸으니, 이것이 속담에 이른바 「종이 스스로 갖옷을 팔면 팔리지 않고, 선비가 스스로 말솜씨를 기리면 믿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荊王伐吳,吳使沮衛、蹷融犒於荊師,而將軍曰:「縛之,殺以釁鼓。」問之曰:「汝來,卜乎?」答曰:「卜。」「卜吉乎?」曰:「吉。」荊人曰:「今荊將欲女釁鼓,其何也?」答曰:「是故其所以吉也。吳使臣來也,固視將軍怒。將軍怒,將深溝高壘;將軍不怒,將懈怠。今也將軍殺臣,則吳必警守矣。且國之卜,非爲一臣卜。夫殺一臣而存一國,其不言吉,何也?且死者無知,則以臣釁鼓無益也;死者有知也,臣將當戰之時,臣使鼓不鳴。」荊人因不殺也。
초왕이 오나라를 치니 오나라가 저위와 궐융을 시켜 초나라 군사를 위로하게 하였다. 장군이 말하였다. 「묶어라. 죽여 북에 피를 바르겠다.」 물어 말하였다. 「너희가 올 때 점쳤느냐?」 대답하였다. 「점쳤습니다.」 「점이 길하였느냐?」 말하였다. 「길하였습니다.」 초나라 사람이 말하였다. 「이제 초나라가 너희로 북에 피를 바르려 하니 그것은 어찌 된 것이냐?」 대답하였다. 「그래서 길한 것입니다. 오나라가 신을 보낸 것은 본디 장군의 노함을 보려는 것입니다. 장군이 노하면 도랑을 깊이 파고 보루를 높일 것이요, 장군이 노하지 않으면 게을러질 것입니다. 이제 장군이 신을 죽이면 오나라는 반드시 경계하여 지킬 것입니다. 또 나라의 점은 신하 하나를 위한 점이 아닙니다. 무릇 신하 하나를 죽여 나라 하나를 남긴다면 그것을 길하다 하지 않고 무엇이라 하겠습니까. 또 죽은 이가 앎이 없으면 신으로 북에 피를 발라도 이익이 없고, 죽은 이가 앎이 있으면 신은 싸울 때에 북이 울리지 않게 하겠습니다.」 초나라 사람이 이에 죽이지 않았다.
知伯將伐仇由而道難不通,乃鑄大鐘遺仇由之君。仇由之君大說,除道將内之。赤章曼枝曰:「不可。此小之所以事大也,而今也大以來,卒必隨之,不可内也。」仇由之君不聽,遂内之。赤章曼枝因斷轂而驅,至於齊,七月而仇由亡矣。
지백이 구유를 치려 하였으나 길이 험해 통하지 않으므로 큰 종을 부어 구유의 임금에게 보냈다. 구유의 임금이 크게 기뻐하여 길을 닦아 들이려 하였다. 적장만지가 말하였다. 「안 됩니다. 이는 작은 나라가 큰 나라를 섬기는 방법인데 이제 큰 나라가 보내왔으니 군사가 반드시 뒤따를 것입니다. 들여서는 안 됩니다.」 구유의 임금이 듣지 않고 마침내 들였다. 적장만지는 이에 수레 바퀴통을 잘라 달려 제나라에 이르렀는데 일곱 달 만에 구유가 망하였다.
越已勝吳,又索卒於荊而攻晉。左史倚相謂荊王曰:「夫越破吳,豪士死,銳卒盡,大甲傷。今又索卒以攻晉,示我不病也。不如起師與分吳,」荊王曰:「善。」因起師而從越。越王怒,將擊之。大夫種曰:「不可。吾豪士盡,大甲傷。我與戰,必不尅,不如賂之。」乃割露山之陰五百里以賂之。
월나라가 이미 오나라를 이기고 또 초나라에 군졸을 청하여 진나라를 치려 하였다. 좌사 의상이 초왕에게 말하였다. 「무릇 월나라가 오나라를 깨뜨려 뛰어난 선비가 죽고 날랜 군졸이 다하며 큰 갑옷이 상하였습니다. 이제 또 군졸을 청하여 진나라를 치려 함은 우리에게 병들지 않았음을 보이려는 것입니다. 군사를 일으켜 함께 오나라를 나누는 것만 못합니다.」 초왕이 말하였다. 「좋다.」 이에 군사를 일으켜 월나라를 따랐다. 월왕이 노하여 치려 하니 대부 종이 말하였다. 「안 됩니다. 우리는 뛰어난 선비가 다하고 큰 갑옷이 상하였습니다. 우리가 싸우면 반드시 이기지 못하니 뇌물을 주는 것만 못합니다.」 이에 노산 북쪽 오백 리를 베어 뇌물로 주었다.
荊伐陳,吳救之,軍間三十里。雨十日,夜星。左史倚相謂子期曰:「雨十日,甲輯而兵聚。吳人必至,不如備之。」乃爲陳。陳未成也而吳人至,見荊陳而反。左史曰:「吳反覆六十里,其君子必休,小人必食。我行三十里擊之,必可敗也。」乃從之,遂破吳軍。
초나라가 진나라를 치니 오나라가 구하여 군사가 삼십 리를 사이에 두었다. 열흘 비가 내리다가 밤에 별이 났다. 좌사 의상이 자기에게 말하였다. 「열흘 비가 내려 갑옷을 거두고 병기를 모았을 것입니다. 오나라 사람이 반드시 올 것이니 대비하는 것만 못합니다.」 이에 진을 쳤다. 진이 다 이루어지기 전에 오나라 사람이 이르렀는데 초나라 진을 보고 돌아갔다. 좌사가 말하였다. 「오나라가 육십 리를 오갔으니 그 벼슬아치는 반드시 쉬고 잔사람은 반드시 밥을 먹을 것입니다. 우리가 삼십 리를 가서 치면 반드시 깨뜨릴 수 있습니다.」 이에 그 말을 따라 마침내 오나라 군사를 깨뜨렸다.
韓、趙相與爲難。韓子索兵於魏曰:「願借師以伐趙。」魏文侯曰:「寡人與趙兄弟,不可以從。」趙又索兵以攻韓,文侯曰:「寡人與韓兄弟,不敢從。」二國不得兵,怒而反。已及知文侯以構於己,乃皆朝魏。
한나라와 조나라가 서로 다투었다. 한나라가 위나라에 군사를 청하며 말하였다. 「군사를 빌려 조나라를 치기를 바랍니다.」 위나라 문후가 말하였다. 「과인은 조나라와 형제이니 따를 수 없다.」 조나라가 또 군사를 청하여 한나라를 치려 하니 문후가 말하였다. 「과인은 한나라와 형제이니 감히 따르지 못한다.」 두 나라가 군사를 얻지 못하고 노하여 돌아갔다. 뒤에 문후가 저희를 위해 사이를 맺어 준 것임을 알고 이에 다 위나라에 조회하였다.
齊伐魯,索讒鼎,魯以其鴈往。齊人曰:「鴈也。」魯人曰:「真也。」齊曰:「使樂正子春來,吾將聽子。」魯君請樂正子春,樂正子春曰:「胡不以其真往也?」君曰:「我愛之。」答曰:「臣亦愛臣之信。」
제나라가 노나라를 쳐서 참정을 찾으니 노나라가 그 가짜를 보냈다. 제나라 사람이 말하였다. 「가짜다.」 노나라 사람이 말하였다. 「참이다.」 제나라가 말하였다. 「악정자춘을 오게 하면 내가 그대 말을 듣겠다.」 노나라 임금이 악정자춘에게 청하니 악정자춘이 말하였다. 「어찌 그 참것을 보내지 않으십니까?」 임금이 말하였다. 「내가 그것을 아낀다.」 대답하였다. 「신도 신의 믿음을 아낍니다.」
韓咎立爲君,未定也。弟在周,周欲重之,而恐韓咎不立也。綦毋恢曰:「不若以車百乘送之。得立,因曰爲戒;不立,則曰來效賊也。」
한구가 임금으로 서게 되었으나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그 아우가 주나라에 있었는데 주나라가 그를 무겁게 하려 하면서도 한구가 서지 못할까 두려워하였다. 기무회가 말하였다. 「수레 백 승으로 보내는 것만 못합니다. 서게 되면 경계를 위한 것이라 하고, 서지 못하면 도적을 바치러 왔다고 하면 됩니다.」
靖郭君將城薛,客多以諫者。靖郭君謂謁者曰:「毋爲客通。」齊人有請見者曰:「臣請三言而已。過三言,臣請烹。」靖郭君因見之。客趨進曰:「海大魚。」因反走。靖郭君曰:「請聞其說。」客曰:「臣不敢以死爲戲。」靖郭君曰:「願爲寡人言之。」答曰:「君聞大魚乎?網不能止,繳不能絓也。蕩而失水,螻蟻得意焉。今夫齊亦君之海也。君長有齊,奚以薛爲?君失齊,雖隆薛城至於天,猶無益也。」靖郭君曰:「善。」乃輟,不城薛。
정곽군이 설 땅에 성을 쌓으려 하니 손님 가운데 간하는 이가 많았다. 정곽군이 알리는 이에게 말하였다. 「손님을 통하게 하지 말라.」 제나라 사람 가운데 뵙기를 청하는 이가 말하였다. 「신은 세 마디만 하기를 청합니다. 세 마디를 넘으면 신은 삶아지기를 청합니다.」 정곽군이 이에 만났다. 손님이 종종걸음으로 나아가 말하였다. 「바다 큰 고기.」 그러고는 돌아서 달아났다. 정곽군이 말하였다. 「그 말을 듣기를 청한다.」 손님이 말하였다. 「신은 감히 죽음을 놀이로 삼지 않습니다.」 정곽군이 말하였다. 「과인을 위해 말해 주기 바란다.」 대답하였다. 「임금께서는 큰 고기를 들으셨습니까. 그물로 막을 수 없고 주살로 걸 수 없습니다. 그러나 흔들려 물을 잃으면 땅강아지와 개미가 뜻을 얻습니다. 이제 무릇 제나라도 임금의 바다입니다. 임금께서 길이 제나라를 가지신다면 설 땅을 어디에 쓰시겠습니까. 임금께서 제나라를 잃으시면 비록 설의 성을 하늘까지 높이 쌓아도 오히려 이익이 없습니다.」 정곽군이 말하였다. 「좋다.」 이에 그만두고 설에 성을 쌓지 않았다.
荊王弟在秦,秦不出也。中射之士曰:「資臣百金,臣能出之。」因載百金之晉,見叔向,曰:「荊王弟在秦,秦不出也。請以百金委叔向。」叔向受金,而以見之晉平公曰:「可以城壺丘矣。」平公曰:「何也?」對曰:「荊王弟在秦,秦不出也,是秦惡荊也,必不敢禁我城壺丘。若禁之,我曰:『爲我出荊王之弟,吾不城也。』彼如出之,可以得荊;彼不出,是卒惡也,必不敢禁我城壺丘矣。」公曰:「善。」乃城壺丘。謂秦公曰:「爲我出荊王之弟,吾不城也。」秦因出之。荊王大說,以鍊金百鎰遺晉。
초왕의 아우가 진(秦)나라에 있었는데 진(秦)나라가 내보내지 않았다. 시위하던 선비가 말하였다. 「신에게 백 금을 대 주시면 신이 내보낼 수 있습니다.」 이에 백 금을 싣고 진(晉)나라로 가 숙향을 뵙고 말하였다. 「초왕의 아우가 진(秦)나라에 있는데 진(秦)나라가 내보내지 않습니다. 백 금을 숙향께 맡기기를 청합니다.」 숙향이 금을 받고 진(晉)나라 평공을 뵙고 말하였다. 「호구에 성을 쌓을 만합니다.」 평공이 말하였다. 「어째서인가?」 대답하였다. 「초왕의 아우가 진(秦)나라에 있는데 진(秦)나라가 내보내지 않으니 이는 진(秦)나라가 초나라를 미워하는 것이라 반드시 감히 우리가 호구에 성 쌓는 것을 막지 못합니다. 만약 막거든 우리가 『우리를 위해 초왕의 아우를 내보내면 성을 쌓지 않겠다』 하면 됩니다. 저들이 내보내면 초나라의 마음을 얻을 수 있고, 내보내지 않으면 이는 끝내 미워하는 것이니 반드시 감히 우리가 호구에 성 쌓는 것을 막지 못합니다.」 공이 말하였다. 「좋다.」 이에 호구에 성을 쌓고 진(秦)나라 임금에게 말하였다. 「우리를 위해 초왕의 아우를 내보내면 성을 쌓지 않겠다.」 진(秦)나라가 이에 내보냈다. 초왕이 크게 기뻐하여 불린 금 백 일을 진(晉)나라에 보냈다.
闔廬攻郢,戰三勝,問子胥曰:「可以退乎?」子胥對曰:「溺人者一飲而止,則無遂者,以其休也。不如乘之以沉之。」
합려가 영을 치며 세 번 싸워 이기고 오자서에게 물었다. 「물러가도 좋겠는가?」 오자서가 대답하였다. 「사람을 물에 빠뜨릴 때 한 번 물을 먹이고 그치면 빠뜨리지 못하니 쉬게 하기 때문입니다. 그 기세를 타고 가라앉히는 것만 못합니다.」
鄭人有一子,將宦,謂其家曰:「必築壞墻,是不善,人將竊。」其巷人亦云。不時築,而人果竊之。以其子爲智,以巷人告者爲盜。
정나라 사람에게 아들 하나가 있어 벼슬살러 가면서 제 집에 말하였다. 「반드시 무너진 담을 쌓으십시오. 이대로는 좋지 않아 남이 훔칠 것입니다.」 그 마을 사람도 그렇게 말하였다. 제때 쌓지 않아 남이 과연 훔쳤다. 그 아들은 슬기롭다 하고 마을에서 일러 준 이는 도둑이라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