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危
安術有七,危道有六。
편안한 술이 일곱이요 위태로운 길이 여섯이다.
安術:一曰賞罰隨是非,二曰禍福隨善惡,三曰死生隨法度,四曰有賢不肖而無愛惡,五曰有愚智而無非譽,六曰有尺寸而無意度,七曰有信而無詐。
편안한 술은 이렇다. 첫째, 상과 벌이 옳고 그름을 따르는 것. 둘째, 화와 복이 착하고 악함을 따르는 것. 셋째, 죽고 삶이 법도를 따르는 것. 넷째, 어질고 못남은 있으나 사랑하고 미워함이 없는 것. 다섯째, 어리석고 슬기로움은 있으나 헐뜯고 기림이 없는 것. 여섯째, 자와 치는 있으나 뜻으로 헤아림이 없는 것. 일곱째, 믿음은 있으나 속임이 없는 것.
危道:一曰斵削於繩之内,二曰斷割於法之外,三曰利人之所害,四曰樂人之所禍,五曰危人於所安,六曰所愛不親、所惡不䟽。如此,則人失其所以樂生,而忘其所以重死。人不樂生,則人主不尊;不重死,則令不行也。
위태로운 길은 이렇다. 첫째, 먹줄 안쪽을 깎는 것. 둘째, 법 밖에서 끊고 가르는 것. 셋째, 남이 해롭게 여기는 것을 이롭게 여기는 것. 넷째, 남이 화로 여기는 것을 즐기는 것. 다섯째, 남을 편안한 자리에서 위태롭게 하는 것. 여섯째, 사랑하는 이를 친히 하지 않고 미워하는 이를 멀리하지 않는 것. 이러하면 사람이 살기를 즐기는 까닭을 잃고 죽음을 무겁게 여기는 까닭을 잊는다. 사람이 살기를 즐기지 않으면 임금이 높지 않고, 죽음을 무겁게 여기지 않으면 명령이 행해지지 않는다.
使天下皆極智能於儀表,盡力於權衡,以動則勝,以靜則安。治世使人樂生於爲是,愛身於爲非,小人少而君子多。故社稷長立,國家久安。奔車之上無仲尼,覆舟之下無伯夷。故號令者,國之舟車也。安則智廉生,危則爭鄙起。故安國之法,若饑而食、寒而衣,不令而自然也。先王寄理於竹帛,其道順,故後世服。今使人去饑寒,雖賁、育不能行;廢自然,雖順道而不立。強勇之所不能行,則上不能安。上以無厭責已盡,則下對「無有」,無有則輕法。法所以爲國也而輕之,則功不立、名不成。
천하로 하여금 다 표준에 슬기와 능함을 다하고 저울에 힘을 다하게 하면, 움직여서는 이기고 고요히 있어서는 편안하다. 다스려진 세상은 사람이 옳은 일을 하며 살기를 즐기게 하고 그른 일을 함에 제 몸을 아끼게 하니, 소인이 적고 군자가 많다. 그러므로 사직이 길게 서고 나라가 오래 편안하다. 달리는 수레 위에 중니가 없고 뒤집히는 배 아래에 백이가 없다. 그러므로 호령이란 나라의 배와 수레다. 편안하면 슬기와 청렴이 나고 위태로우면 다툼과 비루함이 인다. 그러므로 나라를 편안히 하는 법은 주리면 먹고 추우면 입는 것 같아 명령하지 않아도 절로 그러하다. 선왕은 이치를 대와 비단에 부쳤는데 그 도가 순하므로 후세가 복종하였다. 이제 사람에게 주림과 추위를 버리게 하면 비록 맹분과 하육이라도 행할 수 없고, 절로 그러함을 폐하면 비록 도를 따르더라도 서지 않는다. 강하고 용맹한 이도 행할 수 없는 것이면 위에서 편안히 할 수 없다. 위가 물릴 줄 모름으로 이미 다한 것을 책하면 아래는 「없다」고 대답하고, 없으면 법을 가벼이 여긴다. 법은 나라를 위한 것인데 가벼이 여기면 공이 서지 않고 이름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聞古扁鵲之治其病也,以刀刺骨;聖人之救危國也,以忠拂耳。刺骨,故小痛在體而長利在身;拂耳,故小逆在心而久福在國。故甚病之人利在忍痛,猛毅之君以福拂耳。忍痛,故扁鵲盡巧;拂耳,則子胥不失,壽安之術也。病而不忍痛,則失扁鵲之巧;危而不拂耳,則失聖人之意。如此,長利不遠垂,功名不久立。
듣건대 옛 편작이 그 병을 다스릴 때 칼로 뼈를 찔렀다 하고, 성인이 위태로운 나라를 구할 때 충성으로 귀를 거슬렀다 한다. 뼈를 찌르므로 작은 아픔이 몸에 있고 긴 이로움이 몸에 있으며, 귀를 거스르므로 작은 거스름이 마음에 있고 오랜 복이 나라에 있다. 그러므로 몹시 병든 사람은 이로움이 아픔을 참는 데 있고, 굳세고 매서운 임금은 복이 귀를 거스름에 있다. 아픔을 참으므로 편작이 재주를 다하고, 귀를 거스르므로 오자서를 잃지 않으니 오래 살고 편안한 술이다. 병들었는데 아픔을 참지 않으면 편작의 재주를 잃고, 위태로운데 귀를 거스르지 않으면 성인의 뜻을 잃는다. 이러하면 긴 이로움이 멀리 드리우지 않고 공과 이름이 오래 서지 않는다.
人主不自刻以堯而責人臣以子胥,是幸殷人之盡如比干;盡如比干,則上不失、下不亡。不權其力而有田成,而幸其身盡如比干,故國不得一安。廢堯、舜而立桀、紂,則人不得樂所長而憂所短。失所長,則國家無功;守所短,則民不樂生。以無功御不樂生,不可行於齊民。如此,則上無以使下,下無以事上。
임금이 스스로를 요로 새기지 않으면서 신하에게 오자서 되기를 책함은 은나라 사람이 다 비간 같기를 바라는 것이다. 다 비간 같으면 위가 잃지 않고 아래가 망하지 않는다. 제 힘을 저울질하지 않고 전성 같은 이를 두고서 그 몸이 다 비간 같기를 바라니, 그러므로 나라가 한 번도 편안함을 얻지 못한다. 요와 순을 폐하고 걸과 주를 세우면 사람이 잘하는 바를 즐기지 못하고 못하는 바를 근심한다. 잘하는 바를 잃으면 나라에 공이 없고 못하는 바를 지키면 백성이 살기를 즐기지 않는다. 공 없음으로 살기를 즐기지 않는 이를 부림은 고른 백성에게 행할 수 없다. 이러하면 위가 아래를 부릴 길이 없고 아래가 위를 섬길 길이 없다.
安危在是非,不在於強弱;存亡在虚實,不在於衆寡。故齊,萬乘也,而名實不稱,上空虚於國,内不充滿於名實,故臣得奪主。桀,天子也,而無是非,賞於無功,使讒諛以詐僞爲貴;誅於無罪,使傴以天性剖背。以詐僞爲是,天性爲非,小得勝大。
편안하고 위태로움은 옳고 그름에 있지 강하고 약함에 있지 않으며, 남고 망함은 비고 참에 있지 많고 적음에 있지 않다. 그러므로 제나라는 만승인데 이름과 실지가 걸맞지 않아 위가 나라에서 비고 안이 이름과 실지에 차지 않았으므로 신하가 임금을 빼앗을 수 있었다. 걸은 천자인데 옳고 그름이 없어 공 없는 이에게 상 주어 참소하고 아첨하는 이가 속임과 거짓으로 귀해지고, 죄 없는 이를 베어 곱사등이를 타고난 성품 때문에 등을 가르게 하였다. 속임과 거짓을 옳다 하고 타고난 성품을 그르다 하니 작은 것이 큰 것을 이겼다.
明主堅内,故不外失。失之近而不亡於遠者無有。故周之奪殷也,拾遺於庭。使殷不遺於朝,則周不敢望秋毫於境,而況敢易位乎?
밝은 임금은 안을 굳게 하므로 밖에서 잃지 않는다. 가까운 데서 잃고 먼 데서 망하지 않은 일은 있지 않다. 그러므로 주나라가 은나라를 빼앗음은 뜰에 떨어진 것을 줍듯 하였다. 만약 은나라가 조정에서 흘리지 않았다면 주나라는 감히 그 지경에서 가을 터럭 하나도 바라지 못하였을 것이니, 하물며 감히 자리를 바꾸겠는가.
明主之道忠法,其法忠心,故臨之而治,去之而思。堯無膠漆之約於當世而道行,舜無置錐之地於後世而德結。能立道於往古而垂德於萬世者之謂明主。
밝은 임금의 도는 법에 충실하고 그 법은 마음에 충실하므로, 임할 때는 다스려지고 떠난 뒤에는 사모하게 된다. 요는 당대에 아교와 옻 같은 언약이 없어도 도가 행해졌고, 순은 후세에 송곳 꽂을 땅이 없어도 덕이 맺혔다. 옛날에 도를 세우고 만세에 덕을 드리울 수 있는 이를 밝은 임금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