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守道

한비자 韓非子 · 한비(韓非)와 후학 · 기원전 3세기 · 단락 3 · 한자 743자 · 낭독 3.0분

「한비자」 수도 「守道」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법가가 한자리에 모인 책이다. 상앙의 법(法)과 신불해의 술(術)과 신도의 세(勢)를 한비가 받아 하나로 엮었다. 사람은 착해서 착한 것이 아니라 그름을 할 수 없어 착하다고 보고, 임금이 기댈 것은 어짊이 아니라 법과 술과 세라고 말한다. 모순(矛盾)이 여기서 나왔다. 뚫지 못할 방패와 뚫지 못함이 없는 창을 함께 파는 초나라 사람 이야기로 요와 순을 함께 기릴 수 없음을 보였고, 난세에서 다시 한 번 어짊과 세를 두고 같은 비유를 든다. 그루터기를 지키며 토끼를 기다린 송나라 사람(수주대토)과 발이 두 번 잘리고서야 옥으로 인정받은 화씨의 벽옥도 이 책의 이야기다. 말하기의 어려움을 다룬 세난(說難)에는 용의 목 아래 거꾸로 난 비늘 이야기가 있다. 임금에게도 그런 비늘이 있어 건드리면 죽는다는 것인데, 정작 한비 자신이 진나라에서 옥에 갇혀 죽었다. 존한(存韓)에는 한비가 진왕에게 올린 글과, 그 바로 뒤에 이사가 「한비는 한나라를 위해 온 자이니 돌려보내지 말라」고 올린 글이 나란히 실려 있다. 한 사람을 죽음으로 몬 문서가 그 사람의 책에 함께 남았다.

聖王之立法也,其賞足以勸善,其威足以勝暴,其備足以必完法。治世之臣,功多者位尊,力極者賞厚,情盡者名立。善之生如春,惡之死如秋,故民勸極力而樂盡情,此之謂上下相得。上下相得,故能使用力者自極於權衡,而務至於任鄙;戰士出死,而願爲賁、育;守道者皆懷金石之心,以死子胥之節。用力者爲任鄙,戰如賁、育,中爲金石,則君人者高枕而守已完矣。

성왕이 법을 세움에 그 상이 착함을 권하기에 넉넉하고 그 위엄이 사나움을 이기기에 넉넉하며 그 갖춤이 반드시 법을 온전히 하기에 넉넉하다. 다스려진 세상의 신하는 공이 많은 이가 자리가 높고, 힘을 다한 이가 상이 두터우며, 정을 다한 이가 이름이 선다. 착함이 남은 봄 같고 악함이 죽음은 가을 같으므로, 백성이 힘을 다하기에 힘쓰고 정을 다하기를 즐기니 이를 위와 아래가 서로 얻음이라 한다. 위와 아래가 서로 얻으므로 힘 쓰는 이가 스스로 저울에 다하여 임비에 이르기를 힘쓰고, 싸우는 군사가 죽음을 무릅쓰고 맹분과 하육이 되기를 바라며, 도를 지키는 이가 다 쇠와 돌 같은 마음을 품어 오자서의 절개에 죽으려 한다. 힘 쓰는 이가 임비가 되고 싸움이 맹분과 하육 같으며 마음이 쇠와 돌 같으면, 남의 위에 선 이는 베개를 높이 하여도 지킴이 이미 온전하다.

古之善守者,以其所重禁其所輕,以其所難止其所易,故君子與小人俱正,盜跖與曾、史俱廉。何以知之?夫貪盜不赴谿而掇金,赴谿而掇金則身不全。賁、育不量敵則無勇名,盜跖不計可則利不成。明主之守禁也,賁、育見侵於其所不能勝,盜跖見害於其所不能取,故能禁賁、育之所不能犯,守盜跖之所不能取,則暴者守愿,邪者反正。大勇愿,巨盜貞,則天下公平,而齊民之情正矣。

옛날에 잘 지킨 이는 무겁게 여기는 것으로 가벼이 여기는 것을 금하고 어려운 것으로 쉬운 것을 그치게 하였다. 그러므로 군자와 소인이 함께 바르고 도척과 증삼·사추가 함께 청렴하였다. 무엇으로 아는가. 무릇 탐하는 도둑도 시내에 뛰어들어 금을 줍지는 않으니, 시내에 뛰어들어 금을 주우면 몸이 온전하지 못해서다. 맹분과 하육도 적을 헤아리지 않으면 용맹한 이름이 없고, 도척도 될 만한지 셈하지 않으면 이익을 이루지 못한다. 밝은 임금이 금함을 지킴에, 맹분과 하육도 이길 수 없는 것에 침노당하게 하고 도척도 얻을 수 없는 것에 해를 입게 한다. 그러므로 맹분과 하육이 범할 수 없는 것을 금하고 도척이 취할 수 없는 것을 지키면, 사나운 이가 조심하고 사악한 이가 바름으로 돌아온다. 큰 용맹이 조심하고 큰 도둑이 곧아지면 천하가 공평하고 고른 백성의 정이 바르다.

人主離法失人,則危於伯夷不妄取,而不免於田成、盜跖之禍。可也?今天下無一伯夷,而姦人不絶世,故立法度量。度量信,則伯夷不失是,而盜跖不得非。法分明,則賢不得奪不肖,強不得侵弱,衆不得暴寡。託天下於堯之法,則貞士不失分,姦人不徼幸。寄千金於羿之矢,則伯夷不得亡,而盜跖不敢取。堯明於不失姦,故天下無邪;羿巧於不失發,故千金不亡。邪人不壽而盜跖止。如此,故圖不載宰予,不舉六卿;書不著子胥,不明夫差。孫、吳之略廢,盜跖之心伏。人主甘服於玉堂之中,而無瞋目切齒傾取之患;人臣垂拱於金城之内,而無扼捥聚脣嗟唶之禍。服虎而不以柙,禁姦而不以法,塞僞而不以符,此賁、育之所患,堯、舜之所難也。故設柙,非所以備鼠也,所以使怯弱能服虎也;立法,非所以備曾、史也,所以使庸主能止盜跖也;爲符,非所以豫尾生也,所以使衆人不相謾也。不獨恃比干之死節,不幸亂臣之無詐也;恃怯之所能服,握庸主之所易守。當今之世,爲人主忠計、爲天下結德者,利莫長於此。故君人者無亡國之圖,而忠臣無失身之畫。明於尊位必賞,故能使人盡力於權衡,死節於官職。通賁、育之情,不以死易生;惑於盜跖之貪,不以財易身,則守國之道畢備矣。

임금이 법을 떠나고 사람을 잃으면, 백이가 망령되이 취하지 않는 것보다 위태롭고 전성과 도척의 화를 면하지 못한다. 그래도 되겠는가. 이제 천하에 백이 하나도 없고 간사한 사람은 대대로 끊이지 않으므로 법과 도량을 세운다. 도량이 미더우면 백이가 옳음을 잃지 않고 도척이 그르게 할 수 없다. 법의 나뉨이 밝으면 어진 이가 못난 이를 빼앗지 못하고 강한 이가 약한 이를 침노하지 못하며 많은 이가 적은 이를 사납게 하지 못한다. 천하를 요의 법에 맡기면 곧은 선비가 제 몫을 잃지 않고 간사한 사람이 요행을 바라지 못한다. 천금을 예의 화살에 맡기면 백이도 잃지 않고 도척도 감히 가져가지 못한다. 요는 간사함을 놓치지 않음에 밝았으므로 천하에 사악함이 없었고, 예는 쏘아 놓치지 않음에 교묘하였으므로 천금이 없어지지 않았다. 사악한 사람이 오래 살지 못하고 도척이 그친다. 이러하므로 그림에 재여를 싣지 않고 여섯 경을 들지 않으며, 글에 오자서를 적지 않고 부차를 밝히지 않는다. 손무와 오기의 꾀가 폐하고 도척의 마음이 엎드린다. 임금은 옥으로 꾸민 집 안에서 달게 옷 입고 눈을 부릅뜨고 이를 갈며 빼앗으려는 근심이 없고, 신하는 쇠로 두른 성 안에서 팔짱을 끼고 팔뚝을 걷고 입술을 모아 탄식하는 화가 없다. 범을 복종시키면서 우리를 쓰지 않고 간사함을 금하면서 법을 쓰지 않으며 거짓을 막으면서 부절을 쓰지 않음은, 맹분과 하육도 근심하는 바요 요와 순도 어려워하는 바다. 그러므로 우리를 두는 것은 쥐를 대비하려는 것이 아니라 겁 많고 약한 이도 범을 복종시킬 수 있게 하려는 것이요, 법을 세우는 것은 증삼과 사추를 대비하려는 것이 아니라 보통 임금도 도척을 그치게 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며, 부절을 만드는 것은 미생을 미리 막으려는 것이 아니라 뭇사람이 서로 속이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홀로 비간이 절개에 죽기만 믿지 않고 어지러운 신하에게 속임이 없기를 바라지 않으며, 겁 많은 이도 복종시킬 수 있는 것을 믿고 보통 임금도 쉽게 지킬 수 있는 것을 쥔다. 오늘날 임금을 위해 충성되이 꾀하고 천하를 위해 덕을 맺으려는 이에게 이보다 긴 이익이 없다. 그러므로 남의 위에 선 이에게 나라를 잃을 그림이 없고 충성된 신하에게 몸을 잃을 계획이 없다. 높은 자리에는 반드시 상 줌에 밝으므로 사람이 저울에 힘을 다하고 벼슬에 절개로 죽게 할 수 있다. 맹분과 하육의 정에 통하여 죽음으로 삶을 바꾸지 않고, 도척의 탐함에 홀리지 않아 재물로 몸을 바꾸지 않으면, 나라를 지키는 도가 다 갖추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