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用人

한비자 韓非子 · 한비(韓非)와 후학 · 기원전 3세기 · 단락 8 · 한자 1,066자 · 낭독 4.3분

「한비자」 용인 「用人」의 한문 원문과 우리말 번역을 단락마다 나란히 실었습니다. 법가가 한자리에 모인 책이다. 상앙의 법(法)과 신불해의 술(術)과 신도의 세(勢)를 한비가 받아 하나로 엮었다. 사람은 착해서 착한 것이 아니라 그름을 할 수 없어 착하다고 보고, 임금이 기댈 것은 어짊이 아니라 법과 술과 세라고 말한다. 모순(矛盾)이 여기서 나왔다. 뚫지 못할 방패와 뚫지 못함이 없는 창을 함께 파는 초나라 사람 이야기로 요와 순을 함께 기릴 수 없음을 보였고, 난세에서 다시 한 번 어짊과 세를 두고 같은 비유를 든다. 그루터기를 지키며 토끼를 기다린 송나라 사람(수주대토)과 발이 두 번 잘리고서야 옥으로 인정받은 화씨의 벽옥도 이 책의 이야기다. 말하기의 어려움을 다룬 세난(說難)에는 용의 목 아래 거꾸로 난 비늘 이야기가 있다. 임금에게도 그런 비늘이 있어 건드리면 죽는다는 것인데, 정작 한비 자신이 진나라에서 옥에 갇혀 죽었다. 존한(存韓)에는 한비가 진왕에게 올린 글과, 그 바로 뒤에 이사가 「한비는 한나라를 위해 온 자이니 돌려보내지 말라」고 올린 글이 나란히 실려 있다. 한 사람을 죽음으로 몬 문서가 그 사람의 책에 함께 남았다.

聞古之善用人者,必循天順人而明賞罰。循天,則用力寡而功立;順人,則刑罰省而令行;明賞罰,則伯夷、盜跖不亂。如此,則白黑分矣。治國之臣,效功於國以履位,見能於官以受職,盡力於權衡以任事。人臣皆宜其能,勝其官,輕其任,而莫懷餘力於心,莫負兼官之責於君。故内無伏怨之亂,外無馬服之患。明君使事不相干,故莫訟;使士不兼官,故技長;使人不同功,故莫爭。爭訟止,技長立,則彊弱不觳力,冰炭不合形,天下莫得相傷,治之至也。

듣건대 옛날에 사람을 잘 쓴 이는 반드시 하늘을 따르고 사람을 좇으며 상벌을 밝혔다. 하늘을 따르면 힘을 적게 쓰고 공이 서고, 사람을 좇으면 형벌이 덜리고 명령이 행해지며, 상벌을 밝히면 백이와 도척이 어지럽히지 못한다. 이러하면 희고 검음이 나뉜다. 나라를 다스리는 신하는 나라에 공을 바쳐 자리를 밟고, 벼슬에서 능함을 보여 직임을 받으며, 저울에 힘을 다해 일을 맡는다. 신하가 다 제 능함에 마땅하고 그 벼슬을 이기며 그 맡음을 가벼이 여겨, 마음에 남은 힘을 품는 이가 없고 임금에게 벼슬 겸한 책임을 지는 이가 없다. 그러므로 안으로 엎드린 원망의 어지러움이 없고 밖으로 마복의 근심이 없다. 밝은 임금은 일이 서로 간섭하지 않게 하므로 다투어 송사함이 없고, 선비가 벼슬을 겸하지 않게 하므로 재주가 자라며, 사람이 공을 같이하지 않게 하므로 다툼이 없다. 다툼과 송사가 그치고 재주가 자라 서면, 강한 것과 약한 것이 힘을 겨루지 않고 얼음과 숯이 꼴을 합하지 않아 천하가 서로 상하게 하지 못하니 다스림의 지극함이다.

釋法術而心治,堯不能正一國;去規矩而妄意度,奚仲不能成一輪;廢尺寸而差短長,王爾不能半中。使中主守法術,拙匠守規矩尺寸,則萬不失矣。君人者能去賢巧之所不能,守中拙之所萬不失,則人力盡而功名立。

법과 술을 놓고 마음으로 다스리면 요도 한 나라를 바로잡을 수 없고, 그림쇠와 곱자를 버리고 망령되이 헤아리면 해중도 바퀴 하나를 이룰 수 없으며, 자와 치를 폐하고 짧고 긺을 어림잡으면 왕이도 반도 맞히지 못한다. 보통 임금에게 법과 술을 지키게 하고 서툰 장인에게 그림쇠와 곱자와 자와 치를 지키게 하면 만에 하나도 잃지 않는다. 남의 위에 선 이가 어질고 교묘한 이도 할 수 없는 것을 버리고 보통이고 서툰 이도 만에 하나 잃지 않는 것을 지키면, 사람의 힘이 다하고 공과 이름이 선다.

明主立可爲之賞,設可避之罰。故賢者勸賞而不見子胥之禍,不肖者少罪而不見傴剖背,盲者處平而不遇深谿,愚者守靜而不䧟險危。如此,則上下之恩結矣。古之人曰:「其心難知,喜怒難中也。」故以表示目,以鼓語耳,以法教心。君人者釋三易之數而行一難知之心,如此,則怒積於上而怨積於下。以積怒而御積怨,則兩危矣。明主之表易見,故約立;其教易知,故言用;其法易爲,故令行。三者立而上無私心,則下得循法而治,望表而動,隨繩而斵,因攢而縫。如此,則上無私威之毒,而下無愚拙之誅。故上居明而少怒,下盡忠而少罪。

밝은 임금은 할 만한 상을 세우고 피할 만한 벌을 베푼다. 그러므로 어진 이는 상에 힘쓰되 오자서의 화를 보지 않고, 못난 이는 죄가 적어 곱사등이가 등을 갈리는 일을 보지 않으며, 소경은 평평한 데 처하여 깊은 시내를 만나지 않고, 어리석은 이는 고요함을 지켜 험하고 위태로운 데 빠지지 않는다. 이러하면 위와 아래의 은혜가 맺힌다. 옛사람이 말하였다. 「그 마음은 알기 어렵고 기쁨과 노함은 맞히기 어렵다.」 그러므로 표로 눈에 보이고 북으로 귀에 말하며 법으로 마음을 가르친다. 남의 위에 선 이가 이 세 가지 쉬운 수를 놓고 하나의 알기 어려운 마음을 행하면, 위에 노함이 쌓이고 아래에 원망이 쌓인다. 쌓인 노함으로 쌓인 원망을 부리면 둘 다 위태롭다. 밝은 임금의 표는 보기 쉬우므로 약속이 서고, 그 가르침은 알기 쉬우므로 말이 쓰이며, 그 법은 하기 쉬우므로 명령이 행해진다. 셋이 서고 위에 사사로운 마음이 없으면, 아래가 법을 좇아 다스리고 표를 바라 움직이며 먹줄을 따라 깎고 뚫린 자리를 따라 꿰맬 수 있다. 이러하면 위에 사사로운 위엄의 독이 없고 아래에 어리석고 서툰 벰이 없다. 그러므로 위는 밝음에 처하여 노함이 적고 아래는 충성을 다하여 죄가 적다.

聞之曰:「舉事無患者,堯不得也。」而世未嘗無事也。君人者不輕爵祿,不易富貴,不可與救危國。故明主厲廉恥,招仁義。昔者介子推無爵祿而義隨文公,不忍口腹而仁割其肌,故人主結其德,書圖著其名。人主樂乎使人以公盡力,而苦乎以私奪威;人臣安乎以能受職,而苦乎以一負二。故明主除人臣之所苦,而立人主之所樂。上下之利,莫長於此。不察私門之内,輕慮重事,厚誅薄罪,久怨細過,長侮偷快,數以德追禍,是斷手而續以玉也,故世有易身之患。

들으니 「일을 들어 근심이 없기는 요도 얻지 못하였다」 한다. 그런데 세상에 일이 없은 적이 없다. 남의 위에 선 이가 작위와 녹을 가벼이 여기지 않고 부귀를 쉽게 여기지 않으면 더불어 위태로운 나라를 구할 수 없다. 그러므로 밝은 임금은 청렴과 부끄러움을 가다듬고 어짊과 의를 부른다. 옛날 개자추는 작위와 녹이 없이도 의로 문공을 따랐고, 배고픔을 차마 두고 보지 못해 어짊으로 제 살을 베었다. 그러므로 임금이 그 덕을 맺고 글과 그림에 그 이름을 적었다. 임금은 사람이 공변된 일에 힘을 다하게 함을 즐거워하고 사사로움으로 위엄을 빼앗김을 괴로워하며, 신하는 능함으로 직임을 받음을 편안히 여기고 하나로 둘을 지는 것을 괴로워한다. 그러므로 밝은 임금은 신하가 괴로워하는 바를 없애고 임금이 즐거워하는 바를 세운다. 위와 아래의 이로움에 이보다 긴 것이 없다. 사삿집 안을 살피지 않고 무거운 일을 가벼이 헤아리며, 얇은 죄에 두터이 베고 작은 허물을 오래 원망하며, 오래 업신여겨 잠깐 시원하고, 자주 은덕으로 화를 좇으려 함은 손을 자르고 옥으로 잇는 것이다. 그러므로 세상에 제 몸이 바뀌는 근심이 있다.

人主立難爲而罪不及,則私怨生;人臣失所長而奉難給,則伏怨結。勞苦不撫循,憂悲不哀憐;喜則譽小人,賢不肖俱賞;怒則毁君子,使伯夷與盜跖俱辱,故臣有叛主。

임금이 하기 어려운 것을 세우고 죄가 미치지 않으면 사사로운 원망이 나고, 신하가 잘하는 바를 잃고 대기 어려운 것을 받들면 엎드린 원망이 맺힌다. 수고롭고 괴로운데 어루만지지 않고 근심하고 슬픈데 가엾이 여기지 않으며, 기쁘면 소인을 기려 어질고 못난 이를 함께 상 주고, 노하면 군자를 헐뜯어 백이와 도척을 함께 욕되게 하니, 그러므로 신하가 임금을 배반한다.

使燕王内憎其民而外愛魯人,則燕不用而魯不附。民見憎,不能盡力而務功;魯見說,而不能離死命而親他主。如此,則人臣爲隙穴,而人主獨立。以隙穴之臣而事獨立之主,此之謂危殆。

연나라 왕이 안으로 제 백성을 미워하고 밖으로 노나라 사람을 사랑하게 하면, 연나라 사람은 쓰이지 않고 노나라 사람은 붙지 않는다. 백성은 미움을 받으니 힘을 다해 공에 힘쓸 수 없고, 노나라 사람은 기쁨을 받으나 죽을 명을 떠나 다른 임금을 친히 할 수 없다. 이러하면 신하가 틈과 구멍이 되고 임금이 홀로 선다. 틈과 구멍 같은 신하로 홀로 선 임금을 섬기니 이를 위태롭고 아슬아슬함이라 한다.

釋儀的而妄發,雖中小不巧;釋法制而妄怒,雖殺戮而姦人不恐。罪生甲,禍歸乙,伏怨乃結。故至治之國,有賞罰而無喜怒,故聖人極;有刑法而死無螫毒,故姦人服。發矢中的,賞罰當符,故堯復生,羿復立。如此,則上無殷、夏之患,下無比干之禍,君高枕而臣樂業,道蔽天地,德極萬世矣。

과녁을 놓고 망령되이 쏘면 비록 맞아도 교묘하다 하기에 작고, 법제를 놓고 망령되이 노하면 비록 죽여도 간사한 사람이 두려워하지 않는다. 죄는 갑에게서 나는데 화가 을에게 돌아가면 엎드린 원망이 이에 맺힌다. 그러므로 지극히 다스려진 나라는 상과 벌이 있으되 기쁨과 노함이 없으니 성인이 다한 것이요, 형법이 있으되 죽음에 쏘는 독이 없으니 간사한 사람이 복종한다. 화살을 쏘아 과녁에 맞히고 상벌이 부절처럼 맞으므로, 요가 다시 살아나고 예가 다시 선 것이다. 이러하면 위로 은나라와 하나라의 근심이 없고 아래로 비간의 화가 없어, 임금은 베개를 높이고 신하는 업을 즐기며 도가 하늘과 땅을 덮고 덕이 만세에 다한다.

夫人主不塞隙穴而勞力於赭堊,暴雨疾風必壞。不去眉睫之禍而慕賁、育之死,不謹蕭牆之患而固金城於遠境,不用近賢之謀而外結萬乘之交於千里,飄風一旦起,則賁、育不及救,而外交不及至,禍莫大於此。當今之世,爲人主忠計者,必無使燕王說魯人,無使近世慕賢於古,無思越人以救中國溺者。如此,則上下親、内功立、外名成。

무릇 임금이 틈과 구멍을 막지 않고 붉은 흙과 흰 흙 칠에 힘을 쓰면 사나운 비와 빠른 바람에 반드시 무너진다. 눈썹과 속눈썹의 화를 없애지 않고 맹분과 하육의 죽음을 사모하며, 담 안의 근심을 삼가지 않고 먼 지경에 쇠 성을 굳히며, 가까운 어진 이의 꾀를 쓰지 않고 천 리 밖 만승과 사귐을 맺으면, 회오리바람이 하루아침에 일어날 때 맹분과 하육도 구하러 미치지 못하고 밖의 사귐도 이르지 못하니 화가 이보다 큰 것이 없다. 오늘날 임금을 위해 충성되이 꾀하는 이는 반드시 연나라 왕처럼 노나라 사람을 기뻐하게 하지 말고, 요즘 세상에서 옛 어진 이만 사모하게 하지 말며, 월나라 사람으로 중원의 물에 빠진 이를 구할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 이러하면 위와 아래가 친하고 안으로 공이 서며 밖으로 이름이 이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