功名
明君之所以立功成名者四:一曰天時,二曰人心,三曰技能,四曰勢位。非天時,雖十堯不能冬生一穗;逆人心,雖賁、育不能盡人力。故得天時,則不務而自生;得人心,則不趣而自勸;因技能,則不急而自疾;得勢位,則不推進而名成。若水之流,若船之浮。守自然之道,行毋窮之令,故曰明主。
밝은 임금이 공을 세우고 이름을 이루는 까닭이 넷이다. 첫째는 하늘의 때요, 둘째는 사람의 마음이며, 셋째는 재주와 능함이요, 넷째는 세와 자리다. 하늘의 때가 아니면 비록 열 요라도 겨울에 이삭 하나를 나게 할 수 없고, 사람의 마음을 거스르면 비록 맹분과 하육이라도 사람의 힘을 다하게 할 수 없다. 그러므로 하늘의 때를 얻으면 힘쓰지 않아도 절로 나고, 사람의 마음을 얻으면 재촉하지 않아도 절로 힘쓰며, 재주와 능함을 따르면 급히 하지 않아도 절로 빠르고, 세와 자리를 얻으면 밀지 않아도 이름이 이루어진다. 물이 흐르듯 하고 배가 뜨듯 한다. 절로 그러한 도를 지키고 끝없는 명령을 행하므로 밝은 임금이라 한다.
夫有材而無勢,雖賢不能制不肖。故立尺材於高山之上,則臨千仞之谿,材非長也,位高也。桀爲天子,能制天下,非賢也,勢重也;堯爲匹夫,不能正三家,非不肖也,位卑也。千鈞得船則浮,錙銖失船則沉,非千鈞輕錙銖重也,有勢之與無勢也。故短之臨高也以位,不肖之制賢也以勢。人主者,天下一力以共載之,故安;衆同心以共立之,故尊。人臣守所長、盡所能,故忠。以尊主御忠臣,則長樂生而功名成。名實相持而成,形影相應而立,故臣主同欲而異使。人主之患在莫之應,故曰:一手獨拍,雖疾無聲。人臣之憂在不得一,故曰:右手畫圓,左手畫方,不能兩成。故曰:至治之國,君若桴,臣若鼓,技若車,事若馬。故人有餘力易於應,而技有餘巧便於事。立功者不足於力,親近者不足於信,成名者不足於勢,近者不親而遠者不結,則名不稱實者也。聖人德若堯、舜,行若伯夷,而位不載於世,則功不立、名不遂。故古之能致功名者,衆人助之以力,近者結之以成,遠者譽之以名,尊者載之以勢。如此,故太山之功長立於國家,而日月之名久著於天地。此堯之所以南面而守名,舜之所以北面而效功也。
무릇 재목이 있어도 세가 없으면 비록 어질어도 못난 이를 제어할 수 없다. 그러므로 한 자 재목을 높은 산 위에 세우면 천 길 시내를 내려다보니, 재목이 긴 것이 아니라 자리가 높아서다. 걸이 천자가 되어 천하를 제어할 수 있었음은 어질어서가 아니라 세가 무거워서요, 요가 필부였을 때 세 집도 바로잡지 못하였음은 못나서가 아니라 자리가 낮아서다. 천 균도 배를 얻으면 뜨고 아주 작은 것도 배를 잃으면 가라앉으니, 천 균이 가볍고 작은 것이 무거워서가 아니라 세가 있고 없음이다. 그러므로 짧은 것이 높은 데 임함은 자리로써요 못난 이가 어진 이를 제어함은 세로써다. 임금은 천하가 한 힘으로 함께 이므로 편안하고, 뭇사람이 마음을 같이하여 함께 세우므로 높다. 신하는 잘하는 바를 지키고 능한 바를 다하므로 충성된다. 높은 임금으로 충성된 신하를 부리면 길이 즐거움이 나고 공과 이름이 이루어진다. 이름과 실지가 서로 붙들어 이루어지고 꼴과 그림자가 서로 응하여 서니, 그러므로 신하와 임금은 바람이 같으면서 부림이 다르다. 임금의 근심은 응하는 이가 없음에 있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한 손으로 홀로 치면 비록 빨라도 소리가 없다 한다. 신하의 걱정은 하나를 얻지 못함에 있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오른손으로 둥근 것을 그리고 왼손으로 모난 것을 그리면 둘 다 이룰 수 없다 한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지극히 다스려진 나라는 임금이 북채 같고 신하가 북 같으며 재주가 수레 같고 일이 말 같다 한다. 그러므로 사람에게 남는 힘이 있으면 응하기 쉽고 재주에 남는 교묘함이 있으면 일에 편하다. 공을 세우는 이가 힘이 모자라고, 가까이하는 이가 믿음이 모자라며, 이름을 이루는 이가 세가 모자라, 가까운 이가 친하지 않고 먼 이가 맺히지 않으면 이름이 실지에 걸맞지 않은 것이다. 성인이 덕은 요와 순 같고 행실은 백이 같아도 자리가 세상에 실리지 않으면 공이 서지 않고 이름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옛날 공과 이름을 이룰 수 있었던 이는 뭇사람이 힘으로 돕고 가까운 이가 이룸으로 맺으며 먼 이가 이름으로 기리고 높은 이가 세로 실어 주었다. 이러하므로 태산 같은 공이 길이 나라에 서고 해와 달 같은 이름이 오래 하늘과 땅에 드러났다. 이것이 요가 남면하여 이름을 지킨 까닭이요 순이 북면하여 공을 바친 까닭이다.